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심리학과 인지심리학을 연구해 온 저자 로저 크루즈는 언어학, 심리학, 인지과학 측면에서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살펴보았는데 책에서는 오해를 낳는 요소들을 심리적 요인, 지각의 문제, 단어자체의 문제, 표현의 문제, 비언어적 표현, 인지적 요인, 사회적 요인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사람은 자기의 틀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데, 그걸 잘 인식하지 못한다. 나 또한 그러하다. 상대방을 배려한다고 큰소리는 쳤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중심에 놓여 있다. "내가 지난번에 말했던 거 그거 알지?" "나는 그런식으로 말한 적 없어."
또, 사람은 상대방의 표정에 민감하다. 비언어적 표현으로 의사소통을 하도록 발달한 인간은 눈썹, 입꼬리, 동공의 크기 등으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그것은 민감하고도 복잡해서 정확하게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데 우리는 상대방의 표정을 잘 읽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서 커다란 오해의 구멍이 뚫리는 것이다. 소개팅에서 상대방이 잘 웃어주면 '나에게 호감이 있나보다.' 라고 김칫국을 마시거나 무뚝뚝한 사람의 경우 '저 사람은 왜 저렇게 화가 나 있을까' 라는 오해를 사기 쉽다. 본인은 정말 억울할 일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들이 두가지 이상 겹칠 경우 의사소통이 원할하지 않게 되므로, 하나의 문제가 있을 때는 나머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하여 소통하도록 제안한다. 해결하기 어렵다면 보완에 집중하라는 의미. 합리적이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법이 있었다면 소통이 큰 문제로 대두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번 책은 소통되지 않는 현대 사회의 답답함의 원인을 조명하고 다양한 예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이해와 경각심을 일깨워 주어서 많은 도움이 되고 안심도 되었다. '나만 그런 건 아니었구나...'하는.
다음에는 이왕이면 우리나라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우리 작가의 인지심리학 책을 만났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