읽는 기쁨 - 내 책꽂이에서 당신 책꽂이로 보내고 싶은 책
편성준 지음 / 몽스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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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기쁨
편성준 지음 / 몽스북

*내 책꽂이에서 당신 책꽂이로 보내고 싶은 책

놀듯이 책 읽는, 책 덕후 작가
편성준이 고른 51권의 '버릴 수 없는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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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책 표지도 참 인상적이었는데
읽고나니 더 인상적인 책, 읽는 기쁨

식당에 가서 어떤 메뉴로 정할지 고민될때
간단한 설명을 들으며 메뉴를 추천받듯이

이 책은 다양한 상황에 따라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를
작가님의 주관적인 기준으로 책을 소개해주는데
그 소개를 읽다보면 그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여기에 소개된 책들을 쭉 읽으며
내가 모르는 책들이 이렇게 많구나 싶어서
그동안 너무 책과 멀리 지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도 했고

한편으론 앞으로 읽을 수 있는 책들이 이렇게 많구나 싶어서
먹지 않아도 배부른것같은 그런 기분좋음을 느끼기도 했다

책이 많이 팔리지 않는 시대,
책을 읽을 시간도 좀처럼 나지 않을정도로 바쁘지만
책 이외에도 눈을 돌릴 곳이 많은 시대

작가님은
누군가 정말 아끼는 책의 리스트를 공개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다가

내 책장부터 공개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덕분에 이렇게 좋은책들을 소개받을 수 있으니
너무 감사할뿐이다

*p113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그 이야기가 거짓말인 걸 알면서도 거기에 자신의 인생을 비춰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얼마전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님의 소년이 온다도 소개되어 있다

사실 예전에 구입해서 책꽂이에 꽂아두고
다른 책들 읽느라서 아직 펼쳐보지도 못했는데

이번에 상도 받으시고 여기에도 소개되어 있어
빨리 펼쳐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p246
지금 읽고 싶은 책부터 먼저 읽으십시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당신이 읽지 않는다면 세상에 없는 책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이 마지막 말이 제일 마음에 와닿았다

다른 사람에겐 정말 맛있고 좋았던 음식이
내가 먹었을때 내 입에 안맞을수도 있듯이

다른 사람이 아무리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도
나에겐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껴질수도 있다

내 마음이 끌리고 내 손이 가는대로
지금 읽고싶은 책들을 먼저 즐겁게 읽는,

읽는 기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그런 책들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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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 출간 20주년 기념 개정판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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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20주년 기념 개정판

그 시간에 재준이는 텅 빈 거리를 날아올랐다.
자유로운 새처럼, 믿을 수 없는 속도로.
그리고 추락해 부서졌다.
깨진 벽돌처럼, 믿을 수 없는 모습으로.

밤이 깊어도 죽음은 오지 않네...
재준이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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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떠날 수 없는 나이에
꽃잎이 흩날리듯 사라져 간 모든 소년들에게

책이 시작하기 전 읽은 이 문장들이
책을 다 읽고나서야
어떤 의미인지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중학교 3학년인 유미,
부모님은 이혼했고 엄마랑 살았고
엄마가 새아빠와 재혼을 한 후
성이 다른 늦둥이 동생이 있는
조금은 복잡한 가정사가 있다

2학년때 전학을 간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해
홀로 외로이 지내지만
재준이라는 아이와 친구가 되어
서로 마음을 나누며 둘도없는 단짝이 된다

그런 재준이가 어느 날 갑자기 죽는다

재준이가 죽고나서 두 달이 지난 어느 날
재준이 엄마가 유미를 찾아와
일기장을 내밀며 대신 읽어달라는 부탁을 한다

지난 크리스마스 선물로 유미가 재준이에게 준 일기장

일기장 첫장에는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라는 말이 적혀있다

그리고 시작되는 이야기
거기에는 유미와 재준이의 평범한 일상들이 나온다
그 시기 중학생들의 풋풋하고도 해맑은 일상들

*p69
왜 신은 인간에게 죽음을 만들었으며, 어쩔 수 없이 그것을 만들었다면 낳은 순서대로 차례차례 데려갈 것이지, 왜 이렇게 억울한 죽음을 만들어 내는지, 그 이해할 수 없는 결정에 견딜 수 없이 화가 치밀었다.

