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디어 걸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3
실비 테스튀 지음, 정혜승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사람이 살아가는 조건이란 무엇일까. 나라는 것을 둘러싼 요인들 중 가장 밀접하게 작용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와 이 세상을 연결하는 가장 밀접한 접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가족" 우리에게 기본적인 삶의 여건을 제공하고, 인간과 맞부딪히는 가장 근원적인 촛점이자, 한 개인의 희노애락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가족이다.

 

"나"라는 것이 너무 팽창한 오늘날 우리들은 항상 나라는 것을 기준으로 세상을 본다. 우리가 접하는 문학들 속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가족은 나를 둘러싼 외부적 요인의 한 부분으로만 취급되는 경향이 많다. 소설은 너무 세상으로 나아가 사회라는 것과 정면으로 부딪히거나, 나라는 것의 안으로 후퇴하여 나의 내면에 자리잡은 아픔과 고통들을 증언하기에 바쁘다. 그리고 가족은.... 잊혀진다.

 

이 책은 가족을 재발견하게 하는 책이다. 사람의 삶이 아무리 사회적인 맥락에서 파악하지 않을수 없는 것이라고 하여도, 사람의 삶이 인간의 근원적인 아픔이나, 타자로서는 도저히 접근할수 없는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현실적인 존재로서의 나는 가족이란 무리속에서 살아간다. 가족은 나를 성장시키고, 둘러싸고, 또 제한시키기도 하고, 아픔을 주는 예리한 칼이기도 하며 동시에 나를 보호해주는 가장 튼튼한 울타리이기도 하다.

 

이 책은 네사람의 여자로 이루어진 가족과 한 사람의 '그 사람'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가족의 이야기를 전한다. 책의 문체가 무척 밝고 매끄럽다. 마치 하이틴 소설을 읽는것처럼 쉽고 밝게 전개된다. 그러나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이 책이 세상을 보는 관점이 그리 얄팍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부드러운 표피 밑에 커다란 아픔을 잘 숨기고 있는 책이다. 그래서 처음에 가볍게 읽기 시작한 책이 마지막 장을 덮을 때에는 깊은 한숨을 내쉬게 만드는 것이다.

 

아빠의 부재. 그리고 어머니와 세딸. 딸들 사이의 사랑과 사소한 다툼. 아픔과 치유. 세상과 사회를 알아가는 가정에서 생기는 상처들. 그런 잔잔한 일들이 이 책을 이루어가는 요소들이다. 그리고 뒷부분에서야 나타나는 커다란 골격은 이 세상에 또 다른 희망과 또 다른 더 큰 아픔... 읽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그런 것을 안겨준다. 나는... 그것을 아픔으로 읽지만 다른이들은 어떻게 읽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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