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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아이들 : 겨울 이야기 - 비료 포대 눈썰매 ㅣ 영산강 아이들
최신오 만화, 오영해 원작, 최금락 각색 / 거북이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말타기 망까기
놀다보면 하루가 너무나 짧아..
정말..이 노래 가사처럼
하루가 너무 짧기만했던 어린시절
엄마가 저녁 먹어라고 말하기 전엔
누구하나 집에 들어갈 생각을 안했어요.
떼구정물 줄줄 흐르는 얼굴로
수돗가에 앉아 얼굴씻고 손 씼고
변변찮은 반찬이 앖어도
세상의 진수성찬을 다 차려 놓은 듯
밥한공기 뚝딱 비웠었지요.
저도 시골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던지라
책 속의 영해가 동무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공부에 숙제에 학원에 힘들어 하는 아이들보면서
'우리 시절엔 이리 안해도 다들 잘 사는데..
애들은 뛰어 놀아야 하는데
그렇게 못해줘서 미안해.'
저도 대한민국 보통 엄마들의 맘과 똑같아요.
눈썰매장 가서 추운날 길게 늘어선 줄에서 동동거릴 필요없이
고무다라이 하나 들고 언덕에 올라
신나게 미끄러져 내려오면 되거든요.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놀아야 하는데..
그래야 몸도 마음도 건간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는데

가을에 열심히 밤을 주워 놓았다가
겨울밤 별미로 친구 영백이와 구워 먹으려하는 영해
아궁이에 밤을 넣고 기다리다
펑..대포 터지는 소리에
송아지가 도망가고
엉어 울어버리는 영해
할머니가 손자를 달래며 수돗가에서 손자 얼굴 씻기며 코도 풀어주시고 재워주시고
직접 밤도 구워 먹어보고
할머니의 따뜻한 품과 정도 느껴보고
요즘 아이들 흔치않은 경험일테지요.

딱지치기 대장 영백이
대적할 자가 없지요.
영백이 딱지를 이기려면 뭔가가 필요해?
저도 남동생이랑 둘어어서
항상 같이 놀았어요.
고무줄놀이도하고 딱지치기도하고
딱지잃고 울고 돌아오는 남동생을 위해
집에 있는 책을 찢어 빳빳한 딱지도 만들어주고
그러다 영해처럼 엄청 혼도 났어요.
그래도 그 시절이 너무 그립네요.

집에 언니나 누나가 있거나 사촌형이나 누나가 있는 아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
"너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니네 엄마는 다리 밑에서 살아."
그 말을 듣고부터 정말 영해와 비슷한 꿈을 꾸기도 했어요.
왠지 불안하고
잘못하다가 집에서 쫒겨나는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되고
'이제부터 엄마 말 잘들어야지.'결심도 했더랬지요.
쥐약도 놓고 쥐가 뛰어다니는 소리가 싫어서 천장에 젓가락으로 쿵쿵

자연을 벗 삼아 뛰어 다니던 아이들
소풀 먹이고 꿩 잡으러 다니고
어린 시절 아름다운 추억이 그들에겐 아주 값진 보물일 것 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보물같은 추억 만들어 주고 싶네요.
아이가 쓴 독서록을 보니
역시 아이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알 것 같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