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읽다 과학이슈 11 Season 7 과학이슈 11 7
홍희범 외 지음 / 동아엠앤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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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처음 나온 과학이슈 11을 산 이후 올해 시즌7이 나왔다. 그 당시 중고등 학생들에게 과학동아는 필독도서나 다름없었다. 한때 과학자의 꿈을 안고 과학동아를 정기 구독했을 시절에 받았던 책을 다시 만나니 어린 시절 잡지를 읽으며 두근거렸던 감정이 다시금 떠올랐다.

 

책에서는 한 해 유명했던 이슈 중 과학과 관련된 이슈들을 고르고 골라 11개를 선정한다. 2018년도 이슈로는 비핵화, 붉은불개미 디지털 포렌식, 태양탐사선 파커, 매크로 프로그램, 폭염, 남북 과학협력, 비디오 판독, 라돈 침대와 방사선, 공감각, 2018 과학상이 선정되었다. 비핵화나 폭염, 라돈 침대나 노벨상의 경우에는 많이 들어봤지만 자세하게는 모르는 이야기들이고 나머지들은 완전히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한 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들임에도 잘 모른다는 사실이 부끄럽지만, 이 책을 읽으면 되니 걱정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디지털 포렌식, 매크로 프로그램 같은 컴퓨터 분야를 재밌게 읽었다. 컴퓨터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이런 분야의 지식은 거의 없는데 이 책은 쉽게 풀어져 있어서 관련 지식이 없더라도 읽어나갈 수 있었다. 하드디스크에 대한 전반적 지식과 함께 안티 포렌식, 디가우징 등 관련된 개념들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쓰여있다. 매크로 프로그램에서는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만큼 매크로 프로그램이 문제가 되었던 사회적 문제들을 언급하는데 이전에 몰랐던 이슈들도 있어서 짚고 넘어갈 수 있어 좋았다. 책이 논리적이고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차분히 이해해가며 읽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비핵화나 노벨상에 관련된 기사는 어려울 법한 지식을 굉장히 쉽고 재밌게 풀어나가서 놀라웠다. 핵폭탄에 쓰이는 우라늄에 대해서도 쉽지만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 외에도 핵보유국과 비핵화가 진행되었던 리비아, 남아공에서도 다룬다. 이 기사 하나만 제대로 읽어도 누군가가 비핵화에 관해서 묻는다면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CTLA-4'나 'PD-1'의 개념에 대해서도 잘 짚고 넘어가서 좋았다. 두 개념의 핵심인 '면역관문'에 대한 개념에 대해 짧고 쉽게 설명되어 있다. 항원-항체에 대한 개념만 배웠다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잘 풀어 썼다. 이그노벨상은 굉장히 재밌게 읽었다. 황당하지만 궁금한 연구를 대상으로 시상하는 상이라고 한다. 듣기에는 우스꽝스러운 상일 수 있으나 모든 과학과 연구에 대한 기초라고 할 수 있는 '호기심'과 '관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상인 것 같다. 내 경우 가장 황당했던 연구는 초파리가 빠진 와인에 관한 실험이었다. 


이 책은 매년 출판되고 꾸준히 사랑받을만하다. 우리가 학창시절 물화생지로 과학을 나누던 그 경계와 그 경계에서 그쳤던 지식을 넘는 배움을 제공해준다. 뿐만 아니라 한해의 정치, 경제, 사회면에서도 과학적 이슈를 접할 수 있어 면접 논문에도 강하다.

 



이 책의 주된 독자층이 학생들이고 주로 지식을 얻고자 이 책을 읽는다는 목적에서 편집이 매우 잘 되어있다. 옆 칸의 널널함에 다시 한번 반하게 된다. 궁금한 것들은 찾아봐서 짧게 메모하거나 정리할 수 있으니 작은 편집 센스에서 느끼는 소소한 감동이다.

 

이 책을 누군가에게 추천하자면 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과학동아와 함께 이 책은 중고 등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으로 이미 유명하다. 면접이나 논술에서 나올 수 있는 굵직한 이슈와 함께 자잘한 지식이 많다. 이 책에서 얻는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자소서나 포트폴리오를 쓰기에도 유용하다. 굳이 학생들이 아니더라도 최신 과학 이슈에 관심이 많다면 읽기 좋은 책이다. 이미 대학생이 되어 전공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도 전공 분야와는 다른 최신 이슈는 모른다. 모든 분야를 다루는 이 책을 읽으면 생소한 지식을 읽는 재미로 이 책을 즐겁게 읽었다. 과학 분야에서 다양한 최신 이슈를 정확하고 재미있게 다룬 기사나 책은 구하기 힘든 점을 고려하면 이 책은 오아시스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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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의 우산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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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행복해지자, 너의 행복과 더불어

