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은 5점 만점에 3.8점을 주겠다. 우선 가독성이 좋았고, 크게 궁금하지는 않았지만 어렴풋이 알던 것을 정확히 알게 해 주었고, 모르던 디지털의 세계에 관심을 갖게 해 주었다.
책의 저자 연대성은 책의 구성을 '디지털 트렌드 2020 전망'(p16~24)이라는 소제목 아래 친절하게 적어두었다. 이 부분만 읽어도 책을 다 읽은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여기까지만 읽는 사람은 없을테지만 말이다. 저자는 도표와 보고서 인용, 인터뷰 등을 통해서 책의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1부 기술 '개인'을 분석하다 에서는 주문자의 일방적인 명령을 수행하던 AI가 주문자의 감성을 인식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검색한 소비재가 페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수시로 뜨는 걸 알 수 있다. 사생활보호라는 문제만 해결된다면 이런 AI의 발전은 독거어르신이나 1인가구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소비자가 선택하는 냉장고 광고를 본 적이 있다. 책을 통해서 이런 냉장고를 '비스포크냉장고'라고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냉장고의 다양성을 통해 '초개인화'가 일어나는 사회적 현상을 생각해 보게 된다. OTT(셋톱박스를 통해서 제공되는 영상서비스)시장의 변화도 인상적이었다. 넷플릭스의 성장과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소유한 디즈니플러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2부 공간혁신 에서는 공유경제와 온.오프라인은행의 변화, 드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공유주방 '위쿡'에 대한 기사는 얼마 전 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었는데 책에서 다루어서 더 관심이 갔다. 서울에서 보았던 '타다'(승차공유서비스)도 관심있게 보았다. 그 범위가 좀 더 확대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도시에서는 개인이 모든 걸 해결하기에는 공간적 부족함이 많다. 그래서 이 '공간혁신' 부분이 저자의 말처럼 2020년 더 발전하길 바란다.
3부 디지털이 가져올 충돌 에서는 IT업계의 '스핀오프'(작은 것을 분리시키는 것), 스마트폰의 역효과와 디지털 루틴(디지털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나만의 규칙), 리버스 멘토링(후배가 선임자들에게 디지털에 대해서 교육해 주는 것)을 말하고 있다. 3부를 읽으면서 나의 스마트폰 사용량이 과다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 책은 2020년의 디지털 트렌드를 읽어서 나혼자 발전해 나가라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말하고 있다. 트렌드를 말하고 있지만 그 속에 인문학이 묻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책들의 정원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서 읽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