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학창시절 유난히 수학을 좋아했습니다. 계산도 재미있고 생각해서 답을 얻어 내는 과정이 너무 신나더라구요. 그래서 이과를 가야지 하고 생각하던 찰라 문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수학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들이 제 발목을 붙잡더군요. 특히 화학.. 제가 게을러서 인지 암기 과목을 싫어했는데 그 당시는 수학을 제외하곤 모두 외워야 하는줄 알았거든요. 지금은 아이를 위해 먼저 책을 읽고 공부하다보니 화학이 결코 암기만 하는 과목이 아니더라구요. 사과 껍질을 벗겨 놓으면 색깔이 변하고 철은 그냥 놔두기만 해도 녹이 슬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 모두 화학이더라구요. 화학을 빼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생활은 화학과 밀접한 관계에 있었어요. "엄마,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는 기체야,고체야,액체야?" "기체 아닐까?"아무 생가없이 그냥 말해버렸네요. "그럴줄 알았어.기체가 아니야.덩어리가 아주 작은 고체나 액체야." "구름도 물방울이 모인거잖아.떠있지만 기체가 아니야." "기체는 색이 없어용..헤헤" 그렇게 설명을 들으면 절대 안잊어 버리겠더라구요. "덥고 갈증 날 때 탄산음료를 마시면 갈증이 해소되잖아.왜 그럴까?" "폭탄이나 폭발에 사용되어 많은 사람을 죽게 만들던 다이너마이트의 니트로글리세린이라는 물질이 협심증 환자들을 살린대."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화학이 정말 우리와 너무 가까이 우리고 항상 함께 지낸다 생각하니 모든 것이 예사로 보이지 않습니다. '저것도 화학반응일텐데'하는 의문이 생기더라구요. 아주 좋은 현상이라 생각됩니다. 발명,발전은 의문을 갖는 것에서 부터 출발하니까요.
두뇌왕 아인슈타인은 자기 전화 번호도 기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적어 메모할 수 있는 것을 굳이 외울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요. 아인슈타인 뿐 아니라 링컨,에디슨 같은 성공한 리더들은 메모광이였습니다. 메모라는 습관으로 자기 관리를 한 것이지요. 인간의 기억력은 기간이 지날수록 떨어집니다. 그래서 궁금했던 것이나 다시 찾아봐야 할 것 등을 메모해두고 찾아봐야 기억이 오래가게 되지요. 물론 처음부터 메모를 체게적으로 아주 잘할 수는 없지만 시작이 반이잖아요 차근차근 수정을 거쳐가며 나에게 맞는 메모습관을 찾으면 될 것입니다. 메모 습관은 자기주도형 공부를 가능하게 합니다. 수업중 이해하지 못했거나 다시 찾아보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메모를 했다면 쉬는 시간이나 집에 와서 그 메모를 보면 스스로 부족했던 점을 채워나갈 것입니다.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는 지호는 머리도 타고 났겠지 했는데 기억력이 좋지 않아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하여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메모하는 습관 덕에 스스로 찾아보게 되고 성적도 오르고.. 잘잡은 습관 하나가 아이의 밝은 미래에 좋은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메모를 여러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팁이 많아서 아이에게나 저에게 참 도움이 되더라구요.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했습니다. 열정으로 즐겨야 내 것이 될 것입니다.
역사라는 큰 숲을 보라고 하지요. 사건 하나하나는 아는데 이 사건들이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모른다구요. 물론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너무 큰 흐름만 보다보면 자칫 사건 하나하나에는 소홀하게 쉽습니다. 이 책은 역사의 흐름뿐 아니라 역사를 이루고 있는 사건에 더 촛점을 마추어 그 사건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 그 사건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만화로 쉽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고구려를 개승한 발해와 통일신라 그리고 나라를 하나로 통일한 고려까지의 역사 신라의 왕은 박,석,김 씨가 돌아가며 왕이 되었는데 나중엔 김씨만 신라의 왕이 됩니다. 언젠가 선덕여왕이 나오는 역사물을 보더니 딸아이가 그러더군요. "엄마,덕만공주는 김덕만이야." "김만덕..김만덕..공주 이름같지는 않지?" 불교의 나라 고려 고려장으로 나이든 부모를 산 채로 버리는 풍습이 있다고 전해지지만 그것은 일본이 꾸며낸 이야기입니다. 전쟁 준비로 숟가락,요강까지 빼앗아가던 일본이 무덤 속 재물까지 탐냈던 것이지요. 무덤을 파헤치기를 싫어하는 우리 민족이였기에 그런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꾸며낸 것입니다. 불효를 살인만큼이나 큰 죄로 다스리던 고려에서 고려장이라는 풍습은 말도 안되지요. 이렇듯 작은 이야기 하나하나들이 역사에 흥미를 갖게하고 역사를 이해하는데 좋은 견인차 역할을 할 것입니다.
