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2.3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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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볼게 많아서 봄

박노해 걷는독서

매일매일 늘어가는 확진자수와 규제되는 만남의 시간,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마냥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어김 없이 봄은 돌아오고 소복소복 감사할 일들은 쌓여간다.


사소한 일, 작은 성취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또 서로 축하할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 3월호 샘터에서는 그 축하할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쌓아올렸다. 누군가를 축하해 준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내가 진심을 다해 축하해 주었을 때 상대가 받는 기쁨의 수치가 높아지고 그 기쁨을 공유하는 사람들 모두 행복해 질 수 있으니 서로에게 기쁨이 배가 되기도 한다.



백은하 작가는 "타인에게 스민 비극의 냄새를 빠르게 맡는 후각보다 다른 이의 기쁨과 행복을 수신하는 청각과 촉각을 보다 예리하게 다듬고 싶다."고 한다. 모두가 마음먹기에 달린듯 하다. 상대에 대한 시기나 질투가 있다면 그 사람의 비극은 정말 예리하게 나의 시선에 들어와 꽂힌다. 선한 마음을 가지는데 힘써 상대의 아픔보다 기쁨을 바라볼 수 있는 해안을 가지도록 나 스스로도 많이 다듬어야 할 일이다.

꽃말로 전하는 축하의 마음에서는 프리지어나 카네이션 등 우리에게 익숙한 꽃들도 나와있었지만 내가 자주 차로 마시는 메리골드라는 꽃말이 수록되어 있어 눈에 띄었다. 승진이나 합격한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메리골드꽃을 건네고 이 꽃의 꽃말은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이라고 한다. 승진. 합격한 사람에게도 좋겠지만 힘든 사람에게 전해도 좋은 꽃말인듯 하다. 반드시라는 말은 언젠가 꼭 이라는 말과 명맥을 같이하니 상대를 기운나게 할 듯 하다.

매일매일 좋은 날에서는 차가 일상이 되는 팁을 알려준다. 좋아하는 차를 골라 하루는 오전에, 또 다른 날은 오후에, 또 다른 날은 저녁에 마셔본다. 날씨에 따라 물의 온도를 달리하면서 때에 따라 마시면 같은 차라도 항상 같은 향과 차를 가지지 않는다는걸 느낄수 있다니 꼭 한번 경험해 보려고 한다. 어떤 날의 차가 가장 나에게 맞는 취향인지 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듯 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너인 김동률 교수님의 『단독주택에 살아보니』에서는 주택에 살려면 고양이와 친해져야 함을 보여주신다. 김영하 작가가 주택에 살면서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는데 이 부분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당연한 이치인가 보다.


마당에 늘 고양이 서너마리가 제 집처럼 드나들며 놀고 있다니 이들을 겁내거나 성가시게 생각 하기보다 그냥 흐르는대로 둘 줄도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다. 딱히 해코지를 하는것도 아니고 잠시 마당에 누워 해바라기를 하거나 운이 좋으면 밥 한끼 얻어 먹는 것 이외에 고양이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필자는 고양이를 무서워했지만 결국 맘을 바꿔 친교로 들어간다. 스티로폼 박스로 집을 만들어주고 내친김에 사료도 구입해 선행을 펼치는 모습에서 익숙한 이웃의 모습을 보게 되어 훈훈했다. 나 이외에 다양한 종들이 살아가는 지구에서 내 집 한켠 내어주고 공생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과 행복을 읽게 되었다.



축하라는 주제로 읽은 3월호 샘터에서는 셀럽 정혁의 삶도 살짝 들여다 볼수 있고 자연인 윤택의 캠핑일기도 연재되고 있다. 행복한 디저트 타임에서는 밀푀유를 보며 입맛을 다셨고 나태주 시인의 풀꽃엽서와 독자들이 참여한 행복일기에서 또다른 행복을 읽고 흐뭇해졌다. 크고 요란한 글이 없다. 잔잔하면서도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게 샘터라는 잡지의 편안함을 전하는 모토인듯 하다.


도서출판 샘터에서 지원 받아 작성한 물방울 서평단 서평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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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 샘터어린이문고 66
안미란 외 지음, 황성혜 그림 / 샘터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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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

창작동인 어흥 / 샘터출판사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는 과연 우리만 살고 있을까? 엉뚱한 질문 같기도 하지만 실제 손만 뻗으면 가까운 곳에 사람이 아닌 다른 부류들도 틀림없이 입주해 있을 것이다.


아파트에서는 한번도 못 만났지만 어린시절 주택에 살때는 천정에 쥐가 살고 있었다. 그녀석들은 깊은 밤이 되면 정신없이 우다다 놀이를 하며 이쪽에서 저쪽으로 뛰어다녔고 잠에서 깬 엄마는 빗자루로 천정을 퉁퉁 치고는 하셨다. 반지하 연탄 창고에는 연탄과 색깔이 비슷하고 컴컴해서인지 귀뚜라미들이 살았다. 이 친구들은 연탄을 한장씩 집어낼 때마다 훌쩍 뛰어올라 간을 철렁하게 만드는 선수들이었다.




