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모임에 선정된 책으로 체코 여행 이후 더욱 더 애착이 가는 책입니다.

좋은 기회로 2번째 재독하는 책입니다.


책의 표지는 프란시스 피카비아 <열대>라는 작품입니다.



피카비아의 <열대>는 사랑하는 이들의 고통을 기괴한 아름다움으로, 화려한 색채로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은 서로 사랑했는데도 상대방에게 하나의 지옥을 선사했다.


내 안의 모든 것 나만 없는 나의 세계, 수많은 눈을 가졌어도 영원히 볼 수 없는 진실, 강렬한 키스, 뜨거운 포옹, 눈부신 태양과 푸른 강 빛나는 열대, 끝없이 자라는 나무, 매혹적인 선인장 가시, 나는 아름다운 괴물을 사랑했다.


여자와 남자는 서로에게 외계인일까? 서로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괴물과 같이.


프란시스 피카비아(1879~1953)는 말했다


나는 바람에게 자신의 비밀을 공유하는 아름다운 괴물이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서 사랑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은 가능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인간의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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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가벼움과 무거움 중 p.9 ~40



뒤집어 생각해보면 영원한 회귀가 주장하는 바는, 인생이란 한번 사라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한낱 그림자 같은 것이고, 그래서 산다는 것에는 아무런 무게도 없고 우리는 처음부터 죽은 것과 다름없어서, 삶이 아무리 잔혹하고 아름답고 혹은 찬란하다 할지라도 그 잔혹함과 아름다움과 찬란함조차도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모든 모순 중에서 무거운 것-가벼운 것의 모순이 가장 신비롭고 가장 미묘하다.



사람이 무엇을 희구해야만 하는가를 안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한 번 밖에 살지 못하고 전생과 현생을 비교할 수도 없으며 현생과 비교하여 후생을 바로잡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토마시는 독일 속담을 되뇌었다.

einmal ist keinmal.

한 번은 중요치 않다.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손에는 두꺼운 책 한권을 들고 있었다. 톨스토이의 <안나까레리나>였다.



그는 자신은 어떤 여자든간에 한 여자와는 살 수 없고 오로지 독신일 경우에만 자기 자신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당시 토마시는 은유란 위험한 어떤 것임을 몰랐다. 은유법으로 희롱을 하면 안 된다. 사랑은 단 하나의 은유에서도 생겨날 수 있다. 



그는 여자를 갈망하면서도 두려워했다. 두려움과 갈망 사이에서 어떤 타협점을 찾아야만 했고, 그 타협점을 그는 '에로틱한 우정'이라 불렀다. 그는 애인들에게 이렇게 못을 박았다. 두 사람 중 누구도 상대방의 인생과 자유에 대한 독점권을 내세우지 않는, 감상이 배제된 관계만이 두 사람 모두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고.



당신은 모든 점에서 키치와는 정반대라서 당신을 사랑하는 거야. 키치의 왕국에서 당신은 괴물이야. 미국 영화나 소련 영화에서 당신 같은 사람은 파렴치한 역할 밖에는 할 수 없을 거야.


토마시는 생각했다. 한 여자와 정사를 나누는 것과 함께 잔다는 것은 서로 다를 뿐 아니라 거의 상충되는 두 가지 열정이라고.

사랑은 정사를 나누고 싶다는 욕망이 아니라(이 욕망은 수많은 여자에게 적용된다), 동반 수면의 욕망으로 발현되는 것이다(이 욕망은 오로지 한 여자에게만 관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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