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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픈 이유는 날씨 때문입니다
후쿠나가 아츠시 지음, 서희경 옮김 / 소보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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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다. 이번 장마는 늦은 장마라고 한다. 비가 오면 괜시리 기분이 센치해진다. 날씨에 따라서 내 몸과 기분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 나도 이제 나이를 꽤 먹은 듯. 이번에 읽은 후쿠나가 아츠시의 <당신이 아픈 이유는 날씨 때문입니다>는 평소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면서도 신선한 책이었다.

<당신이 아픈 이유는 날씨 때문입니다>의 후쿠나가 아츠시는 누구?

저자의 약력이 특이하다. 후쿠나가 아츠시는 뇌신경외과 의사다. 저자는 어릴 적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본 하늘에 대해서 궁금증이 많았다고 한다. '구름 모양이 정말 제각각이구나', '구름은 어떻게 만들어질까?'등의 호기심이 이어져 성인이 되어 '기상예보사'에 도전하게 되었다. 기상학을 공부하며 인간은 자연 현상 속에서 생활하고 있으니 기상 변화 때문에 병이 생겨도 신기할 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의사로서 미리 질병을 일으킬만한 기상 변화를 알고 있으면 나름대로 대처하여 어느 정도는 질병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 공부를 정말 잘하는 저자인 듯 하다.

기상병이란?

'기상병'이란 날씨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병 증상'이다. 구체적인 예로는 기관지 천식, 심장병, 뇌졸증, 요로결석, 요통, 관절통, 류머티즘, 꽃가루 알레르기, 인플루엔자, 식중독, 알래르기 비염 등이 있다. 의대에서는 기상병이라는 병증을 가르치지는 않는다고 한다. 기상병을 아는 것이 의미있는 것은 기상병은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생활 수칙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 물 마시기

2. 식단 관리

3. 꾸준히 걷기

4. 금연하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건강한 하루는 일기 예보를 보는 것부터 시작된다

아들이 비염이 있다. 봄과 가을이 되면 예민해진다. 일교차가 많이 나면 아이들이 감기에 쉽게 걸린다. 등교할 때 외투를 입어야 하는지도 일기 예보를 보며 판단한다. 때로는 맞지 않는 일기 예보에 투덜거릴 때도 있지만, 하루를 예상하고 여행을 계획할 때도 중요한 요소가 일기예보임이 확실하다.

내가 아픈 이유는 날씨 때문이다

이 책(당신이 아픈 이유는 날씨 때문 입니다) 중에서 평소 내가 지니고 있는 기저질환에 대해서 좀 더 상세히 기록해 보고자 한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편두통이 잦은 편이다. '날씨'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머리 아픈 증상이 나타나면 '타이레놀'을 으레 먹고 있다. 이 책에 의하면 날씨에 영향을 받는 질병 중 하나가 편두통이라고 한다. 저기압이거나 습도가 높은 날에 머리가 욱신거리는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 봄, 가을은 편두통의 계절이다

- 폭풍우로 추위가 편두통을 유발한다

- 푄 현상이 편두통을 일으킨다



무더위가 한창인 여름이 시작됐다. 온열질환에 주의해야 할 계절이다. 더위와 열에 의한 신체 질환은 일정한 체온을 유지해야 하는 우리 몸의 열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한다고 한다. 열 균형 장애는 고온 다습한 상황에서 주로 발생하고, 온도뿐만 아니라 습도도 중요한 요소이다. 온열질환의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알고 보면 매우 상식적인~내용들!

1. 수분을 자주 공급한다.

2. 모자나 양산을 쓰고, 필요하다면 냉각수건 등을 사용한다.

3. 알코올이나 커피를 삼간다.

일기 예보 제대로 보는 방법

저자는 <당신이 아픈 이유는 날씨 때문입니다>에서 일기 예보를 확인할 때, 기온 변화와 최저 기온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 중에서도 다음날 기온이 10도 이상 떨어지는 등 기온 변화가 심할 때는 뇌경색 환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기압 변화도 살펴볼 것을 권장한다. 기압이 떨어지면 두통이나 신경통, 관절통 등의 증상을 겪기 때문이다.


