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다, 고맙다 고맙지 -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동시 동시문학
안종완 지음, 박서연 그림 / 아동문예사(세계문예)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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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겐 응원을, 어른에게 위로를 건네는 동시집, <참 좋다, 고맙다 고맙지>

읽으면서 위로를 받은 동시집 한 권을 만났다. 안종완 시인의 <참 좋다, 고맙다 고맙지> 동시집이다. 시인 안종안 시인은 <아동문예> 사장, 박종현 시인의 사모님이다. 저자는 교장 선생님으로 정년퇴임을 하고 <아동문예>지 편집을 하며 아동문학 공부를 하셨다. 44년간 <아동문예>지를 이끌어오신 박종현 사장님이 별세하신 후, 안종완 시인이 운영자가 되었다고 한다. 이 동시집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아동문예>지의 간략한 역사를 알게 되어서 흥미로웠다. 동시를 사랑하는 남편과 사는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아마도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시로 지어내지 않았나 싶다. 동시집 <참 좋다, 고맙다 고맙지>의 수많은 동시들에서 이 마음이 느껴진다.



나도 이런 마음으로 살고 싶은 동시집 3편 소개

동시는 어른이 쓴 어린이를 위한 동시라고 한다. 안종완 시인의 <참 좋다, 고맙다 고맙지>는 어른이 읽어도 좋은 동시들이 참 많았다. 그 중 '감사'의 주제로 묶을 수 있을 동시 3편을 소개해 본다.

나는, 오늘

나는, 오늘

몇 번이나 보았지

구름 동동 하늘을.

나는, 오늘

친구와 인사할 때

눈맞춤 했던가?

나는, 오늘

"그래, 잘했어"라고

나를 칭찬했었나?

일기를 쓰면서

나에게 묻는다.

안종완, <참 좋다, 고맙다 고맙지>, p.39

나도 종종 다이어리에 일기를 쓴다. 보통 한 두줄의 감사 일기를 쓰는 편인데, 쓰고 나면 좋은 점이 몇 가지 있다. 하루 중에 감사한 일을 뒤돌아 보기도 하고, 과거에 썼던 일기를 보며 '아, 그때는 이런 일이 있었구나.' 다시금 과거의 좋았던 기억이나 힘들었지만 잘 극복해낸 일을 되새김질 할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때로는 반성일기가 될 때도 있다. 육아를 하면서 내 몸이 힘들거나 일이 바쁘면, 아이들에게 짜증과 화로 대한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은 알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라고나 할까. <참 좋다, 고맙다 고맙지>의 안종완 시인은 왠지 한결같은 감사의 마음을 지녔을 것만 같다. 책날개의 사진만 보아도 인자해 보이신다.

이 동시집의 제목이 좋아서 소리내서 몇 번을 말해 보았다. 참 좋다! 고맙다. 고맙지. 얼마나 좋은 말인가. 사실 이 동시집의 제목은 안종완 시인의 남편 분이 자주 하신 말인 듯 하다. 내가 최근에 참 좋다고 느끼는 장소는 우리집으로 들어올 때, 지나치게 되는 아파트 풍경이다. 물소리를 들으며 힐링하고 가는 장소이기도 하다. 세상을 살아가며, 나이를 더 먹어가며, 나도 긍정의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안중근 의사를 동시집에 담은 시인의 노련함이 느껴지는 동시

안중근 의사

2월 14일은 무슨 날?

"밸런타인데이"

아니, 그보다 훨씬 중요한 날,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날,

바로 안중근 의사가 사형 선고를 받은 날이란다.

안 의사는 여섯 번의 재판에서

일본이 저지른 침략에 대한 죄,

동양 평화에 대한 본인의 생각,

우리나라가 독립해야 할 이유를 세계에 알렸지.

"일본이 공들여 진행한 이 재판의

진정한 승리자는 안중근이다.

그는 월계관을 쓰고 법정을 떠났다."고

영국 더 그래픽 특파원을 말했어.

