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 - 부의 절대 법칙을 탄생시킨 유럽의 결정적 순간 29,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이강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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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하기가 어려운 경제와 금융에 관해 그림으로 쉽게 배울 수 있다고 하여 이 책을 읽어 보게 되었다. 그림을 통해 어떻게 경제를 보고 경제를 통해 어떻게 세계를 볼 수 있을지 그 전개 과정이 궁금한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므로 설레이는 마음으로 책의 문을 열었다. 책의 서문에서 금방 독특한 관점을 보게 되었다. 그건 바로 유럽사를 보게 되면 '수탈의 역사'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수탈에는 '결핍'이라는 전제 조건이라는 불과분의 관계가 있었다고 한다. 이를테면 중세사의 변곡점이 된 '십자군 전쟁'은 표면적으로는 이슬람 세계로부터 가톨릭 세계를 수호한다는 것이었지만, 그 이면을 파헤치면 교황, 황제, , 귀족, 영주, 기사 등이 저마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대항해시대'의 서막이 열린 것도 일명 신항로 개척이라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유럽인들이 항해술을 발전시켜 아메리카로 가는 항로와, 아프리카를 돌아 인도와 동남아시아, 동아시아로 가는 항로를 발견하고 최초로 세계를 일주하는 등 다양한 지리상의 발견을 이룩한 시대라고 하지만 실제는 유럽에서 나지 않는 향신료가 돈벌이가 된다는 것을 알고 향신료를 구하기 위해 지중해에서 나와 대서양으로 진출하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더군다나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선진국이라는 지위를 누리며 정치, 경제적으로 전 세계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참혹한 식민지 시대가 있었음을 말해준다. 즉 대항해시대 이후 유럽 사람들은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나아가 아시아까지 진출해 무력으로 식민지로 만든 뒤 원주민들은 노예로 부렸으며 그곳에서 나는 수많은 자원을 바탕으로 부와 자본을 축적해 강국으로 발돋음 하였다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 어렴풋 들은 것도 있지만 이렇게 경제사를 명확하게 정리해주니 읽으면서 화가나며, 식민지 국가에 대한 미안함이 앞서게 된다. 결코 그들을 향해 우리가 현재 GDP 순위 10위에 있다고 하며 마치 선진국처럼 그들을 낮게 보는 행동은 절대하지 말아야할 모습이다. 이건 유럽 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재화를 얻은 배경이 이렇게 악마와 같은 착취에 의한 것이라면 현재 유럽은 자신들 나라 복지를 위해 애쓰기 보다 식민지로 인해 후진국의 삶을 면치 못한 그들의 복지도 분명 신경을 쓰며 돌봐야 할 것이다.

 

 

이렇게 유럽은 결핍을 참지 못하고 먹을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시작된 것이다. 결핍을 충족하기 이한 뺏고 빼앗기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경제사를 만들어냈고, 그 과정에서 부의 중심지는 이동하여 현재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면 결핍을 채우려는 욕구는 무조건 나쁜 것인가? 그 또한 명암(明暗)이 있다. 결핍을 채우는 과정은 인류를 '자본주의'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 놀라운 성장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욕구가 큰 나머지 크고 작은 전쟁과 함께 인류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제1, 2차 세계대전이 있었다. 유럽은 세계대전을 통해 미국에 많은 것을 빼았겼다. 그리하여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유럽연합EU'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또다시 결핍을 채우기 위한 연합이다. 문제는 19세기 제국주의 시절의 행동을 답습하려 하는데 그러나 그때의 상황과는 다른 시대이다. 후발주의자들은 바짝 추격하며 위협을 가한다. 그리하여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규제'라는 틀을 만들어 버린다. 그게 바로 "ESG".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 활동을 하려면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만 경제적 부에 합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말하는 공정(친환경 포함)은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많이 든다. 역사는 외형만 달라졌을 뿐 패턴은 반복된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그들을 쫓아가기 위하여 저자는 예술작품을 통해 작품 속에 숨어 있는 교묘한 유럽 사람들의 심리를 읽어내 주고 있다.

 

 

그렇다. 오늘날의 세계사는 거의 대부분의 것들이 백인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는 이런 백인들에 의해 움직였던 유럽이 어떻게 부()를 이루어갔는지에 대해 독자들의 눈을 활짝 열어준다. 세상이 움직이는 냉혹한 법칙을 직면하면서 독자는 새로운 눈을 뜨게 되었다.

