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옷을 입은 여인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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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옷을 입은 여인

크리스티앙 보뱅 / 1984books


언어의 마술사인 크리스티앙 보뱅이 쓴 「흰옷을 입은 여인」은 55년 짧은 생을 살다가 간 에밀리 디킨슨을 추앙하는 애정 가득한 전기문이다. 천재시인 에밀리 디킨슨은 사반세기라니 25년 넘게 자신의 집에서 은둔생활을 하며 글을 써왔다. 많은 시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시는 대부분 자신의 책상 서랍 속에 묻어두고 조용하게 자신의 삶을 마감하였다.


크리스티앙 보뱅은 에밀리 디킨슨을 직접 만난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글을 애정하였기에 에밀리의 글을 보뱅 자신만의 언어로 재완성하고 있다. 에밀리 디킨스가 살아온 삶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해 직접 그녀의 삶을 관찰하듯 영상처럼 장면 하나하나를 보여준다. 에밀리의 장례식장, 그녀가 어떤 옷을 입었는지 그날의 날씨와 장식된 꽃 하나, 에밀리의 관을 짊어진 사람들과 그들이 걸어가는 모습까지도 마치 독자들이 생생하게 그 장면을 지켜보는 착각이 들 정도로 묘사해 두었다.


쉰다섯 살, 우린 최대한 얼굴을 숨긴다. 어머니의 시선을 받을 수 없는 우리는 하느님의 시선만을 받고 싶어 한다. 그러다 죽음을 맞는다. 뒤이어 처음 온 아이가, 꿀벌이 윙윙대는 풀밭 위를 항해하는 우리의 관을 차분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page13




에밀리 디킨슨의 삶과 흔적은 보뱅이 그녀를 알기위해 수집한 글과 실제사건에서 보뱅만의 언어로 다시 태어나 삶의 일화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받고 아름다운 장면들로 재탄생해 완성된다. 에밀리 디킨슨의 왜 그토록 세상을 병적으로 회피하며 은둔생활을 하였을까? 하루하루의 삶을 아름다운 그녀만의 언어로 만들어 두고도 발표하지 않고 숨겨둔 채 조용히 삶을 마감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보뱅을 통해 하나하나 퍼즐이 맞춰져 나간다.


숨겨진 천재작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순수한 관심과 염려 가득한 보뱅의 공감능력이 한 시인의 삶을 시간 속에서 끄집어 내 독자들에게 전하는 이야기이다. 보뱅은 한마디로 에밀리 디킨스는 '성녀'라고 표현한다. 그녀가 살아온 일상의 존재함을 가르쳐 주며 성녀의 삶을 에피소드로 만들어 낸다. 사이사이 여백에는 보뱅이 전하는 감상이 깃들여져 있고 독자들은 에밀리 디킨슨의 삶 속으로 초대되어 그녀의 삶을 바라본다. 그녀는 끊임없이 가족을 염려하고 애정을 드러낸다. 오빠를 진정시키고, 아버지의 삶의 짐을 덜어주며, 삶의 심연에서 헤매는 어머니를 돌보고, 자매들에게 꼬박꼬박 편지를 쓰며 마음의 양분을 제공하기도 한다. 에밀리 디킨슨이 은둔하게 된 이유중 하나를 그녀가 겪은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에 의해 우울증을 앓고 신장에 병이 생겨났음을 말한다. 에밀리 스스로 자신 안에서 천국을 몰아내 버린 것이다. 소멸이 최선이라 생각했던 그녀는 스스로를 망각 속에 묻어버리기 위해 끊임없이 글을 썼다.


천재 작가 보뱅이 자신보다 한 세기를 앞서 살다간 미국 여성 시인의 삶과 예술을 그린 흰옷을 입은 여인은 보뱅이 초대한 에밀리 디킨슨의 삶 속으로 독자들이 초대되어 책을 읽었다는 생각보다 클래식한 한편의 영상을 감상한 기분이 든 짧은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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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에디터스 컬렉션 15
메리 셸리 / 문예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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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메리 셸리 / 문예출판사


문학과 과학의 위대한 합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고전 프랑켄슈타인을 두번째 탐독했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자연과학 분야 중 특히 가장 포괄적인 의미에서 화학에 관심이 많았고 파고 들었다. 자신에게 끊임없이 일어나는 유전공학과 인간복제 등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공부에 매진했고 특히 그의 관심을 끌었던 죽은 시체에 생명을 창조해 내는 실험을 지속적으로 벌인다. 이후 자신이 만들어 낸 생명체는 창조주인 자신이 보기에도 그 흉측함을 이루 말할 수 없는 괴물에 불가한지라 그 충격에 놀란 나머지 생명체를 연구실에 책임없이 방치해 내버려 두고 그 자리를 피해버린다.


