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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사람은 모두 철학자가 된다 - 철학상담이 건네는 가장 깊은 인생의 위로
박병준.홍경자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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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한 교양 철학서가 아니고 철학상담에 관한 책이다.

표지부터 죽음의 강 스틱스를 건너는 분위기어서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기존의 철학입문서나 쉬운 철학사 등을 재밌게 읽는 나로써는 진입 장벽이 높게만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키에르케고르, 니체, 게오르그 지멜, 야스퍼스, 한나 아렌트, 하데거, 사르트르, 쟈크 데리다, 에머리히 코레트.

표지에 소개된 철학자들의 이름을 보니 처음 들어보는 이름도 있다. 철학자들의 힘을 빌어 철학 상담에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이렇게 표현하다니. 편집자의 아이디어가 반짝인다.


평소 표지와 목차와 작가의 말을 꼼꼼하게 보는 편인데 이 책만큼 <목차>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책은 없을 정도로 저자의 의도를 자세하고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차례를 요약해서 한 문장으로 만들면

인간 실존에 대한 경계를 허물고,

불안과 죽음의 공포를 너머,

닥쳐오는 위기를 헤쳐나가,

용서하고 치유하는 것이 바로 철학 상담이다.

철학과 신학은 결국 마지막에 만난다고 했던가. 이 책의 저자 박범준 교수는 신학대학원 철학과 교수이며 사제 서품을 받으신 분이다. 신에 대한 깊은 물음이 인간에 대한 연민을 부르고 철학의 방법론적인 도움을 받아 상담으로 발전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공동 저자 홍경자 교수님도 서강대 신학대학원에서 철학상담에 힘쓰시는 분이다.

리뷰를 쓰겠다고 한번 톺아보았지만 그렇게 해서는 '나 이 책 읽었다.' 수준밖에는 안될 것이다. 이 책은 곁에 두고 1장부터 14장까지 시간을 들여 꼭꼭 씹어 읽어야 할 책이다.

마지막으로 역시 표지에 숨어 있는 응원메시지를 이 책을 읽을 분들에게 전한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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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읽다 보면 똑똑해지는 고사성어 134
김한수 지음 / 하늘아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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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월이 되면, 전국의 교수들이 모여 올해의 우리나라 정세를 빗대어 사자성어를 선정하여 발표한다. 평소에는 한자에 문외한이기도 하고 별 관심도 없어서 무덤덤한데 이 때만큼은 어떤 사자성어가 선정될지 기대된다. 작년 2023년에는 ‘견리망의’(見利忘義)가 채택되었다. 견리망의는 ‘이로움을 좇느라 의로움을 잊었다'는 뜻. 이와 대비되는 고사성어가 '견리사의(見利思義)'라는데 특히 (見利思義, 見危授命)'는 구절은 안중근 의사가 여순 감옥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글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한 해동안 우리나라에 일어난 사건들과 다양한 국제정세, 정치판을 한자 4자로 압축하여 표현한다는 일이 참 대단하다고 느끼면서 아이들에게도 이렇게 한자교육을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성인인 나조차 한자가 어려운데 10대 청소년들이야 오죽하랴. 괴로운 학생들을 위해 무거운 고사성어를 무턱대고 외우지 않고 가볍고 친근하게 만들어주려는 작가가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 김한수 작가이다. 약력을 찾아보니 10대의 문해력을 향상시키는 책, 특히 한자와 관련된 책을 꾸준히 집필하는 분이었다.


이 책에는 4자로 구성된 고사성어가 가인박명 ~ 후안무치까지 가나다 순으로 134구 실렸다. 

먼저 왼쪽 편에 고사성어의 유래를 제시하고 오른 편에 각 한자의 뜻과 적절한 표현의 예를 들어 놓아서 가독성이 좋다.

134구 중 내가 처음 들어보는 고사성어를 체크해보니... 꽤 많다... 이런.

일상 생활에서 자주 사용하지만 한자로 된 4자성어인 줄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계구우후라는 말은 닭머리가 될지언정 소꼬리는 되지 않겠다는 (보통 뱀머리와 용꼬리가 사용되긴 하지만) 고사성어인데 한자를 보니 아하~ 하고 무릎을 치게 된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적, 마법천자문과 한자급수시험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 때 한자 하나하나의 뜻을 손오공과 함께 익혀가며 아들들과 재미난 시간을 보낸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는 걸 보면 어떤 공부든 놀이처럼 이야기처럼 쉽게 다가가는 방법이 효과적인 듯 하다.


우리는 자랑스런 한글을 보유한 나라이긴 하지만 낱말의 많은 부분을 한자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자 교육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이왕 공부해야 한다면 이렇게 차근차근 흥미롭게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작가의 다음 책은 어떤 주제로 펼쳐질지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책을 모두 읽고 한가지 고사성어를 선택하라고 하면 고복격양 鼓腹擊壤을 고르고 싶다. 태평성대보다 더 구체적인 행복을 표현한 것 같아서 마음이 찡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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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환경 달력 - 한 달에 한 번 지구를 생각하는 환경 기념일, 개정판
임정은 글, 문종인 그림 / 길벗스쿨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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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중요성은 집에서든 학교에서든 뉴스에서든 정말 중요하지만 너무 많이 들어서 오히려 무감각해진 느낌이다. 일회용 쓰레기를 사용하지 않고, 분리수거를 잘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고, 에너지를 절약하고, 안 쓰는 플러그는 뽑아 두고...