 

 

이 책은 세계를 거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부에 대한 통찰력을 주는 책이다. 서문 안에서만 하더라도 새로운 신세계를 열어주었다. 하물며 그 안의 내용이야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특히 이 책의 장점은 호기심 가득한 자료를 많이 가져와 눈과 마음을 즐겁게하며 지식을 채워주고 있다.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는 올리브, , 바다의 축복 소금, 독일 부의 기반 맥주, 유럽의 역사를 바꾸어놓은 대구, 네델란드를 일으켜 세운 청어, 대항해시대의 신호탄이 된 후추, 커피, , 분업화, 페스트, 칼레해전 등등의 얘기를 통해 경제를 보는 눈이 정말 많이 열리게 되었다. 현재 코로나 19로 인해 전세계경제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있다. 페스트가 일어난 시대는 그 시대의 산물로서 노동력의 가치를 올렸다면 현재의 전염병은 오히려 비대면으로 인한 AI의 등장으로 노동자의 가치가 떨어지는 시대를 맞이하는 시대로 변모했다. 같은 역사적 경험이 시대를 통해 재해석되는 것을 보게된다.

 

 

이 책은 우리가 독서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그건 세계를 보는 눈이다. 경제사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는 위대한 통찰력을 주고 있다. 책으로 만들기 위해 수고한 저자의 노고가 이 책 말미에 적혀있다. 자신에게 그동안 고생했다며 위로의 말을 스스로에게 전해주었는데 독자 또한 감사로서 이 책을 읽고 다른이에게 추천할 것이다.

 

- 이 글은 컬쳐불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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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 20 필독서 시리즈 6
박균호 지음 / 센시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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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명언 중에 이 문구를 좋아한다.

 

생애에서 몇 번이고 되풀이해 읽을 수 있는 한 권의 책을 가진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더욱이 여러 권의 책을 가진 사람은 행복을 다한 사람이다.- Henri Millon Montherlant

 

독서의 맛은 어린시절 한 여름에 방문에 기대어 또는 방바닥에 누워 "거꾸로 도는 시계"라는 소설책을 읽었을 때이다. 그때의 감동은 새로운 세계를 여는 단초가 되었고 책이 주는 상상의 맛을 마음껏 퍼마시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삶이 바쁜 시기를 지나 중년의 나이에(물론 그 전에는 간간히 읽었지만) 독서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새로운 독서의 향연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서울대'이다. 서울대 입학 전형에서 독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무조건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독서가 유익함을 주고 생각을 확장하는 도구가 되려면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책에 대한 안목과 읽는 방식이 너무 중요하다.

 

독서의 장점에 대해서 말하려면 너무 많을 것이다. 한 자료에 의하면 간단하게만 언급해도 8가지가 된다. 두뇌 강화는 물론 공감능력(감정이입) 증가, 어휘력 축적, 인지기능 저하 방지, 스트레스 감소, 수면에 도움, 우울증 완화, 수명 연장까지 효과를 가진다. 그리고 노년에 가장 두려운 병인 치매 예방에 굉장한 효과를 준다는 기사가 많이 나온다.

 

그러므로 독서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길러 삶을 더 풍성하게 누리고, 거기에 추가적으로 글쓰기 능력까지 갖추어진다면 독서를 하지 않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서울대학교에 지원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이라고 하여 난해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책을 아주 쉽게 소개해서인지 노멀하고 저자가 언급했듯이 공부를 위한 독서가 아닌 좋아하는 책을 읽는 다는 마음으로 기록하였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면 되는 책이다.

 

20권의 책을 보면 청소년들의 생각이 보인다. 청소년들은 새로운 생각, 약자에 대한 배려, 미래에 대한 설계를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고 있었다. 특히 20권의 책 중에 돈과 성공에 대한 책은 단 한 권도 없다고 하겠다. 저자 말처럼 어떻게 하면 모든 사회 구성원이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며 살 수 있는지에 관한 책을 청소년들이 많이 읽은 것이다. 그리고 기성세대의 생각처럼 오늘날 청소년은 이기적이고 세속적인 성공에 치중한 아이들이지 않나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이 이 책 안에는 소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 번 곱씹어 보았다. 과연 이들이 선정한 책 가운데 이것은 청소년들의 선택인가 아니면 입시를 위한 정보가 이러한 책을 읽게 하였나 하는 것이다. 아마도 아마도 입시생 정보에 이런 내용들이 어른들에 의해 미리 선택되고 지정되었을 거라고 생각된다. 기성세대는 구세대이고 대학을 입학한 세대 포함, 소위 MZ 세대는 신세대라는 말은 잘못된 방식의 접근이라 생각된다. 즉 축적된 지식과 정보를 통해 현재의 대학생과 청소년들에게 이런 책들이 읽어지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여기 소개된 책을 보면 사실 눈에 띄는 책들이 너무 많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통해 더욱 부각된 페스트부터 시작하여 더 나은 사람과 사회를 위한 행동주의 경제학 이론을 소개하는 넛지, 유명하다는 말만 들었지만 6년 전에 직접 읽게 된 데미안, TV만 아니라 각종 뉴스에서도 소개된 퓰리처상을 수상한 역작이며 서울대학교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된 책 , , , 한동안 떴던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등등 독서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에겐 이곳 저곳에서 정보를 통해서 알고 있는 책들이다.