그런데도 일본은 자기나라의 형법에 따라

억지로 사형선고를 내렸거든.

억울하고 분한 일이었지.

그때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는

"옳은 일 하다 받은 형벌이니

항소하여 목숨을 구걸하지 말고 당당하게 죽어라." 하셨다지.

안중근 의사는 사형 직전에도

"5분만 더 시간을 주십시오.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했습니다." 하셨대.

- 자기 자신을 보배처럼 생각하라.

- 나의 뜻을 이어 자주독립을 해 다오.

- 나의 뼈는 하얼빈 공원 옆에 묻어 두었다가

나라를 되찾거든 고국으로 옮겨다오.

의사의 뼈를 아직도 찾지 못해

유언을 들어드리지 못한 우리가

밸런타인데이라고 떠드는

초콜렛의 달콤한 유혹에 흔들려서야?

안종완, <참 좋다, 고맙다 고맙지>, pp.86-88

이런 동시는 어린이들이 꼭 읽고 많은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2월 14일에 초콜릿보다는 안중근 의사의 나라를 향한 애절한 마음이 더 먼저 생각이 나기를...

동시 그림이 특이하고 예뻐서 좋았다

안종완 시인의 동시집, <참 좋다, 고맙다 고맙지>의 그림은 특별하다. 바로 시인의 손녀가 그려준 그림이기 때문이다. 손녀의 이름인 '서연이'는 동시 곳곳에도 등장한다. 할머니와 손녀의 서로를 향한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손녀가 얼마나 기특했을까. 할머니가 얼마나 사랑스러웠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 동시를 통해 응원과 위로를 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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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17번 -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동화
김경희 지음, 한혜현 그림 / 아동문예사(세계문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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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편의 이야기 속에서 반짝이는 아이들, <우리 반 17번>

진수를 따라 학교를 처음 다니는 할머니.

새엄마를 만나 형이 생기는 수빈이.

이주 가정의 대한이.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한 영표.

조금 늦은 친구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지혜.

가족의 해체로 말문을 닫어버린 현수.

그리고 어른들의 귀염둥이 서로와 친구 유모차.

작가의 말



초등 저학년이 읽으면 좋을 동화책 한 권을 소개할게요. 바로 <우리 반 17번>이랍니다. 표지 제목을 봤을 때는 11번인 줄 알았는데, 17번이었네요. 총131쪽에 일곱 편의 이야기가 밀도있게 수록되어 있답니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공통점이 있어요.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예쁜 친구들이랍니다. 저자 김경희님의 관찰과 생각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내 주변에 있기도 하고, 내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들 수도 있어요. 가까운 내 친구 중에 비슷한 아이가 있다면 '공감'을 할테고, 내 주변에 없는 친구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면, 사람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 같아요.

일곤 편의 이야기 중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두 편의 이야기를 소개해 볼게요.

<우리 반 17번>의 이야기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매력적이에요.

이 책, <우리 반 17번> 동화에서는 유독 할머니가 자주 등장해요. 그 중 책 제목과 동일한 단편, <우리 반 17번> 이야기의 할머니는 진수와 함께 초등학교에 등교해요. 왜 그럴까요? 진수가 전학을 왔는데, 그만 다리를 다쳐서 휠체어를 타야 했어요. 할머니의 도움을 빌려 학교에 오고, 생활도 같이 하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진수 할머니의 캐릭터가 참 웃겨요.

  • 교실 뒷문에 낙서하는 할머니

  • 그네 탈 때 순서도 안 지키는 할머니

  • 글자를 틀리게 쓰는 할머니

  • 같은 반 친구를 놀리는 할머니

  • 손자를 놀리는 아이를 혼내주는 할머니

  • 반칙까지 하며 달리기에 진심인 할머니

그런데 어느 날부터 할머니가 진수만 학교 앞에 데려다주고, 함께 수업을 듣지 않으시네요. 무슨 일일까요?



