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건 죽음
앤서니 호로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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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건 죽음
앤서니 호로위츠 장편소설 / 열린책들

*2023년 에드거상 수상 작가

결국에는 우리 모두 심판을 받게 되어 있어요

승승장구하던 이혼 전문 변호사가
와인병에 가격당해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시체가 쓰러진 곳 벽에는
초록색 페이트로 182라는 숫자가 적혀 있다.

천재적 추리 능력을 지녔지만 괴팍하기 그지없는
전직 형사 호손은 이번에도 호로위츠와 함께
여섯 명의 용의자들을 차례차례 신문하지만,

어째서인지 모두가 수상쩍인 비밀을 숨긴 채
새빨간 거짓말을 늘어놓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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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래도 형사나 탐정이 되기에는 글렀구나

라는 생각을 이 책을 읽는 내내 계속 했다

단서가 하나씩 나올때마다
책 속의 토니와 함께
아, 이 사람이 범인이구나! 했다가

호손의 이야기에 바로 아니라는 걸 알게되고
또 낚이고 또 낚이고...

그만큼 소설이 잘 쓰여졌다는 걸로 결론을 내본다

능력있는 이혼 전문 변호사 리처드가 살해당하고
그와 관련 있는 인물들이 용의선상에 오른다

<에이드리언 록우드>
리처드의 의뢰인이자 가장 유력한 용의자
셔츠에 초록색 페인트가 묻어있었다

<데이비나 리처드슨>
리처드, 그레고리와 함께 동굴에 갔다가 남편이 사고로 죽는다
록우드와 연인 사이였고 리처드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받아왔다

<안노 아키라>
에이드리언과 이혼했고 식당에서 와인으로 리처드를 협박했다
에이드리언을 겨냥한 시라고 했지만
살인을 암시하는 것 같은 182 하이쿠도 썼다

<돈 애덤스>
남편과의 이혼 과정에서 리처드가 남편의 변호사였다
안노 아키라와 들키면 안되는 비밀이 있다

<스티븐 스펜서>
리처드의 동성결혼상대자였지만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수전 테일러>
그녀의 남편인 그레고리가 리처드보다 하루 먼저 죽었고
리처드가 죽던 날 그녀가 런던에 와 있었다

여섯 명의 용의자들 모두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었고
살해동기로 보일만한 감정들도 가지고 있어서
떡밥이 하나씩 나올때마다
이 사람이구나 했다가 아니 이 사람이야를
계속 반복할수밖에 없었다

*p342
"이거 아십니까, 리처드슨 부인? 비밀은 숨겨 두면 고약한 방식으로 곪읍니다. 그래서 독이 될 수 있어요. 사람을 죽일 수 있어요."

거의 막바지에 토니의 추리를 보면서
결국 범인은 이 사람이구나 라고 결론을 지었는데
그 뒤로도 두번이나 반전이 있었다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라는,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책인데
작은 단서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고
서로 다 연결되는 부분들을 보면서
역시 책을 쓴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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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랑데부 미술관
채기성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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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랑데부 미술관
채기성 장편소설 / 나무옆의자

*세계문학상 수상 작가 채기성 신작 소설

"희망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단 한 사람의 관객을 위해 단 하나의 작품만 전시하는 미술관
당신과 나를 만나게 해줄 이야기가 여기 숨어 있다!

"희망은 자기만이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선물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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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쌀쌀해진 날씨에
포근한 담요같이 마음을 따스하게 해준 책

오랜만에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읽으니
괜시리 마음이 가득찬 부자가 된것만큼 행복해진다

아나운서 시험에 6년째 낙방하고
그런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도 화가나고 답답한 주인공 호수

아나운서 시험을 봤지만 떨어진 재단 미술관에서
행정직으로 일을 하게 된다

자신과 맞지 않는 곳이라 그만두려하지만
미술관에서 하는 특별한 전시와 그 전시의 주인공들을 통해
조금씩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따뜻함을 알게된다

관람객들의 사연을 받은 후 작가님이 그중 하나를 선정하여
그 사연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어 전시하는,
오직 한 사람의 이야기로 완성된 하나의 작품만을 전시하는 곳

그게 바로 랑데부 미술관이다

전시의 주인공도, 그 전시를 본 사람들도
전시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고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전시를 신청한 사람들이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너무나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이라
책 속의 이야기가 더 마음속에 와닿았다

*p88
"가족이란 뭘까요?"

"어쩌면 영원히 알 수 없는 관계 같아요.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하나도 알지 못하는 관계."

*p159
"그나저나 망설임이 있다는 건 젊다는 얘기예요."

"시간이 아직 많다는 얘기도 되고요. 꼭 목적지를 정해놓고 향하지 않아도 둘러 둘러 갈 수 있잖아요."

