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를 내고 아침 일찍 만보를 채웠다.

마침 직장에 친한 요물님도 연가라 함께 했다.

뜨거운 탕에 몸을 담그고 나니 왠지 하루를 멋지게 시작했다는 뿌듯함에 기분이 좋다.



멋진 신세계에서 존이 읽고 있는 셰익스피어 전집의 구절들이 황홀한 만큼

라떼의 따뜻한 거품이 혓바닥에서 녹아든다.

겨울겨울한 햇살이 뺨으로 쏟아지는데 

부드럽고 따뜻해서 얼른 고개를 돌려 얼굴에 받아본다.


간만에 고민거리 없는 하루를 즐긴다.

수많은 고통속에서 잠시 고개를 내미는 행복으로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삶이라면, 

큰 고민없이 사는 것만으로도 만족하자.


오래전 엘리자베스 퀴블러의 <인생수업>을 읽다가 뜨거운 눈물을 흘린 기억이 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도 진통이 가라앉은 아침에 잠깐 햇살이 비출 때 

생의 열망을 강하게 느낀다는 대목은 이후로도 많은 상념에 잠기게 했다.


건강한 삶에 건강한 독서가 있다고 본다.

욕심내지 말고 사소한 것들부터 챙기고 실천하자.

사람이 바뀌기란 참 어렵지만, 습관은 얼마든지 만들기 마련이니 


'최선을 다해라'라고 하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최선(最善)의 가치와 방향은 사회가 용인하는 범주에서 일탈하지 않는 한 개인이 자율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내 최선은 나의 몫이라 생각한다.

요 근래 나의 최선은

건강만큼은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다.








"최종 목적이란 현재의 인간 영역 밖에 있으며 인생의 목적이란 행복의 유지가 아니라 의식의 강화와 세련이며 지식의 확대라는 믿음을 심어줄 위험이 있는 사상이다. 사실 그것이 옳은 생각일지도 모른다고 총통은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의 여건으로서는 용인할 수 없다. -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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