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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 - 워런 버핏이 직접 쓴 유일한 책
워런 버핏 지음, 로렌스 커닝햄 엮음, 이건 옮김, 신진오 감수 / 서울문화사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
The Essays of Warren Buffett(4 Edition): Lessons for Investors and Managers in 2014
- 지은이: 워런 버핏 Warren E. Buffett
- 엮은이: 로렌스 커닝햄 Lawrence A. Cunningham
- 옮긴이: 이건 / 감수: 신진오
- 출판사: 서울문화사 / 534 쪽 / \22,000
이 책은 직접 책을 쓴 적이 없는 버핏으로선 그가 쓴 유일한 저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4년 전에 번역 출간된, [주식 말고 기업을 사라]의 최신 개정판을 번역한 책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버핏이 현존하는 가치투자 최고의 스승으로 칭송 받는 이유를 실감할 뿐만 아니라 주주를 포함한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그의 지식과 경험을 아낌없이 나눠주려는 마음을 느낄 수 있어 감동하게 됩니다.
책은 워렌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1979~2011년까지 33년에 걸쳐 매년 작성한 사업보고서를 커닝햄이 주제별로 분류/정리해서 엮은 것입니다. 또한 커닝햄은 <개론>에서 버핏의 주주 서한을 통해 독자가 배워야 할 요점을 34쪽으로 정리하는 친절함까지 보입니다.
- 버핏의 주주 서한을 관통하는 명료한 중심 주제는 기본적 분석의 원칙에 따라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주제와 관련해서 경영자는 투자자본을 적적하게 관리해야 하고, 주주들은 자본의 공급자이자 주인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제를 중심으로 회계, 합병, 평가 등 온갖 중요한 사안에 대해 실제적이고 합리적인 가르침을 제공한다.
그는 매년 발간하는 주주서한을 통해서, 그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에게서 배웠듯이 그렇게 자신의 지식을 대중들에게 가르쳐주려고 합니다. 장기적으로 주식투자는 비교할 수 있는 어떤 투자수단보다 안전하면서도 가장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는 투자자산임을 강조하는 한편 쉽게 투자하는 방법이 있음을 알려주려고 합니다.
- 나는 금융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이 아낌없이 베풀어준 지성 덕분에 엄청난 혜택을 입었습니다. 그래서 설사 강력한 경쟁자들이 생겨나더라도 내가 스승으로부터 배운 바를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언: 소유주 안내서> 중에서..
버핏은 주식투자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반투자가는 인덱스펀드를 이용해서 훌륭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음을 알려주고 직접 투자하기를 원하는 투자자를 위해서는 실례를 들어가면서 각종 투자 원칙/원리를 쉽게 가르쳐 줍니다. 책 내용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이 책을 요약하는 식의 독후감을 쓴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엮은이가 34쪽으로 요약/정리한 <개론>과 로버트 해그스트롬과 홍춘옥 님의 <추천사> 그리고 신진오님의 <감수 후기>, 이건 님의 <역자 후기> 등 신뢰할 수 있는 분들의 평가와 조언을 읽는 것은 물론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저를 포함한 독자들이 최고의 투자서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이 책의 내용 모두를 몇 번이고 숙독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실천하는 것일 겁니다.
이 책은 1979~2011년까지 33년에 걸쳐 쓴 주주 서한을 커닝햄이 주제별로 엮은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의 이전 번역본으로 1979~2000년까지 22년 동안의 주주 서한을 엮은, [주식 말고 기업을 사라]를 읽고서 독후감을 쓰기까지 했었습니다. 앞서 작성했던 독후감을 다시 읽어보았는데, 지루함을 느낄 정도로 꽤 상세하게 정리하였다고 생각됩니다. 아래 당시 썼던 독후감을 붙이기로 하고 이번 개정판을 읽으면서 –아마 4년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특별히 마음에 와 닿았던 버핏의 가르침 몇 개를 정리하는 것으로 독후감을 대신하려고 합니다.
