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 딕 - 전면 개역판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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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미국 문학의 고전으로 독보적인 자리를 확고히 한 허먼 멜빌의 모비딕은 작가 생존 시에는 문학적 가치를 얻지 못한 작품이었다고 한다. 작품 속에 표현된 다양한 상징들이 독자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작가정신의 출간 13주년 개역판이라 그런지 동화책을 읽듯 한 편의 영화처럼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기도 하다.

*작가소개-허먼 멜빌(1819~1891)
미국 뉴욕 출생, 20세에 상선 선원이 되어 이후 포경선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작품의 소재가 되어 다양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근대적인 합리성을 거부하는 철학적 사고와 풍부한 상징성은 작품을 통해 인생의 비극적 통찰을 한 상징주의적 철학가로 평가되고 있다.



*책 훑어 보기

가진 돈은 바닥나고 딱히 육지에서는 흥미를 끄는 일이 없다고 생각한 이슈메일은 포경선 피쿼드호에 승선하여 거대 고래 모비딕을 잡는 모험에 동참하게 된다. 피쿼드 호의 선장인 에이 헤브는 과거 모비딕과의 한 판 승부에서 한쪽 다리를 잃고 모비딕을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잡겠다는 복수심에 사로잡혀 있다.

피쿼드호에 탑승한 선원 개개인의 개성 있는 이야기는 포경 선원들이 단순히 고래를 잡는 것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인간 군상의 다양한 경험들과 갈등을 드러내주어 더욱 독자들을 흥미롭게 이끈다. 인간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서 나약하게 부서져 버리는 인간의 한계와 무력함을 드러낸다.

*독서 후 감상


이 세상은 스스로에게도 설명되지 않는 납득하기 힘든 문제들이 존재한다. 선과 악이 공존하며 그 가운데 무엇이 옳고 그른지 모호함이 존재하는가 하면 같은 목적을 이루고자 하나 서로 다른 입장을 고수하며 경쟁하며 다투는 사회이기도 하다. 삶의 고통을 바라보는 모습은 선장 에이 헤브와 성경 속 욥의 모습에서 공통됨을 보았다. 흰 고래에게 다리가 잘린 후 40년을 거대한 고래에 대한 복수심으로 사는 모습, 자신의 떳떳함을 내세우며 하느님께 저항하는 욥의 모습에서 말이다.

소설 속 유일한 생존자인 이슈메일은 거대 고래 모비딕을 고통의 근원이며 죽여야 할 존재임을 부정한다. 이슈메일에게 모비딕은 성경 속 욥에게 깨달음을 얻게 해 준 피조물이기도 하다. 내가 왜 이 부분에 꽂혔는지 모르겠지만 에이 헤브 선장과 이슈메일의 상반된 이미지와 삶의 철학을 찾는데 주력하며 읽고 있었다.

에이 헤브 선장은 자신의 삶을 고통 속에서 마감하더라도 기필코 모비딕과의 한 판 승부를 운명으로 예견하는 반면 이슈메일에게 운명론은 문제 될게 없었다. 오직 모비딕이라는 신비로운 생명체에 대한 호기심과 자신의 방랑벽을 인정하며 나른함에서 벗어나고자 피쿼드호에 올라타며 자신만의 인생철학을 만들어 나간다.

이슈메일은 개인의 운명은 자유의지에 의해 우연스러운 움직임과 다양한 모습으로 변경되어가며 그 모습은 밝기도 하고 어두울 때도 있으며 인간이라면 삶의 이 모든 경우를 포용할 줄 알고 집착하지 않으며 중용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작가인 허먼 멜빌의 철학적 사상을 그대로 드러내며 독자들에게 유익함을 전해준다.

퀴케그와 이슈메일의 우정, 이성적이고 신중하며 모비딕과의 충돌 위험을 지속적으로 경고하는 에이 헤브 선장과 스타벅의 갈등, 자연의 힘과 그 상징성을 그대로 드러낸 향유고래 모비딕은 인간이 가지는 힘의 한계와 인간 역시 자연 속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작은 존재임을 알게 해준 책이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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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신종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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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고전,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헤세가 전하는 삶의 지혜이다. 척박한 삶 속에서 사람들은 때때로 길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니체의 글 속에는 치유의 힘이 있어 사람들이 진지한 성찰과 자기극복을 통해 삶의 목적을 찾아내기도 한다.