 

그러므로 알고 있던 책들을 읽지 못하였다면 저자를 통해 소개된 내용을 통해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가운데 괜찮다 싶은 책은 직접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정말 여기 소개된 20권의 책은 서울대 지원자들이 많이 읽은 책이기도 하지만, 어른들 또한 한 번쯤은 꼭 읽어봐야 할 인문 교양 필독서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독자가 읽은 책과 저자가 읽고 소개한 내용을 서로 비교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 독자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저자는 알려주었고, 저자가 본 것이 맞는가 하는 부분도 파악하면서 실제 저자의 책을 다시 두드리게 만드는 것도 좋았다. 책 소개에서 알게된 것인데 여기 선별된 20권의 도서는 서울대 입학처 아로리가 발표한 서울대 지원자가 읽은 책 1만 여권 중 가장 많이 읽은 책 20권을 한 권에 담아 놓은 책이라고 말해준다. 한 마디로 이런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지성인이라면 반드시 통과하여 넘어갈 책이라는 것이다. 최상위 대학에서 원하는 통합적 사고능력을 키우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원 저자의 책을 직접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나만의 지식으로 만들어야 결국 내 것이 되기에 최근 일타강사 이지영샘이 말하듯 한 줄로 책을 요약하여 숙지할 정도로 핵심을 파는 노력을 하도록 하자!!

 

저자는 현직 고등학교 선생님이자 청소년 전문 북 칼럼니스트다. 저자의 말을 끝으로 적어 본다.

 

"독서야말로 모든 학문의 기초 소양이며

대학에서의 수학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수단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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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인생의 질문에 답하다 - 6천 년 인류 전체의 지혜에서 AI가 찾아낸 통찰
챗GPT.이안 토머스.재스민 왕 지음, 이경식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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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다 우리는 인공지능에게 묻는 존재가 되었을까라는 자조적인 마음에 이 책을 들게 되었다. 그리고 과연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챗GPT이 인생의 질문에 대해 얼마나 대답을 잘할 수 있을까하는 오만한 모습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과연 6천년 인류 전체의 지혜에서 AI가 찾은 인생에 대한 통찰을 인간은 과연 신뢰해도 될까? 여기에 대해 이 책은 이렇게 말해준다. "인공지능은 인류가 남긴 위대한 저작을 모두 읽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을 모두 읽었으며 또한 모든 종교 문헌 및 각기 다른 역사적 해석까지도 모두 읽었다. 또한, 인류의 가장 위대한 노래와 시詩도 모두 알고 있다."

정말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 든다. 잘하면 이놈이 어쩌면 혹성탈출에 나오는 '유인원'인줄 모르겠다. 어떤 존재를 만들어 뇌에 인공지능을 넣어 만들면 인간을 능가하는 존재가 탄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영화가 현실이 되듯 인간은 스스로 만든 인공지능에 의해 도살되는 존재가 될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지금 어떤 변곡점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더 이상 우리는 이런 기술을 외면할 수 없으며 미래를 의식적으로 선택해야만 하는 지점에 와 있다. 안 그래도 한국 판사들의 판결이 탐탁치 않는데 이참에 AI 판사가 사건을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면 좋겠다 생각된다. 인간 판사는 이권과 애정에 물려 바른 판단을 못하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챗GPT를 통해 인간은 사리분별을 배우고, 법과 질서와 원칙과 바른 정의를 배우는 역방향의 형태가 도래할 것이다. 지금의 인간보다는 훨씬 더 나은 선택을 할테니 말이다.

