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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투자 - 케인스부터 버핏까지 대가들의 집중투자 풀 스토리
앨런 카르페 베넬로, 토비아스 칼라일, 마이클 밴 비머 지음, 이건.오인석 옮김, 신진오 / 에프엔미디어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집중투자
Concentrated Investing in 2016
- 지은이: 앨런 카르페 베넬로외 2인 Allen Carpe’ Benello & 2others
- 옮긴이: 이건, 오인석 / 감수: 신진오
- 출판사: 에프엔미디어/ 2016-10/ 334쪽/ \16,000
자산운용사 혹은 사모투자회사에서 투자업무를 하고 있는 엘런 베넬로 등 세 사람이 집중투자의 대가라고 선정한 8명/기관 투자자들의 투자법과 실적에 대해 들려줍니다. 유명인 몇 사람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 정리하는 식으로 만들어졌기에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치투자라는 분야에서 신뢰받는 홍춘옥 님이 추천사를 썼고 신진오 님이 감수의 글을 더하고 이건 님이 번역한 책이라는 점에서 믿고 볼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독후감을 쓰는 현재 저의 이런 예상은 틀림이 없었습니다^^
저자들이 선정한 8인의 투자 구루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루 심프슨: 집중투자의 전형을 보여준 투자의 달인
2. 존 메이너드 케인스: 경제학자의 집중투자
3. 존 켈리, 클로드 섀넌, 에드 소프: 수학자 출신 투자자들의 집중 계량투자
4. 워런 버핏: 집중 가치투자
5. 찰리 멍거: 가격보다 질을 중시한, 사색하는 집중투자자
6. 크리스티안 시엠: 영구 자본으로 장기 투자한 산업 전문가
7. 그리넬 대학: 조 로젠필드 -> 짐 고든 – 집중 장기 투자로 기금 조성
8. 글렌 그린버그: 관습을 타파한 단순한 투자와 테니스 슈즈
책을 읽기 전까지는 1~5번까지 소개된 분은 많이 알거나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6, 7, 8은 전혀 생소한 인물/기관이었습니다. 일독 후 받은 느낌은, 저자가 강조하는 <집중투자>라는 점에서 이 분들의 투자를 한 단어로 정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완전한 공감은 할 수 없지만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그들의 경험을 배운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일독이 아닌 몇 번이고 읽을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저자는 이들 탁월한 집중 가치투자자들이 사용한 기법을 적용함에 있어 유의사항 두 가지를 염두에 두라고 합니다.
1. 집중투자는 누구나 쓸 수 있는 기법이 아니다. 집중투자는 철저하게 조사하고 분석하려는 사람에게만 적합한 기법이다. 피터 린치는 집중투자를 하지 않았다.
2. 목표를 세운다고 반드시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향해야 할 목표가 무엇인지 확실히 해두는 데는 도움이 된다. – 이소룡이 했던 말로 대신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투자의 대가들을 무조건 도달해야 하는 목표로 삼기보다는, 자신의 투자 실력을 향상시켜줄 길잡이로 삼아야 한다>고 합니다.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탁월한 실적을 보여준 투자자는 집중투자를 하더라는 것이지만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투자자의 기질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는 지능보다는 기질이 중요하다면서 워런 버핏을 비롯한 많은 분의 말씀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책에서 인용한 버핏과 멍거의 말씀을 옮깁니다.
- 좋은 소식은 지능이 높지 않아도 훌륭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만일 지능지수가 160이면 그 중 30은 투자에 필요 없으므로 팔아버리세요. 실제로 필요한 것은 올바른 기질입니다. 투자자는 남의 견해나 관점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 투자자라면 남에게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기업과 산업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가끔 사람들은 군중심리에 휩쓸려 망상에 빠지기도 합니다. 기술주 거품 등이 그런 사례입니다.
- 올바른 기질을 갖추어 기업과 산업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투자에 앞서가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의 기업과 산업을 어떻게 생각하든, 신문에서 어떤 기사를 읽든, TV에서 무엇을 시청하든, 누가 <이런 일, 저런 일이 벌어질 거야>라고 말하든 개의치 않습니다. 투자자는 사실을 바탕으로 판단하여 스스로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 사실이 부족하여 결론을 내릴 수 없다면 절대로 투자하지 마세요. 다른 기회를 찾아보세요. 남들이 매우 쉽다고 생각하는 투자도 기꺼이 포기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저도 모릅니다. 그 동안 제게 투자 능력을 타고났는지 배웠는지 묻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기질이 중요하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 워런 버핏
- 버핏은 투자에는 매우 높은 지능지수가 필요 없으므로 남는 지능지수는 팔아버리라고 말합니다. 물론 버핏의 견해는 극단적입니다. 지능지수가 높으면 유리하지요. 그러나 기질을 습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견해는 옳습니다. 자신의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모르는 수재보다는 성실하고 건전한 사람이 나을 것입니다. 루 심프슨은 매우 똑똑하기도 하지만 기질이 훌륭합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투자자의 기질이고, 우리 기질과도 비슷합니다.