" 그때 나는 공포와 함께 쓰디쓴 실망감도 맛보았다. 그렇게 오랫동안 나의 양식이자 즐거운 휴식이었던 꿈이 이제 지옥이 되어 버렸다. 내꿈은 그렇게 일순간에 변질했고 그렇게 완전히 전복되었다! (page98)


신경성 열병이 몇달 동안 지속되면서 프랑켄슈타인은 꼼짝 할 수가 없었다. 친구 앙리의 극진한 정성과 간호를 받고, 고향의 가족들이 그가 반드시 회복할 것이라는 응원의 편지를 받은 후 조금씩 기력을 회복해 나가기 시작했다.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친구 클레르발과 함께 언어 공부를 시작하며 괴로운 기억을 잊기 시작하며 새롭게 삶을 시작하기를 기대한다. 이후 청천벽력 같은 동생의 부고를 전해 들으며 잊고 있었던 자신의 창조물인 괴물을 다시금 잔인하게 기억해 낸다.


" 삶은 비록 고뇌 덩어리라고 해도 내겐 소중한 것이오. 그러니 난 삶을 지킬 것이오.명심하시오. 당신은 나를 당신보다 더 강하게 만들었다는 걸"(page185)


창조주가 만들어두고는 불안하고 무서워 버리고 달아나버리니 남아있던 생명체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자신이 원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태어나고 보니 그의 곁에는 돌보아 줄 보호자가 없었다. 그렇다고 창조주가 자신을 아무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는 아름다운 외모로 창조한 것도 아니다. 추울 때 몸을 따뜻하게 데워줄 불이 필요했고 배고플 때 맛있는 음식을 먹을수 있는 단순한 욕구만을 원했을 뿐이다. 무엇보다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대화를 나누고 매일 자상한 눈빛을 주고받고 싶은 기본적인 욕구가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어느 누구도 이 생명체를 만나 바라볼 때 정상적으로 보지는 않았다. 친절을 베풀었지만 사람들은 그를 대할 때 고통스러운 절규와 비명, 공격으로만 대답할 뿐이었다. 그는 배우고 싶었다. 그들이 내뱉는 낱말과 언어들, 예의 바르고 아름다운 그 집 사람들의 헛간에 숨어살며 그들의 삶의 모습에서 하나하나 배우고 익혀 나갔다. 생명체는 그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었고 그 가족의 동기와 감정도 알아내고 싶었다. 그들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어느날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처음으로 바라보고 절망과 치욕에 사로잡힌다.



생명체는 빠르게 많은 것을 습득한다. 언어를, 역사를, 인간들이 가지는 감정까지도.. 펠릭스라는 청년이 아라비아 여인에게 가르치는 내용에서 인간 사회의 이상 체계를 이해하게 되고 부와 빈곤, 하층민과 귀족 등의 지식도 습득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데 어느 하나도 소유하지 못한 데다 모습까지 소름 끼칠 지경의 역겨움이 있음을 생각하니 말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다. 보이지 않는 선행을 베풀어도 돌아오는 건 자신을 향한 절규와 고통이라는 메아리뿐이다. 물에 빠진 소녀의 생명을 구한 대가는 총을 맞고 뼈가 으스러지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날마다 복수의 칼을 갈며 자신의 분노와 고통을 되갚음하리라고 굳게 다짐한다. 결국 창조주를 향한 생명체의 요구는 자신과 같은 결함을 가진 동반자를 만들어 내라는 것이었다. 자신과 같은 감정을 느끼고 나누며 살 수 있는 존재. 자신에게는 그것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창조주는 이를 거부할 권리가 없음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현재 불안속에 존재하는 괴생명체도 감당이 힘든 프랑켄슈타인은 그의 간절한 부탁에 따라 성이 다른 생명체까지 만들어내야 하는 고통에 많은 결과의 다양성을 가늠해 본다. 성이 다른 생명체에서 나오는 2세는 또 얼마나 별개의 종이 나올 것이며 또다른 화를 불러올수 있음을 생각하니 정말 끔찍한 일이었다. 프랑켄슈타인이 이 상황에서 어떠한 결정을 하게 되는지, 생명체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그 결말을 생각해보며 읽어나가는 것도 이 책의 재미를 더한다.