*책 훑어보기


현대인들은 소유하기 위해 애쓰고 더 좋은 것, 더 높은 지위를 가지려 발버둥 친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쉽게 자신을 잃어버리고 더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이후 실존적 좌절을 겪은 후에야 자아와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된다. 니체가 말하는 '진정한 행복'이란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것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의지를 강하게 단련하여 고통의 상황이 오더라도 외부에 의해 흔들리지 않는 정신적 소양과 가지지 못했어도 충만한 마음을 소유한 자가 행복하다고 말한다.


사실,

우리가 삶을 사랑하는 것은

삶에 익숙해져서가 아니라

사랑한다는 것에

익숙해져서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를 통해 이 시대가 지향하는 강한 인간상,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창조적 삶을 살아가는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힘쓴다. 자신의 삶을 고귀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사람들이 지향해 나갈 가치의 중요성을 알아가는 것은 교육을 통해 일어나고 이를 성취하고자 노력하게 된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적으로 여기고 사랑하면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운명애, 즉 아모르 파티(Amor Fati) 임을 강조한다.




*나의 생각



아모르 파티라는 유행가 가사를 기억해보면 산다는 것은 다 그런것이고 어차피 사람은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돌아간다. 끊임없이 경쟁하며 자신의 인생을 소모하기보다 타인의 시선 따위는 접어두고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라는 것, 생각해보니 『그리스인 조르바』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었다.

현재로부터 130년 전부터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통해 후손들이 외부에 마음을 빼앗기고 안락한 생존과 쾌락에 연연하며 고통과 고난을 회피하려는 정신적 나약함을 예측한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지식과 도구들이 생겨나고 있고 그 속도를 뒤쳐지지 않고 따라가기에 인간들은 너무나도 미약하다.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정하며 가치있는 변화를 이끌어 낼 힘이 필요하다.

니체는 이 책을 통해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어려운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창조적 의지로 극복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자신답게 살아갈 것을 강조한다. 철학자들의 철학자였던 니체가 전하는 삶의 철학, 밖으로만 향해있던 나의 시선을 내 안으로 돌려 내면의 자아를 바라보는 지혜, 이 책을 읽고 난 후 삶이 충만해 지고 자기애가 가득해짐을 경험하기 바란다.




출한사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적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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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심리학적으로 맞지 않습니다만 - 의심 많은 심리학자 최승원의
최승원 지음 / 책사람집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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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심리학적으로 맞지 않습니다만

최승원 지음/ 책사람집

멘탈이 강한 사람, 소란스러운 세상의 풍파 속에서도 마치 흔들리지 않는 cf 속 침대처럼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는 생각의 중심을 바르게 잡는 사람이 늘 부러웠다. 의심 많은 심리학자 최승원은 현대인이 원하는 밖은 소란해도 나는 조용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책으로 이야기한다.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들을 만나보면 몇 마디 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모두 이해할 것 같고 왠지 복잡다난한 인생을 살아가는데 정답을 전해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심리학은 과연 병든 마음을 치유하는 자판기처럼 뚝딱 해답을 내어주는 것일까?

이 책은 인간의 뇌에 관한 왜곡된 거짓에서부터 마음의 병에 관한 새로운 이해력까지 신중한 판단과 선택을 돕는 심리학 샘플 20가지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작은 사건도 호들갑스럽게 전하는 세상의 소식에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우리들의 자세에서는 심리학자가 크게 신뢰하지 않는 mbti의 함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화 중 너 T야? E야?라며 사람의 성향을 양극단화하려고 한다. 책은 사람이 양극단으로 나눌 수 없는 이유와 성격유형검사의 함정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특히 마음에 와닿았던 챕터는 홈쇼핑의 사회학이다. 연로하신 팔순의 노모는 혼자 살고 계신데 홈쇼핑 프로그램을 자주 시청하신다. 외출하지 않고 집에 가만히 앉아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으나 홈쇼핑의 주 시청자가 노년층이라는데 먹먹함을 느꼈다. 쇼호스트들의 화려한 입담과 진행을 보면 노년층이 대체적으로 만족감을 느낀다고 하니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며 시청자의 일상을 챙기는 멘트들이 적지 않게 위로를 주나보다.

