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 왜 세계의 극빈층은 풍요의 시대에 굶주리는가
로저 서로우 & 스코트 킬맨 지음, 이순주 옮김 / 에이지21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굶어죽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니!. 고층빌딩이 하늘을 찌르듯이 올라가고, 우주를 향해 우주인을 내보내는 이 시대에 기본적인 먹을 거리가 해결되지 않아 죽어가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니. 우리의 눈길이 닫지 않는 오지에서 일어나는 일도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동체 전체가 굶주림 끝에 죽어가는데도 그런 것이 우리들의 풍요로운 식탁 주변의 TV와 신문에는 더 이상 화제거리가 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우리는 이제 더 이상 그런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싫어하는 것이 아닐까. 지금도 기아로 영양실조에 빠지고 결국은 사망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알고 싶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언론사에서도 우리들의 그런 심정을 알기에 그런 보도를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진지하게 기아구제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간에 넊을 놓고 버라이어티 쇼와 액션영화를 보는 것이 우리들이 더 편해 한다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이 세상은 더 이상 '우리'가 아니라 '그들과 우리' 의 두가지 세계로 나뉘어져 있는 것은 아닌가?

 

이 책은 말한다. "이제 그만!" "굼주림은 이미 충분해" "enough" 라고 말하고 있다. 더 이상은 기아를 두고 볼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됀다는 것이다. 오늘날에 하루에 2만 5천명이라는 자그마한 소도시 만한 수의 사람들이 순전히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신경을 쓰지 않게 된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세계에 3억에 가까운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것은 60억인구에 비하면 그 수가 많지 않은 것일까. 내가 이 나라가 아니라 그들속에서 태어났다면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루하루 먹을 것을 찾아 다니고, 밤마다 굶주린 배를 앉고 잠자리에 들며, 자신의 아이가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것을 보아야 하는 부모의 심정은 과연 어떤 것일까. 과연 그들이 게을러서 그렇게 굶주리는 것일까. 예전에 있었다고 하는 그 유명한 녹색혁명은 왜 굶주리는 사람들을 구제하지 못한 것일까. 이 세상에는 더 이상 굶주리는 사람들에 대한 해결책이 없는 것일까.

 

결론은 '해결책은 있다.'는 것이다. 이미 좋은 해결책들이 나와 있고, 점점 더 능율적인 해결책들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그 해결책을 집행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의지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어쩌면 굶주리지 않는 사람들은 굶주림을 방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혹은 그들의 이익을 위해 굶주림을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미 선진국의 농업보조금의 해악에 대해서는 여러 책들에서 많은 지적이 있었다. 엉뚱하게도 녹색혁명의 결과로 부유한 선진국 농민들이 비약적인 농업생산량의 증가를 가져오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생산된 잉여농산물을 보조금을 받아가면서 싼 가격에 해외로 수출하여 농업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빈국에서는 농작을 포기하게 만드는 기묘한 역설이 탄생하게 되 과정이 이 책에 생생하게 잘 드러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기업. 비정부기구. 가난한 나라 국민들의 상조정신이 하나 둘씩 희망의 증거를 만들어 내고 있기 떄문이다. 이 책의 전반부가 기아의 원인에 관해서 설명하는 것이라면, 이 책의 후반부는 그런 악조건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책의 페이지가 적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생각보다 많은 사례들이 담겨 있는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마이크로 크레딧 열풍이 불고 있다. 마이크로 크레딧의 성공담이 알려주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은 게을러서 가난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에게 최소한의 기회가 주어지면 그들은 성공을 성취하고 또 그들에게 주어진 지원을 스스로 갚아 나갈 능력이 있는 것이다.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너무 깊은 절망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움이다.

 

빈곤과 기아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환경이 파괴되어 농업생산이 떨어지고, 기아로 굶주리는 사람들은 노동력이 상실된다. 그러나 그들은 구매력이 없으므로 선진국의 입장에서 볼때는 없는 사람들이나 마찬가지이다. 가난하므로 구매력이 없고, 구매력이 없으므로 방치되는 사람들. 그러나 그들을 가난하게 만든 것은 그들 스스로가 아니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공정무역을 하지 않는 사람들. 환경오염을 수출하는 사람들. 우리들 스스로도 그 죄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 책은 빈곤과 기아의 원인에 대한 탁월한 분석과 기아의 현장에서 탄생하는 기적같은 희망에 관한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우리와 함께 지구호에 타고 있는 동시대의 사람들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알아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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