어느 날 내가 죽었다는 그 이야기에서
뉴스에서 접했던 학교폭력이나 가족과의 갈등...
이런 이야기를 바로 떠올렸다

재준이에게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거라고
나도 모르게 당연히 그런 생각을 했던것같다

하지만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예고없이 찾아올 수 있다는 걸
그 당연한 진리를 잠시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걸

재준이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며 깨닫게되었다

*p92
그러자 문득 시체놀이를 하는 기분으로 이 세상을 살아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내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모든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달라 보일까?

하루하루 그저 평범한 일상들에 울고 웃으며
다른 아이들과 별다를것없는 그런 삶을 살았던 재준이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바라보며
일상의 소중함을 알고 감사했던 재준이

그래서 그 죽음이 더 어이없고 아프고 안타까웠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며
반대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하게 되는 그런 책이었는데

어른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수많은 고민들로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청소년 아이들이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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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 콤마
이승훈 지음 / 서랍의날씨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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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 콤마
이승훈 장편소설 / 서랍의 날씨

*당신의 꿈을 보겠습니다.
당신의 영혼은 안녕하신지요?

6년 전 갑작스레 쓰러져 코마에 빠져버린 약혼녀 수영을 향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성훈.
알츠하이머병을 앓다가 교통사고로 인해 코마 상태가 되어버린 엄마를 모시고 있는 지선.

두 사람은 코마 환자의 의식으로 들어가는 프로젝트 실험에 지원하여 각각 약혼녀와 엄마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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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 : '깊은 잠'을 뜻하는 의식불명의 상태

의학드라마를 보다보면
종종 나오는 코마상태라는 말

코마 상태를 소재로 한 소설이라서
슬프면서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거라 예상했는데
생각하지도 못했던 반전이 있어서
새벽까지 책을 덮지 못하고
흥미진진함에 푹 빠져 책을 모두 읽었다

깨어나지 못하는 가족들을 돌보며
한번만이라도 만나고 싶다 라는 생각을
얼마나 수도없이 했을까

이 책에서는 특수 헬멧을 보호자와 환자가 착용하면
보호자의 의식이 환자의 의식속으로 들어가 만날 수 있게되는데

성훈은 약혼녀인 수영을,
지선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엄마를

이 기계를 만든 김교수는
자살시도를 하고 깨어나지 못하는 아들을 만나게된다

수영의 세계에는 현실에는 없는 영훈이라는 인물이 있고
엄마는 자꾸만 지선에게 돌아가라고 소리치고
아들은 그 세계가 편안하다고 한다

*p21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환자가 자신의 의지로 코마 상태라는 걸 인지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보호자와 저희가 함께 노력하는 거고요."

사람의 몸에서 의식만을 뽑아낸다는게
과연 가능한 세상이 올까?

그리고 만약 그런 일이 가능해져서
정말로 코마 상태의 환자와 만나는게 가능해진다면
그 환자가 현실로 돌아오고 싶어하지 않는다면
그땐 그 선택을 존중해야하는걸까?

책을 읽으며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올랐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깨우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감동가득한 이야기 속에

갑자기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숨겨져 있던 음모가 드러나며
살짝 스릴넘치는 장면들이 지나갔지만

그래도 훈훈한 마무리라 기분좋게 책을 덮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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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기억하진 못해도 전이수 동화책 8
전이수 지음 / 헤르몬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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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기억하진 못해도
글. 그림 전이수 / 헤르몬하우스

*'전이수 작가가 전하는 마음 따뜻한 메시지'

제주에 이사하고 얼마 안됐을때
집에서 멀지않은 함덕에
전이수 작가의 갤러리가 있어서
예약후 온가족이 다같이 다녀온적이 있다

따뜻함이 가득 느껴지는 공간안에서
글과 그림을 보는데
내내 마음이 뭉클해지는걸 느꼈다

이런 시선으로도 볼 수 있구나
이런 마음으로 느낄 수도 있구나 싶어서

너무 특별하고 마음 따뜻해지는 전시였다

전이수 작가의 책들에서도
그 어머님이 쓰신 책도 너무 인상깊었는데

이번에 읽은 이 동화책도
감동이 한가득 몰려오는 그런 책이었다

다른 양들보다 몸집이 아주 작은 양 아누
혼자있는 아기늑대를 발견하고
얼마전 병으로 잃은 아기양이 떠오른 아누는
다른 양들의 반대에도 아기늑대를 키우기로 한다

함께 책도 읽고 이야기도 들려주며
지극정성으로 아기늑대를 보살피고
발로라는 이름도 지어준다

시간이 흐르고
아누는 별일 아닌 일에도 화를 내거나
자기가 키운 아들 늑대도 알아보지 못하게 되는데...

