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내의 충돌 현대의 지성 127
디테 젱하스 지음, 이은정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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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중동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와 전 세계적인 테러에 대한 공포는 헌팅턴의 교훈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이미 오래전에 출간되었으나 세계화의 승승장구에 따라 잊혀져 왔던 그의 탁월한 지혜가 오늘날 다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헌팅턴은 문명 간에는 세상을 보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예언했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충돌은 어떻게 보면 서구문명 내부의 충돌이었다. 그러나 서구문명과 비서구 문명사이의 충돌은 보다 근원적인 것이기에 해결도 그만큼 어려울 것이라는 예건이었다.


이 책은 헌팅턴의 예견과는 달리 서구문명과 비서구 문명이 아니라 근대화를 이룩한 문명과 근대화를 이룩하지 않은 문명 사이에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문명내의 충돌이라고 하는 것은, 비서구 문명권 중에서도 근대문명을 재빨리 흡수하는 유교문명권과, 근대문명자체를 거부하는 이슬람 문명 사이에 보다 큰 단층선이 생겨날 것이라는 것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다. 오늘날 세계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상당한 타당성을 가진 주장이다.


이슬람세계는 특이하게 근대화의 많은 요소들은 부정한다. 이슬람 문명에 대해 아는 것이 극히 적은 내가 이슬람 문명을 평하기는 뭣하지만, 나의 과문에는 이슬람 문명은 이자자체를 금지하는 등 오늘날의 신자유주의적인 요소와 근본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 잠재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슬람 국가들도 군비와, 사회간접자본을 정비하는 등 현대화에 근본적인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닌듯하다.


문명들 사이에 존재하는 근본적인 간격은 결국은 문명이라는 테두리를 둘러쓴 현대성이나, 효율성이 아니다. 근본적인 간극은 가치관에서 존재한다. 물질보다 정신을 중요시하는 것과, 정신도 물질로 살수 있다고 믿는 양극단간의 사이에 타협할 수 없는 단층이 존재한다. 그래서 문명간의 충돌이나 문명내의 충돌이나 결국은 같은 요인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결국은 어떤 문명이 더 내구성을 가지고 더 오래 살아남느냐가 최후의 승자를 결정할 것이다. 당장의 기세등등한 모습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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