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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락 ㅣ 알베르 카뮈 전집 개정판 3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3년 11월
평점 :

[작가소개]
알베르 카뮈
아버지의 사망으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카뮈는 어린 시절 남다른 재능을 보이며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대학에 진학한다. 1942년 이방인을 발표하며 작가로서 두각을 드러냈고 이후 페스트, 시지프 신화 등 다채로운 작품 활동을 펼쳐 나간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고 1960년 1월에 자동차 사고로 생을 마친다.
전락(轉落)
아래로 굴러떨어짐,
나쁜 상태나 타락한 상태에 빠짐
마치 연극의 한 장면처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Bar에서 장바티스 클라망스라는 변호사가 자신은 재판관 겸 참회자라 소개하고 부끄러운 과거의 행적들을 고백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본디 그는 촉망받고 덕망 있는 변호사로 사람들에게 알려졌었는데 어떤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삶이 전락하게 되었음을 말하고 있어 마치 쇼펜하우어적 사상을 추구하는 염세주의자로 보였다.
[짧은 책 소개]
그는 자신이 가난한 사람들을 변호하고 약자들을 보호하며 누구보다 스스로 현명하고 능숙하며 완벽한 사람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랬던 그가 변화된 이유는 한 여성이 다리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려는 장면을 목격하는 순간! 자신이 그 상황에서 결정한 선택 때문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아무런 목적도 결과도 따지지 않고 사람부터 살리고 볼 일이었겠지만 클라망스는 그 순간을 목격하고도 이래저래 성가셔서 그냥 지나쳐 버리는 선택을 한다. 이후에도 그 상황에 대한 어떠한 죄책감이나 자신의 선택에 대한 일말의 관심조차 두지 않고 일상을 살아간다.
몇 년 후 클라망스는 그 여성이 보내는 시그널인지 환청을 듣기 시작한다. 이미 죽은 여성의 웃음소리는 그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며 정신적으로 쇠퇴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자신이 했던 선한 행동들은 대부분 스스로의 명예를 높이 사기 위한 이기적인 행동이었으며 이러한 일들을 통해 자신이 성숙되기보다 그저 자신이 제대로 잘 살고 있다는 일종의 자기만족감이었을 뿐이었다.
죽은 여성이 자살을 시도할 때 주변엔 아무도 없었고 클라망스 자신이 선행을 해봐야 알아줄 사람도 없는데 굳이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본능에 따라 행동한 것뿐이었다. 어쩌면 클라망스는 정말 선하지 못한 인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클라망스의 독백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어 나가는데 어려움을 준다. 인간은 끝없이 이중적이며 자신에게는 죄가 없음을 변명하고 있다. 오히려 사람들의 이기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결국 타인에 빗대어 말한 비판은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인 인간인지를 인정하게 된다.
[나의 생각]
심판관이란 타인의 죄를 캐내고 그 죄의 유무를 판단하는 사람이다. 세상은 자신의 죄를 제대로 바라보고 인정하기보다 타인의 잘못만을 찾아내고자 하는 심판관들로 가득하다. 클라망스 또한 위선으로 가득한 자신이 인간이기에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독백을 통한 고통으로 고스란히 드러내 주었다.
최후의 심판을
기다릴 필요 없어요.
매일매일이 최후의
심판이니까요.
아무튼 카뮈의 작품은 심오하다. 연극처럼 독백이 이어지고 기자 출신인 작가 카뮈의 직설적이고 철학적인 사상들이 클라망스를 통해 제대로 보인 작품이었다.
그동안 카뮈의 작품이 난해해서 읽기 어려웠다면 책세상의 알베르카뮈 전집 읽기 쉬운 번역을 통해 쉽게 다가가기를 바란다.
출판사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