혼란스러운 발로에게 나이든 양이 다가와
엄마의 병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모든 걸 기억 하진 못해도 너와 함께한 시간들을 엄마는 가슴 속에 사랑으로 간직하고 있을거야. 엄마를 잘 도와줘야해!"

혼자 있는 자신을 노리는 늑대들에게서
자기를 지켜주는 발로의 모습을 보며
아들의 기억을 떠올리는 아누

이제는 발로가 책도 읽어주고 이야기도 들려준다
엄마가 나한테 해줬던 것처럼...

*엄마! 이젠 내가 엄마를 돌볼 차례야.

마지막 이 한마디가
얼마나 가슴뭉클해지는지

아직은 치매에 대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들도
이 책을 통해서 치매에 대해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수많은 낮과 밤들을 손에 물 마를 새도 없이
우리를 사랑으로 보살폈던 부모님의 시간과 노력들

그 큰 사랑이 치매라는 병으로 인해
잊혀지거나 서로 멀어지게 되는
가슴 아픈 일들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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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아이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4
로이스 로리 지음, 강나은 옮김 / 비룡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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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아이
로이스 로리 글 / 비룡소

*현대 SF 최고의 고전 <기억 전달자> 작가 로이스 로리의 신작

빈데비 늪지에서 미라로 발굴된 아이의 시신
어느 어린 삶이 왜 늪 속에 잠겨야 했을까?

최초의 여자 전사를 꿈꾼 소녀 에스트릴트,
과학 이전에 자연과 생명을 탐구한 소년 파리크,
그리고 앞서 걸은 이들을 기억하는 이야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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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넘기고 조심스럽게 한 장을 더 넘기면
강렬한 미라의 사진이 나온다

이 미라의 사진은 책이 끝나는 마지막 장에 한번 더 나오는데
책을 읽기 전 사진을 봤을때와
책을 다 읽고나서 사진을 봤을때
그 느낌은 정말 너무나도 달랐다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역사, 에스트릴트 이야기, 역사, 파리크 이야기, 역사로

실제 있었던 사실 부분을 이야기하는 역사와
그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님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나오는 독특한 형태이다

1952년 빈데비 늪에서 발견된
열세 살쯤 된 어린 여자아이의 미라

그 미라를 통해 작가님은
에스트릴트라는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아주 멀고도 먼 옛날
남자들위주의 사회에서
왜 여자는 전사가 될 수 없는지,
왜 여자가 하는 일들은 중요한 일이 될 수 없는지

다른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순응하던 그런 것들을
의문스럽게 생각하며 여자들의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전사가 되기를 꿈꾸었던 에스트릴트

*p66
그날 에스트릴트는 세상 속 자신의 자리를 만들 것이다. 모든 여자들의 자리를 만들 것이다.

미라로 발견된 어린 여자아이이기에
에스트릴트의 결말은 너무나 슬프고 안타깝다

하지만 에스트릴트 같은 용기있는 여자들이 있었기에
조금씩 여자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될 수 있었던것이라 생각된다

두 번째 역사에서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 있었는데
빈데비 소녀 미라가 늪의ㅣ서 발견된 지 50년 후
사실 그 미라는 남자아이의 시신이며
16세 정도로 건강 상태가 나빴고
자연적인 이유로 사망했으리라고 추정했다

그래서 다시 시작된 이야기

에스트릴트 이야기에서
에스트릴트에게 전사로 나설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그 친구 파리크가 주인공이 된다

사랑해주고 챙겨주는 사람 하나없이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파리크

그 모습이 너무도 애처롭다

힘든 삶 속에서도 자연을 사랑하고 관심을 가지며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던 파리크

*p177
'그때는 저도 알 거야. 그래서 어느 편안한 장소를 찾아가서 날개를 접고 앉아 잠이 든 다음 깨어나지 않을 거야.'

우리는 빈데비 미라가 실제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추측만 할뿐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에스트릴트와 파리크가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미라 사진을 보는데
에스트릴트와 파리크의 쉽지 않았던 삶이 떠올라
마음 한편이 시리듯이 아팠다

비록 이야기는 슬픈 결말로 마무리되었지만
그 어딘가의 에스트릴트와 파리크는
행복한 얼굴로 그들만의 삶을 완성해나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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