내가 아픈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책(후쿠나가 아츠시의 당신이 아픈 이유는 날씨 때문입니다)을 읽고 나니,

날씨 변수도 추가 되었다. 하루의 최고 기온과 비가 오는지 여부만 확인했었는데, 이제는 다른 점들도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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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마음을 공부하는 시간 - 아이를 진지하게 대하는 습관 갖기
김이수 지음 / 봄풀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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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총평 : 깊이 있지는 않지만 한숨에 잘 읽히는 육아서 & 적용팁에 마음에 드는 책

이 책의 제목 앞에 붙은 부연 설명이 마음에 든다. '아이를 진지하게 대하는 습관 갖기'.

아이라서, 아이이기 때문에 아직은 어릴 거라는 편견으로 대할 때가 있다. 8살, 7살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는 어떤 엄마일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반성을 했다. 나는 아이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 것일까? 책을 리뷰하며 생각해 보자.


<엄마가 마음을 공부하는 시간> 구성

책이 굉장히 얇다. 185쪽으로 블로그 글처럼 읽기 쉽게 편집되어 있어서 단숨에 읽을 수 있다. 엄마 마음 공부라는 큰 주제가 4개 있는 책이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있는 체크리스트에는 아이와 활동해 볼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저자의 예시를 먼저 보여줘서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 수 있다.

엄마 마음 공부 1. 내 마음 앞에 서서

엄마 마음 공부 2. 아이 마음 앞에 서서

엄마 마음 공부 3. 마음과 마음 사이에 서서

엄마 마음 공부 4. 상처 난 마음 앞에 서서


1장에서 공감했던 부분은 아이를 대하기 전에 내 마음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저자는 말한다. 아이의 행동에 화가 날 경우, 잘 들여다 보면, 어린 시절의 '내'가 보인다고 한다. 나 역시 특정한 순간에, 별일 아닌 일에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을 때가 있다. 어린 나에게 화를 내는 느낌에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나는 왜 그렇게 무리하게 화를 냈을까요?

내게 사연이 있으니 어린 나를 만나보시길 추천합니다.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세요.

나는 그 어린 시절, 세상과 타인을 어떻게 느꼈나요?

그때 나는 나 자신을 어떤 존재라고 생각했나요

<엄마가 마음을 공부하는 시간>, p.39

저자 김이수는 아이 셋을 키우고 있다. 책 면면에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었던 상황들을 공부를 통해 답을 찾지 않았나 싶다. 다양한 약력 속에서 현재는 아들러심리협회 '행복한 부모 되기'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책 중간 중간에 아들러의 사상을 쉽게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아들러 관련한 책이 굉장히 많다. 이 책은 아들러를 아주 간단히 소개하고 있어 전혀 어렵지 않다. 기초 상식선에서 이론을 소개하고, 육아에서의 저자의 이야기를 풀어준다.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

- 인간을 이해함에 있어 행동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보다 통합적인 존재로서 그의 행동과 목적과 의미를 이해하는 것을 중시함.

- 인간은 누구나 열등감을 느끼고, 열등감을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자신의 우월성을 찾고 사회에 소속되고 존중받고 싶어하는 특징이 있음.

- 어린 시절의 회상(초기 기억)은 개인이 자신과 타인,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함.

-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공동체게 관심을 갖고 그 발전에 협력하는 방향으로 삶의 의미를 찾아 우월성을 추구하도록 지도해야 함.

아이를 진지하게 대하는 습관 갖기

"엄마, 질문해줘!"

"그냥, 너가 하고 싶은 이야기 해."

"엄마가 질문해야 내가 이야기 하지"

"학교에서 가장 재밌었던 일을 뭐야?"

"어제 처음으로 미술학원 혼자 갔는데, 기분이 어땠어?"

"아빠한테 부메랑 날리는 기술 배웠어?"

"돌봄 교실에서 그리스로마 신화 다 읽었는데, 또 읽어도 재밌어?"

자기 전에 큰 아이는 엄마랑 찐하게 이야기를 해야 잠이 듭니다. 피곤하고 빨리 재우고 싶은 마음에 아이에게 건성으로 물어보고, 잔소리를 변형한 질문을 하게 되지요. 아이는 단번에 알아차리더군요. 그런 질문은 재미없고, 자신이 이야기할 수 있는 질문을 해달라고 독촉합니다. 그러다 이렇게 물었습니다.

"견이는 질문이 왜 그렇게 좋아?"

