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기쁨편성준 지음 / 몽스북*내 책꽂이에서 당신 책꽂이로 보내고 싶은 책놀듯이 책 읽는, 책 덕후 작가편성준이 고른 51권의 '버릴 수 없는 책들'---------------------------------------------제목도 책 표지도 참 인상적이었는데읽고나니 더 인상적인 책, 읽는 기쁨식당에 가서 어떤 메뉴로 정할지 고민될때간단한 설명을 들으며 메뉴를 추천받듯이이 책은 다양한 상황에 따라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를작가님의 주관적인 기준으로 책을 소개해주는데그 소개를 읽다보면 그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여기에 소개된 책들을 쭉 읽으며내가 모르는 책들이 이렇게 많구나 싶어서그동안 너무 책과 멀리 지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도 했고한편으론 앞으로 읽을 수 있는 책들이 이렇게 많구나 싶어서먹지 않아도 배부른것같은 그런 기분좋음을 느끼기도 했다책이 많이 팔리지 않는 시대,책을 읽을 시간도 좀처럼 나지 않을정도로 바쁘지만책 이외에도 눈을 돌릴 곳이 많은 시대작가님은누군가 정말 아끼는 책의 리스트를 공개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다가내 책장부터 공개하면 어떨까 하는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덕분에 이렇게 좋은책들을 소개받을 수 있으니너무 감사할뿐이다*p113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그 이야기가 거짓말인 걸 알면서도 거기에 자신의 인생을 비춰볼 수 있기 때문이다이 책에 얼마전 노벨문학상을 받은한강 작가님의 소년이 온다도 소개되어 있다사실 예전에 구입해서 책꽂이에 꽂아두고다른 책들 읽느라서 아직 펼쳐보지도 못했는데이번에 상도 받으시고 여기에도 소개되어 있어빨리 펼쳐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p246지금 읽고 싶은 책부터 먼저 읽으십시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당신이 읽지 않는다면 세상에 없는 책이나 마찬가지니까요.이 마지막 말이 제일 마음에 와닿았다다른 사람에겐 정말 맛있고 좋았던 음식이내가 먹었을때 내 입에 안맞을수도 있듯이다른 사람이 아무리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도나에겐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껴질수도 있다내 마음이 끌리고 내 손이 가는대로지금 읽고싶은 책들을 먼저 즐겁게 읽는,읽는 기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그런 책들을 읽어야겠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20주년 기념 개정판그 시간에 재준이는 텅 빈 거리를 날아올랐다.자유로운 새처럼, 믿을 수 없는 속도로.그리고 추락해 부서졌다.깨진 벽돌처럼, 믿을 수 없는 모습으로.밤이 깊어도 죽음은 오지 않네...재준이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아직 떠날 수 없는 나이에꽃잎이 흩날리듯 사라져 간 모든 소년들에게책이 시작하기 전 읽은 이 문장들이책을 다 읽고나서야어떤 의미인지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중학교 3학년인 유미,부모님은 이혼했고 엄마랑 살았고엄마가 새아빠와 재혼을 한 후성이 다른 늦둥이 동생이 있는조금은 복잡한 가정사가 있다2학년때 전학을 간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해홀로 외로이 지내지만재준이라는 아이와 친구가 되어서로 마음을 나누며 둘도없는 단짝이 된다그런 재준이가 어느 날 갑자기 죽는다재준이가 죽고나서 두 달이 지난 어느 날재준이 엄마가 유미를 찾아와일기장을 내밀며 대신 읽어달라는 부탁을 한다지난 크리스마스 선물로 유미가 재준이에게 준 일기장일기장 첫장에는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라는 말이 적혀있다그리고 시작되는 이야기거기에는 유미와 재준이의 평범한 일상들이 나온다그 시기 중학생들의 풋풋하고도 해맑은 일상들*p69왜 신은 인간에게 죽음을 만들었으며, 어쩔 수 없이 그것을 만들었다면 낳은 순서대로 차례차례 데려갈 것이지, 왜 이렇게 억울한 죽음을 만들어 내는지, 그 이해할 수 없는 결정에 견딜 수 없이 화가 치밀었다.어느 날 내가 죽었다는 그 이야기에서뉴스에서 접했던 학교폭력이나 가족과의 갈등...