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 (국내 최초 스페인어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6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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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막론하고 필요한 지혜 중 하나는 사람을 얻는 지혜인듯 합니다. 책을 통해 섭렵한 지혜를 바탕으로 살아가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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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일러스트판)
브램 스토커 지음, 페르난도 비센테 그림,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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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브램 스토커 / 열린책들

그것은 마치 기적과도 같았다.

바로 우리 눈앞에서 겨우 숨을 한번 들이킬 동안에 온 몸뚱이가 번지로 부서져 사라져 버린 것이다.

PAGE627


한 무리의 추격자들에게 쫓기던 드라큘라 백작은 마침내 목이 싹둑 잘리고 심장 깊숙히 칼이 박히면서 한 줌의 먼지로 흩어지고 만다. 모든 요괴는 인간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악한 것은 모든 선한 것 속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 법이기 때문에 그들은 선한 사람들 사이에서 영생을 꿈꾸며 숨어들어 있다고 생각한 브램 스토커도 어린시절 그를 즐겁게 해 준 어머니의 스토리 텔링에 자양분을 받아 실존인물이며 역사에 바탕을 둔 전설의 뱀파이어에 자신의 상상력을 더한 멋진 묘사력의 작품으로 드라큘라가 탄생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드라큘라는 여러 인물들의 일기와 기록을 모아놓은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풋내기 변호사 조너선 하커의 일기부터 시작된다. 드라큘라 백작의 성에 도착하기 전 이미 공포스러운 다양한 복선들이 깔려져 있다. 달빛에 영향을 받은 이리들의 울부짖음과 말들의 요동침, 이미 갔던 길을 반복되게 다시 달리고 있는 마차 등 한 고객의 런던 영지 구입을 설명하기 위해 파견된 변호사 서기의 직무치고는 너무나도 으스스한 것이었다. 드라큘라 백작은 그 모습이 거울에 비치지도 않고 먹고 마시지도 않는다. 그 넓은 성 안에는 하인이 한명도 없고 조너선의 잠자리와 음식은 백작이 손수 능숙하게 마련해 준다. 성벽을 기어서 내려가는 백작의 모습을 확인한 이후부터 조너선은 끝없는 공포의 경험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모든 동물을 자기 마음대로 부리고 날씨조차도 자기 마음대로 바꿀 수 있으며 초인적인 힘을 가진 드라큘라 백작은 마음만 먹으면 무엇으로든 변할 수 있는 변신술의 귀재이기도 하다. 이 놀라운 능력자 드라큘라 백작이 영국으로 진출하기 위해 조너선 하커와 그의 약혼녀 미나, 미나의 친구인 루시를 이용하는데 루시의 약혼자인 아서, 그리고 주변인물인 의사 존 수어드, 반헬싱 박사가 조너선과 미나와 연합하여 드라큘라 백작과 맞서 당당히 싸운다는 내용이다. 가치관이 다른 각자가 모여 간절한 하나의 마음으로 동맹할 때 그 어떤 힘보다 강력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고 장면 장면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리는 묘미를 보여주었다.


특히 남성중심의 시대적 상황과 다르게 조너선 하커의 약혼녀이며 보편적 차별의 고통을 받아 오던 여성 미나의 활약은 어느 누구보다 돋보였다. 드라큘라에 의해 흡혈귀가 되는 대상이 하나 같이 여성임에도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번 더 의아한 점은 드라큘라는 빨간 입술에 길고 뾰족한 손톱,가볍게 집안 일을 해내는 여성성을 보여준다. 드라큘라에게는 고정불변 하는 정체성이 없다는 것을 표현했다는 느낌이다.



영국에 상륙한 드라큘라의 첫번째 희생자인 루시는 네번에 걸친 수혈에도 아무 의미없이 흡혈귀가 되어 결국 심장에 말뚝이 박히는 불운을 맞는다. 그에 반해 남성의 용감성과 여성의 부드러운 마음을 겸비한 미나는 반 헬싱의 말처럼 여자 중 의 여자로 추앙 받는다. 한편으로 모든 남성들에게 미나는 아내로서 어머니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들을 흡혈귀로 만들어 버릴수도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모순적인 모습도 보여주었다.



브램 스토커의 뛰어난 묘사력과 그 묘사력을 더 세밀하게 표현해 준 페르난도 비센테의 일러스트와의 화합으로 드라큘라의 극적 긴장감을 불어 넣어 독자들이 더욱 공포에감을 느끼며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 느낌이다. 세월이 흘러도 고전으로서 가치를 더욱 더 재발견하고 있는 드라큘라에 빠져 보낸 시간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기 위한 용기와 포기하지 않는 그들만의 강한 신념이 두고두고 드라큘라를 세대 불변의 고전으로 남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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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2.10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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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10월호-편지

샘터사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편지를 받아주었으면 좋을듯한 가을이 왔다. 샘터사의 월간지 10월호의 주제는 편지이다. 손으로 펜을 꼭 거머쥐고 또박또박 글씨를 써 내려간 편지,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스페셜 테마로 전하는 에세이 4편은 살금 굳어가는 마음을 간지럽힌다. 언젠가는 그대 마음에 가서 닿을 편지 말이다.