이 책은 과학자가 단지 호기심에 자신이 연구한 ... 특히 윤리와 도덕성을 신경쓰지 않고 생명이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며 이에 대해 책임과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사태를 초래하는지에 대한 경고를 말한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복제된 생명체나 인공지능의 발달로 현대사회에 불러올 다양한 문제점들을 마치 미리 미래에 와서 보고 간 사람처럼 예견해 둔 책이라 놀랍기만 하다. 한편으로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생명체에 대한 인간적인 동정심도 생겨났고 외모가 사람이라는 기준을 판단하는데 조건이 되어야 하는지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인성과 가치관, 인격(?)따위는 상관없는 것인지도 되물어 본다. 괴물은 도대체 누구일까? 사람의 모양새를 하고 금수보다 못한 짓을 행하는 이들이 종종 출몰하는 작금의 시대에 진정 '사람다운 것'과 '괴물'의 기준은 오직 판단이 가능한 외모뿐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게 되는 시대를 앞선 작가의 천재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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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말센스 - 일과 관계가 단번에 좋아지는 54가지 말투
히키타 요시아키 지음, 송지현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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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말센스

히키타 요시마키 / 더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삶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도 있듯 말은 사람을 두 종류로 나누기도 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을 하는 사람과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사람 말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말하는 습관을 보여주고 말의 힘으로 일상이 변화하는 기적을 만날 것임을 자신있게 보여준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세상은 온갖 혼탁한 말들이 사회 가득 혼란을 부추겼고 동시에 말의 힘으로 세계의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되찾아 주기도 했다. 성숙한 말을 하기 위해 사람들은 스스로 책임있게 말하고 행동해야 하며 잘못된 말 한마디로 사람이 죽을수도 있고 위기에 빠져 흔들리는 한 사람을 살릴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사람을 움직이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언어의 마술사가 되는 방법을 이 책은 다양하게 소개한다.



▶간단하게 줄거리 요약

구구절절 장황한 이야기를 하기보다 깔끔하게 정리해서 말하는 센스를 가져야 하고 상대와 말할 때 혼자서 길게 말하기 보다 쌍방향으로 상대가 참여할 수 있는 대화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상대가 말할 때는 내가 잘 듣고 있다는 안심감을 주어 상대가 말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협상술의 팁은 상대가 하는 말의 핵심을 파악하여 한번 더 반복해서 상대에게 되묻는 것이다. 말하는 사람은 상대가 내 말을 알아듣고 자신만의 억양으로 반복하는데서 상당한 신뢰감을 얻는다. 상대가 말할 때 짧게 대답한다면 말을 듣는이가 제대로 듣고 있지 않다는 불안감을 가질수 있기 때문이다.


말은 자석과도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맛있다는 표현을 하면서 맛있다를 꾸밀수 있는 다양한 수식어를 끌어당겨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박' 이라는 한 단어로 맛있다는 표현을 간단하게 정리해 버리기도 한다. 이는 자신이 하는 말을 더욱 빈약하게 만드는데 일등공신과도 같다. 결론은 어른답게 말하기 위해 우리는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며 나 자신의 짧은 어휘력을 다양한 단어를 사용해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늘리는 것이고 긍정의 대화를 해야한다. 너무 길게 말하기보다 간략하게 머리속의 말들을 정리하며 말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상대의 말을 들을때 내가 잘 듣고 있다는 신뢰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분들께 추천해요.

말의 힘은 일상을 기분 좋게 변화시켜주고 인간관계를 좋아지게 한다. 호감가는 말과 오해를 사는 말은 종이 한장의 차이이고 나 자신이 말하는데 자신이 없다거나 말실수를 자주해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있고 상대를 설득해야 하는데 말주변이 부족하다는 독자는 작가가 말하는 관계가 좋아질수 있게 만드는 54가지의 말투를 이 책을 통해 배워보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일 듯 하다.



