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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정신 -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
강창래 지음 / 북바이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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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가 종교 재판 "마지막 장면에 "그래도 지구는 돈다"같은 중얼거림은 없었다. 정말 그랬다면 더 멋져 보였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굳이 '기록'같은 것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p.98)

뉴턴의 "<프린키피아>는 '전문가들에게 위대한 책이었던 것이다." (p.116) "
"<프린키피아>는 너무 어려운 책이었기 때문에 일반인을 위한 해설판이 필요했다. 그런데 해설판은 영국이 아니라 경쟁 상대국이었던 프랑스에서 먼저 등장했다.(......) 1759년 출간된 번역판은 매우 훌륭한 것이어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프랑스어판의 표준으로 쓰인다. 그리하여 영국 사람들이 난해하기 그지없는 <프린키피아> 원본을 들고 씨름하고 있을 때 프랑스 사람들은 이 해설판으로 고전역학을 쉽게 배울 수 있었다." (p.117)

"극단적인 예가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하고 사형당하는 것조차 감수했다는 이야기 말이다. 한국의 군사독재정권에서는 이 이야기를 인용하며 학교에서 준법정신을 가르쳤다." (p.146)

"그런데 소크라테스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그 사실을 밝힌 강정인과 권창은의 논문 두 편이 1993년에 발표되었고 언론에서도 크게 다뤘지만, 교과서에서 그 내용을 삭제하라는 헌번재판소의 권고는 2004년 11월에야 내려졌다." (p.147)

<책의 정신>(2002. 북바이북)은 우리게게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당신이 알고 있는 지식은 어디까지 진실일까요?" 우리 세대의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소크라테스가 죽으면서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했고, 갈릴레이는 종교재판을 하고 나오면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말했다고 알고 있을 것이다. 왜? 학교와 위인전에서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장점은 그런 우리의 오해를 바로 잡아준다. 그것도 "<프린키피아>의 해설서처럼 아주 쉽게"말이다.

이 책은 2013년 출판되었던 <책의 정신>의 개정증보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총 다섯 개의 큰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대답을 찾아간다. 그것은 아래와 같다.

"좋은 책은 어떤 것인가" - "포르노소설과 프랑스 대혁명"
"무엇이 그런(프랑스 대혁명 같은) 혁명적 생각의 기원이 되었을까?" - "아무도 읽지 않은 책"
"고전은 정말 위대한가?"- "고전을 리모델링해드립니다"
"과학혁명 이후 현대사회를 규정한 과학은 어떤 것이었을까?" - "객관성의 칼날에 상처 입은 인간에 대한 오해"
"책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 "책의 학살, 그 전통의 폭발"

과거 기득권자이 저자들에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저자가 가지는 가치관이 어떤 형태로 책 속에 녹아 있는가?가 아니라 저자의 글이 자신들의 권익에 도전적이냐, 아니냐였던 것 같다. "갈리레오가 쓴 <두 우주 체계에 대한 대화>는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을 일반인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쓰였다. 그것도 라틴어가 아니라 이탈리아어로! 학술어인 라틴어가 아니라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속어로 썼다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였다." (p.89)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득권자들은 정보의 대중화보다는 독식을 원했던 것 같다.

이 책은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참인지, 거짓인지 궁금한 사람,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접근한 책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은 사람, 자신의 분야와 다른 글을 읽고 싶은 사람, 세계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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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은 5점 만점에 3.8점을 주겠다. 우선 가독성이 좋았고, 크게 궁금하지는 않았지만 어렴풋이 알던 것을 정확히 알게 해 주었고, 모르던 디지털의 세계에 관심을 갖게 해 주었다.

책의 저자 연대성은 책의 구성을 '디지털 트렌드 2020 전망'(p16~24)이라는 소제목 아래 친절하게 적어두었다. 이 부분만 읽어도 책을 다 읽은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여기까지만 읽는 사람은 없을테지만 말이다. 저자는 도표와 보고서 인용, 인터뷰 등을 통해서 책의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1부 기술 '개인'을 분석하다 에서는 주문자의 일방적인 명령을 수행하던 AI가 주문자의 감성을 인식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검색한 소비재가 페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수시로 뜨는 걸 알 수 있다. 사생활보호라는 문제만 해결된다면 이런 AI의 발전은 독거어르신이나 1인가구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소비자가 선택하는 냉장고 광고를 본 적이 있다. 책을 통해서 이런 냉장고를 '비스포크냉장고'라고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냉장고의 다양성을 통해 '초개인화'가 일어나는 사회적 현상을 생각해 보게 된다. OTT(셋톱박스를 통해서 제공되는 영상서비스)시장의 변화도 인상적이었다. 넷플릭스의 성장과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소유한 디즈니플러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2부 공간혁신 에서는 공유경제와 온.오프라인은행의 변화, 드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공유주방 '위쿡'에 대한 기사는 얼마 전 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었는데 책에서 다루어서 더 관심이 갔다. 서울에서 보았던 '타다'(승차공유서비스)도 관심있게 보았다. 그 범위가 좀 더 확대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도시에서는 개인이 모든 걸 해결하기에는 공간적 부족함이 많다. 그래서 이 '공간혁신' 부분이 저자의 말처럼 2020년 더 발전하길 바란다.