- 우리는 세금 때문에 장기 투자전략을 선택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한 자산에서 다른 자산으로 빠르게 옮겨 다니면서 세후이익을 더 높일 수도 있습니다. 오래 전에는 찰리와 내가 이런 방식을 사용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수익률이 다소 낮아지더라도 가만히 있으려고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는 훌륭한 사업관계가 너무도 드물고 즐겁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므로 그 동안 형성된 훌륭한 관계를 모두 유지하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런 관계를 유지하면 실적도 양호하게 나옵니다.
-> 상장주식에 대한 양도차익이 없는 한국의 일반투자자로선 버핏식의 장기투자보다는 그레이엄식의 단기투자(?)가 유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버핏이 버크셔의 안전하고도 저렴한 자금의 원천으로 이연법인세와 수입보험료(float) 두 가지를 강조했던 것을 감안하면 버핏의 이런 말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몇 년 동안 좋은 기업의 주식을 짧은 기간 동안에 많이 올랐다는 이유로 –매도한 주가보다 싸게 사기 위해- 성급하게 팔았다는 후회를 많이 했던 저로선 저의 투자자세에 대해서 확실히 다시 생각하도록 만드는 말씀이었습니다.
- 내재가치는 간단하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잔여 수명 동안 창출하는 현금을 할인한 가치입니다. 그러나 내재가치를 계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의에 드러나듯이, 내재가치는 정확한 숫자가 아니라 추정치입니다. 게다가 금리가 바뀌거나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예측이 수정되면 추정치도 바꿔야 합니다. 게다가 똑 같은 사실을 보더라도, 두 사람의 내재가치 추정치는 같을 수가 없습니다. 찰리와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내재가치 추정치를 절대로 제공하지 않습니다. 대신 사업보고서에서 제공하는 것은 우리가 내재가치 계산에 사용하는 사실들입니다.
-> 버핏의 솔직함과 가능한 많은 것을 알려주려는 마음 씀씀이가 잘 드러난 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서 장기투자와 관련한 버핏의 생각에서처럼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버핏이 다른 글에서 지적하였듯이 내재가치를 단순히 자산가치로만 생각한 것은 아니더라도 자산가치에 수익가치와 배당수익 정도를 추가하는 식으로 너무 쉽게 정리해버렸던 것은 아닌지…… 공부가 더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 말씀이었습니다.
- 연말 현재 버크셔가 보유한 외환계약은 12개 통화에 걸쳐 약 214억 달러입니다. 작년에도 언급했듯이 이러한 외환 보유는 우리의 태도가 확실히 바뀌었다는 의미입니다. 2002년 이전에는 나도 버크셔도 외환을 거래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무역정책 탓에 달러의 가치가 앞으로 장기간 계속 하락 압박을 받는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02년 이후 우리는 투자 방향을 설정할 때 이런 조짐에 주의하고 있습니다.
-> 2003년 주주서한에 실린 것으로 보이는 이 글은 무역과 재정수지에서 큰 폭의 적자를 보이는 미국달러가치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습니다. 물론 버핏은 같은 서한에서 미국의 경제력은 어느 나라보다 강하며 미래도 밝다고 강조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후 버핏의 생각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모르지만 미국의 양대 수지 적자는 여전한 상태지만 미국 달러화는 약세는커녕 강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같은 이유로 오래 전부터 원화 강세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현실은 그렇게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의아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미래 추정은 역시 어렵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시기만 늦춰지고 있을까요? 버핏의 예상이 맞지 않은 것에서 위안을 삼으면 될까요? 이와 관련해서 제가 중국주식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도 언급하고 싶습니다. 일반적인 시각은 중국을 세계 어느 나라보다 투철한 자본주의 국가라고 하지만 제 눈에는 여전히 자유가 많이 통제/억압된 공산주의 국가입니다. 저는 과거 천안문 사태와 같은 엄청난 사건이 한 번쯤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그런 사태/변화가 벌어진 다음에나 투자를 실행할 수 있는 나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맞든 틀리든, 투자자라면, 미래에 대한 이런 정도의 상상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옮겨두고 싶은 버핏의 말씀 몇 개..