아이들한테 미안해서 교실에 오지 않았지만, 사실 할머니는 학교가 처음이어서 너무 재밌게 학교 생활을 한 것이였어요. 공부하는 것도, 노래 부는 것도, 청소하는 것도, 운동하는 것도 다 재밌다는 할머니. 진수가 이 반의 16번이라면, 할머니는 17번 학생이 된 셈이예요. 할머니도 아이들도 행복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겠죠?

이 이야기를 읽으며 저의 엄마 생각이 많이 났어요. 제 엄마도 '학교'에 다니고 싶어하셨거든요. 시골에서 자란 엄마는 할아버지가 학교를 제대로 보내주시지 않았거든요. 예전에 엄마가 공부하러 다니실 때, 행복해 하던 모습이 떠올라서 좋았아요. 한편으로 이 이야기를 읽으며 궁금한 점이 생기기도 했어요. 아무래도 단편동화이다 보니,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세부적인 내용들이 궁금해 지더라고요.

  • 민수의 부모님은 왜 안 나왔을까?

  • 민수는 할머니와 둘이 사는 가정일까?

  • 아이들은 할머니로부터 어떤 점을 배웠을까?

  • 현장학습을 간 할머니는, 그곳에서 어떤 재미난 사건을 만들었을까?

  • 할머니가 교실에 있으면 담임 선생님은 편할까? 불편할까?

  • 아이들은 진정으로 할머니는 학급의 학생이라는 생각이 들었을까?

단편 동화의 매력은 이런 궁금증을 떠올려보고, 생각해 보는 맛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할머니가 그 누구보다도 학교 생활을 잘했을 거라고 믿어요.^^

<내 친구 온달> 속 진호와 지혜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

"지, 지혜야, 우, 우리 다, 당번 활동하자."

"나, 당번 아닌데."

"머, 먼저 오, 온 사람이 그, 그냥 하면 되지."

진호는 친구들과 달리 조금 느린 아이예요. 말도 행동도요. 그렇다보니 친구들에게 인기가 없지요. 학급 임원 선거에도 나가지만 아무도 진호를 뽑아주지 않아요. 1학기 때 전학을 온 진호는 지혜 덕분에 학교 생활에 점차 적응을 하지요. 엄마 친구 아들인 진호는 지혜와 유치원도 같이 다닌 사이랍니다. 어느 날, 미술 시간에 진호의 진가가 발휘돼요. 진호가 벌거벗은 남자 아이를 만들었는데, 진짜처럼 느껴질 정도로 잘 만든 거지요. 친구들의 만들기도 도와주고, '정형외과 의사'라는 멋진 별명도 생겨요.

하지만 한 달쯤 지나자, 진호는 다시 혼자가 됩니다. 친구들은 진호 옆에서 도와주는 지혜를 보며 둘을 바보온달과 평강공주라고 놀기기까지 하지요.



진호는 언어 교정원도 다니고, 동화책도 열심히 읽어요. 그 실력으로 놀리는 친구들에게 멋지게 한 방을 날립니다. 온달장군이 어떤 사람인지 친구들에게 당당하게 말한 거지요. 그런 모습을 본 지혜는 마음이 살짝 심쿵해요. 예쁜 단편이지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이 단편 속 진호 같은 친구는 친구들이 학급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딸도 지금 4학년인데, 매년 장애인 친구 한 명과 같은 반이 되고 있어요. 어떤 날은 그 친구가 소란스럽게 해서 수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하소연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같은 반 친구들이 모두 그 친구와 놀려고 쉬는 시간마다 그 친구 자리에 가서 함께 논다고도 하네요. 불편한 점도 있고, 좋은 점도 있나봐요. 엄마 마음으로는 걱정되는 순간도 있지만 다양한 친구와 함께 생활해보는 좋은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와 다르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하고 배척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수업하고 함께 밥 먹으며, 모두 같은 '친구'라는 생각을 몸으로 배우고 익힐 수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딸은 가족 중에 유독 배려심이 깊답니다.