▶책 속의 한줄

센스나 감수성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표현할 어휘가 없다면 사람의 마음속에 켜켜이 도달하는 문장을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자기 것이 될 때까지 곱씹어 봅시다. 이렇게 하면서 사람을 움직이는 자기만의 언어가 완성됩니다. 인용문을 머리부터 꼬리까지 남김없이 활용합시다.



※출판사지원 서평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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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론 -상 - 경제학고전선 애덤 스미스, 개역판 국부론 시리즈
아담 스미스 지음, 김수행 옮김 / 비봉출판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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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론(상)

애덤 스미스 / 비봉출판사

혼자 읽기에 보통 관심이 아니면 상당히 어려울법한 경제학의 고전 서적 국부론을 리투선정 도서 100으로 함께 읽기에 도전해 보았다. 나 스스로가 이를 완벽히 이해했다고는 정의할 수 없으나 대략 이건 이렇게 해석되는구나.라며 얕은 지식을 건져낸 정도이다.

애덤 스미스는 『도덕 감정론』에서 동감의 원리를 기초로 해서 발생하는 덕을 체계화하여 알려준다. 신려, 정의, 인애 3가지의 덕인데 신려는 개인의 이기심으로 발생하는 자신의 행복을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고 정의와 인애는 이타심으로 발생하는 덕이며 타인의 행복이나 이를 해하지 않으려는 행동에서 발생하는 덕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이타심에서 발생하는 정의와 인애를 매개로 하여 발생되는 신중한 덕을 경제 세계와의 조화로움으로 『국부론』에서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모든 재화는 노동이 만들고 이 노동이 자연을 소재로 하여 모든 것을 만들어 낸다. 실상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자연이나 토지가 만들어내기보다 인간의 노동이 만들어내는 것이고 노동은 인간의 부를 축적 시켜준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 증진의 원인을 생산과정에 두고, 국부는 분업을 확대하여 노동의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자본축적에 의한 유용 가능한 노동력을 증대시켜 확대한다고 설명해 준다.

국부증진의 첫 번째 요인은 분업과 노동의 생산성을 지적하고 분업을 하는 원인을 인간이 필요한 재화를 교환하고자 하는 성향, 쉽게 말하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원하는 이기심의 자유로운 활동에 두고 분업이 가져오는 이익과 폐해를 설명해 준다. 분업의 이익은 곧 기계의 발달과 노동 시간이 절약되는 등등의 요건이다. 두 번째 요인은 자본의 축적이다. 자본의 축적은 곧 노동자 다수 고용이 발생하고 생산적 노동자를 고용하여 생산성을 증대시키며 이는 곧 국부의 증대와 일치하는 것이다. 정리해 보자면 분업의 확대와 자본의 축적은 모두 이기심의 확대에 의한 것이고 경제 발전의 원동력은 모두 이기심에 있음을 애덤 스미스는 분명하게 밝혀준다.

애덤 스미스는 공동체 내의 개인의 자유도 중요시하지만 구성원 간의 상호 의존성이 증대될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라는 것은 정부가 규제하고 간섭하기보다 자유경쟁의 원리하에 행해지다 보면 결국 개인의 이기적 경제활동에서 이타적인 공익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학창 시절 달달 외운 보이지 않는 손의 원리를 다시금 기억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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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는 용기 - 불합리한 세상에 대처하는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의 가르침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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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는 용기

