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17번 -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동화
김경희 지음, 한혜현 그림 / 아동문예사(세계문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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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편의 이야기 속에서 반짝이는 아이들, <우리 반 17번>

진수를 따라 학교를 처음 다니는 할머니.

새엄마를 만나 형이 생기는 수빈이.

이주 가정의 대한이.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한 영표.

조금 늦은 친구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지혜.

가족의 해체로 말문을 닫어버린 현수.

그리고 어른들의 귀염둥이 서로와 친구 유모차.

작가의 말



초등 저학년이 읽으면 좋을 동화책 한 권을 소개할게요. 바로 <우리 반 17번>이랍니다. 표지 제목을 봤을 때는 11번인 줄 알았는데, 17번이었네요. 총131쪽에 일곱 편의 이야기가 밀도있게 수록되어 있답니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공통점이 있어요.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예쁜 친구들이랍니다. 저자 김경희님의 관찰과 생각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내 주변에 있기도 하고, 내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들 수도 있어요. 가까운 내 친구 중에 비슷한 아이가 있다면 '공감'을 할테고, 내 주변에 없는 친구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면, 사람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 같아요.

일곤 편의 이야기 중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두 편의 이야기를 소개해 볼게요.

<우리 반 17번>의 이야기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매력적이에요.

이 책, <우리 반 17번> 동화에서는 유독 할머니가 자주 등장해요. 그 중 책 제목과 동일한 단편, <우리 반 17번> 이야기의 할머니는 진수와 함께 초등학교에 등교해요. 왜 그럴까요? 진수가 전학을 왔는데, 그만 다리를 다쳐서 휠체어를 타야 했어요. 할머니의 도움을 빌려 학교에 오고, 생활도 같이 하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진수 할머니의 캐릭터가 참 웃겨요.

  • 교실 뒷문에 낙서하는 할머니

  • 그네 탈 때 순서도 안 지키는 할머니

  • 글자를 틀리게 쓰는 할머니

  • 같은 반 친구를 놀리는 할머니

  • 손자를 놀리는 아이를 혼내주는 할머니

  • 반칙까지 하며 달리기에 진심인 할머니

그런데 어느 날부터 할머니가 진수만 학교 앞에 데려다주고, 함께 수업을 듣지 않으시네요. 무슨 일일까요?



아이들한테 미안해서 교실에 오지 않았지만, 사실 할머니는 학교가 처음이어서 너무 재밌게 학교 생활을 한 것이였어요. 공부하는 것도, 노래 부는 것도, 청소하는 것도, 운동하는 것도 다 재밌다는 할머니. 진수가 이 반의 16번이라면, 할머니는 17번 학생이 된 셈이예요. 할머니도 아이들도 행복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겠죠?

이 이야기를 읽으며 저의 엄마 생각이 많이 났어요. 제 엄마도 '학교'에 다니고 싶어하셨거든요. 시골에서 자란 엄마는 할아버지가 학교를 제대로 보내주시지 않았거든요. 예전에 엄마가 공부하러 다니실 때, 행복해 하던 모습이 떠올라서 좋았아요. 한편으로 이 이야기를 읽으며 궁금한 점이 생기기도 했어요. 아무래도 단편동화이다 보니,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세부적인 내용들이 궁금해 지더라고요.

  • 민수의 부모님은 왜 안 나왔을까?

  • 민수는 할머니와 둘이 사는 가정일까?

  • 아이들은 할머니로부터 어떤 점을 배웠을까?

  • 현장학습을 간 할머니는, 그곳에서 어떤 재미난 사건을 만들었을까?

  • 할머니가 교실에 있으면 담임 선생님은 편할까? 불편할까?

  • 아이들은 진정으로 할머니는 학급의 학생이라는 생각이 들었을까?

단편 동화의 매력은 이런 궁금증을 떠올려보고, 생각해 보는 맛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할머니가 그 누구보다도 학교 생활을 잘했을 거라고 믿어요.^^

<내 친구 온달> 속 진호와 지혜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

"지, 지혜야, 우, 우리 다, 당번 활동하자."

"나, 당번 아닌데."

"머, 먼저 오, 온 사람이 그, 그냥 하면 되지."

진호는 친구들과 달리 조금 느린 아이예요. 말도 행동도요. 그렇다보니 친구들에게 인기가 없지요. 학급 임원 선거에도 나가지만 아무도 진호를 뽑아주지 않아요. 1학기 때 전학을 온 진호는 지혜 덕분에 학교 생활에 점차 적응을 하지요. 엄마 친구 아들인 진호는 지혜와 유치원도 같이 다닌 사이랍니다. 어느 날, 미술 시간에 진호의 진가가 발휘돼요. 진호가 벌거벗은 남자 아이를 만들었는데, 진짜처럼 느껴질 정도로 잘 만든 거지요. 친구들의 만들기도 도와주고, '정형외과 의사'라는 멋진 별명도 생겨요.

하지만 한 달쯤 지나자, 진호는 다시 혼자가 됩니다. 친구들은 진호 옆에서 도와주는 지혜를 보며 둘을 바보온달과 평강공주라고 놀기기까지 하지요.



진호는 언어 교정원도 다니고, 동화책도 열심히 읽어요. 그 실력으로 놀리는 친구들에게 멋지게 한 방을 날립니다. 온달장군이 어떤 사람인지 친구들에게 당당하게 말한 거지요. 그런 모습을 본 지혜는 마음이 살짝 심쿵해요. 예쁜 단편이지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이 단편 속 진호 같은 친구는 친구들이 학급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딸도 지금 4학년인데, 매년 장애인 친구 한 명과 같은 반이 되고 있어요. 어떤 날은 그 친구가 소란스럽게 해서 수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하소연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같은 반 친구들이 모두 그 친구와 놀려고 쉬는 시간마다 그 친구 자리에 가서 함께 논다고도 하네요. 불편한 점도 있고, 좋은 점도 있나봐요. 엄마 마음으로는 걱정되는 순간도 있지만 다양한 친구와 함께 생활해보는 좋은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와 다르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하고 배척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수업하고 함께 밥 먹으며, 모두 같은 '친구'라는 생각을 몸으로 배우고 익힐 수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딸은 가족 중에 유독 배려심이 깊답니다.

이런 따뜻한 마음인 담긴 이야기를 더 많은 친구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소개하지 못한 다른 이야기에도 짧지만 여운이 많이 남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답니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눠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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