- 어리석은 투자자라도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는 순간 어리석음을 벗어나게 됩니다.
- 현명한 투자가 쉬운 것은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고 복잡한 것도 아닙니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선택한 기업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능력입니다.
- 탁월한 경영자와 경제성 나쁜 부실기업이 맞붙으면 이기는 쪽은 부실기업입니다.
- 사업이든 투자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보다는 쉽고 명확한 문제에만 집중하는 편이 훨씬 실속 있습니다.
- 아이작 뉴턴이 투자손실로 엄청난 충격을 받지 않았다면 네 번째 운동 법칙을 발견했을지도 모릅니다. <투자자 전체로 보면 운동량이 증가할수록 수익은 감소한다>라는 법칙 말입니다.
- 성장투자와 가치투자가 대조적인 투자 스타일이라고 입심 좋게 말하는 시장평론가와 펀드매니저들은 모두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성장은 가치방정식을 구성하는 한 요소에 불과합니다.
- 나는 35년 전에는 경제적 영업권의 비중이 큰 기업을 멀리하고 유형자산의 비중이 높은 기업으 가까이하라고 배웠지만, 이제는 생각이 전혀 달라졌습니다. 과거에 지녔던 편견 때문에 나는 중요한 실수도 여러 번 저질렀습니다.
케인스가 나의 문제점을 깨우쳐주었습니다. <문제는 새 아이디어를 찾지 못해서가 아니라, 낡은 아이디어를 버리지 못하는 데서 온다> 나는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편견에서 벗어났습니다. 내게 편견을 심어주었던 스승의 가르침이 대부분 너무도 소중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직간접 경험을 통해서 나는 이제 유형자산 비중은 아주 낮고 영업권 비중이 매우 큰 기업을 절대적으로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저는 1979~2000년까지 22년 동안의 주주 서한을 다룬 이 책의 이전 번역본인, [주식 말고 기업을 사라]를 읽고서 2010년 7월 3일 독후감을 썼었습니다. 당시에 썼던 독후감 전문을 옮겨 붙입니다.
주식 말고 기업을 사라
The Essays of Warren Buffett: Lessons for Investors and Managers in 2002
- 지은이: 워렌 버핏 Warren E. Buffett
- 엮은이: 로렌스 커닝햄 Lawrence A. Cunningham
- 옮긴이: 이 건
- 출판사: 서울문화사 / 363 쪽 / \18,000
워렌 버핏에 대해 이미 훌륭한 책 두 권을 쓴 로버트 해그스트럼이 추천사에서 얘기하듯이, 매년 버크셔해서웨이 정기 주총에서 주주에게 보고하는 서한인 연차보고서에서 핵심을 추려 낸 이 책은 버핏의 투자법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투자기업 선택과 투자기업의 경영자를 대하는 자세, 버크셔의 주주에 대한 태도 등을 통해 그의 인품까지도 엿볼 수 있습니다. 옮긴이의 말씀처럼 이 주주서한은 버핏이 유일하게 직접 쓴 책이라고 할 수 있으며 또한 버핏이 따로 책을 쓸 필요가 없는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제게는 이 번역본의 원서와 비슷했을 듯한 느낌의 사본 한 권(Selected and Arranged by Cesar “Bud” Labitan,Jr. MD/ MBAE student Purdue University – Calumet School of Management Hammond, Indiana 2002)을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습니다. 어디서 입수했는지는 모르겠는데, 틈이 날 때, 한 번 번역하면서 내용을 음미하겠다고 하고선 몇 차례 시도하다 포기하곤 했던 귀한 사본입니다. 이 건님의 번역본 출간으로 이제 제가 직접 번역하면서 내용을 음미하는 멋진 작업은 좀 더 미뤄도 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우리 딸이 대신 해 줄지도 모르겠네요^^
투자에 관련된 좋은 책은 나중에 참조하기 위해서 책 읽은 당시의 느낌과 특히 좋은 글을 추려내어 정리하곤 하는데, 이 책은 형광 팬으로 밑줄 친 부분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정리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버핏의 멋진 유머와 함께 몇 번이고 그냥 읽는 것이 어떨까 싶은, 버핏이 [증권분석]을 늘 곁에 두고서 읽는다던데, 그렇게 해야 할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은 1979 년부터 2000 년까지 22 년 동안의 주주 서한의 주요 내용을 발췌/정리한 책입니다. 다음과 같이 7 개 부문으로 나눠 정리했습니다.
