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보다 다양한 문화를 접해주고자 보다 다양한 자극을 주고자 해마다 떠난 외국여행이 오늘은 그냥 맹물처럼 느껴진다. 여름이고 겨울이고 남편이 시간이 나는대로 제주로 날아갔는데 심지어 올여름도 제주를 다녀왔는데 올레길을 아직은 어린 두아이와 걸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해 본 것이 엄청난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모자의 행복한 동행이 너무 부러웠다. 엄마 생각을 뛰어 넘어 어느새 부쩍 커버린 아들과 그 아들의 모습에 배시시 미소 짓는 넉넉한 엄마 그들의 모습이 제주를 닮아 있었다. 제주를 자주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자연스러움이다. 물론 관광지다보니 볼거리를 위해 인위적으로 개발한 곳도 많지만 그래도 제주는 위대한 자연이 어디에나 숨쉬는 있는 화산섬이기 때문이다. 올레 역시 제주의 자연스러움이 아닌가 싶다. 사람이 만든 길이라 하나 올레길을 걸으면 자연인이 된다고 한다. 자연과 교감하고 다른 이와 친구가 되고 내 안의 나는 이만큼 커있다. 서울에서 매주마다 올레길을 찾는 이가 있었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내려와 올레길만 걷고 다시 비행기에 몸을 실른다던 그에게 올레길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왜 올레길을 걸을까?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실을 떠나 자연과 동화되는 순간 그는 그 순간이 올레길을 걷고 있는 순간이였다. 아이와 새로운 교감을 할 수 있는 올레에 도전해 보리라. 그 길을 천천히 걸어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