- 지나치게 어려워 보이는 분야가 있으면 그런 분야에는 접근하지 않습니다. 우위를 확보한 분야가 아니라면,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소용이 없으니까요. 우리는 장기간 매매를 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이것도 일종의 비법입니다. 우위를 확보한 분야에서 가만히 있는 것이 바로 심프슨, 멍거, 버핏 스타일입니다. – 찰리 멍거
집중투자에 대해서는 책에 소개된 대가 모두에게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는데, 몇 분의 말씀만 옮깁니다.
-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자신이 잘 알고 있으며 경영진을 철두철미하게 믿을 수 있는 회사에 거액을 집어넣는 것이 올바른 투자 방법이라고 더욱 확신하게 된다네. 아는 것도 없고 특별히 믿을 이유도 없는 기업에 널리 분산 투자하고서 위험이 감소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야. 사람의 지식과 경험은 분명히 한계가 있어서, 나는 완전히 믿음이 가는 기업을 한 시점에 서너 개 이상 본 적이 없어. - 스콧에게 보낸 편지(1934년): 존 메이너드 케인스
- 우리 전략은 일반적인 분산투자 이론을 따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우리 전략이 전통적인 분산투자 전략보다 더 위험하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생각은 다릅니다. 집중투자 전략을 사용하면 기업 분석을 더 강도 높게 할 수 있고, 기업의 경제 특성에 대해 좀 더 안심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우리는 위험을 사전과 동일하게 <손실이나 피해 가능성>으로 정의합니다. – 1993년 주주서한: 워런 버핏
- 포트폴리오에서 보유한 기업에 대해 샅샅이 안다는 것은 결국 쓸데없는 소음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바로 이 점이 집중투자의 매력입니다. 모두 다 살펴볼 수는 있지만 이 모든 것에 대해 의견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진정으로 <우와, 정말 훌륭한 기회야>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결론을 내리지 않아도 됩니다. 확실치 않은 것에 대해 추측할 필요가 없습니다.
- 우리는 10종목 이상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이 가운데 몇몇은 비중이 15~20%에 이르기도 합니다. 가장 좋은 아이디어 10개를 추려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면, 그리고 불확실한 요인까지 조목조목 따져 가려낸 아이디어 10개는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끝까지 견해를 유지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 글렌 그린버그
집중투자와 관련해서 분산투자에 대한 (상상이 가는 뻔한) 세 분의 의견을 들어 봅니다.
- 위험 측면에서는, 확신하지 못하는 여러 분야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보다, 확신하는 종목 소수를 대량으로 보유하는 편이 낫다. 그러나 이런 확신이 착각일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지식이 부족하다면 최대한 광범위하게 분산 투자하는 방법이 가장 현명할 것이다. 십중팔구 그것이 더 안전하다. – 케인스
- 자신감 넘치는 투자 전문가에게는 과감한 집중투자를 권하겠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모든 사람에게는 철저한 분산투자를 권합니다. 투자 전문가에게는 분산투자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1위 선택 종목이 있는데도 20위 선택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미친 짓입니다. 찰리와 나는 주로 5개 종목에 투자했습니다. – 버핏
- 버크셔 스타일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집중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학계는 분산투자를 찬양하여 현명한 투자자들에게 끔찍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나는 분산투자 개념 자체가 그야말로 미친 생각이라고 봅니다. 분산투자는 투자 실적이 시장 평균 실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므로 마음이 편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나 아무 이점도 없는 투자를 왜 합니까? – 찰리 멍거
그런데, 자기 주장이 강한 찰리 멍거는 너무 나갔습니다. 다음과 같은 말까지 하고 있는데요. 피터 린치가 아니더라도 세상에는 어딘가에 블랙 스완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나는 장기간에 걸쳐 탁월한 실적을 기록한 사람 중 20개 업종에 걸쳐 100개 종목을 보유한 사람을 수십 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책으로 다뤄볼 만한 주제지요. 장기간 탁월한 실적을 유지하는 사람들 중에는 빌 밀러처럼 전문 분야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개 집중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사람들이 오래 버티지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 2012년 12월 인터뷰
피터 린치가 운용한 마젤란펀드는 13년 동안 2700% 복리로 29.2%의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얼마나 많은 종목을 보유하고 있었는지, 당시 피터 린치가 보유하지 않은 종목이 뭐가 있느냐고 얘기할 정도였다고 하죠. 찰리 멍거가 피터 린치를 몰랐을까요? 아님 13년 정도는 멍거가 생각하기에 장기가 아닌 중기 정도였기 때문일까요?