1. 기업의 지배구조 2. 기업금융과 투자 3. 보통주의 대안 4. 보통주 5. 기업인수합병 6. 회계와 평가 7. 회계정책과 세금
읽다 보면 각 차트 별로 많은 내용이 중복 설명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제게는 내용 파악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반복 학습?). 엮은이 로렌스 커닝햄은 친절하게도 책 머리글, 우아하고도 유익한 투자지침이란 별도 장에서 28 쪽을 할애해서 책 전체 내용을 요약해서 보여줍니다. 제가 책을 정리한다면 이 부분을 옮기는 것으로 충분하겠지만, 이 역시 양이 너무 방대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밑줄 친 부분을 다시 줄 치면서 “그래” 하며 좀 더 와 닿았던 부분만을 옮기기로 하였습니다. 간간이 제 느낌도 섞어야겠죠. 정리하면서 이어폰으로 듣는 윤도현 밴드의 음악이 참 좋고 거실 창을 때리는 장맛비도 좋습니다. 저 아래 내려다 보이는 작은 공원에는 큰 우산을 받쳐들고 산책하는 열심인 분들도 보입니다. 평안한 일요일 아침입니다.
1. 기업 지배구조에서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기업 운영현황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투자하려는 기업의 이상적인 경영진의 모습을 얘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훌륭한 경영진은 의사결정을 할 때 주주처럼 생각하며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에 둔다.
무엇보다 구조적인 제약 없이도 유능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CEO를 선임해야 한다. 왜냐하면 CEO는 일반 종업원과 세 가지 점에서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1) CEO의 성과는 측정기준이 모호하고 조작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므로 근로자에 비해 평가하기가 어렵다.
2) CEO보다 높은 사람이 없어 성과를 측정하기 어렵다.
3) 이사회는 전통적으로 CEO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CEO를 감독/통제할 수가 없다.
버크셔 종속회사의 CEO들은 기업경영에 대해 단순한 지시 3 가지만을 따르면 된다.
1) 자신이 유일한 주인인 것처럼 경영하라
2) 이 회사가 유일한 자산인 것처럼 경영하라
3) 앞으로 100년 동안 회사를 팔거나 합병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라
스톡옵션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입니다. 경영진에 대한 보상은 엄격한 성과 측정에 의해야 하며 가능하다면 스톡옵션보다는 현금 보너스를 지급해야 하며 탁월한 경영진이라면 현금 보너스로 자사 주식을 사야 한다고 합니다. 그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주주의 입장에 서는 경영자들’이라고 합니다.
* 주식시장이 침체해야 좋은 이유:
1) 기업을 통째로 인수하는 가격이 내려가기 때문
2) 이미 보유한 주식을 포함해서 탁월한 기업의 주식을 시장에서 매력적인 가격으로 살 수 있기 때문
3) 코카콜라와 웰스파고 같은 탁월한 기업들은 계속해서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는데, 이들이 사들이는 주가가 내려감에 따라 우리 보유 지분율이 증가하는 이득을 보게 되기 때문
버핏과 찰리가 하는 일은 단 두 가지뿐입니다. 첫째 탁월한 경영자를 발굴하여 다양한 사업을 맡기고 둘째는 자본배분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섬유사업을 계속 유지했던 이유는 1) 지역 사회의 일자리 유지에 매우 중요하고 2) 경영진이 문제점들을 솔직하게 보고하고 이를 해결하려고 열정적으로 노력했으며 3) 근로자들이 우리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일에 협조했고 4) 투자대비 적정수익이 나올 것이었기 때문인데, 1978년의 이 판단은 결국 4)가 잘못된 것으로 밝혀져서 1985년 섬유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군요.