기시미 이치로 / 타인의 사유


어떤 일을 실행하기 전 나는 대략 시뮬레이션을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입을 옷, 도착 경로, 시간, 대화의 주제 등등... 삶이 어디 내 뜻대로 되기야 할까! 예상 밖의 일들은 의도와 상관없이 일어나고 그 변화의 과정에서 침착함을 잃어버리면 때때로 나는 분노하게 된다. 꼭 누구 탓은 아니지만 이유 없이 분노의 대상을 정해 탓을 돌리기도 하고 때로는 부딪히기도 한다. 작가는 이러한 과제로 독자들에게 책을 쓴 이유를 들어준다. 현재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불합리한 점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분노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가령 우리가 분노하지 않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며 어떻게 분노를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책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누가 봐도 불합리한 현실에 부딪혔을 때 나는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해 본다. 나는 현재의 상황을 보고 생각한다. 불합리한 것을 스스로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내가 이 상황의 부당성을 상대방에게 주장했을 때 나올 결과에 대해 득실의 유무를 따지게 되고 그 상황을 피해버린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왜 피해를 입는 사람이 그 상황을 피하게 될까?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긴다는 속설도 있지만 실상 우리는 그 번거로움을 감당하기 싫어 피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불합리함을 피하기보다 항의하고 분위기에 맞설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에 이런식의 피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는 것은 '나' 가 없기 때문이 아닌지 질문한다. 동조의식이 강해 주변 사람을 너무 신경 쓰며 분위기에 거스를 용기를 내지 못하는 사람은 오히려 '나' 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저 남들에게 좋은 사람, 선한 사람, 잘 참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해야할 말이나 행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도 있다고 하니 우리 사회의 구조상 조목조목 따지는 사람보다 참고 내가 이해하자! 라고 생각하는 편이 스스로에게 이점이라 판단해 그런 선택을 하는 것 뿐이며 저 사람은 참 선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때문에 그럴수도 있다는 작가의 말에 나 자신을 들킨것 같아 살짝 뜨끔하기도 했다.



사람은 누구나 선이 되는 일, 다시 말해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일밖에 하지 않는다. 그 자리의 분위기를 살피는 사람은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고 판단했을 뿐이며, 분위기의 탓으로 돌려서 자신이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것이다.

page78


단순히 참는 것이 진정한 '선'일까?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해야 할 일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을 살펴보면 확실히 마찰은 줄어드나 스스로 행동의 자유를 제한당하거나 잃을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지 않는 이유는 분위기 탓도 있지만 나 자신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도덕' 이라고 한다.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도덕이 나의 행동을 저지하고 불합리한 압력을 가하기도 한다. 모름지기 아랫사람이라면 이렇게 해야 한다. 혹은 부모라면 어머니라면, 아내라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통속적 관념이 나 자신을 길들여 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


퍼터널리즘에 빠지지 마라.


이는 곧 타자에게 행하는 간섭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개인, 단체, 국가등이 타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명목으로 간섭하는 행위를 퍼터널리즘이라고 칭한다. 환자가 의사의 말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도 의사의 말을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나 정치인들이 국민들은 시정을 따르면 되고 그 도리를 국민이 굳이 알 필요는 없다는 논리와 같다고 한다. 사람들은 무의미한 규칙에 익숙해져 간다. 불합리한 규칙이라도 전체의 질서유지를 위해 우리는 학창 시절 머리카락을 귀 밑 5센티까지만 길러야 했고 아무리 추워도 학교에서 지정하는 교복 상의만 입어야 했으며 흰색 운동화를 신어야만 했다. 작가는 우리가 이러한 관습을 정말로 지켜야 하는 것인지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킬 수 없는 규칙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며 의미 없는 일에 스스로를 길들여지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위에서 강요하는 질서나 상사의 부정한 명령에 동조하는 일, 또한 그 압력에 굴복하는 일은 적어도 없어야 하며 나 스스로 타인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감정이라는 것은 사회화 된 것이고 지성이야말로 주관적이기 때문에 내가 나 자신으로 있기 위한 개성을 버리지 말고 제한되고 조작된 능력으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함을 알려준다.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은 잘못된 선악의 판단으로 자신이 절대 잘 못 될 리 없다는 불합리한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판이 이와 같지 않을까? 분명 잘못한 사람은 있는데 자신이 잘못된 것은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정의에 비추어 우리 자신은 잘못된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참는 것이 미덕인 세상은 이미 지나간 구시대적 유물이며 나 자신의 올바른 가치가 위협 당하고 침해 당할 때 진정 분노할 줄 알아야 하며 그 분노는 감정이 아닌 지성이어야 함을 작가는 독자들에게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책을 읽고 나니 나 자신이 무척 도덕에 의해 지배 당하고 있음을 인지한다. 왠만하면 좋은 게 좋다는 낡아 빠진 생각을 버리고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는 타인의 평가에 의미를 두지 말 것이며 잘못된 것은 바르게 컴플레인 할 줄 아는 진심으로 공분(公憤)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함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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