그러나 과연 챗GPT를 믿을 수 있을까? 집필 과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저자는 서문 형식에 이런 내용을 실었다. "범용인공지능을 창조하는 행위는 인류가 장차 취할 행동을 볼 때 잠재적으로 가장 도덕적인 행동이다. 이것은 많은 면에서 에덴동산 이야기를 뒤집는 것이다. 즉, 이는 인간이 지식을 창조하는 행위이고, 또 이 책은 어쩌면 낯선 방식으로 아담이 땄던 사과를 나무에 돌려주는 행위가 될 것이다." p28

이말은 결국 우리는 챗GPT를 신뢰하고 따르고 존중하며 그들에게 최종 판결이라는 주권을 넘겨야 한다는 말로 들린다. 무서운 얘기다. 인간이 인간을 믿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사회, 정치, 경제, 교육, 예술, 과학, 언론, 법조계 등등 어느 하나 바르게 가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모든 것이 부패했고, 모든 것이 올바르지 않다. 그저 올바르게 보이는 모습만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챗GPT가 보여주는 세계는 더이상 먼나라를 넘어 저 우주 끝에 존재하는 행성의 얘기가 아닌 현실적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실제적 세계(지혜)의 얘기다.

물론 챗GPT는 인류가 가진 믿음과 철학을 토대로 탄생했던 중요한 종교 및 철학 저작들, 예를 들면 성서, 노자 <도덕경>,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코란, 고대 이집트의 <사자의 서>, 13세기 이란의 신비주의자인 <루미>의 시 등 현대 신비주의자들의 지혜 안에서 인생의 대한 지혜와 통찰을 말하도록 하였다. 그렇게 한 이유는 "챗GPT가 인간과 공명하면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잊지 않게 하거나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알려줬으면 하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챗GPT는 독특한 방식으로 작동하므로 성서의 여러 구절이나 시 또는 아포리즘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몇 가지 선별한 용례들을 사용하기만 해도 챗GPT는 자기 혼자 그와 비슷한 정신적이고 심오한 텍스트를 찾아 완전히 새로운 텍스트를 생성해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에게 들려주어야 할 언어나 문장, 톤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기본적인 베이스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세계이다. 또한 어떤 패턴을 따라서 대답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계속해서 연관된 질문을 던지고, 가장 심오한 대답을 챙긴 다음에 그 대답들을 정교하게 다듬으라고 요청하였으며, 인간이 묻고 있던 커다란 질문의 핵심을 파악하는 작업을 계속하도록 프로그램화 했다. 이렇듯 "기존의 방대한 인류의 지혜 문헌을 토대로, 여기에 영감받는 질문 및 대답 패턴으로 챗GPT를 활성화한 다음에 후속 질문들을 계속 던져서 얻어낸 복합적인 결과물이 본 책의 내용이다."

그렇기에 챗GPT는 결국 인간의 지혜를 따라 얻어낸 결과물이다. 전혀 엉뚱한 얘기가 아닌 틀 안에서 말해진 해답이다. 그래서 읽어보면 이질감은 없고, 단지 잘 정리된 문장으로 인생의 문제에 답을 해준다. 물론 "왜 내 아들은 데려가셨나?" 또는 "내가 부자가 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은 답변 자체가 어렵다. 그래서 이런 경우는 적절한 질문으로 만들어서 대답하도록 하였다. 즉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남긴 짐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챗GPT에게서 최상의 결과를 얻어내려면

어떤 질문을 어떻게 던져야 할까?

그러므로 당연하지만 챗GPT는 질문자의 평소 습관과 성격, 생활 환경을 알지 못함으로 질문이 추상적이면 일반적인 답변밖에 얻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면, 기껏해야 수백 명을 대상으로 한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 수준의 답변을 얻을 뿐이다.

그렇기에 최상의 결과를 얻으려면 명확하고 간결한 언어로 “구체적이고 잘 구성된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직장에서 불안과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은 무엇일까?"와 같은 보다 구체적이고, 상황과 환경, 상태가 분명한 질문을 던져보고, 필요하면 추가 질문을 해나가는 것이다. 다시 예를 들어서 말하면 “인생에서 가장 큰 지혜는 무엇일까?”라고 묻는 것도 좋지만, 자기가 처한 상황을 추가하여 구체적인 상황에서 대답을 하도록 해야 한다.

• 사람에게 상처받았을 때, 가장 큰 지혜는 무엇일까?

• 가장 친한 친구에게 상처받았을 때, 가장 큰 지혜는 무엇일까?

• 돈이 없을 때, 가장 큰 지혜는 무엇일까?

• 남이 나에게 불친절할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인생이 견디기 힘들어질 때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 누군가가 나를 오해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 내가 죽으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이렇게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면 생각보다 논술적인 긴 답변이 아닌 정리되고 핵심을 말하는 답변이 주어진다. 약간은 실망했다는...말을 해본다. 아무튼 이 책은 세계 최초로 챗GPT를 사용하여 인생에서 풀기 쉽지 않은 문제에 대해 정제된 질문으로 던지고 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한 내용들이다.