5년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로부터 도착한 메일. 아버지의 이름 석자로 작가에게 도착한 메일은 덜컹 하고 내려 앉는 가슴을 부여잡고 혹여나 하는 기대로 메일을 열어본다. 아버지의 동명이인으로 부터 온 편지는 작가의 마음을 건드렸고 서둘러 아버지와 이름이 같은 나평강씨에게 답신을 보낸다. 아버지와 동명이인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작가는 힘을 얻는다. 엄마는 마치 그 편지가 아버지가 보낸 것인양 자주 꺼내 읽으신다고 한다. 같은 이름을 가진 것 만으로도 그 성정이나 운명이 크게 다르지 않을것 같다는 기대가 편지글에 보여 미소 짓게 한다.


돌아가신 시어머니께 쓴 편지를 유품정리 중 발견한 며느리의 마음이 안타까운 글도 있었고 학창시절 별것도 아닌 것을 비밀처럼 전하던 오래된 편지글도 보여졌다.


나에게 편지는 어떤 의미일까?...SNS가 발달된 이후로 편지를 쓸 일이 거의 없어졌다. 간단한 소식도 안부도 모두 간편하게 SNS로 물어오고 묻기도 한다. 그 가운데 손편지는 얼마나 우리의 잠들어 있는 오랜 감성을 깨우는 일인가...내가 편지를 잘 쓰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받는 손편지는 어떤 기분일지도 생각해 본다.



혼자서 미술관에 가는 일, 나는 요즘 들어 혼자서 무엇이든 하는 것을 좋아하다. 함께 하는 다른 이에게 맞출 필요도 없고 별로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되니 혼자인 것처럼 편한 것도 드문 일이다. 능동적인 감상을 요구하는 미술관에서 우리는 좀 더 독립적인 인격으로 승화한다. 좋아하는 작품은 오래오래 쳐다봐도 좋고 마음이 가지 않는 작품은 금새 지나쳐도 좋을 일이다.



길모퉁이 도시기행 '모네의 정원엔 특별한 것이 있다'는 정원 역시 예술적 영역이라 미적체험의 한 장르로 분류하며 그 감흥을 느껴보자는 것이다.프랑스 지베르니에는 인상파의 대가 모네의 정원이 있다.지베르니는 모네의 마을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가족과 함께 살아왔고 그의 화실이있던 장소였다.당시 산업혁명으로 지베르니 역시 도시화 사업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지만 모네는 자신이 사들인 3천평이 넘는 땅에 식물, 연못, 수로가 있는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었다. 모네가 그토록 정원에 집착했던 이유는 햇볕에 비치는 자연의 색깔이 너무 아름다워 그림으로 표현하기 위함 이었고 환상적인 색채는 그대로 모네의 그림에 녹아 들어가 있다.

벌써 올해도 두달 남짓 남았다. 샘터와 함께 보내온 2022년 매 달마다 전해지는 두글자의 소식에 감동 받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남은 두달의 소식이 무엇일지 기대하며 10월의 샘터를 닫는다.


샘터 물방울 서평단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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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시간, 8주에 끝내는 책쓰기 - 예비 저자를 위한 출간 가이드북
최영원 지음 / 파지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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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시간, 8주에 끝내는 책쓰기

최영원/pazit(파지트)




🤔하루 1시간, 8주면 책을 쓸 수 있다고? 

책은 자.기.집 3단계 원칙을 지킨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한다.



작가는 블로그에 과감히 게시물을 올려 블로그 이웃들에게 자신의 계획을 먼저 알린다. 1주차 자료조사, 2주차 기획, 3~8주차 원고집필이라는 구체적 계획을 세워 일정을 공유하고 이웃들은 그 도전을 응원해 주었다. 많은 이웃들 앞에서 자신있게 선언했기 때문에 책임감이 생겼고 작가는 그 약속을 꾸준히 지켰다.


우리는 누구나 글을 잘 써야만 책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가는 글을 쓰기위해 셰익스피어같은 문필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한다. 스스로 자기가 쓴 글에 자신감을 가지고 그 내용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욕망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고나니 왠지 자신감이 생겨났다. 특히 자료조사에서는 소재발견과 콘텐츠. 유사도서 분석까지 친절한 설명이 따른다.



책쓰기는 잘 기획되어야 하고 제대로 쓰겠다고 생각하기보다 무조건 쓰기를 강조한다. 아울러 내글의 피드백을 받을수 있는 글쓰기모임에 참석할 것을 권유한다.  내 글에 대한 피드백이 나의 글쓰기 능력을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그안에서 성장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글이지만 그림처럼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짧고 명료함의 중요성도 전한다.