"엄마가 질문을 해야 내가 대답을 하지. 나는 '대화'가 인생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아이에게 질문은 엄마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었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아이와 진지한 대화는 못할 거라는 무의식이 있었는지 대충 그 시간이 빨리 가기를 바랐고요. 이 책을 읽으며 내 아이에게 진지하게 대하며 잠자리 대화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엄마, 이제 하나만 더 질문하고 자자."

진지하게 듣고, 고민하며 아이에게 질문을 하자, 아이는 충만함을 느꼈는지 어느 순간에 마지막 질문만 하고 자자고 이야기 합니다.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에게 진지하게 대하는 것은 쉽지요. 존경심을 담는 것도요. 가장 어려운 것은 내 가족에게, 내 아이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진지함을 갖고 대하는 습관인 것 같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소중히 생각하는 엄마가 되보자고 이 책<엄마가 마음을 공부하는 시간>을 읽고 다시 되새겨 봅니다.

<엄마가 마음을 공부하는 시간>에서 제안하는 해보기

1. 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세요. 8살 이정의 기억을 떠올려 보세요. 그 일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라고 생각하는 기억을 떠올려 그림으로 표현해 주세요.

2. 어린 시절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적어보세요. 지금의 내가 어린 시절의 나에게 해주고픈 말을 적어보세요. 이 과정을 통해 나에 대해 좀 더 알게 된 내용을 적어보세요.

3. 아이와의 추억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세요. 그림 속 내용을 글로 표현해 보세요.

4. 오늘이 생애 마지막 날이라고 상상해 보세요. 당신은 이제 홀로 살아갈 자녀에게 마지막 편지를 쓸 수 있습니다. 평소에 전하지 못했던 소중한 바람과 축복을 남겨 주세요.

5. 내가 가장 힘들었을 때, 그때의 나를 그림으로 표현해 주세요. 그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짧게 표현해 주세요.

6. 상처 난 내 마음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할까요? 힘들어하는 나의 아픔에게 위로의 말을 전해 주세요. 이 과정을 통해 나에 대해 좀 더 알게 된 내용을 적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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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행복
김미원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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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책상에 있는 책 제목을 보고 한 마디 한다.

"엄마, 제목이 이상해. 어떻게 행복이 불안해?"

아들과 달리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 공감이 되었다. 나 역시 주어진 행복 앞에 온전히 기쁨을 만끽하기 보다는 그 뒤에 올 불안이 떠오른다. <불안한 행복>의 김미원 역시 행복할 때나 불행할 때의 감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삶을 어느 정도 살아가고 있는 지금,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 것만 같다. 물론 아직은 큰 불행 앞에 초연하지는 못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의 마음은 연습이 꽤 되고 있다.

큰 기대없이 읽은 책인데, 저자의 글솜씨와 깊이 있는 독서 덕분에 술술 잘 읽히는 괜찮은 수필집이었다. 이미 <즐거운 고통>, <달콤한 슬픔>의 수필집을 낸 작가다. 9년째 장애인복지관에서 글쓰기도 지도하신다고 한다.

너무 행복하면 신이 샘을 내 머리채를 잡아챌지 모른다고 경계했다.

그래서 나는 늘 행복한 순간조차 온전하게 "행복감"에 빠져들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난 고난 중에 있을 때도 나는 정말 힘들지 않았다.

나는 내 고난과 고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았다.

새옹의 말이 있었으니까.

화가 복이 될 수도 있으니까.

<불안한 행복> 중에서

나이 들어가며 당연히 주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모든 것이 내 힘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하여 모든 것이 감사하다는 지혜를 배운다. 두려운 것은 내가 행복하다고 충만한 감정에 빠져 있을 때 타인의 아픔을 망각하는 것이다. 행복에 도취되어 다른 중요한 것을 잃을까, 놓치는 게 있을까 경계한다.