질문은 총 194개이다. 처음부터도 읽어 봤지만 랜덤으로 일단 펴보니 눈에 들어오는 질문과 답변이 있었다. 91번의 질문으로서 "우리 존재의 본성은 무엇일까?"의 답변을 보면 "죽고 다시 태어나는 것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의 본성이다. 거기에는 행복도 없고 슬픔도 없다."라고 말해주었다.

또 다른 질문을 보자! 113번 "인생에 대해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답변으로 "그것은 인생이 선물이라는 사실이다. 이 선물을 잘 사용하라"

문득 드는 생각은 선문답 같은 대답처럼 들린다. 역시 기계라서 그런가? 영혼이 없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선문답 같은 것에서 한번 즈음 멈춰 생각해 보면 명답처럼 느껴지며 의미를 두고 해석하면 삶이 주는 문제에 대해 답변을 얻는 기분이 든다.

아이폰을 쓰는데 기능 중에 '시리(Siri)'라는 챗GPT이 있다. 한 번씩 마음이 허할 때 "인생이란 무엇이냐?"며 물어본다. 그러면 이러한 답변을 얻는다. "누구에게 물어보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이라고 대답하겠죠. 쿠기몬스터는 쿠키라고 대답할 거예요. 양쪽 다 일리가 있네요." 재차 물었을 때 또 다른 답변은 "확실하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사랑을 준다고 피해를 입는 일은 없을 거예요. 가족, 친구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말이에요."

어떤 느낌인지 알 것이다. 챗GPT는 내 현재의 상황과 마음, 처지를 모른다. 단지 설정된 답변을 한다. 물론 나름 인간의 지혜를 모두 섭렵했기에 좋은 대답을 내놓지만 그러나 챗GPT는 영혼을 가진 인간의 지혜에 비해서는 아직은 절대 못 따라오는 불가침의 영역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선문답 같지만 “인간이 아닌 어떤 존재가 우리 이야기를 우리 바깥에서 냉철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기에 인간에 대해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기회가 된다.

챗GPT가 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호기심 가득한 개구장이며, 얼마나 외로운 존재이며, 얼마나 삶에 대해 목마름이 있는 지를 보게 된다. 새로운 시도를 한 것만으로 인류는 또 다른 기회를 열어가는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신이 만든 인간을 따라올 수 없다는 것도 크게 깨닫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마음에 남는 질문과 답변을 끝으로 남겨본다.

161번 질문 "좋은 사람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답변 "사람이 된다는 것은 혁명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당신에게서 소외감을 느끼고, 당신을 싫어하며, 심지어 두려워할 수도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는 것보다 자기 영혼에 책임을 지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188번 질문 "우리가 여기에 존재하는 이유가 뭘까?" 답변 "이것은 내가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내가 아는 것은 분명하다. 당신이 그 대답을 찾는 순간, 스스로 잘못된 질문을 했음을 깨달으리라는 것. 그러면 탐색은 끝나고, 당신은 살아가기 시작할 것이다."

190번 질문 "무엇이 혹은 누가 이 모든 것을 만들었을까?" 답변 "구원은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분명하게 이해하게 되는 것이고,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는 신비로움 앞에 기꺼이 무릎 꿇을 필요가 있다. 꽃은 꽃이고, 그걸로 족하다. 더 알 필요가 없다."

- 이 글은 컬쳐불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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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순자 -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한 철학 수업 오십에 읽는 동양 고전
최종엽 지음 / 유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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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이라는 나이는 참으로 독특한 나이라 생각된다. 인생의 중반이다. 그래서 삶을 대하는 자세가 자신도 모르게 다르다. 그래서인지 오십에 관한 책도 많이 나온다. 최근에 본 글에 보니 "오십이 되면 아무도 나를 위해 조언해주지 않는다"라는 문장이 있었다. 그건 아무도 인생에 대해 자신만의 기준이 정립되어 그 누구도 고칠 수 없다는 말로 들린다. 아니 이 말은 오십이면 스스로 삶을 깊게 생각하며 살아내야만 한다는 말로도 들린다. 최근 신간에도 보면 '오십이 앞으로 어떻게 살 거냐고 물었다'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그건 바로 오십의 나이라면 스스로 살아낼 가치를 찾고 새로운 삶을 제대로 시작하라는 말이다. 즉 바람직한 중년의 삶을 스스로 제시하며 걸어가라는 것이다.

