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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혁명 - 세상을 바꾸는 21세기 생존 프로젝트
강양구.강이현 지음 / 살림터 / 2009년 12월
평점 :
삶의 무게를 털어가며 살다보면 먹을거리나 입을거리가 가볍게 느껴져 되는대로 내버려 두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큰 이슈가 없으면 경제원리를 앞세워 대충 넘겨버리는 일 중 하나가 바로 먹을거리 문제이다. 그러다 ‘광우병 파동’이나 ‘GMO 문제’등이 불거져 가시적인 결과나 예측 보고서를 보고서야 잠시 관심을 가지면서 ‘비싸도 건강에 좋은 걸 먹어야지‘라고 부산을 떨었던 것이 지금까지의 습성이었다.
이번에 읽었던 ‘밥상혁명’도 역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드는 단초를 제공해 주었다. 하지만 이 또한 ‘일회성 단상으로 끝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나의 허약한 문제의식을 돌아보게 된다. 나의 건강, 가족의 건강, 지인들과 지역주민들의 건강,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후손들의 건강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것이란 생각은 하면서 건강한 식단에 대한 막막한 해결책에 위축된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지역 농산물 살리기와 직거래를 통한 농민과 소비자의 윈-윈 게임이 언제쯤 우리도 실천하게 될 지 한 없이 먼 미래로 여겨진다. 특히 정부가 나서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며, 국가 정책으로 이어갈 수 없는 운동이라는 말에 나를 비롯한 우리 국민의 의식이 언제쯤 실천의 장으로 진입할 지 조금은 답답하다. 도시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주변을 돌아봐도 ’초록마을‘ 에서 벌이고 있는 건전한 식단을 위한 노력 외에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 또한 가격이 만만치 않다보니 할인판매행사가 있을 때만 방문하는 일회성 고객으로 이용할 뿐이다.
책에서 말하는 여러 가지 밥상혁명을 위한 대안과 적극적 동참을 위한 방법제시가 아직은 절실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없는 입장이다 보니 달리 방법을 찾을 수 없다. 조만간 이런 작은 운동이 확산되겠지 라는 바람만 가질 뿐이다.
예전에 한참 읽으면서 감명을 받았던 장일순 선생님의 ‘한살림’운동에 대한 글들에서 제시한 건강한 식단과 삶의 방식이 10년 15년 20년이 다 흘려가건만 왜 우리의 생활에 접목이 되지 못하고 있는지 의문이 생기기도 하였다. 건강한 식단에 대한 지식과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건강하지 못한 (다국적 기업의 이익에 매몰된) 식단에 대한 예들은 정말 일목요연하여 많은 참고가 되었고 도움을 받았다. 특히 많은 용어들을 통하여 먹을거리에 대한 우리의 현주소를 지적하는 부분은 두고두고 새겨야 할 내용이었다.
참고로 이 책에서 말하는 용어들을 살펴보고 ‘밥상혁명’으로 건강한 식단이 조만간 우리들 생활 깊숙이 파고들기 기원한다.
1. 푸드마일(Food miles) - 먹을거리가 이동한 거리 (21p.)
2. 로컬푸드(local food) - 지역 먹을거리 (22p.) 한국의 신토불이(身土不二),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와 맞닿아 있는 말.
"지역 먹을거리는 이동 거리가 짧아서 변질을 막기 위한 별도의 처리가 필요없고, 대개 제철에 난 것이어서 건강에 더 좋다.“ (맥도널드 사무총장) ”농민장터에 참여하는 농민도 정기적으로 얼굴을 마주 대하는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자지게 된다.(농민장터 코디네이터를 맡고 있는 엘리자베스 엘리엇) 22p.
* 신토불이(身土不二) - 몸과 땅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뜻 (자기가 사는 땅에서 생산한 먹을거리가 몸에 가장 잘 맞음을 이르는 말)
* 지산지소(地産地消) - 지역에서 생산한 먹을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하자.
3. 석유 생산 정점(Peak Oil) 사태
4. 지구 온난화 문제
- 이런 문제 등이 본격화하면서 화석연료에 의존하여 원거리를 이동하는 현재의 먹을거리 유통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시되는 상황이다. (24p.) / "물을 운반하기 위하여 석유를 태우는 격“(미국 컬럼비아대학의 조앤 구소 교수, 25p.)
5. 식량 안보(food security) - 식량 확보만 강조한다. 즉, 국민에게 식량을 공급할 수단으로 식량수입, 재고 관리 등을 최선의 방법으로 여긴다. 여기에는 ‘식량을 자급하자.’ 이런 생각에 빠져 있다. (31p.) 식량 안보는 남아메리카,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프랑스와 같은 이른바 먹을거리 수출국에서 먹을거리를 지금보다 더 많이 생산해서 자금하고 남은 것을 싼값에 한국과 같은 나라에 공급한다는 식의 구조를 전제한다. (54p.)
6. 식량 주권 (food sovereignty) - 식량 주권은 비아캄페시나에서 식량 안보에 대항해서 사용한 개념. 내가 발 딛고 선 땅에서 직접 먹을거리를 생산하자, 내가 먹는 먹을거리의 질을 스스로 통제하자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나오는 해법 역시 단순하다. 바로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가 지난 수만 년간 해온, 그래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식량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32p.)
7. GM(Genetic modified 유전자 조작)
8. 콩 트러스트 - 검정되지 않은 GM 종자로부터 전통 종자를 지키는 움직임
9. 푸드 스탬프 (Food Stamps) - 가난한 이들이 한 달에 일정액의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는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쿠폰이다. 이들은 이 푸드 스탬프로 농민장터나 공동체 지원 농업 프로그램에서도 먹을거리를 구입할 수 있다. (130p.)
10. 100마일 다이어트 소사이어티 (100mile Diet Society) - 밴쿠버 근방 150킬로미터(100마일) 이내에서 생산된 지역 먹을거리를 이용하자는 운동(166p.)
11. 뒤뜰 나누기 (Sharing Backyard)
12. 한 줄 나누기 (Grow a Row, Share a Row)
- 텃밭에서 직접 기른 먹을거리를 저소득층에 기부하는 벤쿠버 먹을거리정책위언회가 실천하는 프로그램
13. 제로마일 먹을거리 (zero-mile food) - 먹을거리가 1킬로미터도 이동하지 않으면 이동하는 데 드는 석유를 아예 쓰지 않을 수 있다. 단연히 석유를 수송 연료로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도 배출되지 않는다. (172p.)
14, 내발적 발전 (Endogenous Development) - '외생적 개발‘과 대칭되는 개념. 지금까지 농촌의 발전은 외생적 개발에 따라 이뤄졌다. 즉 도시에 비해서 농촌이 낙후돼 있으니, 도시처럼 개발을 해야 한다, 개발을 위한 물적, 인적 자원은 외부로부터 끌어오자, 이런 논리의 개발 전략이다. 이런 외생적 개발의 문제점을 직시하면서 나온 게 바로 내발적 발전이다. 농촌 문제 해법의 실마리는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할 주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람만 있으면 그 사람이 자기 문제를 알아서 풀 테니까. 내발적 발전은 그들이 발전 동력을 내부에서 찾아야 함을 강조한다. (지역 내부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라). (28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