<불안한 행복> 중에서

4개의 챕터(운다고 사랑이 / 불안한 행복 / 한 번, 단 한 번, 단 한 사람 / 생의 한가운데)로 43개의 수필이 담겨 있다. 짧은 글들로 이어졌지만, 어떤 수필은 긴 여운을 남기기도 하고, 어떤 수필은 소설을 읽은 듯 하며, 어떤 수필은 시 한 편을 읽은 듯한 기분이 든다. 일상 속 이야기를 과거의 기억과 연결짓는 탁월함과 다른 문학 작품과 연결지어 서술하는 면모를 통해 굉장히 깊이 있게 독서를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세계 여행도 사색을 하며 많이 하신 듯 하다. 책을 읽으며, '김미원' 작가에 대해서 알고 싶어졌다. 책 날개에 작가의 얼굴을 나와 있어서, 수필을 읽으며 여러 번 작가의 얼굴을 보았다. '이런 분이 내 옆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인상 깊었던 수필을 소개해 보자면, 첫 번째에 나오는 '제비뽑기'다. 어릴적 엄마의 계모임에서 제비를 뽑아 행운을 얻었다는 것을 시작으로, 제비뽑기론을 설파하며, 자신의 현재 삶을 들여다 본다. 우리는 살면서 제비를 뽑으며 살아가는데 어떤 때는 좋은 제비를 뽑을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재수 없는 제비를 뽑기도 한다. 내가 좋은 제비를 뽑으면, 다른 사람이 나쁜 제비를 뽑을 확률이 높아지니 빚진 마음으로 도우며 우애 있게 살라는 지인의 말이 나에게도 인상 깊게 다가왔다.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들어, 내 삶을 관찰하고 들여다보고 있다. 김미원 작가님에게 수필쓰기를 배우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읽고 있는 책에도 영감을 받아서 글을 쓰고, 영화 속 내용도 글감으로 만들고, 여행지에서의 생각도 귀중한 글감으로 만드시는 능력이 대단해 보인다. <불안한 행복>을 읽으며, 작가의 생각에 동화되었다기 보다는, 이렇게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나이가 들어도 꾸준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생각을 기억하며, 글을 꾸준히 써봐야 겠다.

삶은 불안을 기억하며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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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부르는 노래 : 바가바드기타 인도 정신문화 총서 1
배해수 편역 / 지혜의나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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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총평 : 바가바드기타를 읽기 전에 필히 공부하고 봐야 하는 책!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책을 읽을 때, 사전 정보 없이 읽을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이 책 <신이 부르는 노래-바가바드기타>는 혼자서 읽다가 여러번 덮었다. 읽고 읽기는 하나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글자만 읽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지혜의나무에서 출판된 이 책도 '바가바드기타 본문을 읽기 전에'라고 해서 사전 지식을 가득 담아 주었다. 내겐 이 설명으로도 어려웠다. 동영상의 도움을 받아 바가바드기타를 강의하시는 두 교수님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신이 부르는 노래(바가바드기타)는 어떤 책인가?

바가바드기타는 고대 힌두교 경전이다. 기타는 노래라는 뜻으로 '경이하는 노래'로 해석할 수 있다. 바가바드기타는 인도인의 삶의 지침서로 번역서가 굉장히 많아 인도인들도 여러 권의 바가바드기타를 갖고 있다고 한다. 책의 줄거리를 짧게 이야기 하면, 크리슈나신이 아르쥬나에게 전쟁 참여를 독려하며 힌두 사상의 정신을 가르치는 내용이다. 조금 더 자세히 풀어보면, 이런 내용이다.

쿠루족의 왕권 계승자 드리타라스트라가 있었다. 그런데 장님이라 동생인 판두에게 왕권이 계승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 판두의 다섯 아들과 드리타라스트라 아들의 왕위 쟁탈전이 발생하게 된다. 판두의 아들 아르쥬나(셋째)가 왕권을 중심으로 전쟁을 한다. 이 전쟁을 준비하며 과연 이 싸움이 정당한 것인지 의문을 갖는다. 차라리 '죽임을 당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그 때, 크리슈나가 충고를 한다. 전쟁의 목적은 불의에 맞서서 정의를 회복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아르쥬나에게 부과된 의무를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정의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후, 전쟁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인다.


신이 부르는 노래(바가바드기타)의 구성은?

총1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바가바드기타의 3종 요가는 1) 신애의 요가 2)행위의 요가 3) 지혜의 요가가 있다. 몸과 마음을 다스려서 건전한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요가이다. 이 책에서는 제3장에 행위의 요가, 제4장에 지혜의 요가가 나온다. 각각의 내용을 정리해 보자.