사회 공부를 하다보면 책읽기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지도 공부를 하다가도 경제에 관련 단어들이 나오고 다문화 이야기를 하다가도 국제법 같은 법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사회라는 것이 어느 하나로만 이루어져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보니 풍부한 상식이 갖추어져야 거시적인 사회 공부가 가능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회 공부가 어렵다는 말이 나오구요. 그런면에서 특목고를 향한 교과서 심화 학습 시리즈는 아주 만족스럽다 할 수 있어요. 정치,경제,문화 이런 말만 들어도 왠지 너무 방대하고 너무 어려울 것 같은데 아이들이 즐겨 읽는 명작이나 문학 속에서 만났던 이야기를 통해 정치며 경제 문화 이야기를 들려주니 자연스럽게 접하고 저절로 익힐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였습니다. 법(法)은 물 수(水)와 가다 거(去)가 합쳐진 말로 사람의 생활을 물 흐르듯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이란 뜻 입니다. 함무라비 법전부터 현재 세계 각국의 많은 법에 이르기까지 법은 우리 시회가 잘 돌아가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 속의 법과 판결을 보며 딸아이가 그러더군요. "법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구요." "현명한 재판관을 만나 안토니오가 죽지 않았지만 증서에 쓰인대로라면 어쩜 죽었을지도 몰라." "샤일록에 대한 판결도 법에 맞지않는 판결을 내렸잖아." 법을 바라보는 눈이 제 눈보다 더 정확하더라구요. 그림으로 상황 설명을 비교해서 그런지 법의 특징을 금방 잉해하고 받아들이더라구요. 법은 약속이고 법은 옛날부터 있었고 법은 계속 바뀌고 법을 어기면 벌을 받고 법에도 위아래가 있다. 레 미제라블,노틀담의 곱추,주홍글씨 얼른 읽어 보고 싶다고 합니다. "이 책들 속엔 어떤 판결이 들어 있을까? 공정한 판결이였어?" 저도 가물가물한 기억 탓에 딸아이와 함께 문학 작품들을 다시 만나봐야 할 것 같아요.
북미나 유럽처럼 문화적 토양이 단단한 나라에서 자란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좋은 미술작품과 건축물 등을 접하며 풍부한 문화 혜택을 받기 때문에 성인이 됐을 때 엄청난 경쟁력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명화가 주는 감동과 교훈이 크고 명화를 보면서 창의력까지 키울 수 있으니까요. 창의력은 현시대에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원하는 것으로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그들에 비해 문화적으로 척박하다보니 좋은 책으로 접해줘야 하지요. 명화는 그림만 담은 것이 아닙니다. 그 그림을 그린 화가의 생각이 담겨 있고 그 시대상을 담고 있고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요. 시대별 사조별 화가들을 만나고 그들의 작품들을 만나고 그리고 거기에 숨겨진 이야기까지 명화를 폭넓게 접할 수 있는 기회였네요. "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식에서 요 거울은 어떤 뜻인 줄 알아? 요 강아지랑 장식품들도 다 이유가 있어. 내가 가르쳐 줄까?" "미술사조 중 빛의 각도에 따라 그림이 달라진다하여 자연 빛을 중시한 사조는?" 명화속 비하인드 스토리는 언제나 흥미진진하고 책에서 얻은 상식은 자신감까지 업시켜주었네요. 색체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루오전을 보았을 때 딸아이가 그러더군요. 굵은 검은 선이 그림을 안정적으로 보이게 한다구요. 그러고보니 루오의 그림들 대부분이 검은 테투리를 두르고 있더라구요. "우리 유럽 좀 더 일찍 가면 안 될까?" "왜?" "루브르 박물관에 20만점이 넘는 걸작들이 있대.정말 며칠을 봐야 한다더니.." "나도 모나리자를 젤 먼저 볼래." 맘은 벌써 프랑스로 날아가 있네요. 요 책 한 권이 우리집 미술관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