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에서
김훈 지음 / 해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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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남편의 등에서 오줌을 쌌다. 남편이 처네를 풀었다. 이도순은 보따리에서 기저귀를 꺼냈다. 딸아이의 작은 성기가 추위에 오므라져 있었는데 그 안쪽은 따스해 보였다. 거기가 따뜻하므로 거기가 가장 추울 것이었다. ]
다른 리뷰에서 이 부분을 이미 읽었고 논란이 된 것이라 알고 있었다.
안 본 눈을 사고 싶지만 최대한 처음 읽는거야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정말 안 봤다면 어땠을까.

저 부분을 읽으면서 역겹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굳이 아이를 놓고 저런 표현을 한 이유가 뭘까라는 의문은 들었다.
그리고 그게 김훈이 아니라 다른 작가였다면 어떻게 되었을지도 궁금하다.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순수한 문학적 표현이였는지 논란이 될걸 알고 의도한건지 무의식적인 작가의 사상이 들어있는건지는 작가만 알겠지.

‘나도 여자지만 이게 왜 이상하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여자, ‘뭐가 논란이 될만한 것이냐‘는 남자도 있다.
하지만 성별에 따라서, 딸을 가진 엄마이거나 그냥 미혼여성으로서, 사회에서 어떤 경험을 했느냐에 따라서 또는 남녀를 떠나 개인의 성향같은 여러 이유로 부분은 기분 나쁘게 다가오거나 반대로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걸 놓고 문학적 표현을 이해 못한다, 억지 스럽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본인들 생각이 그런것 처럼 다른 사람도 다를 수도 있다는걸 알아야 한다.

아이한테 젖을 주기위해 차갑게 언 젖을 부볐다는 부분도 있는데 소설 전체적으로나 김훈 스타일로보나 참 잘 들어맞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훈스러웠다.

간결 문체 간결 문체하듯이 술술 잘 읽혔지만 논란이 된 부분을 떠나서도 옛날엔 이랬다는 아재의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느낌들이 와닿지 않고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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