인수해 줄 기업이 없었고 추가 자금을 투입해도 개선될 가능성이 없었다면서 최초 투자기업의 원래 사업을 접습니다. 새무얼 존슨의 경구를 옮기면서 말씀이죠. ‘말이 열까지 셀 수 있다면 말로서는 훌륭하지만 수학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섬유산업 안에서 자본을 탁월하게 배분하는 회사는 섬유회사로서는 훌륭하지만 사업을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 공장폐쇄의 고뇌
2. 기업금융과 투자에서는 미국 금융계 전체의 표준 교리로 자리잡고 있는 ‘효율적 시장가설’의 현대재무이론을 비난합니다. 오래 전에 대학강의에서 저 역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던, ‘현재 주가엔 기업의 모든 가치가 반영되어 있으며 그 기업에 대한 호/악재는 즉시 시장 가격에 반영된다’던, 그 내용인데 버핏도 저와 같은 생각이었던 모양입니다^^
버핏은 현대재무이론의 현대포트폴리오이론(MPT: Modern Portfolio Theory –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면 개별 증권에 내재된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의 분산투자와는 반대로 집중투자를 권합니다. 이는 그의 서한 곳곳에서 발견되는데, 케인즈의 말씀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케인즈는 ‘투자자가 사업을 잘 알고 경영진도 믿을 만한 회사 두세 군데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투자를 펼쳐 놓을 때 위험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자신이 관리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능력껏 투자하라는 말씀이겠죠.
현대재무이론 신봉자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그레이엄의 Mr. Market과 Margin of Safety 이론을 언급하며 저가 매수와 시장가격과 내재가치의 다름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도드와 그레이엄의 세 번째 원칙, 능력범위(circle of competence: 투자자들은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의 기업에만 투자해야 한다)를 강조합니다. 아는 분야에만 투자했기 때문에 큰 실수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인기도를 가늠하는 투표소와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체를 측정하는 저울과 같다. 기업의 내재가치가 만족스러운 속도로 증가하기만 한다면, 사업실적을 빨리 인정받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실은 더 늦게 인정받는 편이 더 유리합니다. 좋은 주식을 싼 가격에 살 수 있으니까요.
폭넓게 분산 투자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하나는 차익거래이고 다른 하나는 개별 기업의 경제성은 모르지만, 어떤 산업에 장기 투자하면 유리하다고 확실할 때입니다.
우리가 거래활동에 거리를 두는 것은, 주식시장에서는 활발하게 거래하는 사람으로부터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로 돈이 흘러간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탁월한 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는 것이지, 그저 그런 기업을 싼 가격에 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유통주식을 살 때도 기업을 통째로 인수할 때와 똑 같은 방식으로 평가합니다. 1) 우리가 이해할 수 있고 2) 장기 전망이 밝으며 3) 정직하고 유능한 사람들이 경영하고 4) 가격이 매력적인 기업
성장은 늘어나는 이익을 높은 수익률로 재투자할 수 있을 때에만 투자자들에게 이득이 됩니다. 다시 말해서 성장에 1 달러를 투자했을 때 창출되는 장기 시장가치가 1 달러를 넘어야 합니다. 수익률은 낮으면서 계속 자금이 필요한 사업이라면 성장은 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칩니다.
회사와 주주들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는 경영자들도 있으므로, 이런 사람들은 정신 차리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경영자가 있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습니다. –> 저도요!