이런 이야기를 바로 떠올렸다재준이에게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거라고나도 모르게 당연히 그런 생각을 했던것같다하지만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예고없이 찾아올 수 있다는 걸그 당연한 진리를 잠시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걸재준이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며 깨닫게되었다*p92그러자 문득 시체놀이를 하는 기분으로 이 세상을 살아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내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모든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달라 보일까?하루하루 그저 평범한 일상들에 울고 웃으며다른 아이들과 별다를것없는 그런 삶을 살았던 재준이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바라보며일상의 소중함을 알고 감사했던 재준이그래서 그 죽음이 더 어이없고 아프고 안타까웠다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며반대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하게 되는 그런 책이었는데어른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수많은 고민들로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청소년 아이들이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코마, 콤마이승훈 장편소설 / 서랍의 날씨*당신의 꿈을 보겠습니다.당신의 영혼은 안녕하신지요?6년 전 갑작스레 쓰러져 코마에 빠져버린 약혼녀 수영을 향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성훈.알츠하이머병을 앓다가 교통사고로 인해 코마 상태가 되어버린 엄마를 모시고 있는 지선.두 사람은 코마 환자의 의식으로 들어가는 프로젝트 실험에 지원하여 각각 약혼녀와 엄마를 만나게 된다.---------------------------------------------코마 : '깊은 잠'을 뜻하는 의식불명의 상태의학드라마를 보다보면 종종 나오는 코마상태라는 말코마 상태를 소재로 한 소설이라서슬프면서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거라 예상했는데생각하지도 못했던 반전이 있어서새벽까지 책을 덮지 못하고흥미진진함에 푹 빠져 책을 모두 읽었다깨어나지 못하는 가족들을 돌보며한번만이라도 만나고 싶다 라는 생각을얼마나 수도없이 했을까이 책에서는 특수 헬멧을 보호자와 환자가 착용하면보호자의 의식이 환자의 의식속으로 들어가 만날 수 있게되는데성훈은 약혼녀인 수영을,지선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엄마를이 기계를 만든 김교수는자살시도를 하고 깨어나지 못하는 아들을 만나게된다수영의 세계에는 현실에는 없는 영훈이라는 인물이 있고엄마는 자꾸만 지선에게 돌아가라고 소리치고아들은 그 세계가 편안하다고 한다*p21"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환자가 자신의 의지로 코마 상태라는 걸 인지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보호자와 저희가 함께 노력하는 거고요."사람의 몸에서 의식만을 뽑아낸다는게과연 가능한 세상이 올까?그리고 만약 그런 일이 가능해져서정말로 코마 상태의 환자와 만나는게 가능해진다면그 환자가 현실로 돌아오고 싶어하지 않는다면그땐 그 선택을 존중해야하는걸까?책을 읽으며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올랐다사랑하는 사람들을 깨우기 위해 노력하는그런 감동가득한 이야기 속에갑자기 살인사건이 일어나고숨겨져 있던 음모가 드러나며살짝 스릴넘치는 장면들이 지나갔지만그래도 훈훈한 마무리라 기분좋게 책을 덮을 수 있었다!
