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리스의 신비 1 - 생명의 나무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임미경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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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다 독특한 어법들이 있다. 새로이 읽을 책을 잡고 첫 책장을 넘길 때, 이 책 속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을까하는 기대감이 나를 사로잡는다. 이 책은 독특한 책이다. 고대 이집트라는 책의 배경이 되는 시공간도 다르지만, 그 오래된 과거, 지금과는 사뭇 다른 문화를 거대한 대하드라마로 엮어내는 어법 또한 색다르다. 문제와 내용은 일치한다는 말을 흔히들 한다. 그렇다. 이 책은 책이 말하려고 하는 내용에 맞는 문체를 채택한 책이다.

 

이집트... 우리가 아직 움막집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그 시절에 그토록 웅장한 문화를 건축한 나라. 그 아득한 과거의 광활한 땅을 헤집고 다니면서 당시의 삶을 재현해보는 책이다. 메마른 사막과 생명이 흐르는 강. 위대한 도시들과 문명의 혜택에서 동떨어진 변방. 신비로운 제의와 칼을 베듯 날카로운 정치.... 이런 것들이 이 거대한 책이 빛어내는 이야기 속에서 한편의 웅장한 서사로 역어지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한 고아 아이가 성장한다. 그 아이의 성장은 순탄치가 않다. 아이의 하루하루는 방랑의 연속이다. 그 아이가 바라는 것은 운명이 자신에게 전해준 신비로운 수호자의 임무에 대한 애착과, 미천한 자신으로서는 범접하기 어려운 고위직 여사제에 대한 연모이다. 그러나 그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다. 오늘은 이곳 내일은 저곳. 우리는 그 아이의 고난의 과정을 통해 웅장한 고대 이집트의 삶의 고난과 편린을 이해할 수가 있게 된다.

 

파라오. 절대왕권을 행사하며 화려한 궁전에 살면서 웅장한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것으로 부귀와 영화를 누린 것으로만 막연히 알고 있었던 존재. 그러나 이 책에서 파라오의 삶은 고되기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정적들과의 암투. 그 속에서 위대한 이집트를 하나로 묶고 번성시키기 위한 고통스러운 노력. 그리고 그를 믿고 따르는 충직한 신하들. 자신의 일이 옳다고 믿으면서 파라오에 맞서지만, 마침내 파라오의 진심을 이해하는 각주의 자치총독들...

 

그리고 그 모든 것에 대적하는 절대적인 악의 화신으로 등장하는 예언자. 이것들이 바로 이 거대한 서사를 구성하는 주요인물들이다. 각 인물들의 저마다의 헌신과 노력. 지략과 음모의 무딪힘. 또 먼 과거의 이집트를 그리는 소설답게 신비적인 힘들 가진 신들의 출현. 그리고 그것들이 서로 부딪으며 드러내는 파열음. 바로 그것이 이 웅장한 서사소설이 가진 힘이고 미학이다. 다른 책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미학의 힘. 그런 것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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