한편 저자가 머리말에서 얘기했듯이 일반 투자자가 집중투자를 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과연 한 기업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서 소신을 갖고 투자할 정도의 능력을 갖췄는가, 앞서 투자자에게는 지능보다는 자질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그것만 갖고서 될까 하는 원천적인 문제입니다. 그래서 분산투자라는 주제에서 일반투자자의 투자에 대해 언급되었지만 효율적인 시장에 대해 얘기합니다.
효율적인 시장 - 대가들이 동의하는 두 가지
1. 시장은 대체로 효율적이다.
2. 찰리 멍거가 말하는 이른바 <무지한 투자자>라면 시장이 효율적이라고 간주해야 한다.
그런데, 이 잘난 분들은 한 마디 하면서 일반투자자들을 약 올립니다. 그리고 자신들은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어리석은 행위로 보지만 일반투자자라면 인덱스펀드가 최선의 투자법이라며 권하고 있습니다.
- 학계, 투자 전문가, 기업 경영자들은 시장이 <자주> 효율적인 모습을 확인한 다음, 시장이 <항상> 효율적이라고 잘못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자주>와 <항상>의 차이는 낮과 밤만큼이나 큰 것입니다. - 1988년 주주서한: 워런 버핏
- 효율적 시장 이론을 제시한 사람들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단지 주장이 지나쳤을 뿐이지요. 예외도 있지만 대체로 옳습니다. – 찰리 멍거
이제 선정된 집중투자의 대가 8인에 대해 살펴봅니다.
1. 루 심프슨
버크셔 해서웨이에서 투자한 보험사인 <가이코>에서 투자를 맡았던 인물로 유명하고 지금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워런 버핏의 후계자로 지목된 흥미로운 인물입니다. 지명도에 비해 거의 알려진 것이 없었는데 이번에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들려 준 얘기 덕분에 신비의 인물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저의 만족도의 점수는 100점 만점에 100점입니다.
투자를 하고 싶어서 직장을 옮기던 심프슨은 버핏의 면접을 통해 1979년 가이코에 입사해서 1980년부터 운용을 맡게 됩니다. 1982년 가이코는 2.8억 달러로 33개 종목에 투자했는데, 이후 8~15개 수준을 유지하였고 버크셔해서웨이에 인수되기 전 마지막으로 공개한 1995년 말 포트폴리오에는 11억 달러로 11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루 심프슨의 투자철학
1. 독자적으로 생각한다.
2. ROE가 높은 주주 지향적 기업에 투자한다.
3. 탁월한 주식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가격만 지불한다.
4. 장기간 투자한다.
5. 과도하게 분산 투자하지 않는다.
루 심프슨의 투자원칙
1. 우수한 경영진이 이끄는 우량 기업을 내재가치보다 싸게 사는 것이다.
2. 경영진을 평가할 때 자본 배분 실적, 정직성을 본다.
3. 경영자가 소유 경영자인지, 한몫 챙기려는 <총잡이> 경영자인지 조사한다. 주가가 저평가되었을 때 CEO의 자사주 매입 의지가 흔히 이런 요소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루 심프슨에 대한 워런 버핏의 평가입니다. (1986년 주주서한)
- 그의 실적은 자체로도 뛰어나지만 실적을 달성한 방식도 훌륭합니다. 루는 원금 손실 위험이 없다고 판단되는 저평가 개별 종목에 계속 투자했으므로, 포트폴리오 수준에서는 위험이 거의 없었습니다.
2. 존 메이너드 케인스
투자에 성공한 경제학자로 유명하지만 1932년 집중 가치투자자로 변신하기 전에 두 차례나 투자금을 날렸다고 합니다.