이야기는 버려진 햄순이가 아파트 지하 하수관에 살고 있는 쥐들의 무리에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왠지 ENFP같은 햄순이는 금방 이들 무리와 친해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최상위 포식자가 고양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실제로 인간을 지배하는건 고양이야. 도도하게 밀어붙여서 원하는 걸 얻어 내지. 인간은 고양이 모래 똥을 갈아 주고, 사료캔을 따 주고, 가짜 깃털을 열심히 흔들어 줘.

page29

햄순이의 반전은 이후에 드러난다.




코에 점이 있어 귀하게 자라라고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철창에 갇혀있던 죽기 일보직전의 개 코점이 이야기는 실제 동물학대와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부분이라 마음이 아팠다.

코점이...코점이...가만히 되뇌어 봤다.들을수록 정겨워지는 이름이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존재를 인정받는 기분이었다.

page57



쉿! 쉬웅은 단어속에 비밀이 있다. 쓰레기 분리수거장을 지키는 하늘다람쥐, 어느날 유희왕카드를 찾으러 온 준호에게 나타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전한다. 자신을 분리 수거장에 버린 주인이 반드시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단언하지만 웃픈 결과에 안타까웠다.

쉬웅은 반려 인간이 붙여 준 이름이야. 처음엔 슈웅 날아다닌다고 '슈웅' 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쉬를 잘 싼다고 '쉬웅'으로 부르더라고.

page72





결국 이들은 모두가 한 아파트에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 이외에도 고양이. 뱀. 까마귀, 집나온 앵무새 등이 등장해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전한다. 무분별한 재개발로 사람들은 부푼 희망을 갖고 이주를 하지만 그곳에 같이 살아가던 동물들의 삶은 어떻게 되는지 따뜻한 마음으로 쓰여진 동화였다.

또 다른 날에는 괴상하게 생긴 차들이 밀고 들어왔어. 뱀가족이 사는 화단부터 쓸려 나갔어. 어치와 쇠딱따구리는 놀라 날아올랐고 , 고양이 밥그릇은 일그러진 채 나뒹굴었어.

page151

무책임하고 생각없이 데려와서 성가시면 가볍게 버려지는 애완동물에 대한 책임회피라는 경각심을 불러오기도 한 동화를 읽고 좀 더 무거워진 책임감을 갖게 된다. 도시라는 척박한 공간에서 삶을 살아나가는 수많은 동물들을 기억하고 이들 역시 우리와 동일한 생명체임을 인식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나가도록 그들의 터전도 지켜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샘터출판사에서 지원한 물방울서평단 서평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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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 방앗간의 편지
알퐁스 도데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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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 방앗간의 편지

알퐁스 도데/ 소담출판사

가끔 나는 이 수많은 별중에서 가장 곱고 가장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헤매던 중 내 어깨위에 내려앉아 잠이 든 것이라고 상상했다.

page59

모두가 잠들어 있는 시간, 아름다운 별이 빛나는 노천 ,신비로운 세계가 고독과 고요 속에서 깨어 남을 인지할 때 양치기 목동의 곁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그와 함께 별을 바라본다. 어느 순간 목동의 어깨에 살포시 기대 잠든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바라보며 그의 마음은 얼마나 설레었을까? 청명한 밤의 신성한 보호를 받으며 잠든 모습에 그 어느 모나고 각진 생각 하나 얹을수 없는 순수함이 깃들여진다. 알프스산을 배경으로 한 별은 산과 하늘, 초원과 계곡, 동물과 인간의 서정, 별처럼 맑고 순수한 사랑을 드러내 오래오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도데의 작품이다.

알퐁스 도데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서정적 소설가이며 수필가, 극작가 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가 쓴 단편 소설들만 모아 풍차방앗간의 편지 라는 이름으로 출판하게 되었다고 한다. 프로방스 지역의 인물이나 풍경, 날씨, 민요, 전설등을 소재로 하여 작가가 쓸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말들로 아름다운 시기에 쓰여진 단편 동화 같은 책이다.

파리에 사는 시인 알퐁스 도데씨가 팡페리구스트라는 작은 마을에 프로방스 지방의 중심에 위치한 론강 계곡의 한 언덕에 있는 오래된 풍차방앗간을 매입하며 이 글이 시작된다. 이 곳은 20년 이상 버려져 있었고 실제적으로 밀을 빻을수도 없는 이름만 방앗간일 뿐이다. 도데씨는 다 부서진 이 방앗간을 자신의 시작(詩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매도인에게 아무런 책임없이 확언하고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오래 닫혀진 이 곳 풍차 방앗간은 토끼들이 이미 안식처로 자리 잡고 있었다. 알퐁스 도데가 이 방앗간을 찾았을때 스무마리가 넘는 토끼들이 이곳에서 동그랗게 둘러앉아 달빛에 발을 녹이고 있었다. (상당히 서정적인 도데식 글쓰기 느낌^^) 2층에는 철학자 같은 낯짝의 늙은 올빼미가 거주하고 있었는데 마치 자기집에 들어왔다는 경계심을 보이는 듯 날개짓을 한다. 도데는 올빼미와 임대차계약을 하고 자신은 아랫방, 올빼미는 꼭대기방을 쓰기로 했다니 그가 사물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명랑한 상상,감미로운 몽상을 버무려 따뜻한 심성과 시선으로 써내려간 것에 감탄이 앞선다.

