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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 - 부의 절대 법칙을 탄생시킨 유럽의 결정적 순간 29,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이강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1월
평점 :
접근하기가 어려운 경제와 금융에 관해 그림으로 쉽게 배울 수 있다고 하여 이 책을 읽어 보게 되었다. 그림을 통해 어떻게 경제를 보고 경제를 통해 어떻게 세계를 볼 수 있을지 그 전개 과정이 궁금한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므로 설레이는 마음으로 책의 문을 열었다. 책의 서문에서 금방 독특한 관점을 보게 되었다. 그건 바로 유럽사를 보게 되면 '수탈의 역사'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수탈에는 '결핍'이라는 전제 조건이라는 불과분의 관계가 있었다고 한다. 이를테면 중세사의 변곡점이 된 '십자군 전쟁'은 표면적으로는 이슬람 세계로부터 가톨릭 세계를 수호한다는 것이었지만, 그 이면을 파헤치면 교황, 황제, 왕, 귀족, 영주, 기사 등이 저마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대항해시대'의 서막이 열린 것도 일명 신항로 개척이라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유럽인들이 항해술을 발전시켜 아메리카로 가는 항로와, 아프리카를 돌아 인도와 동남아시아, 동아시아로 가는 항로를 발견하고 최초로 세계를 일주하는 등 다양한 지리상의 발견을 이룩한 시대라고 하지만 실제는 유럽에서 나지 않는 향신료가 돈벌이가 된다는 것을 알고 향신료를 구하기 위해 지중해에서 나와 대서양으로 진출하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더군다나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선진국이라는 지위를 누리며 정치, 경제적으로 전 세계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참혹한 식민지 시대가 있었음을 말해준다. 즉 대항해시대 이후 유럽 사람들은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나아가 아시아까지 진출해 무력으로 식민지로 만든 뒤 원주민들은 노예로 부렸으며 그곳에서 나는 수많은 자원을 바탕으로 부와 자본을 축적해 강국으로 발돋음 하였다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 어렴풋 들은 것도 있지만 이렇게 경제사를 명확하게 정리해주니 읽으면서 화가나며, 식민지 국가에 대한 미안함이 앞서게 된다. 결코 그들을 향해 우리가 현재 GDP 순위 10위에 있다고 하며 마치 선진국처럼 그들을 낮게 보는 행동은 절대하지 말아야할 모습이다. 이건 유럽 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재화를 얻은 배경이 이렇게 악마와 같은 착취에 의한 것이라면 현재 유럽은 자신들 나라 복지를 위해 애쓰기 보다 식민지로 인해 후진국의 삶을 면치 못한 그들의 복지도 분명 신경을 쓰며 돌봐야 할 것이다.
이렇게 유럽은 결핍을 참지 못하고 먹을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시작된 것이다. 결핍을 충족하기 이한 뺏고 빼앗기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경제사를 만들어냈고, 그 과정에서 부의 중심지는 이동하여 현재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면 결핍을 채우려는 욕구는 무조건 나쁜 것인가? 그 또한 명암(明暗)이 있다. 결핍을 채우는 과정은 인류를 '자본주의'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 놀라운 성장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욕구가 큰 나머지 크고 작은 전쟁과 함께 인류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제1, 2차 세계대전이 있었다. 유럽은 세계대전을 통해 미국에 많은 것을 빼았겼다. 그리하여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유럽연합EU'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또다시 결핍을 채우기 위한 연합이다. 문제는 19세기 제국주의 시절의 행동을 답습하려 하는데 그러나 그때의 상황과는 다른 시대이다. 후발주의자들은 바짝 추격하며 위협을 가한다. 그리하여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규제'라는 틀을 만들어 버린다. 그게 바로 "ESG"다.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 활동을 하려면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만 경제적 부에 합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말하는 공정(친환경 포함)은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많이 든다. 역사는 외형만 달라졌을 뿐 패턴은 반복된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그들을 쫓아가기 위하여 저자는 예술작품을 통해 작품 속에 숨어 있는 교묘한 유럽 사람들의 심리를 읽어내 주고 있다.
그렇다. 오늘날의 세계사는 거의 대부분의 것들이 백인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는 이런 백인들에 의해 움직였던 유럽이 어떻게 부(富)를 이루어갔는지에 대해 독자들의 눈을 활짝 열어준다. 세상이 움직이는 냉혹한 법칙을 직면하면서 독자는 새로운 눈을 뜨게 되었다.
이 책은 세계를 거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부에 대한 통찰력을 주는 책이다. 서문 안에서만 하더라도 새로운 신세계를 열어주었다. 하물며 그 안의 내용이야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특히 이 책의 장점은 호기심 가득한 자료를 많이 가져와 눈과 마음을 즐겁게하며 지식을 채워주고 있다.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는 올리브, 은, 바다의 축복 소금, 독일 부의 기반 맥주, 유럽의 역사를 바꾸어놓은 대구, 네델란드를 일으켜 세운 청어, 대항해시대의 신호탄이 된 후추, 커피, 굴, 분업화, 페스트, 칼레해전 등등의 얘기를 통해 경제를 보는 눈이 정말 많이 열리게 되었다. 현재 코로나 19로 인해 전세계경제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있다. 페스트가 일어난 시대는 그 시대의 산물로서 노동력의 가치를 올렸다면 현재의 전염병은 오히려 비대면으로 인한 AI의 등장으로 노동자의 가치가 떨어지는 시대를 맞이하는 시대로 변모했다. 같은 역사적 경험이 시대를 통해 재해석되는 것을 보게된다.
이 책은 우리가 독서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그건 세계를 보는 눈이다. 경제사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는 위대한 통찰력을 주고 있다. 책으로 만들기 위해 수고한 저자의 노고가 이 책 말미에 적혀있다. 자신에게 그동안 고생했다며 위로의 말을 스스로에게 전해주었는데 독자 또한 감사로서 이 책을 읽고 다른이에게 추천할 것이다.
- 이 글은 컬쳐불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