케인스의 투자철학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는 정말로 안전하게 이자소득을 확보하는 증권과, 수많은 난관을 세계 최고의 기술로 극복할 수 있는 기업의 주식으로 구성된다.
1. 장기적으로 전망한 내재가치보다 싸고, 그 시점의 대체투자 종목보다도 싼 종목을 소수만 신중하게 선택한다.
2. 이런 종목들을 대량으로 사서, 투자 판단에서 명백한 실수가 드러나지 않는 한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장기간 끈질기게 보유한다.
3. 투자 포지션의 균형을 유지한다. 즉, 소수 종목을 대량 보유하더라도 가능하면 위험이 상쇄되도록 위험을 다각화한다.
장기투자를 강조한 케인스의 생각도 들어봅니다.
- 나는 이제 투자에 성공하려면 이런 종목들을 대량으로 사서, 투자 판단에 명백한 실수가 드러나지 않는 한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장기간 끈질기게 보유해야 한다고 믿게 되었다. 그러나 현대 증권시장에서 주식을 계속 보유하려면 상당한 배짱, 인내심, 불굴의 용기가 필요하다.
- 나만큼 단기 매매차익에 초연한 사람도 드물 걸세. 나는 단기 등락은 무시한 채 먼 미래만 내다본다고 비난 받는다네. 나는 자산과 펀더멘털 수익력이 만족스러우면서 저평가된 종목을 사려는 것이네. - 스콧에게 보낸 편지/ 1942년
케인스는 가치투자에 대해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고 말합니다. 유명한 사람은 결국 죽는다는 얘긴데, -공감이 가는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인간의 본성을 거스른다는 점에서 어렵기는 하지만 가치투자에 의한 투자는 충분히 가능하고 최선의 투자법이라고 저는 주장하고 싶습니다.
- 가치투자자는 대중의 행동을 예측하려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수고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지능이 비슷하다면, 가치투자자가 큰 실수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 먼 미래를 내다보는 것보다는 민첩한 반응으로 이득을 취하는 편이 더 쉽다. 게다가 인생은 길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빨리 결실을 얻고자 하고, 일확천금을 꿈꾸며, 먼 미래의 소득은 매우 심하게 할인해서 평가한다. 도박 본능이 없는 사람이라면 전문적인 투자는 견딜 수 없이 따분하고 갑갑하며, 도박 본능이 있는 사람도 적절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3. 존 켈리, 클로드 섀넌, 에드 소프
수학이 들어가면 멍청이가 되는지라 약간은 건성으로 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에드워드 소프가 가치투자를 포기하고 차익거래를 선택한다는 얘기를 하는데, 저는 결코 동의하지 않지만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 대부분이 겪게 되는 어려움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그의 말씀을 옮깁니다.
- 나는 기본적 분석을 하면 할수록 실적이 나빠졌다. 나는 현실 문제에 부닥치면서, 갈수록 기본적 분석에 흥미를 잃었다. 1년이나 2년 뒤의 이익을 추정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내가 저평가된 주식을 사고, 남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평가해 그 주식을 사야만 주가가 상승한다. 그러나 아무리 장래 전망을 정확하게 평가해 <저평가>종목을 사도, 장기간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해 투자자를 좌절하게 하는 종목이 많다. [시장을 이겨라 1967]
4. 워런 버핏
말이 필요 없는 분이죠. 루 심프슨이 참석했던 모임에서 워런 버핏이 했다는 말씀을 옮깁니다. 심프슨은 버핏의 이 말씀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유명한 평생 20회 사용권에 대한 얘깁니다.
- 내가 여러분에게 주는 사용권을 이용하면 투자 실적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이 사용권은 20번만 사용할 수 있는데, 여러분이 평생 20번만 투자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즉, 20번 투자한 다음에는 더 투자할 수 없습니다. 이 원칙을 따른다면 여러분은 투자를 정말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고, 정말 깊이 생각한 종목만 사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실적이 훨씬 좋아질 것입니다.
5. 찰리 멍거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으로 버핏을 돕는 위치에 있는 찰리 멍거지만 버핏을 한 단계 발전시킨 스승이라고 불릴 정도의 인물입니다. 버핏보다 나이도 많고요^^ 그레이엄 투자방식에 머물러있던 버핏을 시즈 캔디에 투자하도록 함으로써 결정적으로 변화/발전시켰습니다. 그레이엄처럼 박학다식하지만 그레이엄에 대한 평가는 박하고 성장주 투자의 대가인 필립 피셔의 투자법을 지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의외로 생각될 정도인데, 멍거가 가치투자의 관점에서 언급한 말씀이 있어서 옮깁니다.