이런 따뜻한 마음인 담긴 이야기를 더 많은 친구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소개하지 못한 다른 이야기에도 짧지만 여운이 많이 남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답니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눠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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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파두리 애기업개 오월이 누나 -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동화
박재형 지음, 정선지 그림 / 아동문예사(세계문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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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별초'의 역사를 쉬운 동화로 접할 수 있는 책, <항파두리 애기업게 오월이 누나>

내일이면 광복 80주년이다. 과연 우리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잘 알고 있을까? 이번에 소개할 장편동화는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삼별초'에 대해서 기억나는 건 몽골에 대항해 싸웠다는 정도다. 이 책, <항파두리 애기업게 오월이 누나>를 읽으며 삼별초의 역사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책 제목부터 설명해보면, 항파두리는 삼별초 군인들이 몽골의 지배를 받지 않기 위해 강화도에서 진도로, 마지막으로 제주도까지 내려와서 쌓은 성의 지명이다. 애기업계는 '아기를 돌보는 사람'를 가리킨다. 오월의 누나는 이 책의 화자인 상수의 누나이다. 이 시기의 제주도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았을지 오월이와 가족의 삶을 통해 들여다 보자.



고의 역사와 함께 살펴보는 <항파두리 애기업게 오월이 누나>

왕건이 세운 고려는 약 5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호족의 힘이 강했던 고려 초기에서, 문벌 귀족 사회가 중심이 됐던 고려 중기. 그러던 고려에 하극상의 혼란이 벌어진다. 바로 무신들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무려 100년 동안 무신이 집권했다. 고려의 후반부는 어땠을까? 원이 간섭하는 시기가 시작된다. 자주성은 상실되고, 권문세족은 자신의 배를 채우기에 급급했다. 공민왕이 개혁을 시도했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고려는 막을 내린다. 1270년부터 1351년을 원 간섭기로 본다. 고려는 과연 이 시기에 어떻게 대응했을까? 삼별초는 과연 누구의 편이였을까?


별초는 원래 최 씨 무신정권의 사병 집단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몽골이 고려를 침략하자 최씨 무신정권은 강화도에서 몽골의 침략에 맞서게 된다. 고려 원종(1270년)은 몽골과 강화를 맺고 다시 개경으로 옮겨간다. 하지만 우별초, 야별초, 신의군으로 조직된 삼별초는 강화도에서 반란을 일으켜 몽골에 맞서 끝까지 싸우고자 한다. 그러자 고려와 몽골의 힘을 합한 여몽연합군이 삼별초와 겨루게 되는 모양세가 된 것이다. 힘에 부친 삼별초는 결국, 제주도까지 가게 되고, 여몽연합군의 침입에 대비하러 성을 쌓지만, 결국엔 여몽연합군에 패배하게 된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백성의 삶을 초토화시킬 뿐.

역사 속엔 수많은 전쟁이 있었다. 전쟁은 누구를 위해 하는 것인가? 이 책(장편동화, 항파두리 애기업개 오월이 누나)을 읽으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삼별초 군인들이 너무 미워졌다. 그들은 진정으로 고려를 위한다고 생각했을까?

저녁에 돌아온 아버지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큰일 났어. 내일부터 일하러 나오라는데, 성을 쌓아야 한대."

"성이요? 무슨 성이요?

왜 성을 쌓아요?"

...

빨리 밭을 만들어야 배고픔을 덜 텐데.

<항파두리 애기업게 오월이 누나, p.53>

"삼별초는 왜 우리가 사는 제주까지 온 거예요? 도망을 온 건가요?"

"삼별초는 몽골이 다스리는 걸 반대해서 강화도로 들어가 맞서 싸우다가 힘이 부치자 배중손 장군의 지휘로 진도로 옮겨가 용장성을 쌓고, 남쪽 지방을 다스렸대. 그런데 다시 우리나라 고려 군인들과 몽골 군인들이 쳐들어와 배중손 장군이 죽자 김통정 장군과 군인들이 제주에 들어와서 성을 쌓는다는 거야. 고려와 몽골의 군대를 합쳐서 여몽연합군이라고 불러. 여몽연합군이 쳐들어올까봐 성을 쌓는거지."

