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는 어른이 쓴 어린이를 위한 동시라고 한다. 안종완 시인의 <참 좋다, 고맙다 고맙지>는 어른이 읽어도 좋은 동시들이 참 많았다. 그 중 '감사'의 주제로 묶을 수 있을 동시 3편을 소개해 본다.



나는, 오늘
나는, 오늘
몇 번이나 보았지
구름 동동 하늘을.
나는, 오늘
친구와 인사할 때
눈맞춤 했던가?
나는, 오늘
"그래, 잘했어"라고
나를 칭찬했었나?
일기를 쓰면서
나에게 묻는다.
안종완, <참 좋다, 고맙다 고맙지>, p.39
나도 종종 다이어리에 일기를 쓴다. 보통 한 두줄의 감사 일기를 쓰는 편인데, 쓰고 나면 좋은 점이 몇 가지 있다. 하루 중에 감사한 일을 뒤돌아 보기도 하고, 과거에 썼던 일기를 보며 '아, 그때는 이런 일이 있었구나.' 다시금 과거의 좋았던 기억이나 힘들었지만 잘 극복해낸 일을 되새김질 할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때로는 반성일기가 될 때도 있다. 육아를 하면서 내 몸이 힘들거나 일이 바쁘면, 아이들에게 짜증과 화로 대한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은 알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라고나 할까. <참 좋다, 고맙다 고맙지>의 안종완 시인은 왠지 한결같은 감사의 마음을 지녔을 것만 같다. 책날개의 사진만 보아도 인자해 보이신다.
이 동시집의 제목이 좋아서 소리내서 몇 번을 말해 보았다. 참 좋다! 고맙다. 고맙지. 얼마나 좋은 말인가. 사실 이 동시집의 제목은 안종완 시인의 남편 분이 자주 하신 말인 듯 하다. 내가 최근에 참 좋다고 느끼는 장소는 우리집으로 들어올 때, 지나치게 되는 아파트 풍경이다. 물소리를 들으며 힐링하고 가는 장소이기도 하다. 세상을 살아가며, 나이를 더 먹어가며, 나도 긍정의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안중근 의사를 동시집에 담은 시인의 노련함이 느껴지는 동시
안중근 의사
2월 14일은 무슨 날?
"밸런타인데이"
아니, 그보다 훨씬 중요한 날,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날,
바로 안중근 의사가 사형 선고를 받은 날이란다.
안 의사는 여섯 번의 재판에서
일본이 저지른 침략에 대한 죄,
동양 평화에 대한 본인의 생각,
우리나라가 독립해야 할 이유를 세계에 알렸지.
"일본이 공들여 진행한 이 재판의
진정한 승리자는 안중근이다.
그는 월계관을 쓰고 법정을 떠났다."고
영국 더 그래픽 특파원을 말했어.
그런데도 일본은 자기나라의 형법에 따라
억지로 사형선고를 내렸거든.
억울하고 분한 일이었지.
그때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는
"옳은 일 하다 받은 형벌이니
항소하여 목숨을 구걸하지 말고 당당하게 죽어라." 하셨다지.
안중근 의사는 사형 직전에도
"5분만 더 시간을 주십시오.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했습니다." 하셨대.
- 자기 자신을 보배처럼 생각하라.
- 나의 뜻을 이어 자주독립을 해 다오.
- 나의 뼈는 하얼빈 공원 옆에 묻어 두었다가
나라를 되찾거든 고국으로 옮겨다오.
의사의 뼈를 아직도 찾지 못해
유언을 들어드리지 못한 우리가
밸런타인데이라고 떠드는
초콜렛의 달콤한 유혹에 흔들려서야?
안종완, <참 좋다, 고맙다 고맙지>, pp.86-88
이런 동시는 어린이들이 꼭 읽고 많은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2월 14일에 초콜릿보다는 안중근 의사의 나라를 향한 애절한 마음이 더 먼저 생각이 나기를...
안종완 시인의 동시집, <참 좋다, 고맙다 고맙지>의 그림은 특별하다. 바로 시인의 손녀가 그려준 그림이기 때문이다. 손녀의 이름인 '서연이'는 동시 곳곳에도 등장한다. 할머니와 손녀의 서로를 향한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손녀가 얼마나 기특했을까. 할머니가 얼마나 사랑스러웠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 동시를 통해 응원과 위로를 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