- 경제성이 탁월한 기업이더라도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면 바람직한 종목이 아닙니다. 그러나 경제성이 빈약한 기업이더라도 가격이 매우 싸다면 바람직한 종목입니다.
- 성공한 가치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엑슨, 로열 더치, 프록터 앤드 갬블, 코카콜라 등은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장기간 성공을 거둔 가치투자자들 대부분은 대중이 몰려들지 않는 주식에 투자했습니다.
6. 크리스티안 시엠
수학자 출신의 투자자를 다룬 3번 항의 인물만큼이나 흥미를 갖기 어려웠습니다. 가스/석유 시추 산업의 전문가로써 전문산업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성공하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쪽 산업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지라 그렇겠구나, 정도로 이해하였습니다.
그가 설립한 <시엠 인더스트리>는 1987년 상장한 이후 많은 투자에서 성공했습니다. 1987년 530만 달러의 주주가치가 2014년 20.1억 달러로 늘어 연 25%의 성과를 얻었습니다. 한 산업 분야의 투자에서 성공한 버크셔 해서웨이라고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처음에 그의 투자는 개별 자산을 대상으로 진행했고, 거래마다 전 재산을 투자하면서 온 힘을 기울여 집중했다. 시엠은 엄청난 자본을 몰아 투자했지만 철저히 연구하고 분석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아주 클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 저로선 상상조차 힘든 가장 어려운 집중투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7. 그리넬 대학
예일대기금을 운용한 [포트폴리오 성공 운용]이란 명저의 저자, 데이비드 스웬슨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투자수익률 면에서는 -예일이나 하버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금이 적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탁월하다고 합니다.
융커스라는 소매업체의 회장으로 근무하다 65세로 정년 퇴직한 1968년부터 기금 운용을 책임진, 조 로젠필드를 필두로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운용한 짐 고든 그리고 2000년 이후 스콧 윌슨이 맡아 운용하고 있는데, 투자방식은 변했지만 로젠필드가 주창한 <집중투자>는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놀라웠던 사실은 로젠필드의 요청으로 워런 버핏이 이 기금 투자위원회에서 활동하였다고 하는 건데요. 1968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43년 동안^^ 이 영감에 대해 꽤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곳에서 나타나곤 합니다. 하긴 제가 롤모델로 삼기로 한 어빙 칸이란 인물도 최근 4년 만에 두 번째로 읽기 시작한, -버핏의 전기로는 가장 먼저 나왔고 최고라고 인정하고 싶은- [버핏]에서도 발견하고서 새삼 놀랐으니.. 아마도 저의 붕어 기억력으로 인해 -이미 알았지만- 이제야 알게 되었으리라 짐작됩니다.
1992년에 로젠필드의 요청으로 기금 운용에 참가해서 그를 돕기 시작한 짐 고든은 로젠필드가 <기업보다는 특히 사람을 볼 줄 아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인터뷰에서 짐 고든이 밝힌 로젠필드의 투자관입니다.
- 제가 로젠필드에게 어떤 기업에 대해 말하면,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 교과서 같은 것은 읽고 싶지 않네. 회사를 이끄는 사람에 대해서만 설명해주게.
1. 그 사람이 진솔한가? - 아무리 똑똑해도 정직하지 못하면 좋은 거래를 할 수 없다고 믿었던 것이죠.
2. 경영자가 똑똑한가?
3. 이루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가?
버핏이 로젠필드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잘 드러낸 버핏의 말씀을 옮깁니다.
- 우리는 처음부터 죽이 잘 맞았습니다. 조 로젠필드는 정말 너그럽고 똑똑한 사람입니다. 저는 제 아버지를 바꾸고 싶은 마음은 결코 없습니다만, 부친이 돌아가신 뒤 그분을 아버지로 모실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로젠필드에 이어 기금을 운용한 고든은 재미있는 얘기를 합니다. 소위 말하는 증권사 보고서를 역 이용한다는 얘긴데, 증권사의 보고서가 나오는 대형주 투자자라면 참고할만한 내용입니다. 우리나 거기나 돈에 환장한 기관의 행태를 볼 수 있습니다.
