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박완서 선생님의 <나목>,<그많은싱아는누가다먹었을까>를 읽고나서 3번째 만나는 작품입니다.
주변에 암환자분들이 너무 많아 이젠 가족력이 무색하다할 정도로 암 가족력은 누구다 하나씩 달고 사는 세상입니다.
(박완서 선생님도 안타깝게도 담낭암으로 투병하시다 돌아가셨습니다)
가족 중에 암에 걸려 투병하면 평소에 외면했던, 죽고 사는 문제가 우리 현실로 성큼 다가옵니다.
저에게도 어머님의 아픔이 있습니다.
당사자가 된 사람이나 그 가족이나 그 무시무시한 현실이 닥쳤을 때, 허둥지둥 우린 그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입니다.
작가의 말을 옮기며 오랜만에 담백한 소설을 꺼내봅니다.
장차 이 소설을 이끌어갈 줄거리는, 환자는 자기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 생명의 시한까지도 - 에 대해 주치의가 알고 있는 것만큼은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의사와, 가족애를 빙자하여 진실을 은폐하려는 가족과, 그것을 옹호하는 사회적 통념과의 갈등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을 통해 작가가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자본주의에 대해서이다."
여기까지 읽다가 피식 웃음이 나면서 뭘 자본주의씩이나, 적나라하게 그냥 돈으로 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돈에 대해서 말한다는 게 여섬의 현실에 대해 말하는 게 돼버린 것도 독자가 눈여겨봐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초판 작가 후기
2000년 10월 박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