모든 걸 기억하진 못해도글. 그림 전이수 / 헤르몬하우스*'전이수 작가가 전하는 마음 따뜻한 메시지'제주에 이사하고 얼마 안됐을때집에서 멀지않은 함덕에전이수 작가의 갤러리가 있어서예약후 온가족이 다같이 다녀온적이 있다따뜻함이 가득 느껴지는 공간안에서글과 그림을 보는데내내 마음이 뭉클해지는걸 느꼈다이런 시선으로도 볼 수 있구나이런 마음으로 느낄 수도 있구나 싶어서너무 특별하고 마음 따뜻해지는 전시였다전이수 작가의 책들에서도그 어머님이 쓰신 책도 너무 인상깊었는데이번에 읽은 이 동화책도감동이 한가득 몰려오는 그런 책이었다다른 양들보다 몸집이 아주 작은 양 아누혼자있는 아기늑대를 발견하고얼마전 병으로 잃은 아기양이 떠오른 아누는다른 양들의 반대에도 아기늑대를 키우기로 한다함께 책도 읽고 이야기도 들려주며지극정성으로 아기늑대를 보살피고발로라는 이름도 지어준다시간이 흐르고아누는 별일 아닌 일에도 화를 내거나자기가 키운 아들 늑대도 알아보지 못하게 되는데...혼란스러운 발로에게 나이든 양이 다가와엄마의 병에 대해 이야기해준다*"모든 걸 기억 하진 못해도 너와 함께한 시간들을 엄마는 가슴 속에 사랑으로 간직하고 있을거야. 엄마를 잘 도와줘야해!"혼자 있는 자신을 노리는 늑대들에게서자기를 지켜주는 발로의 모습을 보며아들의 기억을 떠올리는 아누이제는 발로가 책도 읽어주고 이야기도 들려준다엄마가 나한테 해줬던 것처럼...*엄마! 이젠 내가 엄마를 돌볼 차례야.마지막 이 한마디가얼마나 가슴뭉클해지는지아직은 치매에 대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들도이 책을 통해서 치매에 대해서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수많은 낮과 밤들을 손에 물 마를 새도 없이우리를 사랑으로 보살폈던 부모님의 시간과 노력들그 큰 사랑이 치매라는 병으로 인해잊혀지거나 서로 멀어지게 되는가슴 아픈 일들은 없었으면 좋겠다
최초의 아이로이스 로리 글 / 비룡소*현대 SF 최고의 고전 <기억 전달자> 작가 로이스 로리의 신작빈데비 늪지에서 미라로 발굴된 아이의 시신어느 어린 삶이 왜 늪 속에 잠겨야 했을까?최초의 여자 전사를 꿈꾼 소녀 에스트릴트,과학 이전에 자연과 생명을 탐구한 소년 파리크,그리고 앞서 걸은 이들을 기억하는 이야기의 힘---------------------------------------------책 표지를 넘기고 조심스럽게 한 장을 더 넘기면강렬한 미라의 사진이 나온다이 미라의 사진은 책이 끝나는 마지막 장에 한번 더 나오는데책을 읽기 전 사진을 봤을때와책을 다 읽고나서 사진을 봤을때그 느낌은 정말 너무나도 달랐다총 5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역사, 에스트릴트 이야기, 역사, 파리크 이야기, 역사로실제 있었던 사실 부분을 이야기하는 역사와그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님이 만들어낸 이야기가번갈아가면서 나오는 독특한 형태이다1952년 빈데비 늪에서 발견된열세 살쯤 된 어린 여자아이의 미라그 미라를 통해 작가님은에스트릴트라는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아주 멀고도 먼 옛날남자들위주의 사회에서왜 여자는 전사가 될 수 없는지,왜 여자가 하는 일들은 중요한 일이 될 수 없는지다른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순응하던 그런 것들을의문스럽게 생각하며 여자들의 좀 더 나은 삶을 위해전사가 되기를 꿈꾸었던 에스트릴트 *p66그날 에스트릴트는 세상 속 자신의 자리를 만들 것이다. 모든 여자들의 자리를 만들 것이다.미라로 발견된 어린 여자아이이기에에스트릴트의 결말은 너무나 슬프고 안타깝다하지만 에스트릴트 같은 용기있는 여자들이 있었기에조금씩 여자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그런 사회가 될 수 있었던것이라 생각된다두 번째 역사에서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 있었는데빈데비 소녀 미라가 늪의ㅣ서 발견된 지 50년 후사실 그 미라는 남자아이의 시신이며16세 정도로 건강 상태가 나빴고자연적인 이유로 사망했으리라고 추정했다그래서 다시 시작된 이야기에스트릴트 이야기에서 에스트릴트에게 전사로 나설 수 있도록 도움을 준그 친구 파리크가 주인공이 된다사랑해주고 챙겨주는 사람 하나없이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파리크그 모습이 너무도 애처롭다힘든 삶 속에서도 자연을 사랑하고 관심을 가지며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던 파리크*p177'그때는 저도 알 거야. 그래서 어느 편안한 장소를 찾아가서 날개를 접고 앉아 잠이 든 다음 깨어나지 않을 거야.'우리는 빈데비 미라가 실제로 어떤 삶을 살았는지추측만 할뿐 정확히 알 수 없다그렇기에 에스트릴트와 파리크가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미라 사진을 보는데에스트릴트와 파리크의 쉽지 않았던 삶이 떠올라마음 한편이 시리듯이 아팠다비록 이야기는 슬픈 결말로 마무리되었지만그 어딘가의 에스트릴트와 파리크는행복한 얼굴로 그들만의 삶을 완성해나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