<항파두리 애기업게 오월이 누나> 속 제주도민들은 삼별초 군인들이 오기 전에도 충분히 삶이 힘들었다. 하루 하루 끼니도 겨우 먹을 정도로 말이다. 부모가 먹거리를 구하러 밭으로 바다로 나가면, 오월이 같은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돌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삼별초 군인들의 어처구니 없는 요구로 이제는 일터가 아닌 성을 쌓으러 가게 된다! 얼마나 막막하고 힘들었을지 상상조차 잘 되지 않는다. 백성들의 희생으로 성은 완성됐지만 삼별초는 전쟁에서 지게 된다.

아이들의 눈으로 삼별초의 역사를 서술한 <항파두리 애기업개 오월이 누나>

책 속 오월이는 기특한 소녀다. 부모님이 일하러 나가실 동안 남동생 셋을 돌보며 살림을 꾸려간다. 전쟁이 시작됐을 때, 항파두리 성으로 들어오지 못할 때도 영특한 머리로 피신해 있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힘든 내색없이 일을 하고, 상수와 만수에게 재밌는 이야기도 술술 들려준다. 이야기 끝자락엔 나이 많은 몽골 테우리에게 시집을 가게 되고, 아이까지 낳는다. 오월이의 삶을 응원했다가, 같이 속상해하며 이 책을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역사 동화 중에 <서찰을 전하는 아이>가 있다. 이 책과 공통점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아이가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는 점이다. <서찰을 전하는 아이>는 "오호피노리경천매녹두"라는 편지를,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아이가 홀로 글자의 뜻을 알아내며 녹두장군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동학농민운동'의 배경에 대해서 흥미롭게 책을 읽으며 이해할 수 있다.

그러데 이번에 읽은 <향파두리 애기업게 오월이 누나> 소재는 좋았으나 재미 면에서는 살짝 아쉽다. 역사적 사건을 서술해 주기 위함이 많이 느껴진다. 좋았던 점은 배경이 제주도이다 보니 우리가 잘 몰랐던 제주도 말(언어)도 꽤 나와서 흥미로웠다. 나아가 '삼별초'의 역사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 보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줘서 좋았다.

이 책은 제주특별자치도와 2025년도 제주문화예술지원사업의 후원을 받아 발간되었다.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고려의 역사를, 삼별초의 이야기를, 제주도민의 애환을 더 잘 느끼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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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다 보인대
이복자 지음, 정선지 그림 / 아동문예사(세계문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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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없지만 곱씹게 되는 동시집, <세상 다 보인대>

책장 한 칸을 동시집으로 채우고 있어요. 아직 3분의 2정도 밖에 채워지진 않았지만 다른 책장 칸 보다 애정을 주고 있는 곳이랍니다. 이번 동시 책장에 한 권의 책이 더해 졌어요. 이복자 시인의 <세상 다 보인대> 동시집이랍니다. 저는 동시집에 그림이 있는 걸 좋아해요. 동시를 읽는 맛이 나고, 보는 맛이 나거든요. 그런데 이번 동시집엔 그림이 없어서 처음에 읽었을 때, 다소 아쉬웠어요. 그런데 여유를 갖고 다시 읽으니, 동시의 내용이 잘 들어오더라고요. 그림이 없으니 오히려 동시 감상자인 제가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세상 다 보인대>의 이복자 시인을 소개해요

<세상 다 보인대>의 이복자 시인은 굉장한 약력의 소유자이시네요. 그 중 눈에 띄는 점은 중등 교사로 36년간 국어를 가르치신 점이 눈에 띄었어요. 동시의 대상이 '아이들'이다 보니 학생들과 가까이 있으면서 도움이 되셨을 것 같아요. 이 동시집에는 시인이 그동안 써놓았던 시들을 아껴 놓았다가 풀어놓은 느낌이 들어요. 앞 부분에 코로나 19시기의 동시부터 가을과 겨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시들도 있답니다.

