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가 겁이 나시는 분들은 해제부터 읽어보세요. 적어도 해제만은..아주 재미있습니다.
기존의 철학이 갖고 있는 경험론의 회의적인 면이나 이성론(합리론이라고 번역하면 경험론은 비합리론이 되기 때문에 '이성론'으로 번역했다고 함)의 독단적인 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대 혁명을 시도한 책입니다.
당시 프로이센 왕국의 전근대성과 근대성, 진보성과 보수성의 갈등으로 점철된 시대 상황을 고찰한다면, 그 시대의 삶이 갈망하는 내용이 담긴 이 작품이 과연 전통과 근대를 조화시키려 했던가? 아님 양쪽의 눈치를 보는 기회주의자였던가..
라는 2가지 시선에서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이 그의 철학은 인간 인식능력 일반의 주체인 이성 자체를 이성이 자기 비판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 해제 132쪽
이마누엘 칸트(Immanuel Kant.1724~1804)
- 동프로이센 쾨니히스베르크 출생
22살때
˝나는 내가 견지하려고 하는 내 행로를 이미 그려놓고 있다. 나는 내 행로를 밟아 나갈 것이고, 어떤 것도 내가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되지 못할 것이다˝
라고 주장할 만큼 자신의 미래 삶에 대한 뚜렷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해제 111쪽
그의 묘비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내가 두 가지 대상을 여러 차례 그리고 오랫동안 성찰하는 데 종사하면 할수록, 그 두 가지 대상은 더욱 새롭고 높아지는 경탄과 외경을 내 마음에 가득 채운다. 이 두 가지는 ‘내 머리 위 별이 총총한 하늘과 내 마음속의 도덕법칙이다.‘ ˝- 해제 113쪽
헤르더(J.G.Herder)는 칸트에 대해서
˝어떤 간계, 어떤 종파, 어떤 선입견, 어떤 이름이나 명예욕도 그가 진리를 밝히고 넓혀가는 것을 방해하는 유혹이 되지 못했다˝라고 적고 있다. - 주석44) -189쪽
그는 <순수이성비판>에서 감성, 지성, 이성 중 그 어느 것에도 절대 우위를 허용하지 않고 각자 자신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는 데 서로의 도움이 필요하도록 설정해놓았다.
즉 그는 이들 능력 사이에 삼권 분립을 제대로 마련해놓고자 했다. - 해제 115쪽
그에 따르면 "인간의 이성은 바로 이성 자신의 본성상 스스로에게 부과될 수 밖에 없는, 그래서 달리 피할 수도 없는 물음들로 인해, 더군다나 그러한 물음들이 자신의 모든 능력을 넘어서 있어 스스로가 답할 수 없기 때문에 괴로워한다"
그러나 인간의 이성은 이런 어려움 때문에 그 어려움을 피하고자 자신의 능력을 넘어선 세계를 서둘러 이론화하려고 하며, 그로 인해 독단적 형이상학을 구축하게 된다 - 해제 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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