쇼핑은 사람들에게 정신적 진통제 역할을 한다고 하니 전화 한 통화에 쉬운 결제, 이동의 불편함을 덜어주고 직접 찾아주는 홈쇼핑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읽으며 홀로 계신 부모님이나 친구가 혹시 필요도 없는 물건을 사들이고 있지는 않는지 주변을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마음이 고플 뿐인데, 우리 뇌는 내가 저 물건이 필요하다는 말로 나를 속인다. 사람은 저 멀리 있지만 물건은 내 가까이에 있다. 외로운 현대인은 홈쇼핑에서 위안을 찾고, 먹방에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라이브 채팅에서 함께한다는 위로를 받는다.

PAGE 136

심리학은 실험과 관찰에서 얻어지는 자료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훈련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한다. 이 책은 심리학이 한 사람이나 하나의 현상을 단편적 정보로 해석하는 데 우려를 둔다. 태교음악에 좋다는 모차르트 효과가 미디어와 선동가, 장사꾼의 노련한 협업이었음을 밝히는 과정이 드라마틱 함을 보여주었고 그때는 맞지만 지금은 틀리는 마시멜로 이야기도 대표적 우려할 사례임을 보여준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이해하고 어떠한 하나의 현상이나 사건을 쉽게 판단하기보다 확실히 알게 될 때까지 단정하지는 말아야 하겠다. 세상의 소란에 휩쓸리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고목 같은 굳건함을 잃지 말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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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세 자매 열린책들 세계문학 288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오종우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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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에서 체호프의 단편은 인간군상의 다양한 경험들을 읽게되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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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라기 노리코 시집 - 윤동주의 시를 일본 교과서에 수록한 국민 시인, 개정판
이바라기 노리코 지음, 윤수현 옮김 / 스타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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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라기 노리코 시집

이바라기 노리코 / 스타북스

우연히 한국 시인의 시를 읽고 순수하고 맑은 시에 감동받아 일본 교과서에까지 실리도록 힘쓴 일본의 여류시인, 그녀는 한글을 한국인보다 더 사랑한 일본인이었고 그토록 사랑했던 시인은 윤동주이다. 그녀는 일본시에 서정시만 있음을 토로하며 한국시에 대한 끊임없는 예찬을 아끼지 않았다.


작가소개


이바라기 노리코 (1926~2006)

일본을 대표하는 여류시인이며 국가와 민족, 언어, 이웃과의 소통 등의 주제를 쉽고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하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시인이다. 시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과 행복을 찾으려 노력했다. 대표 시로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네 감수성 정도는』 이 사랑받고 있다.



책 소개

이 책에는 서른 편 이상의 시가 수록되어 있고 글 구석구석에서 시인이 씩씩하고 밝은 표현을 하고자 노력함을 읽었다. 맑고 깨끗하며 시원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해 누가 읽어도 사로잡힐 수 있는 힘을 가진 글이 다수이다. 말의 힘을 시 속에 가득 담아 잘못된 것은 바르게 지적할 줄 알고 좋은 것은 눈치 보지 않고 좋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시는 역사적 어둠의 현장과 비극적인 장면을 생생하게 담아두어 박해받은 한국인의 아픔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시 속에 담아두었다. 누구보다 조선을 사랑했고 조선의 시인을 극찬하며 일본 교과서에 그 시가 실리게끔 힘을 썼다.

한글의 세계에 깊이 빠져 지은 시 『이웃나라말의 숲』은 그녀가 한글과 윤동주 시인을 얼마나 동경하고 있는지를 너무도 섬세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유명한 시가 많음에도 특히 아를 자극한 시는 『지천명』이다. 정말 지천명을 넘겨봐야 이해할 수 있는 시였다. 혼자서 이루어 지금까지 온 줄 알았는데 살아보니 그게 아니었다. 삶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고 그녀의 시처럼 깨달음을 준다.





휩쓸리고 휘둘려

지치고 지쳐

어느 날 갑자기 깨닫는다.

어쩌면 아마

수많은 친절한 손이

도와주는 것이다.

지천명 중



나의 생각

시에 대해 친밀감이 적었다. 단어와 짧은 문장 속에 함축된 뜻을 찾아내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이바라기 노리코의 시는 그 편견을 깨주었다. 그녀가 왜 그토록 윤동주의 시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것조차도 궁금해진다. 생전에 하직 인사를 미리 작성해 두었던 센스 있는 시인, 그녀 다운 작별 인사를 읽고 그 매력에 더욱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전한 메시지 중『 네 감수성 정도는』에서 따끔히 나를 혼낸다. 초심이 사라지는 것을 생활 탓으로 돌리지 말고 감수성 정도는 지키라고 호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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