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파두리 애기업개 오월이 누나 -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동화
박재형 지음, 정선지 그림 / 아동문예사(세계문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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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별초'의 역사를 쉬운 동화로 접할 수 있는 책, <항파두리 애기업게 오월이 누나>

내일이면 광복 80주년이다. 과연 우리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잘 알고 있을까? 이번에 소개할 장편동화는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삼별초'에 대해서 기억나는 건 몽골에 대항해 싸웠다는 정도다. 이 책, <항파두리 애기업게 오월이 누나>를 읽으며 삼별초의 역사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책 제목부터 설명해보면, 항파두리는 삼별초 군인들이 몽골의 지배를 받지 않기 위해 강화도에서 진도로, 마지막으로 제주도까지 내려와서 쌓은 성의 지명이다. 애기업계는 '아기를 돌보는 사람'를 가리킨다. 오월의 누나는 이 책의 화자인 상수의 누나이다. 이 시기의 제주도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았을지 오월이와 가족의 삶을 통해 들여다 보자.



고의 역사와 함께 살펴보는 <항파두리 애기업게 오월이 누나>

왕건이 세운 고려는 약 5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호족의 힘이 강했던 고려 초기에서, 문벌 귀족 사회가 중심이 됐던 고려 중기. 그러던 고려에 하극상의 혼란이 벌어진다. 바로 무신들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무려 100년 동안 무신이 집권했다. 고려의 후반부는 어땠을까? 원이 간섭하는 시기가 시작된다. 자주성은 상실되고, 권문세족은 자신의 배를 채우기에 급급했다. 공민왕이 개혁을 시도했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고려는 막을 내린다. 1270년부터 1351년을 원 간섭기로 본다. 고려는 과연 이 시기에 어떻게 대응했을까? 삼별초는 과연 누구의 편이였을까?


별초는 원래 최 씨 무신정권의 사병 집단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몽골이 고려를 침략하자 최씨 무신정권은 강화도에서 몽골의 침략에 맞서게 된다. 고려 원종(1270년)은 몽골과 강화를 맺고 다시 개경으로 옮겨간다. 하지만 우별초, 야별초, 신의군으로 조직된 삼별초는 강화도에서 반란을 일으켜 몽골에 맞서 끝까지 싸우고자 한다. 그러자 고려와 몽골의 힘을 합한 여몽연합군이 삼별초와 겨루게 되는 모양세가 된 것이다. 힘에 부친 삼별초는 결국, 제주도까지 가게 되고, 여몽연합군의 침입에 대비하러 성을 쌓지만, 결국엔 여몽연합군에 패배하게 된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백성의 삶을 초토화시킬 뿐.

역사 속엔 수많은 전쟁이 있었다. 전쟁은 누구를 위해 하는 것인가? 이 책(장편동화, 항파두리 애기업개 오월이 누나)을 읽으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삼별초 군인들이 너무 미워졌다. 그들은 진정으로 고려를 위한다고 생각했을까?

저녁에 돌아온 아버지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큰일 났어. 내일부터 일하러 나오라는데, 성을 쌓아야 한대."

"성이요? 무슨 성이요?

왜 성을 쌓아요?"

...

빨리 밭을 만들어야 배고픔을 덜 텐데.

<항파두리 애기업게 오월이 누나, p.53>

"삼별초는 왜 우리가 사는 제주까지 온 거예요? 도망을 온 건가요?"

"삼별초는 몽골이 다스리는 걸 반대해서 강화도로 들어가 맞서 싸우다가 힘이 부치자 배중손 장군의 지휘로 진도로 옮겨가 용장성을 쌓고, 남쪽 지방을 다스렸대. 그런데 다시 우리나라 고려 군인들과 몽골 군인들이 쳐들어와 배중손 장군이 죽자 김통정 장군과 군인들이 제주에 들어와서 성을 쌓는다는 거야. 고려와 몽골의 군대를 합쳐서 여몽연합군이라고 불러. 여몽연합군이 쳐들어올까봐 성을 쌓는거지."

<항파두리 애기업게 오월이 누나> 속 제주도민들은 삼별초 군인들이 오기 전에도 충분히 삶이 힘들었다. 하루 하루 끼니도 겨우 먹을 정도로 말이다. 부모가 먹거리를 구하러 밭으로 바다로 나가면, 오월이 같은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돌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삼별초 군인들의 어처구니 없는 요구로 이제는 일터가 아닌 성을 쌓으러 가게 된다! 얼마나 막막하고 힘들었을지 상상조차 잘 되지 않는다. 백성들의 희생으로 성은 완성됐지만 삼별초는 전쟁에서 지게 된다.

아이들의 눈으로 삼별초의 역사를 서술한 <항파두리 애기업개 오월이 누나>

책 속 오월이는 기특한 소녀다. 부모님이 일하러 나가실 동안 남동생 셋을 돌보며 살림을 꾸려간다. 전쟁이 시작됐을 때, 항파두리 성으로 들어오지 못할 때도 영특한 머리로 피신해 있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힘든 내색없이 일을 하고, 상수와 만수에게 재밌는 이야기도 술술 들려준다. 이야기 끝자락엔 나이 많은 몽골 테우리에게 시집을 가게 되고, 아이까지 낳는다. 오월이의 삶을 응원했다가, 같이 속상해하며 이 책을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역사 동화 중에 <서찰을 전하는 아이>가 있다. 이 책과 공통점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아이가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는 점이다. <서찰을 전하는 아이>는 "오호피노리경천매녹두"라는 편지를,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아이가 홀로 글자의 뜻을 알아내며 녹두장군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동학농민운동'의 배경에 대해서 흥미롭게 책을 읽으며 이해할 수 있다.

그러데 이번에 읽은 <향파두리 애기업게 오월이 누나> 소재는 좋았으나 재미 면에서는 살짝 아쉽다. 역사적 사건을 서술해 주기 위함이 많이 느껴진다. 좋았던 점은 배경이 제주도이다 보니 우리가 잘 몰랐던 제주도 말(언어)도 꽤 나와서 흥미로웠다. 나아가 '삼별초'의 역사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 보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줘서 좋았다.

이 책은 제주특별자치도와 2025년도 제주문화예술지원사업의 후원을 받아 발간되었다.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고려의 역사를, 삼별초의 이야기를, 제주도민의 애환을 더 잘 느끼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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