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안녕이라 그랬어
순간 ˝나도˝라고 답할 뻔한 걸 겨우 참았다. 큰 교훈 없는 상실, 삶은 그런 것의 연속이라고. 그걸 아는 사람을 만나 정말 반갑다는 말을 하려다 말았다. - 246쪽
‘삶은 대체로 진부하지만 그 진부함의 어쩔 수 없음, 그 빤함, 그 통속, 그 속수무책까지 부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인생의 어두운 시기에 생각나는 건 결코 그 어떤 세련도 첨단도 아닌 그런 말들인 듯하다‘고 했다.
‘쉽고 오래된 말, 다 안다 여긴 말, 그래서 자주 무시하고 싫증냈던 말들이 몸에 붙는 것 같다‘고 - 249쪽
이미 많은 걸 잃었다 여겼는데 여전히 잃을 게 남은 삶 속에서, 자꾸자꾸 잃는 과정에서(...) - 251쪽
그날, 통화가 끝난 뒤에도 병실 복도에 한참 서 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제 나는 헌수도 없고, 엄마도 없고, ‘다음 단계‘를 꿈꾸던 젊은 나도 없는 이 방에서 ‘너한테 배웠어. 정말 많이. 정말 많이 배웠어‘란 가사의 노래를 듣는다. 보다 정확히는 네가 아니라 너의 부재로부터 무언가 배웠다고. 그런데 여전히 그게 뭔지 모르겠어서 지금은 그저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내 쪽에서 먼저 원곡 위에 ‘안녕‘이란 한국어를 덧씌워 부른다고. 우리 삶에는 그렇게 틀린 방식으로 맞을 수 밖에 없는 순간이 있고 아마 나는 그걸 네게서 배운 것 같다고. -253쪽
<러브허츠>를 들으며 이 단편을 읽었습니다.
문득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내게 중요해졌다고 느껴질 때 사람들은 말하지 않은 진실을 추가하기도 하지만 이미 말한 거짓을 바로잡는 데 더 마음을 쓰기도 한다. - 308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