풍차 방앗간 인근의 멋진 프로방스 지주의 주택은 늘 도데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집이 주는 강한 인상이 있는 반면 닫혀있는 대문은 마음을 아프게 하고 때로는 오싹한 느낌까지 들게한다. 도데는 '촉'이 좋았던 것인가.

그 집에는 스무살의 훌륭한 농부 '장'이 살았다고 한다. 그는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지만...'장'이 애타게 사랑한 한 여인은 마을에서 소문이 그렇게 좋지 못한 여인이었다. 그러나 아들 '장' 이 너무나 애틋한 마음으로 그 여인을 사랑하니 부모가 이기지 못하고 둘의 교재를 허락했다고 한다. 피로연 잔치가 있던 날 , 한 사내가 찾아와 장의 아버지에게 그 여인은 자신의 정부였다고 이 집의 아들과 결혼한다니 화가 나서 찾아왔다고 한다.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 이해가 되고 청년 '장'은 상처를 받고 파혼을 한다. 다 잊은듯 했지만 실상 장은 그 여인을 잊지 못해 늘 괴로웠나 보다. 이 글에서는 인간의 마음은 참으로 가련하다는 말이 와 닿았다. 서민층에 대한 따뜻한 인간미, 냉혹한 현실에 대한 씁쓸한 체념이 나타난 이 작품은 3막의 연극으로도 만들어졌고 오페라 작곡가 비제가 곡을 붙혀 더욱 유명해 진 작품이다.



오렌지 나무 숲에 대해 알퐁스 도데가 쓴 글을 읽으니 상큼함이 방안 가득 퍼지는 느낌이다. 도데가 머물던 마을에 30년만에 놀라운 현상이 벌어졌다고 하는데 서리를 동반한 차갑고 짙은 겨울안개가 도시를 엄습해 마치 진주가루를 뿌려놓은 흰 공작의 깃털처럼 오렌지숲이 빛났다고 한다. 알퐁스 도데의 감성과 묘사력이 제대로 어울러진 대목이라 그림이 머리속에 그려지고 있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어두운 잎사귀 속에서 오렌지는 색유리처럼 찬란하게 빛나고,

싱싱한 꽃을 둘러싼 눈부신 후광으로 주위의 공기를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page 203

책의 다양한 단편들 속에서 알퐁스 도데의 따뜻한 성품과 솔직한 감정표현 등이 읽혀진다. 아름다운 글들로 가득찬 도데의 작품은 세상이 각박하다고 느껴질때나 왠지 모를 우울함이 있을때 따뜻한 차한잔과 함께하면 좋을 이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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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마코스 윤리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2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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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와 자제력 그리고 인내심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가 논한다. 사람이 피해야 할 세가지의 성품중 첫째는 악덕, 둘째는 자제력 없음, 셋째는 짐승같은 것이라고 한다. 악덕과 반대됨은 미덕인데 아리스토텔레스는 미덕을 짐승같음과 반대되는 성품이라고 말한다. 정리해보면 '자제력없고 악하며 짐승같은'성품을 가진 사람을 피하라는...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의 책을 읽다보면 유달리 신앙심이 강한 작가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이 말하는 하느님은 우리 가운데 있고 종종 하느님의 모습을 대신해 나타나 미덕을 보여준다. 얼마전 유퀴즈에서 보았던 지리산 지게꾼이 딱 그런 느낌이었다. 최저임금도 안되는 돈을 받고 무거운짐을 지게에 얹어 산꼭대기까지 힘들게 옮기고 번돈을 장애우들을 위해 기부하는 미덕을 보이는 사람. 미덕의 예로 이분이 생각났다.

감정을 다스리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를 이성과 지성으로 잘 다스리고 감정과 욕망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위해 끊임없이 실천적 지혜를 통해 노력해야함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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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81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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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회중석 뒷자리에 앉아 한기를 달래던 아드소. 어느 순간 수도사 형제들이 외우는 기도소리에 자동으로 자신도 함께 기도문을 읊조린다. 아드소의 영혼은 흡사 안개속으로 잠겨드는 것처럼 기도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아드소는 그속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다양한 환상을 보게된다. 호르헤 수사의 헛소리도 들리고 처녀군단의 용맹함도 보게된다. 이후 이 모든것이 추하게 와해되는 환상도 보인다. 어떤 계시가 아드소에게 주어지려고 이토록 요란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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