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2.5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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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5월호

[단짝]

지천에 향기로 가득한 5월, 장미향과 라일락향에 취해 걷다보면 마음 속에서 행복이 피어 오른다.

『나의 빛나는 단짝』

5월의 샘터는 단짝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함께 있는 것,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늘 고맙고 소중한 단짝. 단짝 친구, 삶의 조화를 구축하는 단짝들, 반려 식물과 동물 등등 뗄레야 뗄 수 없는 단짝을 소환한다.






- 단짝을 짓는건 삶의 조화를 구축하는 일이다. 서로 어울릴법한 것들을 만나게 하려면 만남의 대상을 각각 온전히 이해해야 한다. 이건 전혀 모르는 두 친구를 한자리에 불러서 같이 놀며 어울리는 것과 같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없아는 불가능한 일이다. (page20)


단짝을 굳이 사람에만 국한 짓지 않고 늘 나를 따라 다니는 물건이나 눈 뜨면 제일 먼저 찾는 반려동물과 식물도 단짝으로 쳐주는게 반가웠다. 실상 나의 반려동물 역시 가족만큼 소중하고 사랑하는 최고의 단짝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고양이를 애정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자주 그의 글 속에도 등장하고 글 쓰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책에서는 풋콩이라는 반려동물 강아지에 대한 추억담이 나온다.


-각기 다른 꿈을 꾸는 것만 같던 우리는 알고보니 같은 꿈을 꾸며 , 언젠가 그 꿈이 하나로 겹쳐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건 아마 서로에게 가장 다정한 단짝이 되는 꿈이 아니었을까.(page24)




시니어 인플루언서 이찬재, 안경자 부부의 이야기는 많은 귀감으로 다가온다.부부가 함께 쓰는 잔잔한 행복의 그림일기가 둘을 더욱 애틋하게 만든다. 손주들을 예뻐하며 낯선 타국에서 살아가던 부부가 아이들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자 오는 쓸쓸함에 그리기 시작한 그림과 편지는 손주들을 그리워하고 부부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sns로 들어가게 되었다. 새로운 방법으로 손주들에 대한 사랑을 전달하며 자신들의 삶까지도 행복하게 만든 취미생활이 두분이 더욱 젊게 보이는 비결인가 보다.


샘터 수필상 당선작을 읽으며 스르르 자극이 온다. 수수하고 꾸밈이 없는 글에서 신선함을 읽는다. 바로 뜯어 읽는 편지글 같은 느낌이다.



광주 유일의 창작집필촌'글을 낳는 집'은 평생 꼭 한번 들려보고 싶은 곳이었다. 글을 쓰는 일을 산고에 비유하며 문인들은 이곳을 '글을 낳는 집' 이라고 표현한다. 일정한 입주조건을 충족한다면 적게는 한 달 ,많게는 석 달까지 집필공간을 무료로 내어 준다고 한다. 무료라서 좋은 것이 아니라 그 정성이 놀랍기만 하다. 자연의 맛과 영양을 간직한 재료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건강을 지키겠다는 안주인의 신념으로 하루 세끼 약선요리를 준비한다. 보통 정성이 아니다. 주인장 역시 작가라 시인의 아내로써 내조를 하는 것이다.

이번 5월의 샘터도 볼거리 가득한 잔치상이다. 작은 책 한권이 소설책 한 권보다 큰 힘이 있어 독자들의 마음 속 빈 공간을 봄꽃 향기처럼 가득 채운다.


샘터 물방울서평단 서평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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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초상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30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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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프는 어머니의 애정에 대해서 착각하지 않았다.그래서 어머니의 마음속 철저한 계획에 따라 행동하고 하인들을 부리는 일로 채워진 어머니의 일상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위치는언제나 어머니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들이 이런저런 일들을 제 시간에 해내는가, 라는 가장 밀접한 걱정거리 다음 순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page83


터치트 부인의 아들 랠프는 자신이 허약함을 알고 있고 생을 거의 달관한 사람처럼 살아간다. 그는 영리했고 천성적으로 자유로웠으며 모험과 풍자에 이끌려 사물을 평가하는데 탐닉했다. 그는 아버지를 좋아하는 이상으로 추앙했고 스스로 보기에 아버지 대니얼 터치트씨는 천재적인 사람이라고 믿었다. 터치트씨는 옥스퍼드를 졸업한 아들 랠프를 자신의 은행 높은 자리에 앉혔으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자신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여러나라를 다니며 요양을 한다.