많은 사람이 책을 쓰기를 원하지만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성공적인 책쓰기의 비결은 정해진 기한을 스스로에게 주는 것이고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정하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다.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 책은 내가 생각한 계획을 이루는데 가장 좋은 친구가 될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출판사 서평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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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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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과 분노

윌리엄 포크너 / 열린책들



인생은 한갖 걸어다니는 그림자에 불과한 것, (...) 그것은 고함과 분노로 가득찬 , 천지가 떠들어대는 아무 의미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맥베드 5막 5장


욕망의 대가로 죽음을 맞이한 맥베드, 그의 마지막 독백은 이 책의 제목 『고함과 분노』가 되었고 지능발달이 늦은 콤슨가의 막내아들 벤지의 고함 속 서른세번째 생일인 1928년 4월 7일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이 가족이 왜 행복하지 못하고 몰락하게 되었는지 이들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남북전쟁 패배 후 미국 남부는 도덕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붕괴되어 가고 있었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은 지적장애를 가진 막내 벤지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실상 하루 동안의 이야기이긴 하나 과거 기억 속 일들이 중간중간 전개되어 극의 흐름을 더욱 긴장되게 바라볼 수 있었다. 책은 공통적으로 시간이라는 주제를 내포하고 있다. 지적 장애를 가진 벤지에게 시간이라는 개념은 단지 감각에 의존할 뿐이며 사건의 연속성도 인지하지 못한다. 벤지의 시간은 항상 현재로 고정되어 있음을 읽는다. 세살짜리 아이의 지능답지 않게 그에게는 냄새로 상황을 판단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순결한 캐디에게서 벤지는 나무 냄새를 맡고 캐디가 이성에 눈뜨기 시작하며 향수를 뿌리자 사라진 나무 냄새를 그리워 하며 울부짖는다. 추위와 질병, 죽음까지도 벤지는 냄새로 인지해 낸다.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고 있어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혼돈이 오기도 하는데 누나 케디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다보면 벤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백치라는 규정보다 어쩌면 더 많은 것을 이해하고 알고 있는 인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술에 빠져 사는 아버지는 삶의 의욕을 잃고 허무주의적인 철학에 빠져들 뿐이며 차남 제이슨만을 아들로 인정하고 있는 참으로 자기중심적이며 불평,불만만 일삼는 우울증 걸린 엄마를 대신해 장녀 캐디는 벤지에게 엄마대신 사랑을 전하는 모성애를 보인다.




두 번째 장의 화자는 하버드 대학에 다니는 콤슨가의 장남 퀜틴이다. 그는 명석하고 예민하여 그림자만 보고도 시간을 분 단위까지 맞히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시간에 대한 강박을 보이기도 한다. 퀜틴은 장남이라 그런지 동생들에 대해 상당히 의무감을 보인다. 특히 여동생 케디의 부적절한 몸가짐에는 더욱 예민함을 보여 여동생에 대한 사랑인지 아니면 현실에 대한 왜곡인지 읽는 독자로서 이해되지 않아 다시 읽기도 했었다. 모순된 퀜틴의 행동은 자신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며 근래에 아주 보기 드문 캐릭터였다. 특히 2장에서 퀜틴이 전하는 내면의 독백이 강하게 와 닿았고 현재의 시간을 파괴하며 과거의 영광과 명예에 집착하며 매달리는 모습이 조금 불편하기도 했다.


퀜틴과는 달리 차남 제이슨은 과거에 얽매이는 것을 강하게 거부한다. 그는 오직 한가지, 돈을 벌기 위해 현재를 몰두하고 있다. 제이슨에게 있어 시간이란 곧 돈이다. 극도의 물질주의적 지향으로 그의 어머니에 의한 정서왜곡과 함께 스스로 파멸하는 원인을 제공하였고 콤슨 가문의 몰락을 더욱 촉진 시키는 비극적 인물이 된 것이다.


이 책에서 시간을 가장 바르게 인식하는 인물은 흑인 하녀 딜지이다. 모든 사물과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 딜지는 어떠한 현실의 악조건도 순응하며 받아들이고 그 바탕의 원동력은 그녀의 신앙심이었다. 딜지는 한시도 능동적인 삶을 살기보다 삶에 조근 더 몰임하고자 애썼으며 그녀의 모습을 통해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배우기도 한다.



미래도 존재하지 않고 현재도 아무런 의미를 주지 못하는 캄슨가의 사람들은 몰락해 가는 가문을 다시 살릴 능력조차도 갖지 못한 채 점점 더 비극적인 상황으로 치닫는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기계적이지 않고 유동적인 시간 감각을 그려내는데 노력하였다. 벤지,퀜틴,제이슨, 그리고 하녀 딜지의 시선을 통해 다양한 개개인의 내면적 시간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 가족의 몰락이 왜곡된 시간의식과 별개일 수 없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시계에 의한 객관적인 시간보다 내면의 시간을 통해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야 함을 알았고 딜지처럼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살아가면서 절대 잃어버리면 안되는 삶의 지침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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