<세상 다 보인대> 동시집에서 좋았던 동시, Best 3

긴가민가

눈만 보고는

긴가민가

친한 친구들 만나도

빨리 누군지 몰라

긴가민가

마스크만큼이 안 보여

목소리 듣고야

긴가민가 풀리는

기막힌

코로나19 시대 얼굴들

이복자, <세상 다 보인대>, p.20


코로나19 시기의 동시를 읽으니, 그때의 상황이 눈에 그려집니다. 인사를 해도 상대방이 제가 누군지 몰라서 멀뚱멀뚱 쳐다 봐서 뻘쭘해 질 때가 많았어요. 학원에서 아이들을 만날 때는 그 아이가 이 아이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을 때도 있었고요. 지금처럼 얼굴보며 인사하는 것에 새삼 감사함을 느끼네요. 아래 사진은 이 시집에 그림이 없는게 아쉬워서 챗GPT에게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그림이예요.



달리는 달팽이

앞만 보고 가는 거야.

집이 무겁냐고?

아니, 생각이 많을 뿐이야.

쉴 곳 찾는 일, 그게 내 공부라서

길을 곰곰 살피는 것이 아주 중요해.

푸른 숲 아늑한 곳에 집 내리고

단잠 잘 생각에

난, 쉬지않고 달리는 거야.

마음은 날고 있어.

이복자, <세상 다 보인대>, p.59


두 번째 좋았던 동시는 '달리는 달팽이'예요. 제목이 마음에 들었어요. 달팽이를 "달린다"로 표현한 게 재밌었어요. 달팽이하면 느릿느릿만 떠오르는 제게는 새로운 시선이었거든요. 좋았던 문장은 "길을 곰곰 살피는 것이 아주 중요해"와 "마음은 날고 있어" 부분이에요. 현실은 땅에 있지만 마음은 하늘을 날 수 있잖아요. 느릿느릿 기어가는 달팽이가 나는 꿈을 꿀 수 있듯, 저는 그렇게 살고 싶네요. 매일 매일 아이들의 육아에 힘이 부치고, 반복되는 집안일이 지겨워지기도 하지만 저만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기도 해요.

마지막으로 좋았던 동시는 이 동시집(이복자의 <세상 다 보인대>)의 제목과 같은 동시랍니다.


요즘 종이 신문을 구독하는 사람은 드물지만, 저희 집엔 아들이 보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 번 오는 경제신문을 보고 있는데, 어느 때는 저보다 세상 돌아가는 핫 이슈를 더 잘 파악하고 있더라고요. 좋았던 부분은 "세상이 머리에 훤히 그려져야"부분이에요. 정보가 너무 많은 세상에 살고 있는 아이들인데, 엄마 마음으론 치우치지 않고 세상 정보를 받아들였으면 좋겠거든요. 시인이 말한대로 세상이 머리에 훤히 그려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세상 다 보인대> 동시집,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요

  • 믿고보는 아동문예 동시집을 만나고 싶은 분

  • 그림은 없지만 시에 집중하며 감상하고 싶은 분

  • 다양한 소재의 동시를 접하고 싶은 분

  •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동시를 찾고 있는 분

  • 동시를 사랑하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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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와 좀 놀았더니 마음이 꽃밭이 되었어요 -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동시 동시문학
권영하 지음 / 아동문예사(세계문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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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해지는 동시집, <동시와 좀 놀았더니 마음이 꽃밭이 되었어요>

예쁜 동시집 한 권을 소개할게요. 권영하 시인의 <동시와 좀 놀았더니 마음이 꽃밭이 되었어요> 랍니다. 제목에 시인이 왜 동시를 사랑하는지 담겨있지 않나요? 저는 가끔 동시집을 읽어요. 짧은 시간 내에 기분이 확~밝아지고 좋아지거든요. 이번 동시집에는 50여 편의 동시가 소개되어 있어요.