우리는 인수할 회사나 투자할 주식을 물색할 때, 앞으로 큰 변화를 겪지 않을 기업이나 산업을 선호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는 앞으로 10년이나 20년 뒤에도 막강한 경쟁력을 확실하게 유지할 만한 기업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환경에서 대박이 터질 수도 있지만, 확실성이 부족합니다.
대부분 투자자는 보수가 가장 싼 인덱스펀드를 통해서 주식을 보유하는 방법이 최선입니다. 이 방법을 따르면 대다수 투자 전문가보다 높은 실적을 확실하게 얻을 것입니다.
* 담배꽁초 투자기업(Cigar Butt investing): 청산 전문가가 아니라면 피해야 합니다. 첫째, 처음에는 싼 가격이라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십중팔구 싸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질 것입니다. 둘째, 처음에 싼 가격에서 얻은 이점은 기업의 낮은 수익률 때문에 곧바로 사라질 것입니다. 시간은 훌륭한 기업에는 친구이지만 신통치 않은 기업에는 적입니다.
* 제도적 관행(institutional imperative): 기업에 널리 퍼진 불합리한 관행으로 1) 현재의 진행방향을 그대로 유지하려 하고 2) 자금이 남아돌면 프로젝트나 기업인수를 진행하며 3) 전문가들의 자료를 동원하여 멍청한 기업도 선도기업으로 포장하고 4) 동종업계 기업이 확장하거나, 기업을 인수하거나, 임원보상 기준을 마련하면 무엇이든 분별없이 모방하는 형태 –> 버핏은 이런 기업을 피한다고 합니다.
3. 보통주의 대안에서는 정크본드(junk bond), 제로쿠폰본드(zero-coupon bond), 우선주 투자 방법과 투자시 유의점을 설명합니다. 그레이엄이 사용한 ‘단검의 비유(운전자 핸들에 단검을 꽂고 운전할 때, 조심은 하겠지만 여차하면 아찔한 위험)’를 들어 위험에 대해 주의하라고 합니다. -> 단순히 보통주에 비해 1% 더 배당하거나 터무니 없이 낮은 배당률을 보장한 우리나라 우선주와는 다른 미국식 우선주를 볼 수 있습니다.
단지 인기 없는 주식을 산다고 해서 현명한 투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역발상 기법은 무조건 군중을 따르는 전략만큼이나 어리석은 짓입니다. 시류를 따를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가장 좋아하는 투자(경제 전망이 밝고 잘 경영되는 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는 투자)를 찾을 수 없을 때, 신규자금을 대개 최우량등급의 초단기증권에 투자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다른 곳에 투자하기도 합니다. 1997년도 사업보고서에선 1) 석유 선물 2) 은 매수 3) 미 재무부 장기 제로쿠폰본드에 투자했음을 밝힙니다.
4. 보통주에서는 기업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해 자본배분이 사업과 투자에 중요하다는 점과 함께 배당/배당정책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려줍니다. -> 이른바 주주가치에 대한 말씀입니다.
버핏이 생각하는 배당금 지급 기준: 배당금 지급을 유보할 때 주식의 시장가치가 그 이상으로 상승한다면 이익을 유보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익 유보는 그 금액 이상으로 이익을 벌어들일 때에만 정당하기 때문이다. –> 명쾌합니다.
경영자들은 주주들에게 즉시 분배할 수 있는 이익도 유보하길 좋아합니다. 자신이 지배하는 기업 제국의 영역을 확장하거나, 자금이 남아도는 안락한 상태에서 경영하려는 이유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유보하기에 타당한 이유는 하나뿐이라고 봅니다. 회사가 1달러를 유보할 때마다 주주들에게 창출되는 시장가치가 1달러 이상이라는 타당한 전망이 있을 때에만 제한 없는 이익이 유보되어야 합니다.