- 저는 골드만삭스가 매수를 추천하면 팔고, 매도 의견을 내면 사는 전략을 즐겨 썼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주식을 사고 싶으면 주가를 떨어뜨릴 목적으로 매도 의견을 냈고, 팔고 싶을 때는 매수 의견을 냈습니다. 이를 역이용하는 투자 방식은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들에게서 서비스를 받기 위해 수수료를 지불합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제이슨 츠바이크가 로젠필드의 투자원칙을 세 가지로 요약했습니다.
1. 잘할 수 있는 종목 몇 개에만 집중하라.
2. 참고 기다려라.
3. 돈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말라.
-> 이상한가요? 저는 알 것 같습니다. 투자를 함에 있어 매일같이 변하는 주가에 따라 투자금의 수익률 변화에 대해 돈이 얼마나 늘었다 줄었다라고 하는 것보다는 단순 숫자로 보는 것이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물론 로젠필드는 그런 하찮은 이유 정도가 아니고 검소한 생활과 재산 기부 등에 대한 것이겠지요.
8. 글렌 그린버그
집중투자지만 다른 투자자와는 달리 비교적 짧은 2~3년 내 투자 수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제가 가끔 실행하기도 하는 때문에 상당히 공감을 하게 됩니다. 특히 굵은 글씨로 빨간색 칠한 부분
- 우리가 투자할만한 회사들은 꽤 많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맞아야 합니다. 시기도 적절하고 가격도 적절한 회사를 찾는 것이 관건입니다. 우리는 한번 매수한 회사를 영원히 들고 가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투자 기간은 보통 2~3년입니다. 그렇지만 사업이 계속 발전하고 가격도 비싸지 않으면 10년간 보유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투자를 개시할 때는 <향후 2~3년 동안 아주 매력적인 투자수익률을 낼 수 있는지>를 고려합니다. 그 기업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면 더 길게 보유하기도 합니다.
- 때때로 주가가 오르내리는 변동을, 핵심 포지션을 조금씩 줄이거나 늘리는 기회로 활용합니다. 집중투자를 한다고 해서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 더 커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많이 투자한 회사에 대해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해당 기업에서 일어나는 일을 구석구석 알 뿐만 아니라 주가가 등락할 때 어떻게 매매해야 하는지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1997년 어느 날, 그린버그의 50번째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친구인 루 심프슨이 워런 버핏과의 아침 식사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그린버그는 이 자리에서 당시 많은 금액을 투자했던 케이블TV업계에 대해 버핏의 의견을 물었는데, 버핏은 굉장히 부정적인 답을 줍니다. 시즈 캔디의 성공담을 자랑하면서 잉여현금이 창출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충고까지 듣게 되죠.
고민하던 그린버그는 자신이 분석해서 내린 판단에 따르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버텼는데, 결국 이 투자에서 몇 배의 수익을 얻게 됩니다. 대가의 생각/조언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실례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Kosdaq버블이 1999년부터 2000년 초까지 대단했는데, 원조국인 미국에서도 1999년은 IT 버블이 엄청났습니다. 이런 현상이 그린버그가 투자했던 케이블TV업종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결론: 저자의 결론입니다.
- 자주 베팅하지 말고 확률이 아주 높을 때만 베팅하라. 베팅을 결심했다면 많은 금액을 베팅하고 오래 보유하면서 하락 위험을 관리하라.
사족처럼, 집중투자자의 투자종목 수에 대해 책에서 나온 내용을 옮깁니다.
- 신중하게 분산투자하면 그런 별난 사건이 미치는 악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 보유 종목 수가 그다지 많지 않아도 그런 위험을 적정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대개 10~15종목이면 충분하다. - 세스 클라먼 [안전마진]
최소 10종목, 최대 30종목에 투자하면 충분하다. - 벤저민 그레이엄 [현명한 투자자]
5종목이면 충분하다. - 워런 버핏/ 찰리 멍거
우리는 10종목 이상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 글렌 그린버그
저는 어떤 투자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주식투자에 입문한 것은 1985년이니 어느새 30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집을 사기 위해 혹은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서 등 몇 가지 이유로 공백기는 있었지만 가치투자법에 의한 주식투자가 자산증식과 은퇴 후 생활자금 마련을 위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린 2004년 이후부터는 꾸준히 주식투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보유 종목 수를 살펴보았더니 연말 기준으로 2008년이 30개로 가장 많았고 투자금액이 몇 배 늘어난 지금은 오히려 11종목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예전에 비해 종목발굴에 게을러진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편하게 투자할만한 종목이 그렇게 많지 않더라는 경험이 이렇게 변화시킨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