1) 신애의 요가

신에 대한 헌신과 은총에 의해 괴로움의 세계로부터 구원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베단타 사상(모든 의무를 포기하고 나를 유일한 귀의처로 삼으리소. 나는 그대를 모든 악에서 해방시킬 것이오. 슬퍼하지 마시오)이 나타나는 부분이다.



2) 행위의 요가

올바른 사회적 의무행을 통해 구원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즐거움과 고통, 이익과 손해, 승리와 패배를 동등하게 여기고 싸울 준비를 하시오. 그리하면 업에 의한 죄고를 받지 않을 것이요. 행위의 요가를 쉽게 풀면, 결과에 대한 욕심이 없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성실히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욕심이 전제되면 짐이 되는 것이다.

그대의 특권은 바로 행위에 있는 것이지 결과 결과에 있는 것이 아니라오.

어느 때건 행위의 결과가 그 행위의 원인이 되어서는 아니되오.

그때는 무행위에도 집착하지 마시오.

이것이 바로 해방의 길로 이끄는 것이다.

3) 지혜의 요가

불이론적 베단타 사상으로 나와 타자를 구분하게 되면 이기적 자아 관념이 고착화된다. 나와 내가 아닌 존재는 결국 하나인 것이다.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 지혜가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이 세 가지 요가도 결국에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로 모아질 수 있다고 한다. 이 세가지 요가를 인도인들이 수행하려고 노력한 이유는 무엇일까? 해탈(윤회의 굴레에서 해방되는 것)을 추구하는 그들. 이 수행법이 해탈을 달성하는 방법이 되는 것이다.

과연, 나에게 적용해 볼 수 있을까?

바가바드기타는 1785년 찰스 윌킨스에 의해 유럽으로 처음 번역되었다. 그 후, 괴테, 소로우, 니체, 쇼펜하우어 등에게 많은 영감을 준 책이라고 한다. 간디도 바가바드기타를 읽으며 수행했다고 하며, 인도 정신을 대변할 만한 단 한 권의 책을 꼽자면 많이들 '바가바드기타'책을 꼽는다고 한다.

이렇게, 공부하고 책을 읽으니 대단한 책처럼 느껴졌다. 드문드문 하고 있는 명상과 요가! 하고나면 정신과 육체가 맑아지는 느낌이다. 명상과 요가를 삶의 일부분으로 만든다면 어떨까? 내 마음이 평온해지지 않을까? 인도인의 세계관 중 이 부분이 참 마음에 든다.

삶에 열심히 참여하되,

삶에 집착하지 말라!

모순되는 말이지만, 이를 실천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개인적으로도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도 행위의 요가이다. 자꾸만 좋은 결과에 집착하고 무엇인가를 바라는 나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열심히 살되, 그 결과값은 생각지 않는 것. 어렵겠지만 마음과 정신에 담아두고 노력해 봐야 겠다.


굉장히 어려운 책이었지만, 의미를 알고 읽으면, 어떤 문장에 머무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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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되는 순간 - 강세환 시집 예서의시 12
강세환 지음 / 예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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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에 보면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자신을 고발한 사람들의 논리를 반박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책 내용 중 소크라테스의 친구인 카이레폰이 델포이에 가서 "소크라테스보다 더 현명한 사람이 있는가?"라고 물어보죠. 그 대답은 "더 현명한 사람은 없다"는 답변을 듣게 됩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소크라테스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가 반증을 시도하죠. 가장 먼저 찾아간 것은 정치가였는데, 명성은 높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함을 알고 실망합니다. 두번째로 시인을 찾아갑니다. 시인은 지혜가 있어서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소질과 영감에 의해 시를 쓴다는 것을 알고 역시 자신보다 나음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장인(기술자)를 찾아갔는데, 지혜는 있지만 자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을 느낍니다. 결국 자신의 무지에 대해서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가 가장 지혜롭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이 이야기로 시집의 서평을 꺼낸 것은 고대 그리스에는 그만큼 '시인'에 대한 대우가 남달랐다는 것이 생각이 났기 때문입니다.