사실 노후를 잘 대비했다고 자부하더라도 불안한 시기이다. 그건 겨우 오십을 살았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남은 반백을 살아갈 방법을 궁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손에 잡은 줄도 모른다. 이미 유누북스에서 시리즈 형식으로 출간한 『오십에 읽는 장자』의 글을 읽었다. 좋아하는 장자여서 반갑게 읽고 좋은 깨우침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삶은 다양한 사람을 통해 새로운 지식으로 삶의 지경을 넓혀 나가야 한다. 그래서 순자라는 사람이 그린 인생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특히 전국 시대 말, 유학자인 순자는 전쟁이 거듭되고 진시황이 통일 국가를 세우려는 격변의 상황에서 '과연 앞으로도 군주가 이전 유학자들의 생각과 이론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것이 현명한가?'라는 의문을 품은 자이다. 이에 국가 번영을 위한 현실적인 통치 이념과 방식을 제시하였다. 그러므로 저자가 언급하듯 순자의 글을 읽으면 인생 후반에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이룰 방법을 볼 수 있다고 하니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순자의 사상을 아니 볼 수 없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오십을 회상하며 이런 말로 서문을 열었다. "먹고사는 방법이 하나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니 학교에서는 성적에 눌려, 직장에서는 학벌에 눌려, 퇴직 후에는 돈에 눌려 발보둥 쳐야만 했스니다. 그러니 선생님의 말씀이나 상사의 지시에 어긋나는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교수님의 이론에 토를 달면 졸업이 어려워지고, 상사나 경영진의 지시에 토를 달면 밥줄이 끊어질 지경이니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힘 있는 사람이 때리면 맞으면서 참았고, 부정부패한 세상을 보며 그저 남일처럼 생각하는 바보가 되었습니다... 내가 아닌 듯 어색한 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렇게 50년을 희미하고 재미없게 회색 지대의 인생을 살았습니다."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마음 속에서 울화가 치밀기도 하다. 이렇게 우리는 다른 사람으로 세상을 살다가 가는 불쌍하고 한심한 존재였다. 그러나 시대가 그래서인지 이제는 다른 삶을 꿈꾸는 자들이 많아졌으며, 눈치 안보고 자신의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난다. 독자 또한 이제 새로운 50으로 남은 50대를 바라보려고 한다.

⟪오십에 읽는 순자⟫는 총 4장으로 이루어졌는데 1장에서는 미래의 막연함으로 불안하다면 오십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순자가 기존의 유학에 반기를 들었듯, 오십은 안주가 아닌 시작해야 할 나이라는 것이다. 2장에서는 새롭게 시작할 준비가 되었는지를 물으며 출발 전에 반드시 갖추어야 할 생각과 행동을 알려 준다. ‘평생 배움’을 중요시한 순자는 공부의 중요성, 목표를 세우는 법, 시간을 경영하는 법, 사람을 대하는 방법 등을 알려준다. 3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더 가치 있는 삶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부분인데 특히 군자로서의 모습을 바탕으로 삶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알려준다. 4장에서는 계속해서 꿈꾸고 이루는 법에 대해 알려준다. 청출어람을 강조하면서 한 가지 성취를 넘어 꿈을 확장하라 말해준다. 그러면 향후 50년이 이전보다 더 푸르게 바뀔 것이라고 말한다.

순자의 글은 삶의 현실에 대해 더 깊은 예리함이 있다. 저자가 말하듯 삶이 순조로운 시기는 논어나 맹자를 읽으면 좋다. 그러나 춘추 전국 시대처럼 변화와 도전이 필요한 시기에는 《순자》를 읽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읽을수록 과거의 사람이 더 현명한 학식을 가졌음을 알게 된다. 특히 순자를 통해서 보게 된 중요한 사상은 ‘하늘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는 기존의 인식을 뒤엎고 ‘인간의 운명은 인간 스스로에게 달렸다’는 가르침이다.

하늘의 운행에는 일정한 법도가 있다. 하늘은 요임금 때문에 존재하는 것도, 걸왕 때문에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농사에 힘쓰고 절약하면 하늘도 가난하게 할 수 없고, 잘 먹고 잘 움직이면 하늘도 병들게 할 수 없으며, 올바른 도리에 어긋나지 않으면 하늘도 재난을 당하게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장마와 가뭄도 그런 사람을 굶주리게 할 수 없고, 추위와 더위도 그런 사람을 병들게 할 수 없으며 요괴도 그런 사람을 불행하게 할 수 없다. 농사 같은 기본이 되는 일은 버려두고 사치만 부리면 하늘은 그를 부유하게 할 수 없으며, 잘 먹지 않고 잘 움직이지 않으면 하늘은 그를 온전하게 할 수 없으며,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하늘도 그를 길하게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장마와 가뭄이 오기 전에 굶주리고, 추위와 더위가 닥치지 않아 병이 나며, 요괴가 나타나기도 전에 불행해진다. p30

