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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로 한번 살아보겠습니다 - 열정 가득한 막내의사의 성장 이야기
작문의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6월
평점 :
이 책은 블로그 이웃으로 지내는 분이 보내주신 고마운 선물이다. 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뭔가 서민의 삶을 사는 나와는 좀 다른 계층인 것 같아 거리감이 있었다. 남편 친구들 중 의사인 몇 분의 삶을 들어보자면 개인병원 운영하며 수시로 골프 치러 해외 나가고 동창회 나타날 때는 최고급 차를 몰고 나와 보이는 부분에서 삶의 괴리감이 있기도 했고 그만큼 성장하기 위한 힘든 시간과 노력이 있었기에 현재 그들의 보이는 삶이 당연하다는 생각도 했었다.
짧은 책 소개
이 책은 병원에서 인턴생활하며 겪은 새내기 의사의 생생한 경험담을 담은 책이고 우리가 잘 몰랐던 실제 인턴생활을 가감 없이 드러낸 책이기도 하다. 병원에서의 일상과 그 안에서 느끼는 행복감, 의사이기 이전에 사람이기에 결코 내팽개칠 수 없는 분노와 고민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한 책이다. 의사 국가고시를 치르면서 겪은 경험담은 꼼꼼한 작가의 성격을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다. 무릇 의사가 되려면 이 정도로 계획적이고 성실해야 가능한 일이고 합격 후에도 평상시 고마웠던 분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모습은 참 바른 청년임을 알게 해준다.
특히 25살 연상의 친구(?)인 미화 여사님과의 우정은 더 감동이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현재의 다수 청년들과 다르게 전공의 당직실을 청소해 주시는 미화 여사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작은 것이라도 나누는 모습에서 더욱 친밀감이 들었다. 최근 들어 은퇴 후 재취업해 활동하는 나로서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명분뿐임을 실감했기에 더 감동적이었다. 사실 완벽한 사람일수록 본인의 실수를 드러내는 것이 책을 쓰면서 쉬운 일은 아님을 인지하는데 인턴생활 중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중국인 요로결석 환자와의 에피소드 또한 독자로서는 더 진지하고 감동있게 받아들여지는 대목이었다.
이렇게 멋진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부모님은 얼마나 뿌듯하실까? 유튜브 병원 홍보영상 촬영에 대한 기대감과 결과물에 대한 소회로 그 궁금증은 해결되었다. 몇 번이나 영상을 돌려보며 자랑스러워 하셨다는 대목에서 나 또한 열심히 살아가는 아들을 키우는 엄마이기에 그 감동이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의대를 진학하기 희망하고 혹은 이미 의과대학을 다니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지침서처럼 친절하고 고마운 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A턴이 되고 싶은 후배들이 어떻게 생활하면 가능할지 친절한 포인트를 8가지 제시해 두었고 이는 꼭 의사를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사회생활을 앞 둔 새내기들이라면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A급의 기록들이기도 했다.
내가 이 집단에서 얻고자 하는게 있으면 집단에 잘 녹아들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가만히 입 벌리고 누군가 떠먹여 주기만을 기다릴 수 없었다. 목이 마른 내가 우물을 파야했다.
내가 급할 때는 도움을 요청하지만 반대로 여유로울 때 상대방이 하는 부탁을 나 몰라라 해서는 안된다. 당장은 내가 도움을 주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언젠가는 내가 도움을 받을 날이 반드시 생긴다.
읽은 후 감상
최근 의협과 정부 간의 충돌로 인해 애꿎은 시민들의 불편함을 초래했다. 지인의 남편분은 암 환자라 기존 다니던 병원에서 추적 검사를 받아야 했으나 계속 연기되는 바람에 가족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일반인인 나는 아직도 왜 저들이 저렇게 이권 다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솔직히 관심도 없다. 그저 환자들이 불편하지 않게 언제든 편하게 아프면 진료받고 걱정없이 살고 싶은게 진심일 뿐이다.
예전과 다르게 현재는 의사집에 의사나고 학자집에 학자난다는 말이 있다. 보고 배운대로 대물림 되는 현실에서 사교육으로 만들어진 인재들이 사회에 나왔을 때 가끔은 괴물스러운 행동으로 뉴스의 한 부분을 장식할 때도 있다. 의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지는 것이고 좋은 의사가 되는 것은 더 힘든 일이라 생각된다.
이 책의 작가는 힘들게 노력해 의사가 되었고 그 과정들을 잊어버리지 않기위해 꼬박꼬박 정리하고 메모해 둔 기록을 누군가가 같은 길을 걸어갈 때 작은 도움이 되라고 소중한 순간을 책으로 나누었다. 그 바탕이 된 것은 작가의 인성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현명하고 자애로운 부모님 아래 잘 교육 받고 자란 사람됨이 그대로 보여진 열정 가득한 막내 의사의 성장 이야기! 정말 따뜻한 밥 한끼 지어 먹이며 세상을 참 잘 살아내고 있다고 칭찬해 주고 싶은 멋진 의사 선생님의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