3부 디지털이 가져올 충돌 에서는 IT업계의 '스핀오프'(작은 것을 분리시키는 것), 스마트폰의 역효과와 디지털 루틴(디지털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나만의 규칙), 리버스 멘토링(후배가 선임자들에게 디지털에 대해서 교육해 주는 것)을 말하고 있다. 3부를 읽으면서 나의 스마트폰 사용량이 과다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 책은 2020년의 디지털 트렌드를 읽어서 나혼자 발전해 나가라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말하고 있다. 트렌드를 말하고 있지만 그 속에 인문학이 묻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책들의 정원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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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진로 독서 인문학 - 꿈을 찾는 청소년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독서수업
강정숙 외 지음 / 도서출판 해오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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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서 썼습니다.

 

서평이벤트에 대한 아픈 기억에 한동안 서평이벤트에 응모하지 않았는데 진로독서라는 네 글자가 눈에 들어와서 응모하게 되었다.

초등학생 책수업은 교과수록도서와 연계도서 중심으로 수업하면서 잡기가 어렵지 않은데, 중학생은 쉽지 않다. 여러 책을 참고해서 읽고 분석하지만 한계를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때 이런 책이 반갑다. 책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했는지 참고하다보면 내가 하고 있는 수업의 장점과 보완점이 보인다.

이 책은 ‘꿈을 찾는 청소년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독서수업이라는 타이틀 아래 중학생들과 독서수업을 하는 네 명의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한 수업을 풀어놓은 책이다. 책은 내 이야기를 풀어내다.’, 행복을 논하다, 다른 존재를 생각한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한다. 길에서 배운다라는 소제목아래 아이들과 함께 한 5권의 책들이 소개되고 있다. 25권의 수업을 엿볼수 있다. 책 한 권에 대해서 생각열기, 펼치기, 마무리, 학생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무엇이 되라고 말하지 않는다. 어떤 직업군의 필독서를 일러주지도 않는다. 그게 이 책의 장점이다. 아이들의 진로독서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이 직업군에 대한 소개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도 모르는데 직업부터 고르라는 것은 밥도 못 하는 사람한테 7첩반상을 차리는 것과 같다. 서문의 말처럼 정체성을 찾아가는 책수업을 소개하는 책이다.

책의 또다른 장점은 학생들의 글을 읽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가 쓴 글을 보고 배울 점도 많지만 또래 친구들의 글을 통해서 깨닫는 것도 많을 것이다.

진로수업이라는 이유로 갑자기 시간이 많아진(?) 중학생과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소개되는 책을 한 권씩 찾아서 읽어보면 좋겠다. 책이 좀 더 다양한 분야를 다루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책의 서문을 인용해 본다

삶의 지향점과 방향성을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구체적인 진로와 직업에 대한 고민과 탐색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자신의 정체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 형성을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책은 직업과 진로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나 조언을 주지 않습니다. 다양한 텍스트 독해와 치열한 토론을 통해 현대 사회를 살아갈 주체적인 개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태도가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해보라고 독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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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나폴리 4부작 4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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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4부작의 마지막 이야기가 끝났다.
작가는 4부가 끝나도록 '엘레나 페란테'라는 필명 속에서 나오지 않았다. 가디언이라는 잡지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실기로 했다는  인터뷰기사에서 종이봉지를 뒤집어 쓴 작가를 보았다. 작가는 나폴리를 보호하고 싶어서 익명성 속에 자신을 숨겨두었다고 했다.
작품 속 '엘레나'와는 대조적이다. 그녀는 마지막 4편까지 자신과 나폴리, 그리고 리나의 이야기를 한다. 리나가 원치않는 이야기를 해서 리나와도 오랜 단절의 시간을 보낸다.  그녀의 직업은 작가였고, 그녀의 존재 가치를 알리기 위해서는 써야 했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했다. 릴라의 말처럼 '티나'의 행방불명이 엘레나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4부는 기존의 세 편의 이야기보다 훨씬 호흡이 빠르다.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엘레나의 사랑(?)과 별거 그리고 이별
지진
리나와 엘레나의 출산과 육아
사라진 티나
피폐해져 가는 리나
엘레나의 귀향과  고향을 떠나는 엘레나
그리고
여러 사람의 죽음
리나 사.라.지.다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지만 나폴리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할애한 이번 시리즈를 같이 책을 읽은 샘들은 더 선호했다. 나도 그 어느때보다 포스트잇을 많이 끼워두었다. 이번 시리즈를 읽으면서 나폴리의 역사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현재의 우리가 수 많은 희생 위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는 것처럼 나폴리도  수 많은 피 흘림이 지나간 후에 고요한 아침을 맞고 있는 것 같다.