아이들은 열심히 실천하고 있지만 지구의 모습은 점점 황폐해지고 참담해질 뿐이다. 힘이 빠진 아이들에게 그런 작은 노력이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고 응원할 때 읽어주면 좋을 책이 나왔다.

바로 <열두 달 환경 달력>.

첫 부분에는 너무나도 유명한 환경운동가 툰베리의 일화가 등장한다. 지금은 20대가 되었지만 그 당시 10대였던 툰베리는 환경보호는 혼자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매주 금요일 혼자서 피켓을 들고 작은 목소리지만 꾸준히 주장하였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의지에 함께 동참하며 커다란 연합이 되었다.


2020년대 말에는 지구의 평균 온도가 현재보다 2도가 올라간다고 한다. 매년 여름 최고기온을 갈아치우는 무시무시한 이상 기후를 생각할 때 지금보다 2도가 더 높아지면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모든 사람들이 더위를 피하려고 에어컨을 켜고, 그 에어컨을 사용하기 위해 전기를 쓰고, 열이 발생하고, 다시 기온이 올라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은 이 책의 주장과 같이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행동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실천하는 것.


또 지구온난화의 무시무시함을 투발루의 이야기로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지금처럼 온난화가 계속 진행될 경우 투발루는 2060년쯤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버릴 거라고 경고한다. 자연 환경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세계인들이 꼭 가봐야하는 관광지로 손꼽을 만큼 유명한 곳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니. 그럼 그 나라의 국민들은?

이 책은 지구 환경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실감나는 경고도 잘 설명해 주었지만 무엇보다도 어디서부터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모르는 어린이들에게 친절하게 그 방법을 안내해준다는 점이다. 하루동안 아무 것도 안 사기, 샤워시간 줄이기, 급식 다 먹기 등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환경 기념일에 맞추어 제시하고 있어서 하나하나 실천해가는 재미도 있다.


아이들과 달력에 표시해 놓고 하나하나 실천해간다면 어른들이 망가뜨려 놓은 지구를 조금씩이라도 치유하고 되돌릴 수 있다는 믿음. 이 책은 그런 믿음에 한 발짝 다가가게 해주는 고마운 실천서의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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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눈을 감지 않는다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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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 Just The Nicest Couple vs 밤은 눈을 감지 않는다 

원서의 제목은 두 부부를 사건 중심에 놓고 치밀하게 들여다보게 하는 장점이 있고,

한글판 제목은 모든 걸 알고 있는 누군가가 두 부부의 행동 속 숨은 단서를 하나씩 풀어놓는 듯 하여 흥미롭다. 


<가장 멋진 커플>이라는 원서 제목을 버리고 완벽한 의역에 성공한 신솔잎 번역가에게 박수를.

헉하고 숨을 들이마시며 뒷걸음질을 쳤다. 

겁에 잔뜩 질린 채 손으로 입을 막았다. 

프롤로그 첫 문장의 주체부터 의문스럽다. 릴리? 니나? 제이크?


이 책은 450쪽이 넘지만 메리 쿠비카의 다른 책들만큼 몰입감 최고의 페이지 터너 소설이다. 



책을 읽고 나서 주요 인물의 MBTI를 추측해 보았다. 

릴리와 니나는 같은 학교 동료 교사이며 서로 의지하며 지내는 사이다. 하지만 남편의 연봉과 사회적 지위에 따라 생활 수준의 차이가 크고 거기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를 균열이 이 책의 베이스다.


크리스티안은 아내 릴리를 신뢰하고 그녀를 위해 어떤 희생도 마다 않는 듬직한 남편이면서 아내를 살뜰하게 챙기는 스윗남이고, 제이크는 세상의 중심은 자기에게 있고 자신감 충만한 상남자 스타일.


이 책은 첫 부분부터 사건이 일어나고 등장인물들이 그 사건을 수습하거나 파헤치는 형태로 진행된다.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었던 이야기는 어느새 거짓이 되고, 누굴 믿어야할지 갈팡질팡하면서 그 긴박감은 에스컬레이팅된다.





모든 인물들을 의심하면서 읽다 보면 처음에는 제이크가 살아있나?로 시작해서 니나의 자작극? 크리스티안의 자격지심으로 인한 돌발적 행동? 으로까지 옮겨 간다. 


더이상의 소개는 스포일링이 되므로 생략...


반전의 여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이번 작품도 마지막에 볼멘 소리가 나오게 된다. 그래도 이번에는 내가 추리한 5가지 버전 중에 범인이 있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여기에 나오는 범인도 사랑하는 마음이 깊었기에 살인도 저지를 수 있었다.

하지만 뒤틀린 사랑은 서로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법.


메리 쿠비카의 2024년 신작이 어서 빨리 번역되어 출판되기를.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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