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님과 함께한 독서 한판.
내가 이사를 가고, 업무가 바빠 한동안
못했었는데 간만에 만나서 탐독한다.
예전 익숙한 느낌 그대로가 좋다는 말이
바로 이 순간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범님의 판타지나 SF소설 사랑은 못 말린다.
아직까지 스테디셀러만 쫓는 나에게는 범님처럼
확고한 자기취향이 없다.
서로가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범님은 정말 흥미로워하는 반면에 난 그저 남들보다 더 있어 보이는 책을 읽는다는 자부심을 다른 방식으로 포장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허세를 혀밑에 숨겨놓는 수준이다.


맹자에서
배우는 자는 가르치는 자의 친구가 될 수 없다고.
그래서 오늘도 배운다.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값진 것을.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나도 책을 ‘즐기면‘ 된다는 것을.

한번도 범님은 책을 꾸역꾸역 읽어낸 적이 없었다.





지금 읽고 있는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책은
내가 잘 모르는 나라에 대해 다루고 있는 점이 좋았다.
핀란드, 일본, 칠레, 인도네시아 까지 읽었는데
나라가 중대한 위기를 맞았을 때 어떤 선택과 변화를 시도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근 현대의 위기를 다루고 있어
작금의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가 훨씬 넓어졌다.
특히 많이 공부했다고 생각한 일본의 메이지시대도 설명하는 관점이 탁월해서 참신했다.



창가에 비친 풍경들이 음악 속에서 흐르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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