-세계라는 빗속에서 황정은이 건네는 우산 같은 소설

 

이 문구만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이 책이 한없이 포근하고 따뜻한 줄 알았다. 책을 읽고 나서야 이 책은 무겁고 날카로워 나에게는 조금은 아픈 소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d>는 남겨진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dd가 죽고 홀로 남은 d, 사람이 떠나고 물건만 남은 세운상가의 여소녀, 세월호 사건 이후 남겨진 유가족들과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dd가 남긴 것들을 통해 d는 죽음을 느낀다. d는 사물에서 온기를 느낀다. 미적지근한 사물의 온도에 d는 흠칫 손을 뗀다. 그 미적지근함은 사람의 손을 탄 흔적이라고 느꼈다. 애정을 가진 만큼 사람이 남긴 온기들 같다.

 

우산이라는 사물이 아니고 작은 dd인 것처럼, dd의 일부를 빌려다 거기 둔 것 같았다.

 

소설의 첫 부분에서 d는 dd에게 빌린 우산을 베란다에 걸어놓는다. 우산은 마치 dd의 일부인 것 같아 dd에게 돌려주고도 마치 우산이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는 듯한 환상을 보기도 하고 허전함을 느낀다. 소설을 읽으면 남겨진 사람들, d와 여소녀와 세월호는 함께 느껴진다. 떠나간 이들이 남기고 간 흔적은 그렇게 허전하고 환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는 여러 사회적 사건들을 펼쳐두고 이야기한다. ‘펼치다’라는 단어가 생각난 것은 <d>에서 혁명과 세월호 사건이 이야기의 중심을 빙글빙글 도는 주변의 이야기였다면 이 소설에서는 운동과 혁명에 참여하는 ‘나’의 이야기이다. 연세대 항쟁과 세월호 사건에 있던 ‘나’와 1987년 6월 항쟁, 용산 참사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소설에서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혁명에 관해 이야기한다. 연세대 항쟁과 6월 항쟁이 과거였다면, 세월호 사건과 2017년 촛불혁명과 탄핵이 현재로 진행된다. 이 소설에는 미래에 일어날 또 다른 혁명에 이야기한다. 여성의 차별과 약자의 이야기를. 소설은 수면 속에 가라앉아있던 여성의 사회적 소외를 꺼내 이야기한다. 연세대 항쟁에서 함께 운동하면서도 소외되었던 여성, 일상적으로 무시되는 직장 내 성희롱,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행동들과 탄핵 운동에서 악‘녀’라고 말하는 문제들까지. 많지만 무시되어 왔던 여성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하나의 길처럼 만들어준다. 과거를 되짚고 현재를 딛고 앞으로 나아간다. 앞으로 일어날 변화들을 함께할 이들에게 우산을 건넨다.




소설에서 말하는 혁명들은 역동적이고 거칠지만 이야기하는 글은 정작 담담하다. 요동치는 깊은 해류 위의 잔잔한 바다처럼 소설이 깊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확실히 어려운 책이다. 천천히 읽고 다시 읽고 중간으로 돌아가서 읽고를 반복했다. 짧은 문단 속의 이야기에도 많은 것들이 담겨있어 곰곰이 생각하다 책장을 넘기는 소설이었다. 읽고 나니 잔잔한 문장들에 오히려 내 마음이 요동친다.

 

이 책이 나에게 아픔을 준 이유는 내가 그동안 ‘혁명’과 변화를 멀리해왔기 때문이다. 나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사회적 문제들을 요리조리 피하며 살아왔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긴 수험생활을 핑계로 뉴스와 사회, 주변의 일들에 대해 무관심하게 살아왔다. 근현대사와 현재를 이야기하는 글들을 읽지 않았고, 바쁘다는 핑계로 뉴스와 사회적 문제들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 책은 단 한 줄로 날 찌른다. 모두가 돌아갈 무렵엔 우산이 필요하다. 세계라는 비를 나 홀로 유유히 피할 방법은 없다. 작가는 그렇게 나에게 우산을 건네며 말한다. 이 모든 게 너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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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좋은 날
모리시타 노리코 지음, 이유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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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변하지 않는 것을 찾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복잡하고 거창해 보이지만, 간단히 말하면 한평생 나와 함께할 취미생활을 찾고 있다. 자기 계발을 위해 이것저것 다양하게 하는 중이지만 오히려 너무 많은 것을 하다 보니 지치게 되고 도리어 아무것도 제대로 해내는 것이 없다. 많은 것들을 짧게 하면 경험이나 성취감이 쌓일 수는 있지만 공허함이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즐기며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었다. 내가 지치고 피곤할 때도, 즐거움을 나눌 때도 그 어느 변화무쌍한 순간에도 함께 할 취미를 찾는다.