강세환 시인의 <시가 되는 순간>은 시인의 9번째 시집이라고 합니다. 시인의 많은 시들을 음미하며 느낀 것은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불어 시인이 시를 사랑하며 고뇌하는 마음이 듬뿍 느껴졌습니다. 시를 통해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세상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저에게 시는 한때는 친한 친구와 시집을 읽으며 동경했던 분야요, 청소년기에는 어려운 작품 해석에 불과한 정도였죠. 성인이 되고 나서는 지하철 곳곳에 있는 시들을 읽으며 지하철을 기다리는 정도가 되겠네요. 왜 시인들을 쉽게 쓰면 될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비유에 빗대어 표현하는지, 그 감수성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강세환님의 시들은 참 잘 읽힙니다. 시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시인의 생각이 직설적으로 전달되는 것들도 많습니다. '이렇게 표현해도 시가 되는구나'는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래도 시인만의 감수성과 고유성은 잘 묻어납니다. 시인이 어떤 사람이겠구나,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겠구나, 짐작되는 시들도 많았습니다. 누군가의 일기를 훔쳐 본 느낌이랄까요?


눈길이 많이 갔던 시 몇 편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무엇 때문에


당신은 무엇 때문에 내가 쓴 시를 읽고

굵게 밑줄까지 긋고 그랬을까

그 시의 행간에 밑줄 그을 때

나의 시는 기억하고 있었을까

내가 쓴 시 첫 행과 마지막 행은

내 힘만으로 쓴 것도 아니다

첫 행과 마지막 행은

그 시의 운명이거나 어긋남

- 시의 운명?


늦은 밤 시 앞에 앉아 있을 때

이게 밤인지 대낮인지

하루가 가고 있는지 하루가 오고 있는지

죽은 시인이 다시 되살아났는지

어디서 시인들이 모여 시를 낭독하는지

저 빗줄기도 귀 밝은 시 한 줄 되는

이것도 그 시의 운명이거나 헷갈림

- 귀 밝은 시?


매일매일 밤은 아침이 되고 아침은 저녁이 되는데

첫 행과 마지막 행은 또 얼마나 멀리 있는지

시인의 마음은 또 얼마나 멀리 있어야 하는지

그 가슴을 맨손바닥으로 쓸어내릴 수도 없고

가슴 쓸어내리다 시까지 쓸어내리면?

다시 시를 가슴에 꼭 껴안고 한없이 깊어지기를!

- 시가 깊어져?


그러다 시의 길도 시인의 길도 끝이 없다

- 시도 힘들어요?


단상 : 시인들에게 궁금한 점이 있어요. 시상은 어떻게 발견하는지, 영감이 떠오르면 시가 바로 써지는지, 아니면 고민고민하며 한 행 한 행을 써가는지 등 시인들의 머릿 속, 마음 속이 궁금해지네요. 내가 바라보는 세상과 시인이 바라보는 세상은 왠지 다를 것만 같은 느낌이거든요. 나이를 먹어가며 소중한 것들 중 놓친 것을 없는지, 주의 깊에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어요. 죽음은 너무나 멀게 느껴졌었는데, 이제는 내 삶이 정말 유한하다는 것이 가슴 깊게 느껴지거든요. 그렇다면, 내가 살아있는 동안 이 세상을 더 많이 아름답게 보고 싶어졌어요. 그런 면에서 시인의 렌즈가 내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울의 유혹

나는 잠시 우울을 먹고 살 것이다

서운할 것도 없다

우울도 시가 되고

힘이 될 것이다

좋은 것만 먹고 살 수 없듯이

우울도 약이 된다

저녁 산책길 밖에는

딱히 갈 곳도 없다

어디를 향해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를 향해

나를 위해

조용히 나의 길을 가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도 단 한 번 웃을 일이 없었다

시를 써도 혼자 읽을 때가 더 많다

시를 쓰는 것이

결코 웃고 울고 하는 일이 아니다

웃고 우는 일을

시가 해야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우울할 때 나를 지켜보는 것도 시가 된다.

나를

화장실 거울 앞에 세워 놓고 바라보는 것도

시가 된다

우울할 때 나를 다독이는 것도 시가 된다

우울하다고 낙실할 것도 아니다

- 전망은 없다 절망도 없다


단상: '우울할 때 나를 지켜보는 것도 시가 된다' 이 문구가 인상적이었어요. 요즘 명상을 하며 나를 들여다보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참 새롭더라고요. 나의 마음을 자주 들여다 보고, 나의 몸에도 따듯한 관심을 주려고 해요.




당신의 삶 중 시가 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 제목을 보니 궁금해진 질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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