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시작하는 글이 너무 공감 되어 옮겨봅니다.(본문 25~27쪽)







"사람들은 자신이 야기하지 않은 고통 앞에서는 울 수 있어도 자신이 야기한 상처 앞에서는 목석같이 굴 것이다."

- 사이먼 메이. <사랑의 탄생>, 문학동네, 2016, 292쪽 





이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자신이 원인을 제공한 슬픔에 더 깊이 공감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행동한다.

이 경우 타인의 슬픔은 내가 어떤 도덕적 자기 만족을 느끼며 공감을 시도할 만한 그런 감정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추궁하고 심문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 슬픔은 그것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나를 불편하게 할 것이다.





당신은 나의 슬픔을 상상하는 데 한계가 있는가?(너는 슬프지만 나는 지겹다)

심지어 어느 지점에 이르면 동정심이 거꾸로 적대감으로 바뀌는가?(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이러나)

그렇다면 정확히 동일한 상실을 경험함으로써 그 슬픔을 배워보라.




인간이 배울 만한 가장 소중한 것과 인간이 배우기 가장 어려운 것은 정확히 같다.

그것은 바로 타인의 슬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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