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공복감이 들때 난 기분이 좋다.
그때 커피 한잔을 마시면 딱이다.
차분하고 명료해지는 느낌, 조금은 가라앉지만 들뜸에서는 느낄수 없는 잔잔한 허무의 쾌감.
바로 이 맛에
내 책장에 하루키의 책은
치워도 치워도 끊임없이 쌓이는 눈처럼
팔아도 팔아도 또 끊임없이 쌓인다.
파스텔처럼 강렬한 색채가 없는 그의 문장이 좋다.
그도, 나도,
나이가 들어도 서로에게 변함없다.
배고파지기 전에 맞는 짧은 공복감을 오랫동안 유지해주는 그의 글은 여전히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