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사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2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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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샤르주뵈프 후작은 닥쳐올 위험에 대해 넌지시 귀띔한다. 지혜롭고 선량한 노인은 타협의 불가피함을 이야기하며 가족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면 순응해야 할 필요성을 말하며 꼼짝 말고 집에서 칩거할 것을 권한다. 공드르빌 영지는 이제 너희들의 소유가 아니며 그로 인해 가지는 증오심도 없애야 한다고 드시뫼즈 형제를 타이른다.


상원 의원 말랭과 그의 수하들이 호시탐탐 형제가 어떠한 사건에 휘말리는 것을 원할 것이며 불행한 사건에 연루된다면 더없이 기뻐 날뛸 것임을 말하며 두 형제가 경찰서의 감시를 항시 받고 있으며 상원 의원들은 형제가 잘 못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소귀에 경 읽기가 아닐까? 이 두 형제 정말 타협이나 굴종을 모르는 이기적인 인간들이 아닌가... 그럼에도 이들을 위해 충성을 다하는 미쉬는...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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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사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2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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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궂은 눈빛에 엉큼한 성격을 숨기고 있는 모습의 비올레트,

배를 앞으로 내밀고 몸을 뒤로 젖히고 말을 타는 모습이나 너덜너덜한 고삐를 두툼한 손에 꽉 쥐고 있는 욕심 많은 노랑이 농부의 모습. 그는 이웃의 불행을 간절히 원했고 그 불행이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면 냉큼 그의 재산을 거두어 들였다. 한마디로 자신의 행운은 타인의 경제적 파멸에 달려있다고 믿었으며,자기보다 상위에 있는 모든 사람은 자신의 적이고 그 적에 대해서는 어떠한 수단을 써도 좋다는 생각의 소유자이다. 미쉬의 재산을 시샘해 그는 상부의 지시로 미쉬를 밀착 감시 중인데 이러한 한 인물의 모습을 묘사하며 성격까지 드러내 보이는 오노레드발자크의 묘사력에 푹 빠져들어 책을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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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사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2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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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작가 오노레 드 발자크는 평생에 걸쳐 인간극을 집필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 역시 다양한 인간의 군상들이 그려진다.


미쉬가 어릴 때 고아가 되어 일찌기 그를 거두어 들여 자신의 성에서 기른 다음 관리인 자리까지 준 드 쇠미즈 노후작은 공드르빌 소유지를 국가에 빼앗기고 사형선고를 받는다. 후작부인의 은혜를 받고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미쉬는 배은망덕한 행위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자 한다. 공드르빌을 이후에 취득한 '마리옹' 역시 노후작 가문의 집사노릇을 했던 사람의 손자이다. 마리옹 역시 영지의 관리인으로 미쉬를 고집하고 봉급외에 매매이익까지 나누고 있다.


마리옹은 공드르빌 영지를 '말랭'에게 여러가지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매매하였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오래 된 관리인 미쉬는 자신에게 영지를 팔지 않았다고 격분한다. 미쉬는 극도의 위험인물로 지목되어 경찰부장관을 통해 감시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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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사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2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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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의 법칙은 성격에 적용하는 것 뿐 아니라 , 인간의 운명과 관련해서도 정확한 것이다. 앞날을 예견해 주는 관상이 있다.



앞날을 예견해 주는 관상? 관상이 단지 동양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서양에서도 관상학이라는 것이 존재했음을 인식한다. 우리가 흔히 듣는 관상에 관한 대화들을 보면 이것이 진부한 논리라고는 말할 수 없을 듯 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현재 살괭이 사냥을 나가려고 준비하고 있는 미쉬를 깊은 근심을 담아 바라보는 부인과 늙은 장모의 시선은 강한 복선을 주고 있나 보다. "운명은 격렬한 죽음을 맞이할 사람들의 얼굴에 그 낙인을 찍어 놓는다!"고 하니 그의 사냥길에 어떤 사건이 생겨날지 호기심이 가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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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1
임레 케르테스 지음, 이상동 옮김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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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임레 케르테스 / 민음사


책의 제목만으로도 독자는 다양한 상상에 빠진다. 아기에 대한 부모의 간절한 염원이나 혹은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후회가 상상되었다. 작가인 임레 케르테스는 유대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기숙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얼마 후 유대인 박해로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 고통을 받는다. 이 후 홀로코스트를 주제로 한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데 주력하며 글을 써 나갔다. 곧 이 글은 자신의 삶이 투영되어 있는 글이었다.