이 동시집(권영하, <동시와 좀 놀았더니 마음이 꽃밭이 되었어요>)은 "공감"이 되는 시가 꽤 많았어요. 일상 생활에서 내가 겪었던 일을 어떻게 이렇게 포착해서 시를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인의 사물을 다르게 바라보는 능력과 따뜻함이 모두 느껴졌답니다.


<동시와 좀 놀았더니 마음이 꽃밭이 되었어요> 시 몇 편을 소개해요.




우리 집 현관은 ( )이다.

만약 누군가가 저 괄호 안에 알맞은 말을 넣으라고 한다면 어떤 생각이 떠오를까요?

저는 "깨끗하다"예요. 현관이 깨끗해야 풍수지리적으로 좋다고 해서 식구들이 모두 나가고 나면, 현관을 깨끗이 정리하는 습관이 있어요. 만약 다른 서술어를 넣는다면, "우리 집 현관은 주차장이다."라고 표현해 보고 싶어요. 학교로, 학원으로, 일터로, 각자 가야하는 곳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공간 같거든요. 시인은 우리 집 현관을 "항구"로 표현해요. 신발을 배로 빗대어 표현하지요. 고개를 끄덕끄덕 하게 되는 비유 같아요.

형광등 덮게 속의 벌레

거실 형광등 안에 까만 별들이 떠 있다

빛을 찾아 날아다니다

어쩌다 저렇게 별이 되었을까

쪼그마한 틈도 없는데

어떻게 등속으로 숨어 들어가

은하수가 되었을까

아빠는 둥근 하늘을 열어

까만 별들이 부서질까

휴지로 살살 쓸어내리신다

권영하, <동시와 좀 놀았더니 마음이 꽃밭이 되었어요>, p.34


마지막으로 소개할 시는 상황이 머릿 속에 그려지면서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할머니와 손주의 배려가 사랑스럽고 예뻤어요. 요즘 친구들은 남보다 내가 먼저잖아요. 저희 집에 있는 아이들도 이런 예쁜 마음으로 컸으면 하네요.

호두과자 한 개

호두과자 한 개 남겨놓고

할머니와 나는 서로 접시를 밀었다

식탁에 접시는 흰 바둑알처럼 왔다 갔다

접시 위에 과자는

계란 프라이처럼 눈이 똥그래졌다

나는 할머니 드시라고 두 손으로 밀었다

할머니도 나에게

우리 귀염둥이하고 미셨다

보다 못한 엄마는 손에 들고 있던 과자를

슬그머니 접시에 놓고

종종걸음으로 방에 들어가셨다

권영하, <동시와 좀 놀았더니 마음이 꽃밭이 되었어요>, p.123

가슴에서 시울림이 일어나길 바라는 시인, 많은 사람에게 추천해요

<동시와 좀 놀았더니 마음이 꽃밭이 되었어요>는 누구나 읽으며 시울림 생겨날 수 있답니다. 권영하 시인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생까지 읽으면 좋다고 했지만, 어른이 읽어도 행복해지는 동시가 많답니다. 일상적인 경험을 색다르게 바라보는 시인의 동시집, 많은 분들이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동시와 좀 놀았더니 마음이 꽃밭이 되었어요>에서 제가 가장 좋았던 시랍니다. 저는 형광등 안의 벌레를 너무너무 싫어하거든요. 그런데!! 권영하 시인은 그 벌레를 별로 표현하는거예요! 충격이었어요. 그 별들을 은하수로 확장해서 바라보다니! 시인의 눈은 뭔가 남다르네요. 이사와서 형광등에 벌레가 가득 들어있는 것을 보고, 남편에게 짜증을 냈어요. 혼자 뚜겅을 벗기기엔 무리라 힘든 남편을 닦달하며 청소했던 기억이 있네요. "쪼그만한 틈도 없는데 어떻게 등속으로 숨어 들어가" 이 표현도 좋았어요. 저도 같은 생각이었거든요. 어디로, 어떻게 저 많은 벌레들이 들어갔을까? 생각해 본적이 있는데, 시인이 언어로 딱! 표현해 주니 공감이 되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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