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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2.10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샘터 10월호-편지
샘터사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편지를 받아주었으면 좋을듯한 가을이 왔다. 샘터사의 월간지 10월호의 주제는 편지이다. 손으로 펜을 꼭 거머쥐고 또박또박 글씨를 써 내려간 편지,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스페셜 테마로 전하는 에세이 4편은 살금 굳어가는 마음을 간지럽힌다. 언젠가는 그대 마음에 가서 닿을 편지 말이다.
5년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로부터 도착한 메일. 아버지의 이름 석자로 작가에게 도착한 메일은 덜컹 하고 내려 앉는 가슴을 부여잡고 혹여나 하는 기대로 메일을 열어본다. 아버지의 동명이인으로 부터 온 편지는 작가의 마음을 건드렸고 서둘러 아버지와 이름이 같은 나평강씨에게 답신을 보낸다. 아버지와 동명이인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작가는 힘을 얻는다. 엄마는 마치 그 편지가 아버지가 보낸 것인양 자주 꺼내 읽으신다고 한다. 같은 이름을 가진 것 만으로도 그 성정이나 운명이 크게 다르지 않을것 같다는 기대가 편지글에 보여 미소 짓게 한다.
돌아가신 시어머니께 쓴 편지를 유품정리 중 발견한 며느리의 마음이 안타까운 글도 있었고 학창시절 별것도 아닌 것을 비밀처럼 전하던 오래된 편지글도 보여졌다.
나에게 편지는 어떤 의미일까?...SNS가 발달된 이후로 편지를 쓸 일이 거의 없어졌다. 간단한 소식도 안부도 모두 간편하게 SNS로 물어오고 묻기도 한다. 그 가운데 손편지는 얼마나 우리의 잠들어 있는 오랜 감성을 깨우는 일인가...내가 편지를 잘 쓰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받는 손편지는 어떤 기분일지도 생각해 본다.

혼자서 미술관에 가는 일, 나는 요즘 들어 혼자서 무엇이든 하는 것을 좋아하다. 함께 하는 다른 이에게 맞출 필요도 없고 별로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되니 혼자인 것처럼 편한 것도 드문 일이다. 능동적인 감상을 요구하는 미술관에서 우리는 좀 더 독립적인 인격으로 승화한다. 좋아하는 작품은 오래오래 쳐다봐도 좋고 마음이 가지 않는 작품은 금새 지나쳐도 좋을 일이다.

길모퉁이 도시기행 '모네의 정원엔 특별한 것이 있다'는 정원 역시 예술적 영역이라 미적체험의 한 장르로 분류하며 그 감흥을 느껴보자는 것이다.프랑스 지베르니에는 인상파의 대가 모네의 정원이 있다.지베르니는 모네의 마을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가족과 함께 살아왔고 그의 화실이있던 장소였다.당시 산업혁명으로 지베르니 역시 도시화 사업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지만 모네는 자신이 사들인 3천평이 넘는 땅에 식물, 연못, 수로가 있는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었다. 모네가 그토록 정원에 집착했던 이유는 햇볕에 비치는 자연의 색깔이 너무 아름다워 그림으로 표현하기 위함 이었고 환상적인 색채는 그대로 모네의 그림에 녹아 들어가 있다.
벌써 올해도 두달 남짓 남았다. 샘터와 함께 보내온 2022년 매 달마다 전해지는 두글자의 소식에 감동 받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남은 두달의 소식이 무엇일지 기대하며 10월의 샘터를 닫는다.
▶ 샘터 물방울 서평단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