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권(505쪽~562쪽:543a~569a)

제8권에서의 논의 전개는 최선의 정체가 점진적으로 쇠퇴되어 감으로써 생기게 되는 잘못된 정체들의 네 유형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정체는 쇠퇴의 흐름에 따라 다음 정체로 이행한다고 역설하며, 점진적으로 이동하는 현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결국 플라톤은 이 정체들의 원인에 대해 우생학적으로 훌륭한 자질을 가진 아이들의 출산에 실패하여, 통치자들 속에 이질적 성향을 지닌 자들이 섞이게 된 데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1. 명예 지상 정체 또는 명예 지배 정체
- 스파르타 식 정체에 따라 승리를 좋아하고 명예를 좋아하는 정체
- 이성적인 것보다도 격정적인 것이 우세한 탓으로 승리와 명예에 대한 사랑이 지배하는데, 축재에 대한 욕구도 대단함.


˝그리하여 그들은 승리를 사랑하고 명예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마침내 돈벌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리고 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어, 부자에 대해서 찬양하며 찬탄하여, 그를 관직에 앉히지만, 가난한 사람은 멸시하네˝ -524쪽




2. 과두정체(소수자들로 이루어진 정체)
- 평가재산에 근거한 정체로서 부자들이 통치하고 가난한 사람은 통치에 관여하지 못하는 정체
- 끝없이 재산을 끌어모으는 부류와 이들에게 재산을 넘겨 주게 된 가난한 부류가 대립되는 양상을 보임.
- 결국 가난한 사람들이 이김으로써 민주정체를 탄생시키는데 이들은 과두 정권을 장악했던 자들을 숙청한 다음, 모두가 평등권을 누리며 관직도 추첨에 의해서 배정함


3. 민주정체
- 모든 이들이 자유로우며, 언론 자유로 가득 차 있어서 이 나라에는 자기가 하고자 하는 바를 ‘멋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정체
- 그러나 부에 대한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이 과두 정체를 몰락시켰듯, 이번에는 자유에 대한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과 그 밖의 다른 것에 대한 무관심이 민주정체를 몰락시킴.



˝그리고 여보게나, 자유가 개개인의 가정들에게까지 스며들다가, 마침내는 무정부 상태(무질서)가 짐승들에게 있어서까지 자리를 잡게 될 걸세.˝-547쪽


짐승들이 누구인지는 이념에 따라 갈린다.
솔직히 지긋지긋할 정도로 편을 갈라 싸운다.
싸움에는 명분도 대의도 없다.
그저 나를 방어하기 위해 남을 찢어발긴다.
논변에 참여토록 할 사람들은 성향에 있어 예절바르고 견실해야만 하는 것인데, 인터넷으로 인해 ‘짐승‘들이 그 포악성을 드러내고 자신들에게 던져주는 먹이를 위해 오늘도 굳건히 그 세치혀를 놀린다.
그게 진보가 됐든 보수가 됐든 빨갱이가 됐든 수구꼴통이 됐든간에 설익은 인간들이 논변을 놀이처럼 남용한다. 앞으로 돌아가서 제7권에 이러한 논변에 대해 언급한다.

˝즉, 청년들이 처음으로 논변의 맛을 보게 되면, 이를 언제나 반박(반론: antilogia)에 이용함으로써, 놀이처럼 남용하네. 이들은 자기들을 논박한 사람들을 흉내내서, 스스로 남들을 논박하는데, 마치 강아지들이 그러듯, 언제고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논변으로써 끌어당겨서는 찢어발기기를 즐기네˝ -499쪽



˝그런 상황에서는 선생이 학생들을 무서워하며 이들한테 아첨을 하고 학생들은 선생들을 경시하며 자기들의 교육을 돌보아 주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런다네. 또한 전반적으로 젊은이들은 연장자들을 흉내내며 언행에 있어서 이들을 맞상대하고, 반면에 노인들은 젊은이들에 대해 체신없이 굴기를 기지와 재치가 넘칠 지경이라네. 불쾌하고 권위적이라 여겨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젊은이들을 흉내내느라 말일세.˝ - 548쪽



