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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를 위한 논어 - 두 번째 인생을 준비하는 지혜의 말 100가지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1월
평점 :

60대를 위한 논어
사이토 다카시 / 타인의 사유
그저 60이라는 나이는 멀고 먼 달나라의 이야기인 줄 알았던 나도 손가락 몇 개만 더 접으면 곧 도착한다. 60에는 성숙하고 어른스럽고 존경받는 마치 한 마리의 학처럼 고고하고 인품 있는 내가 되어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해 왔으나 현재의 나를 바라보면 아직 멀고 먼 길이다. 고고하고 인품 있고 원숙하기는 커녕 문제에 부딪히면 당황하고 덜렁거리며 실수남발이고 분위기에 좌지우지 된다.
60, 환갑이란 육십갑자를 다 지내고 다시 태어난 해의 간지로 되돌아온다는 뜻 이다. 인생을 한 바퀴 돌았다. 다시 시작하는 인생이다. 자녀들은 성장해서 각자의 역할을 하는 시기이고 20대에 만나 정을 나누고 살아온 부부간에는 벌써 40년 가까이 친하게 지낸 것이니 최고의 절친이 되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익숙하게 봐왔던 풍경들이 다르게 보이는 시기, 60을 바라보며 좀 더 성숙한 어르신이 될 그 때를 준비하기 위해 위해 논어를 만나본다.
[책 소개]
60이라는 나이가 정해져 있어서인가 배려심이 가득한 책!임을 먼저 발견한다. 5,60대 독자층이 많겠다는 것을 인지한것인지 글씨가 친절하다. 돋보기 없이도 읽을 만큼 큰 글씨이다. 공자의 말씀으로 전체적으로 큰 틀을 먼저 제시하고 세부적으로 연관되는 논어 속 가르침을 통해 생활 속에서 60대를 준비하며 알아가야 할 지혜를 알려준다.
중장년층, (나도 포함된다.) 오랜 경험이 일종의 자신감이 되어 내 안에 자리 잡는 시기이다. 이는 곧 완고하고 고루한 내가 되어 딱딱한 껍질 속에 자신을 가두기 시작한다. 60대의 배움은 내가 아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무의 상태에서 새롭게 받아들여야 함을 강조한다. 순수하고 부드러운 마음 과 유연함은 심신을 더욱 젊게 만드는 힘이 느껴진다.
중년의 경험이 빛을 발하는 순간은 중용이며 공자께서는 이것이 최상의 덕임을 강조하신다. 무엇이든 극단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루는 일, 그 일 말이다. 적정한 선에서 절제할 줄 아는 삶,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고집에 힘들지 않도록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 균형잡힌 인격을 갖춘 사람이다. 일선에서 물러났을 때 바라다 보이는 풍경, 그 풍경을 내가 아는 지식으로 섣불리 간섭하려는 생각은 넣어둬! 이다. 알아도 입을 다물고 지켜볼 줄 알며 지혜를 나누어 줄 것을 부탁했을 때 내가 생각하는 정답을 말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진정한 어른이기 때문이다.
50 이라는 나이는 하늘의 뜻을 아는 지천명(知天命)이고 60의 이순(耳循)은 귀 이(耳)자를 써 듣는 나이임을 한자 뜻대로 읽어본다. 남이 하는 말을 순순히 듣는 나이, 생각해보니 순수히 듣기만 하는 어른은 아직 잘 만나지 못한 것 같다. 현재의 삶에 자신감이 클수록 목소리가 커지는 사람들을 대부분 만나왔기에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잘 듣는 사람보다 한 마디라도 더 거들려는 사람이 많아서인가 모임을 나가보면 대화가 산으로 올라간다. 각자가 말하면서도 한 사람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자신의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물론 입을 닫고 듣기만 하는 것은 본인 스스로도 힘들겠지만 듣는 사람보다 말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은 참 피곤한 일이다.
도서관에 가면 신문을 읽고 계시거나 자주 들리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책을 읽는 어르신 분들에게서 지적인 아름다움을 본다. 조금씩 늙음을 맞이하면서도 배우고 학습하며 학문을 추구하는 삶, 참 멋져보인다.
예순의 나이, 군자가 되라는 논어 속 공자님의 말씀이 새로운 인생의 행로 앞에서 불안을 극복하고 장대한 인생을 재구축 하는데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주는 책이다.

[나의 생각]
60세 전후로 몸이 서서히 굳어가듯 덩달아 마음도 굳어버린다면 큰일이다. 학습은 지식을 늘리고 경제적으로 부를 축적하기 위한 방편일수도 있으나 스스로의 마음을 부드럽게 하는데도 필요한 방법이다.
60대를 위한 논어라는 책 이름 답게 풍부한 언어와 비유들로 구성한 삶의 이치들이 수록되어 인생 후반기를 어떻게 살아야할지 논어의 구절 50개를 상황에 맞게 잘 수록해 두었다. 삶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지혜롭게 제시 해 둔 책이라 이 책을 읽고 난 후 더욱 내 삶이 풍요로워짐을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