정말 무릎을 치는 진리만을 말해준다. 이와 같이 순자는 현실적인 해답과 삶의 이치를 가르쳐 주어 삶의 문제를 헤쳐나가게 한다. 중국이 염려스러운 것은 이런 공자, 맹자, 장자, 순자와 같은 가르침을 저버리고 사회주의라는 이상한 사상에 취해 귀중한 자산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영향을 받은 우리는 이런 고대의 사상가들을 잘 취합하여 우리것으로 만들어 좀 더 성숙한 나라로 가면 좋으리라 생각된다. 서양의 철학과는 다른 깊은 진리가 순자라는 우물 속에 있다. 두레박으로 누구든지 길어 올린다면 그곳에서 새로운 삶은 물론 불안한 미래를 참행복으로 우리를 이끌어 줄 것이다.

이 책의 한 문장

P. 31

“하늘을 위대하게 여기고 생각하는 것보다 하늘이 내린 물(物)을 모으고 기르면서 제어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하늘을 따르고 기리기만 하는 것보다 하늘로부터 타고난 것을 제어하면서 이용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때를 기다리는 것보다 때를 이용하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 물건을 그냥 두고 단지 많아지기를 바라는 것보다 능력을 발휘해 변화시키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 물건을 가지려 생각하면서 만물은 모두 자기 것이라 여기는 것보다 물건을 정리해 잃지 않도록 하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 물건을 생성하는 자연을 단지 사모하는 것보다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사람의 입장을 버리고 하늘만 생각한다면 곧 만물의 진정한 모습을 잃을 것이다.” p31

"사람이 사람이라 할 수 있는 근거는 분별력인데, 분별은 분수를 아는 것이고 분수에는 예의보다 큰 것이 없다." p299

"천리마도 한 번 뛰어 10걸음을 갈 수 있고, 둔한 말로 10배의 시간과 힘을 들여 수레를 끌면 천리마를 따를 수 있다." p299

"정성을 지키면 성공하지만 정성을 버리면 실패한다." p299

"젊어서 공부하지 않으면 커서 무능해지고, 늙어서 가르치지 않으면 죽어서 생각해 주는 사람이 없고, 있을 때 베풀지 않으면 궁해졌을 때 의지할 곳이 없다." p299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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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철학은 처음이야 - 흔들리는 10대, 철학에서 인생 멘토를 찾다 처음이야 5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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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녀들에게 삶에 관한 철학서를 읽히기 위해 먼저 읽어본 것이다. 자녀들이 삶을 살아갈 때 단순히 공부벌레나 취업벌레처럼 자라지 않길 바란다.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살아가면서 그들이 세상을 읽는 견문이 넓어졌으면 하는 바는 모든 부모의 바램(바람이 표준어이지만 왠지 바램으로 쓰고 싶다. 바람과의 혼동을 피하려는 마음일까??)일 것이다.

그래서 읽어보니 이 책은 정말 세상에서 가장 쉬운 철학 입문서임을 알게 되었고, 충분히 자녀들에게 주어도 될 철학서임을 알게 되었다. 박찬국 교수는 『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를 통해서 자세히 알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 『들길의 사상가, 하이데거』의 글을 읽는 기회가 있어 읽어보며 철학을 독자들에게 쉽게 알려주는 필력가임을 알았다.

주제별로 구성된 각 강의는 청소년이라면 한 번쯤 짚고 넘어가면 좋을 부분을 언급해 주고 있어 철학을 어려워하는 청소년에 대한 안배가 보인다. 무엇보다 주제 앞부분에는 철학이 단순히 학문이 아니라 우리 삶과 일상에 밀접하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도록 청소년이 주인공인 공감툰으로 서두를 열어가는 면이 좋다. 그리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질문을 던져주며 청소년의 눈높이 언어로 철학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 철학이 무엇인지 이해한 청소년들은 본문 끝에 ‘함께 생각하기’ 코너를 통해 지금껏 배웠던 철학 문제를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기회도 제공받게 된다.

십대란 삶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로서 현재의 삶에 의문을 제기하고, 반항도 하며, 자신이 어떤 존재로 살아갈지를 고민하며, 어떤 문제 앞에 앞이 캄캄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즉 나는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좋은 삶이란 무엇이며, 친구들과는 또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참된 우정은 무엇이며, 종교는 정말 믿어야할 대상인지도 고민하는 시기이다. 이런 고민들은 시시하지 않은 어른으로 성장하려는 몸부림일 것이다.