너무나도 바쁘게 돌아가는 우리의 매일매일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아끼려고
한번에 몇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고
영상도 점점 더 짧고 자극적인 것만 보는 그런 시대

어쩌면 이 책은
우리에게 잠시 멈춰 쉬어가라는
그런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냥 꼭 특별하게 대단한걸 하지 않아도
잠시 멈춰서 나를 돌아보고, 내 주변을 돌아보고
그렇게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는
작은 마음의 용기를 주는 책

작가님이 누구인지 찾아보는 건
책을 읽는 내내 하나의 소소한 재미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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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고운 천사들 - 두푸딩 언니의 동물 구조, 그 10년의 기록
두푸딩 언니 이현화 지음 / 시월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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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고운 천사들
두푸딩 언니 이현화 지음 / 시월

*두푸딩 언니의 동물 구조, 그 10년의 기록

학대, 유기, 번식장, 보호소, 애견숍...
동물들을 구조하고, 치료하고, 보호하고
새로운 가족을 찾아 주는 두푸딩 언니

종종 슬프고, 때로 처연하고, 마침내 아름다운,
그래서 어쩌면 기적과도 같았던 지난 10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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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부터 강아지를 참 좋아했던 나는
지금도 14살이된 노견이 쩝이와 함께 살고 있다

작년 이맘때 진드기에 물려서
정말 죽다 살아난 쩝이

매일같이 1시간 거리 병원에 가서 피하수액을 맞추고
약을 먹이고 나중엔 부작용을 감수하고 주사까지 맞고..
몇개월을 고생하다가 기적적으로 나아서
감사하게도 지금도 우리가족과 함께하고 있다

이렇게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는것도
정말 쉽지 않은일인데
10년동안 동물 구조를 하고 있는 두푸딩 언니의 책을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보호소에 있는 강아지들 중에서도
어리고 건강한 품종견들이 먼저 입양가는 현실속에서

나이 많고, 아프고, 장애가 있는 강아지들을 안타까워하며
그런 아이들을 먼저 구조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분들 덕에 그래도 많은 시간을 힘들게 버텨온 아이들이
남은 시간동안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에서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참 감사했다

*p104
나의 결 고운 노견 천사들이 단지 어리고 건강한 아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입양 기회가 박탈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노견 아이들에게도 권리가 있다. 단 몇 년이라도, 단 몇 달이라도 가족의 곁에서 함께할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큰 행복이 될 테니까. 나이를 먼저 계산하기보다 지금의 시간을 함께해 주길 바란다. 아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여느 아이들보다 짧더라도 생의 끝자락에서 겨우 버텨 내는 보호소에서의 기억이 아닌 가족의 기억을 안고 떠날 수 있다면 좋겠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 안타깝고 불쌍한 감정과 함께
같은 사람이라는게 부끄러울만큼
너무 화가나고 답답한 감정도 느껴졌다

어디에선가 귀신보다 무서운게 사람이다 라는 말을 들었는데

세상을 살다보니
정말 사람만큼 못되고 잔인한 존재는 없다

어떻게 그 말도 못하는 작은 아이들을 학대하고
발도 제대로 디딜 수 없는 뜬장에서
밥도 물도 제때 주지않고 키울 수가 있는건지

그래놓고도 뭘 잘했다고 그렇게 당당한건지
참 이해할 수가 없다

조금씩 사람들의 인식이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주위에서는 고통받는 동물들이 정말 많다

제주에 내려와 살면서
들개라는 표현이 처음 제대로 와닿았는데
버려진 개들이나 주인을 잃은 개들이
무리지어 다니는 모습을 종종 본다

사람들에게 위험한 상황들도 생기곤하는데
그 시작은 개들을 버리거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사람들의 잘못일 것이다

내일 당장 이런 현실들이 나아질 순 없겠지만
더이상은 펫숍에서 강아지를 사기보다는
보호소에서 입양하는 문화가 더 자리잡기를 바라고

임보, 봉사, 후원, 물품 기부 등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열심히 해나간다면
분명 조금씩 조금씩 더 나은 세상이 될거라 믿는다

앞으로 두푸딩 언니의 구조 활동에도
어려움보단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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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니 일기 - 멍디와 키니가 함께 보낸 7년의 기록
멍디 지음 / 시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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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니일기
멍디 글, 그림 / 시월

*멍디와 키니가 함께 보낸 7년의 기록

어딘가 헐렁한 외모에
간식과 공놀이에 진심이고
치명적 애교를 가진 사랑스러운 강아지

앙큼발랄 키니와 똥줍개 멍디의 다정하고 유쾌한 하루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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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책이라니!