앨리사의 출현은 랠프로 하여금 몹시 흥미를 느끼게 했고 그녀는 자신이 관찰하기에 충분한 속성을 갖고 있었다. 역시 부잣집 금수저 아들이 다르다. 먹고 사는 걱정보다 관찰하고 흥미로운 것을 찾는데서 공감이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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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초상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30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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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비가 새차게 내리고 있었다. 봄철은 실로 인내심을 가지라고 호소했고, 그것은 냉소적이고 위선적인 호소처럼 보였다. 하지만 되도록 이사벨은 계절의 변덕에 마음쓰지 않으려고 했다.최근에 자기 마음이 방랑자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 터였다.』

page 65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여성으로써 시대의 인습을 거부하고 자유로운 이상을 좇아 나가는 이사벨은 터치드 부인이 미국에서 데려온 조카딸이다. 천진한지 철이 덜 든 것인지 아직까지는 읽는 독자로서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솔직하고 무레하기도 하며 자신의 생각과 이상을 거침없이 드러내기도 한다. 아직 어려서인가...터치트 부인은 그녀의 영리함을 높이 사며 많은 질문을 던졌다.

이사벨은 남을 기쁘게 해주려는 욕망을 항상 가지고 있었고 자신이 책을 많이 읽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 지혜롭다는 소문은 좋아햇지만 책벌레라 불리우는 건 싫어했다. 대략 그녀의 성격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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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열린책들 세계문학 243
앙드레 지드 지음, 김화영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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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앙드레 지드 / 열린책들


신앙인으로서 가져야 할 자기희생에 정해진 수치가 있을까? 앙드레 지드의 대표작인 좁은 문은 지상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대로 행복을 얻을 것인지 하느님의 뜻에 따른 천상의 성스러움을 향할 것인지 각자가 추구하는 사랑의 방식이 같은 듯 달랐던 두 남녀의 이야기이다.


허약하고 예민한 제롬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6월이 되면 습관처럼 어머니와 함께 외삼촌 집으로 떠난다. 이곳에는 외사촌 로베르와 쥘리에트, 그리고 주인공보다 나이가 많은 알리사가 있다. 알리사는 늘 진지했고 불륜으로 집을 나간 엄마에 대한 지우기 힘든 상처가 있었으며 제롬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신뢰해 나간다.


주일 예배 때 알리사와 더불어 들은 설교를 평생 잊을 수가 없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라.”

제롬은 평생 자신이 지켜야 할 사람이 알리사임을 깨닫고 자신의 삶을 알리사와 함께 하기로 다짐한다. 청교도적 분위기에서는 가능했던 외사촌과의 결혼은 실제 앙드레 지드 자신의 이야기가 투영되어 있다고 한다.


깊은 신앙심을 지닌 알리사는 세속적인 사랑과 현실의 행복을 지향하는 사랑보다 신성의 가치를 쫓는 삶을 살기를 원한다. 청교도적 종교 규율이 제롬에 대한 마음을 억누르게 했고 자신에 대한 제롬의 사랑이 오히려 그가 신앙적으로 성숙해지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여 거리를 둔다. 제롬에게 강하게 이끌리는 마음을 부정하고 그를 간절히 원하면서도 사랑은 하느님 안에서만 가능해지는 것이라며 내면적 고행과 극기의 고통 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는다.


독자가 읽어내기에 알리사의 신에 대한 사랑과 추종은 자신의 행복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보여 답답한 마음뿐이었으나 앙드레 지드는 자신의 고뇌를 알리사를 통해 폐쇄적이고 금욕적인 청교도 문화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명상록과 설교들 하나하나가 둘 사이를 갈라놓는 매개체일 뿐이었고 제롬에게 쓴 알리사의 편지는 점점 더 혼란스럽고 절박해져 간다. 도통 속을 모르는 동전의 양면 같은 성격이다. 우유부단에 갈팡질팡... 한갓 상상에 지나지 않는 것에도 끔찍한 현실성을 부여하고 두려움과 흐느낌 밖에 들리지 않는 편지를 부여잡고 알리사에게 애원하는 제롬을 보면 딱하기도 하고 어리석어도 보였다.


제롬! 네 곁에서 나는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행복을 느끼고 있어... 하지만 정말이지, 우리는 행복을 위하여 태어난 게 아니야

page140


미덕이라는 함정 앞에 제롬은 한없이 나약한 인간이 되어간다. 알리사의 편지는 늘 제롬을 무모하게도 도취시켜왔다. 제롬이 많은 덕을 쌓으며 살아가는 것도 모두 알리사를 위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리사는 성스러움에 대한 선택이 의무임을 사랑과 견줄 수조차 없음을 강조한다. 하느님 안에서만 진정 제롬과의 성스러운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하느님이 아니시고는 그 어떤 것도

내 기대를 채워 줄 수 없다.

page204


좁은 문은 하느님께로 향하는 어려운 구원의 길이었다. 신이 만드신 인간의 감정이 종교에 의해서 억압되고 제어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본다. 이는 지상에서 인간이 염원하는 행복을 호되게 억압하는 감옥과도 같다는 메시지로 들린다. 앙드레 지드는 좁은 문에 빗대어 종교적 열망에 대한 비판을 드러냈으며 망설임과 고뇌,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묘사 속에서 현실을 초월한 신앙적인 사랑으로 들어가는 좁은 문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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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옳은가 - 궁극의 질문들, 우리의 방향이 되다
후안 엔리케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세계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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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질문을 마주할 수 있는 책, 옳고 그름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읽고 나면 토론하고 싶어지는 책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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