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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 리포트, 힘의 이동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 사무국 외 지음, 조현재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나는 한때 다보스 포럼을 무척 싫어했던 적이 있습니다. 나는 한때 신자유주의를 무척이나 싫어했었고, 다보스 포럼이 신자유주의를 이끌어가는 두뇌집단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룰라 대통령이 자신의 나라 포르투 알레그로에서 벌어지는 반 세계화운동엔 참석하지 않고, 같은 시기에 벌어지던 다보스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였을 때 상당한 분노를 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도 이젠 상당히 전보다 현실적인 안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신자유주의를 싫어하고, 신자유주의가 가져오는 병폐들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신자유주의를 대신할 현실적인 대안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반 세계화 혹은 또 다른 세계화를 이루어야 할 당위성과, 그 당위성을 이루기 위한 사람들의 눈물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미 대세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굳어진듯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슴속에 꿈은 신자유주의의 병패를 막기 위한 굳은 결의를 버리지 않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는 우리라고 범주가 주어지는 집단들이 현실의 경주에서 뒤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책은 급격히 변화하는 새로운 세계에서 힘의 이동이 어떤 방식으로 일어날 것인가에 대해 논한 매우 깊은 논의를 담고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힘의 이동에 대한 종합적인 보고서 같은 느낌을 주는 책입니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이머징 마켓이 부상하고, 자원의 불균형이 지속되고, WEB2.0 의 환경이 나타나고, 새로운 소비계층의 부상과, 파워국가의 부상과 세계질서의 재편, 그리고 새로운 화두로 재기되고 있는 글로벌리스크에 대한 논의들이 다양하게 집약되어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