기원전 5세기 경 쓰여진 글이라고 보기에 놀라울 정도로 현실의 민주정체에 대한 폐해를 궤뚫는 문장이다. 특히 교사의 권위가 무너지고 노인들을 경시하는 풍조, 나이 먹은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우스꽝스런 작태들..너무나 제멋대로 할 수 있는 자유의 힘에서 비롯된 부작용이 아닐까 한다.


˝과두 정체에 생겨서 이를 망쳐놓은 질병과 똑같은 것이 민주정체에서도 ‘멋대로 할 수 있는 자유‘로 인해서 한결 더 광범위하고 강력한 것으로 생겨서는 이를 노예화해 버리네. 또한 사실인즉 무엇이건 지나침은 곧잘 이에 대응해서 반대쪽으로 큰 변화를 생기게 하네. 이는 계절에 있어서도, 식물에 있어서도, 몸에 있어서도 그러며, 특히 정체들의 경우에 있어서도 적지 않이 그런다네.˝- 549쪽



˝하지만 이 부류는 과두 정체의 나라에 있어서보다 이 나라에 있어서 한결 더 사납다네.˝
˝거기에 있어서는 이 부류가 존중되지 않고 관직들에서 배제됨으로써 단련을 받지 못해서 강건해지지 못한다네. 그러나 민주 정체에 있어서는 이 부류가, 소수를 제외하고는, 분명히 이 정체의 앞장서는 부류이며, 이들 중에서도 제일 사나운 무리가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데(민중 선동가들) 나머지는 연단 주위에 가까이 앉아서는 웅성거리거니와, 다른 말을 하는 사람에 대해 그냥 두지를 못하네. 그리하여 이런 정체에서는 모든 것이,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런 부류에 의해서 조종되네.˝ - 551쪽


하나님을 혼낸다는 얼뜨기와 그 얼뜨기를 지지하는 정치인들이 떠오르지 않나.
정치하는 인간에게는 돌격대로서 가장 사나운 인간들이 가장 사랑스럽다.
내 편을 들어줄 뿐만 아니라, 상대편에게 가장 심한 모욕과 욕설을 해대는 사람이 나에겐 가장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법이다. 비교적 성향이 차분한 사람의 이용가치는 뒤에서 모략의 펜을 드는 이들이고, 역시 선봉대는 무식이 최고다. 서로 역할을 분담하고 시너지를 키워간다.
정치뿐만 아니라 인간들이 사는 사회에서 모든 분쟁은 두 인간들의 합작품이다.






4. 참주정체
개인적 야망의 달성을 위해 가진 것이 별로 없는 민중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참주가 다스리는 정체
이 참주 정체에 대해서는 제9권에서 더 자세히 다룬다.


이 4가지 유형의 정체 과정을 ‘밑그림‘처럼 개괄적으로 그려 보며 그런 정체들을 닮은 사람들의 탄생과정에 대해서도 함께 살피게 되는데, 이는 가장 올바른 사람과 가장 올바르지 못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음을 새삼 환기한다.












˝훌륭함(덕)을 일생토록 보존하는 것은 이성에 의해서 참된 앎에 이른 사람의 경우에만 가능한 일이다. 의견(판단: doxa)만을 가진 자는 그 근거에 대한 이해가 없는 탓으로, 상황의 변화와 함께 그 의견이나 신념이 흔들리고 바뀌기 쉽기 때문이다˝ - 520쪽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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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01-05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것참 읽고 싶은 책인데 올해는 꼭 도전하겠습니다 ㅎㅎ

북프리쿠키 2020-01-05 13:27   좋아요 1 | URL
같이 읽어보아요 초딩님~
함께 읽는 것은 참 행복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