보는 내내 입꼬리가 올라와서 내려오지 않을만큼
키니의 모습 하나하나가 너무 귀여웠다

반려동물을을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화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읽는내내 맞아맞아 하며 혼자 엄청 공감했다

결혼전 오랫동안 키우던 강아지가 죽고
한동안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못키운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지금 또 10년이 넘게
쩝쩝이와 함께 생활중이다

강아지를 키운다는건
가끔 아이를 키우는것보다도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울음으로 자신의 요구와 감정을 표현하고
어느정도 자라면 말로 표현하기 시작하지만

강아지들은 주인이 알아채지 않으면
아픈것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때도 많으니
그만큼 주인이 제대로 신경쓰고 챙겨야한다

이 책이 더 특별하게 다가온건
마지막에 있는 키니의 사진과
큐알코드를 통해 볼 수 있는 영상이었다

실제 키니의 모습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볼 수 있어서
보는 내내 절로 힐링이 되었다

간식이 있을때와 없을때의 온도차이,
소파 위 편한자리를 귀신같이 찾는 모습,
장난할 때 주인이 아플까봐 살살 무는 배려 이빨,
배방구를 참지못해 눈으로 욕먹는 일들까지

나도 강아지를 키우며 겪었던
비슷한 상황들과 비슷한 감정들이 떠올라
역시 다 똑같구나 싶었다:)

사람의 시간과는 다르게 흐를 수 밖에 없는
강아지들의 시간이기에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어쩔수없이 마지막을 떠올릴수밖에 없는데...

작가님의
'부디 아프지만 않았으면' 하는 바람처럼

우리집 강아지도
마지막 순간까지 평범한 일상속에서
안정감과 행복감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시간에도 여러가지 상황과 이유들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강아지들이 있을텐데
더 이상은 사람으로 인해서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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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명은 비밀입니다 창비청소년문학 129
전수경 지음 / 창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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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명은 비밀입니다
전수경 장편소설 / 창비

"엄마는 두 세계를 산다.
둘 중 어느 것이 엄마의 진짜 세계인지
나는 종종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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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이라는 관계는
누구보다 가까울수도, 누구보다 멀수도 있는
그런 관계인것같다

서로가 너무 편하다보니
마음과 다르게 상처를 주고받을수도 있고
그런 상처에 더 크게 반응해
아예 마음의 문이 닫혀버리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희진이는 엄마와 둘이 산다
엄마가 희진이처럼 고등학생이던 시절
희진이를 낳은 미혼모 가정이다

엄마는 집밖으로 나가지 않은지 거의 10년이 된
매일같이 집안에서 티비만 보는 은둔형 외톨이다

나이든 외할아버지가 오며가며 희진이네를 돌보고
생활비와 용돈을 챙겨주신다

지금까지 내가 봤던 은둔형 외톨이는 대부분 자식쪽이었고
부모가 어떻게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달래기도 하고 혼내기도 하는 상황이었는데

엄마가 집밖에 나가지 않는다니.. 좀 새롭게 다가왔다

미혼모 가정인데다 집밖에 나가지 않는 엄마
평범하지 않은 가정환경덕분에
희진이는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 인정받으려 했고
그 수단이 바로 공부였다

그저 존재만으로도 인정받고 사랑받아야하는 아이인데
어린시절부터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지...

엄마의 입장도 이해되지 않는건 아니지만
어린 희진이가 더 안쓰러운건 어쩔수 없었다

그러다 엄마가 멀티버스 터미널 기능을 가진 티비를 통해
테스트 모니터링팀에서 일하며
멀티버스를 여행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몰래 엄마를 따라간 희진이는
이쪽 세계에선 집밖에도 나가지 않는 엄마가
그쪽 세계에선 미용실 원장으로
밝고 당당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게된다

*p133
"여기서도 노력했어. 시도하지 않은 게 아니야.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거절당했어. 한번 정해진 궤도에서 이탈한 사람이 뭔가를 시작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더라. 특히 우리 세계는 그런 사람에게 너무 가혹해. 그 세계는 그렇지 않아. 엄마처럼 아무것도 아닌 사람도 환영해 줘. 온 세계가 나를 안아 주는 느낌이야. 거기선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걷기만 해도 자유로워 눈물이 날 때가 있어."

엄마의 이야기속에 모든게 다 담겨있는것 같다

엄마도 그저 존재자체로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었던게 아닐까?

우리 사회가
일반적이고 보편적이라는 이름으로
평범하고 보통이라는 이름으로 정해진 그 길을 따라가지 못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어떤 시선과 관심으로 바라봐야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p192
나는 엄마에게, 엄마는 나에게 유일한 세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자의 세계를 살아가며, 잠시 중요한 세계를 공유할 뿐이다.

저 말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종종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부모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독립된 한 사람으로 보지 못해서
생기는 수많은 문제들이 있는데

엄마는 엄마의 세계를, 딸은 딸의 세계를 살아가며
서로 공유하는 세계속에서 존중과 사랑이 필요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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