자금이 사업에 필요한 경우는 두 가지입니다. 1)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회사가 지출해야 하는 비용. 2) 경영진이 지출금액 이상으로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사업 확장에 자금을 투입하는 경우.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되어 거래되는 기업의 경우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이 자본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 되어야 하며 버크셔도 자사주 매수를 검토한 적이 있었는데, 실익이 적어 포기했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자사주 매입은, 스톡옵션 등을 위해 주가를 떠받칠 목적으로 내재가치 이상의 가격에 자사주를 매수하는, 파괴적인 자사주 매입으로써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난합니다.
주식분할은 주주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다음의 나쁜 3 가지 결과를 불러온다고 합니다.
1) 주식의 회전율이 높아져서 거래비용이 증가한다
2) 주가 등락에 집중하는 시장 중심적 단기투자자들을 주주로 끌어 모은다 – 주주 질이 나빠진다는 말씀
3) 결과적으로 기업의 내재가치로부터 크게 벗어난다
주식중개인들은 ‘시장성’과 ‘유동성’ 같은 용어를 사용하면서, 주식 회전율이 높은 회사를 찬양합니다. 그러나 도박판 딜러가 유리해지면 고객은 불리해진다는 사실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극도로 활발한 주식시장은 기업을 터는 소매치기입니다.
보통주에 대해 삼십 분의 일의 가치를 갖는 B클래스 주식을 만든 이유를 설명합니다. 고가주로 인해 야기된 주주들의 증여세 문제를 돕고 버크셔 주식을 이용한 파생상품 판매를 막기 위한 것인데요. 버핏은 버크셔 주식이 항상 내재가치와 같은 가격으로 움직이는 것이 주주들에게 유리하다고 얘기합니다. -> 산책하는 투자자와 그 옆에서 종종 걸음으로 주인을 따라 걷는 애완견의 평화로운 그림이 그려집니다.
5. 기업인수합병
버크셔는 탁월한 경영진이 운영하는 경제성 뛰어난 기업에 투자하되 지분 전부나 일부를 사들이는 이중전략을 구사한다. 시장 관행과는 달리 버핏은 기업을 통째로 인수하더라도, 독점적 성격을 가진 특정한 기업이나 탁월한 경영자가 비상은 재능을 발휘하는 기업을 제외하고는, 프리미엄을 지불할 이유가 거의 없다고 주장합니다.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하면서 기업을 인수하는 이유에 대해 ‘제도적 관행’에서 언급하듯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잘못된 동기를 언급합니다.
1) 인수기업의 경영자가 기업인수에 전율을 느끼거나 2) 회사의 규모 확장에 희열을 느끼거나 3) 시너지효과를 지나치게 낙관하기 때문
이와 함께 주주/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로 Greenmail 과 LBO(Leveraged Buy-Out)를 언급합니다. 2008 년에 읽었던, RJR 내비스코의 LBO 방식의 기업인수 사건을 다룬 [문 앞의 야만인들: Barbarians at the Gate – The fall of RJR Nabisco in 1990, 2003 & 2008]은 흥미 있는 소설로써 읽기엔 좋았지만 기업을 땅 따먹기 게임처럼 다루는 참가자들의 추악한 모습, 자본주의의 추악함에 치를 떨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버핏의 염려에 공감합니다. 법인은 법적으로 인정된 인격체이므로 소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6. 회계와 평가
회계원칙(GAAP: 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의 한계를 인식하고 회계적 이익과 영업권을 경제적인 관점에서 따져보고 장부가치와 내재가치를 구분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회계사들의 역할은 기록하는 것이지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평가는 투자자와 경영자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회계는 기업분석을 도와주는 것이지 절대로 대신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영자와 주주들은 명심해야 합니다.
경제적 영업권: 시장수익률보다 훨씬 높은 이익을 내는 기업이라면 그 기업의 가치는 유형자산의 가치보다 훨씬 높다. 이러한 초과수익을 자본화한 가치.
자산이 많은 기업은 대개 이익률이 낮아서, 흔히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현상 유지에 필요한 투자자금조차 벌어들이기 어렵습니다.
유용한 재무제표가 되려면 세 가지 질문에 답을 제공해야 한다고 합니다.