각자의 삶이니 관여하고 평가할 수 없지만, 평범한 시선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그게 비단 이번 시리즈에 국한된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엘레나를 보면서 맹목적인 사랑과 브레이크를 모르는 내달림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써야 한다는 강박감이 그녀가 써서 간직할 것과 내놓아야 할 것을 구분하지 못 하게 한 것 같다. [어떤 우정]은 엘레나의 후회처럼 내놓지 말아야 할 작품이었다. 글이라는건것이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내 주변인들과 관련된 자전적인 이야기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니 '나'를 벗어난 글을 쓰는 작가들이 더 대단해 보인다. 그리고 '나'를 내보일 용기를 내는 작가들도 대단해 보인다.
'대박인물'은 니노이다. 사람들은 리나를 자기중심적이라고 보겠지만, 그만큼 '자신만' 생각하는 인물도 없다.

4편이 끝났다.
시원함과 섭섭함이 교차한다.
시원함은 4편을 다 읽었다는 것이고
섭섭함은 아직 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다는 느낌때문이다.
티나의 실종과 리나의 행방불명이 이 해결되지 않아서 더욱 그런지 모르겠다. 열린 결말 느낌의 이 이야기의 후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번엔 리나가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나폴리 4부작은 엘레나가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들은 것을 가지고 자신과 리나의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이번에는 리나의 입장에서 리나와 엘레나 그리고 주변인 이야기를 해 줬으면 좋겠다. 같은 상황에 대해서 리나는 어떻게 생각했는지
리.나.가 궁.금.하.다.

"지구라는 행성 자체는 거대한 석탄 웅덩이야" 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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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나폴리 4부작 3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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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을 넘길 때 떠오르는 생각은 샴쌍둥이였다.

나폴리와 피렌체라는 떨어진 공간에 살고 있으면서 둘이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도 닮아보였다.

피에르토와 결혼해서 피뢴체에 정착한 엘레나는 고향으로부터의 독립을 원했던 것 같다. 하지만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그 곳은 언제 어디서 불쑥 튀어나올지 모르는 귀신의 집귀신들처럼 등장했다. 그리고 그녀의 삶을 흔들었다.

'글쓰기치료'처럼 썼던 책이 성공을 거두면서 자신이 무언가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했던 엘레나는 결혼과 두 아이의 출산으로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서 회의를 느낀다. 아무 생각없이 공부만 하다 어느 순간 여기는 어디이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각을 하게 되는 사람처럼.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꿀리지 않기 위해서 해 온 엘레나의 공부는 그녀를 더 큰 침체기로 빠지게 한것 같다. 그녀를 자각시키는 것은 시어머니와 마리아로사로라고 생각된다.

사춘기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읽던 중 ​지랄총량의 법칙이란 말이 발견하고 공감했다. 사람은 평생할 지랄이 정해져 있어서 언제가는 그걸 다 소진해야 한단다. 엘레나는 3편에서 그 지랄을 쓰고 있다. 리나는 1권과 2권에서 사용했던 그것을 말이다.

자각하던 그녀 앞에 부유한 여자와 결혼해 아들까지 둔 니노가 나타난다. 자신에게만 빠져셔 그녀를 존중해주지 않는 피에트로와 달리 고등학교부터 그녀를 인정해 주고 대단하다고 생각해 주던 그의 등장은 그녀를 흔들기에 충분하다. 그녀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햄공장에서 핍박에 지쳐가던 리나는 엘레나를 부른다. 엘레나는 자신의 시댁이 될 아이로타 집안의 인맥을 동원해서 그녀를 도와준다.그 때 그녀가 할 수 있는 선택은 그것이 다였지만 주변사람들은 그런 그녀의 행도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리나가 컴퓨터 전문가가 될 수 있었던 발판을 마련해 준 것도 엘레나였다. 하지만 리나는 그녀에게 감사하지 않는다. 나폴 리가 불안하다며 두 아이의 양육에도 힘든 레누에게 젠나로를 맡긴다. 4편에서는 젠나로와 엘레나의 두 아이 데데와 엘사의 이야기가 어떤 관계도를 그리면서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네가 내 몫까지 멋진 삶을 살아줄거라 상상했는데 다 소용없는 짓이었어. ’(601)의 표현은 릴라의 진심인 것 같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발톱을 세운 고양이같은 그녀의 본심은 자신은 악과 낮음을 맡을테니 레누는 선과 고귀함을 담당하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녀가 좀 더 솔직하게 엘레나에게 다가갔다면 둘의 관계뿐 아니라 엘레나는 좀 더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릴라와 거리를 두지만 항상 그녀에게서 벗어나지 못 하는 레누처럼 릴라도 그랬던 것 같다. 이들의 우정은 '물없이 먹는 고구마'같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불안정해떤 60~70년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릴라는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았다면, 엘레나는 그 소용돌이 가운데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작품은 60~70년대라는 혼란한 시대적 상황과 당시 이탈리아인을 이해하지 않는다면 '막장드라마'를 보고 있는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나는 자꾸만 내 자신을 릴라와 일치시키려 했다. 릴라에게서 분리되려고 할 때마다 불구가 되는 것 같았다. 릴리가 없으면 생각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릴라 없이는 내 생각에 확신이 생기지 않았고 어떠한 그림도 그려지지 않았다. 나는 릴리와 분리된 내 모습을 받아들여야 했다. 해답은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내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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