우리의 본능이 우리의 본능에 반하여 작동하는것이, 말하자면 우리의 반(反)본능이 우리의 본능을 대신하고, 더욱이 본능인 것처럼 작동하는것이 이미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라는 본능에 대한 서술에서 탁!하고 막혀 버렸다. 이렇게 어려워도 되는 것인가 . 나의 문해력을 탓하며 읽고 또 읽어 내려갔다. 다시 생각해 보건데 우리는 살아가면서 참으로 다양한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싫어도 싫다는 소리를 못하는 자리가 있듯 좋아도 혹시 가볍게 보일까 나를 누를때가 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에 부담을 가지고 살아낸다.


작가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언어의 유희들로 독자들을 잡아 끄는 이유 또한 이 책의 중요한 특징이 된다. 이 모든 글 안에는 작가의 인생관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엉뚱하게도 그는 신경증이나 과거의 트라우마가 스스로를 엄습해 올때 강한 창작의 욕구를 가진다고 한다. 유대인으로 살아오면서 그와 그의 아내가 겪은 지독한 삶의 고통들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자신이 겪은 유대인으로서 삶의 지독한 고통을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손톱만큼도 없던 작가는 누군가가 물어오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에 과민하게 반응하며 자신의 인생에 아이는 없을 것임을 강하게 주장한다. 살고 싶었던 아내는 결국 그를 떠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말이 있듯 나치로 부터 받은 고통에 케르테스의 강한 혼란이 보여져 안타깝기도 했다.


내 시선이 공포의 검회색 짙은 안개 너머로 어떤 움직임을, 세면대 쪽으로 나를 부르는 그 독일군 병사의 손동작을 알아차렸고, 그 독일군 병사가 나를 향해 흔들던 손에 들려 있는 걸레를 , 그리고 미소를, 그 독일군 병사의 미소를 알아차렸다. 다시 말하자면 그 병사는 그저 세면대를 닦고 있을 뿐이고, 그의 미소는 그저 언제든지 세면대를 써도 된다는 것을 표현한 것 뿐이라는 사실을 내가 천천히 깨달은 것이다.


그토록 자신을 괴롭히던 독일군이 자신을 향해 긍정의 미소를 짓는것 , 이는 곧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은 그 자리에 가만히 같은 모습으로 있지 않는다. 끊임없이 순환적으로 변화하며 혼란스러움으로 다가온다. 작품을 읽으며 선행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자신에게 여러번 전달되는 배식을 끝까지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 선생님' 의 모습에서 그런 사람은 과거나 지금이나 어느 곳에든 존재한다는 생각을 한다. 반면 그들의 선행은 합당한 보상으로 돌아오지 않는 자기희생일 뿐임에도 불구하고 여타를 따지지 않고 소신껏 희생한다. 작가의 경험에서 악은 합리적이고 설명 가능한 것이나 선은 그렇지 않다. 작가의 생각은 그러한 선생님의 삶이 진정한 자유이고 복잡하게 말했던 본능인 것이다. 내 마음이 이끌리는대로 하는 것.


작가의 말처럼 아버지에 대한 기억에서 통치와 권위를 신과 동일시하게 생각해 내듯 강제 수용소에서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뒤섞여 자신이 나쁜 아들이고 나쁜 학생이며 나쁜 유대인이었음을 아내에게 말한다. 유대인이기에 어린시절부터 아버지에게 받은 강한 훈육과 견뎌냄, 좌절 과 수용소에서의 지옥 같은 삶의 기억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키고자 한다.


결국 자신이 살아오면서 격은 극한의 고통을 생생히 그려내 독자들에게 전달하며 '행복이란 어쩌면 너무나 단순한 것'이라고 말하며 평범함에서 오는 행복과 그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기를 권하는지도 모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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