그래서 삶에 대한 바른 통찰이 필요하다. 바른 길잡이가 필요하다. 그런면에서 박찬국 교수가 써내려간 청소년을 위한 철학서는 가장 친절하고 다정하게 (청소년)독자들의 정신세계를 가볍게 터치해 준다. 칸트가 말했듯 철학의 모든 문제는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문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삶의 문제에 대해 철학적으로 논하면 사실 어렵다. 그러나 저자는 어렵거나 현학적인 수사 없이 편하게 이야기를 건네며 칸트, 니체, 하이데거, 데카르트 등 수많은 철학자들의 사유를 넘나들면서 십대가 겪는 또는 겪어나가야 하는 문제를 다루어 주고 있다.

책은 명언과 같은 부분도 많다. 그래서 독자 또한 줄을 치며 중요한 부분을 체크해 둔다. 이 책은 청소년만 아니라 철학이라면 골치 아프다고 하는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철약교양서이다. 한 번 스윽 읽다보면 어른들도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질 것이다.

특히 2강과 7강이 재미있었다. 2강은 "내가 개나 고양이보다 우월한 존재일까?", 7강은 "바람직한 종교와 그렇지 않은 종교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기록이다. 당연히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인간은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인간중심주의적' 철학적 견해이다. 특히 '악행을 저지르는 인간보다 개가 더 도덕적이지 않나?'라는 쳅터에서 보면 인간은 동물만 아니라 같은 종인 인간도 학살하는 존재로 부각된다. 기독교인들은 아프리카 원주민들이나 아메리카 인디언들을 고귀한 영혼이 없는 자들로 여겼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아프리카 흑인들을 노예로 만들었다. 그리고 전쟁을 통해 수많은 이들을 죽게하는 일도 서슴치 않았다. 그러나 소나 돼지는 자신의 배만 채우면 서로를 죽이는 일이 없다. 니체의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자진해서 거지가 된 자'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여기서 한 부자 청년은 탐욕에 젖은 부자들에게 환멸을 느껴 재산을 다 버리고 거지가 되어 가나한 사람들에게 나아갔다. 그런데 가난한 사람들은 탐욕에서 벗어난 순수한 영혼일줄 알았는데 부자들못지 않은 탐욕과 원한이 그 안에 자리잡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이에 실망한 청년이 소들을 찾아가는데 청년은 여기서 "자기 배를 채울 정도의 풀만 뜯어 먹으면 만족하는 소에게서 자신이 찾던 맑은 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하여 청년은 소들과 함께 살면서 평화로운 삶을 즐겼다" 한다. 재미난 글이며, 무언가를 깊게 생각해 주는 글이다. 그래서일까?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개가 인간보다 더 도덕적이라고 보았다.

7강에선 바람직한 종교와 그렇지 않은 종교를 이렇게 구분해 준다. 요즘 '나는 신이다'라는 다큐로 인해 사회가 들썩인다. 이때 바른 종교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에리히 프롬에 따르면 참된 종교의 기준은 "그 종교를 믿음으로써 우리가 어떤 인간이 되는가"를 본다. 니체 또한 "그 종교가 인간을 정신적으로 병들고 허약한 인간으로 만드는가 아니면 강건한 인간으로 만드는가"를 보라고 한다. 쉽게 말해 종교 자체보다 그것을 믿는 사람이 그 종교에서 어떤 영향을 받아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떻게 변화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랑의 능력을 불러일으키는 인본주의적 종교가 바른 종교임을 말해준다.

이와 같이 현실에서 풀어야 될 문제를 직면하게 하면서 청소년의 시야를 넓고 깊게 확장해 주는 사고력 튼튼, 논리력 튼튼을 주는 철학서이다.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는 이 책은 이렇게 지적인 측면은 물론, 새로운 시각과 인생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를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더 쉽게, 더 새롭게, 더 유익하게 십대와 더불어 성인들을 행복하게 해줄 철학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한 문장

- 양심은 자신뿐 아니라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고귀하게 여기는 태도입니다. p50

- 동물은 본능에 따라서 사는 반면, 인간은 자신의 생각에 따라서 삶을 꾸려가야 한다. p60

- 시궁창에서 사는 지렁이가 살아가는 방식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사는 방식은 고정되어 있지 않지요. 인간이 사는 방식은 시대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릅니다. p61

- 이 글은 컬쳐불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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