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 샘터어린이문고 66
안미란 외 지음, 황성혜 그림 / 샘터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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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

창작동인 어흥 / 샘터출판사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는 과연 우리만 살고 있을까? 엉뚱한 질문 같기도 하지만 실제 손만 뻗으면 가까운 곳에 사람이 아닌 다른 부류들도 틀림없이 입주해 있을 것이다.


아파트에서는 한번도 못 만났지만 어린시절 주택에 살때는 천정에 쥐가 살고 있었다. 그녀석들은 깊은 밤이 되면 정신없이 우다다 놀이를 하며 이쪽에서 저쪽으로 뛰어다녔고 잠에서 깬 엄마는 빗자루로 천정을 퉁퉁 치고는 하셨다. 반지하 연탄 창고에는 연탄과 색깔이 비슷하고 컴컴해서인지 귀뚜라미들이 살았다. 이 친구들은 연탄을 한장씩 집어낼 때마다 훌쩍 뛰어올라 간을 철렁하게 만드는 선수들이었다.




이야기는 버려진 햄순이가 아파트 지하 하수관에 살고 있는 쥐들의 무리에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왠지 ENFP같은 햄순이는 금방 이들 무리와 친해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최상위 포식자가 고양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실제로 인간을 지배하는건 고양이야. 도도하게 밀어붙여서 원하는 걸 얻어 내지. 인간은 고양이 모래 똥을 갈아 주고, 사료캔을 따 주고, 가짜 깃털을 열심히 흔들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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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순이의 반전은 이후에 드러난다.




코에 점이 있어 귀하게 자라라고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철창에 갇혀있던 죽기 일보직전의 개 코점이 이야기는 실제 동물학대와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부분이라 마음이 아팠다.

코점이...코점이...가만히 되뇌어 봤다.들을수록 정겨워지는 이름이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존재를 인정받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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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쉬웅은 단어속에 비밀이 있다. 쓰레기 분리수거장을 지키는 하늘다람쥐, 어느날 유희왕카드를 찾으러 온 준호에게 나타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전한다. 자신을 분리 수거장에 버린 주인이 반드시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단언하지만 웃픈 결과에 안타까웠다.

쉬웅은 반려 인간이 붙여 준 이름이야. 처음엔 슈웅 날아다닌다고 '슈웅' 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쉬를 잘 싼다고 '쉬웅'으로 부르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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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들은 모두가 한 아파트에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 이외에도 고양이. 뱀. 까마귀, 집나온 앵무새 등이 등장해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전한다. 무분별한 재개발로 사람들은 부푼 희망을 갖고 이주를 하지만 그곳에 같이 살아가던 동물들의 삶은 어떻게 되는지 따뜻한 마음으로 쓰여진 동화였다.

또 다른 날에는 괴상하게 생긴 차들이 밀고 들어왔어. 뱀가족이 사는 화단부터 쓸려 나갔어. 어치와 쇠딱따구리는 놀라 날아올랐고 , 고양이 밥그릇은 일그러진 채 나뒹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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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하고 생각없이 데려와서 성가시면 가볍게 버려지는 애완동물에 대한 책임회피라는 경각심을 불러오기도 한 동화를 읽고 좀 더 무거워진 책임감을 갖게 된다. 도시라는 척박한 공간에서 삶을 살아나가는 수많은 동물들을 기억하고 이들 역시 우리와 동일한 생명체임을 인식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나가도록 그들의 터전도 지켜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샘터출판사에서 지원한 물방울서평단 서평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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