1) 기업의 가치는 대략 얼마인가?
2) 미래 부채를 감당할 능력은 얼마인가?
3) 경영진이 회사를 얼마나 잘 운영하고 있는가?
투자기업에 대한 완전한 평가를 위해 포괄이익 개념을 설명합니다.
지금도 활용되고 있는, EBITDA에 의한 기업 현금흐름 계산방법에 대한 오류를 지적하면서, 주주이익에 대해 확실한 공식을 제시합니다.
* 주주이익 = 보고이익 + 감가상각비와 기타 비현금 비용 – 공장설비 등에 대한 연간 자본적 지출액
제대로 된 기업이라면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하는 영업권에 대해 막연한 상각 방식이 잘못되었듯이 향후 기업의 경쟁력과 판매량 유지에 필요한 금액인 감가상각비 등을 단순 차감해서 현금흐름을 계산한 것이 얼마나 잘못된 방법인지 통렬하게 지적합니다.
장기적으로 버크셔 주주들이 얻는 이익의 합계는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과 반드시 일치해야 합니다. 우리의 1차 목표는 버크셔 주주 전체가 얻는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지만, 일부 주주가 다른 주주들을 희생시키면서 얻는 이익은 최소화하고자 합니다. 이는 가족이 동업할 때 추구함직한 목표이지만, 상장회사 경영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사리에 맞는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7. 회계정책과 세금문제
기업인수에 있어 합병이냐 인수인가에 대한 논쟁에 대해 버핏은 영업권 상각을 보류하는 것으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회계기준으로 채택되었다는군요. (우리나라에선 영업권 상각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IFRS 도입으로 바뀌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는데 대해 일종의 금융사기로 보면서 다음과 같이 질문을 던집니다. “스톡옵션이 보상이 아니라면 무엇입니까? 보상이 비용이 아니라면 무엇입니까? 그리고 비용을 이익 계산에 넣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디에 넣어야 합니까?” 명쾌한 삼단논법인가요? 아직 대답이 없다고 합니다.
연말에 주주현황을 보면 버크셔의 주주 98%는 연초부터 보유하고 있던 주주라고 합니다. 미국의 특수한 세법이 아니더라도 제가 버크셔의 주주라도 그냥 보유했을 듯싶습니다. 우리나라에 버크셔와 같은 기업이 있다면 투자 재산 전부를 던져 놓고 편하게 있고 싶을 정도로 말씀이죠. 물론 제 투기적인 마음은 20 ~ 30%쯤은 별도로 갖고 놀 것 같습니다. 매우 투기적인 주식을 저가 매수/ 고가 매도 방식으로 말이죠.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많은 분들처럼 제 책장에도 워렌 버핏에 대한 책이 10 여 권 있습니다. 조금은 엉터리 같은 책도 있지만 대부분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책들이 부분부분 옮겨온 중요 내용들을 한 권에 모은 것이 이 책이라면 지나친 찬사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그 이상으로 평가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부러웠습니다. 글로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겠지만, 주주를 진정 동업자처럼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나 투자 기업과 경영자들을 바라 보는 따뜻한 느낌…… 단편적인 생각으로 구두쇠 영감, 투자 재미에 푹 빠져 다른 재미는 모르는 인간 등 꽤나 비난/질투했던 것 같습니다. 그의 책을 많이 읽었으면서도, 그의 자서전은 읽지 않았던 이유일까요, 그의 인품에 대해서는 많이 오해했던 모양입니다.
-> 출간된 버핏의 자서전 3권 중 2권은 서재에 있고 첫 자서전인 [버핏]은 도서관에서 대여해 읽는 등 이 독후감을 쓴 이후 3권 모두 읽었습니다.
제가 그와 같은 투자기업을 만들어 운용할 수는 없겠지만, 운용하는 자금이나마 좀 더 나은 시각으로 판단하고 분배할 수 있는 공부가 되었고 계기가 되었습니다. 버핏 영감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