 

이 책은 다인-다도를 하는 사람-이 25년간 다도를 배운 경험을 쓴 에세이집이다. 차를 배우며 보고 느낀 것, 삶과 차에 관해 이야기한다. 책에는 작가의 삶과 마음이 담겨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진한 말차의 맛이 난다.

 

 


“차라는 건 말이지, ‘형태’가 그 첫걸음이란다. 먼저 ‘형태’를 만들어 두고 그 안에 ‘마음’을 담는 거야”

 

이 책 <매일 매일 좋은 날>을 읽고 다도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다도는 작은 것에도 마음을 담는다. 물을 뜨는 것에서부터 물을 따르는 것까지 정성스럽다.

 

“그렇게 머리로 외우면 안 돼. 다도는 그냥 한 번이라도 더 많이 연습해 보는 거야. 그러다 보면 손이 저절로 움직이게 되는 법이니까.”

 

머리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익히는 것이 아니라 익숙해지는 것이 길(道)이었다. 첫발은 왼발 먼저, 걸음 수는 일정하게 손을 내밀고 다구를 드는 동작 하나하나 몸에 담는다. 다도는 단순히 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책 초반에 다도 선생인 다케다 씨와의 첫 만남에서 인사하는 것을 보고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주인공 어머니의 말이 나온다. 책을 읽다 보면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움직임 하나하나에 담긴 마음. 다도를 몸과 마음으로 익힌 다인들은 모든 행동에 다도가 담겨있는 것이다.

 

결코 멈춰 서 있을 수는 없었다. 지나간 과거에 매달리는 건 허락되지 않았다.

“자, 새로운 기분으로 시작하는 거야. 지금 눈 앞에 닥친 일을 하도록 해. 지금 이순간에 마음을 집중하는 거야.”

 

다도는 복잡하다. 여름에는 풍로를 쓰고 겨울에는 화로를 쓴다. 다구의 위치가 바뀌고 앉는 방식이 바뀐다. 계절과 시간에 따라 바뀌는 것에 대해 적응하고 익숙해진다. 순간에 집중하고 움직임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는 것, 이것이 복잡한 다도의 규칙 너머에서 찾은 단순한 삶의 진리다.

 

책을 읽으면 내 기분이 차분해진다. 허리가 꼿꼿해지고 오롯이 책에 집중하게 된다. 진한 말차가 다완에 담기듯 내 마음에 담기는 문학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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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와 함께하는 유명 건축물 이야기 : Architecture Inside+Out
John Zukowsky.Robbie Polley 지음, 고세범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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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사진 모두 아름답네요. 일러스트는 섬세하고 사진은 눈을 현혹시켜요. 지은이도 옮긴이도 모두 전문가분이셔서 믿고 읽을 수 있기도 하고요. 저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책소개나 간단한 설명만 봐도 흥미로워보이고 건축학적 지식이 많지 않아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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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에 강해지는 핵심 일본어문법 50항목 - 가지고 다니는 나만의 문법사전
제이플러스 편집부 엮음, 박유자 감수 / 제이플러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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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동안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제2외국어를 공부하기로 했다. 일본어와 중국어 사이에 고민하다 중국어는 2달 사이에 공부할 것이 못 된다는 것을 알고 독학과 빠른 습득이 가능한 일본어로 정했다. 시간이 촉박하고 이 외에 할 것들도 많아서 고민하던 차에 <핵심 일본어 문법 50>을 발견하고 읽기 시작했다.

 

내 일본어 수준을 말하자면 중학교 2년 동안 일본어를 찔끔찔끔 배워 히라가나 가타카나는 읽을 줄 안다. 이것, 저것, 그것 등 가르키는 것과 숫자, 엄마 아빠까지 배우고 나머지는 일본어를 만화나 애니메이션, 영화나 예능으로 접했기 때문에 알아들을 수 있지만 내가 입 밖으로 말하는 것은 서툰 수준이고 문법은 0..... 그런 면에서 이 핵심 일본어 문법은 나에게 딱 알맞은 책이었다.

 

이 책의 장점은 중요한 것만 콕 찝어 응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말 기본적인 문법 ‘~입니다’에서 시작해서 동사 활용까지, 명사, 형용사, 부사, 동사, 조동사, 조사, 접속사 등등 여러 광범위한 문법을 짧고 쉽게 알려준다.(야나두?!) 과거형의 표현방법이나 형용사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대부분의 문법을 배우게 되었다. 특히 정중한 표현에 대해서는 회화에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짚고 넘어갈 수 있던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이외에도 시험 대비를 위한 사람들을 타겟팅하기 위해 시험에 잘 나오는 문법은 강조되어 있고 뒤편에는 시험에 잘나오는 문법들을 응용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일본어 시험을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문법 정리를 목적으로 공부를 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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