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럽에 서 봄
수정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5월
평점 :


가끔은 여행에세이를 통해 편하게 여행을 즐기는 방법도 좋다.
여행을 가기 위해 이것 저것 알아보며 수선 떨 필요도 없고 귀찮게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저자의 수고 덕분에 난 그저 잠깐 여유 시간을 내어 감사하게 즐기기만 하면 된다.
이 책은 표지부터 정말 마음에 든다. 언젠가 나도 표지사진과 같은 인생샷을 남겨보리라 다짐해본다.
목차 또한 보자마자 탄성이 터져 나온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하늘색 바탕에 목차만 읽어도 행복해진다.
이 책은 동유럽, 서유럽, 남유럽 곳곳을 누비며 엮은 여행에세이다. 여행지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와 역사적 사실도 적절히 차지하고 있으면서 저자의 감성적인 글이 함께 한다.
동유럽 - 체코(체스키크롬로프, 프라하), 헝가리(부다페스트), 크로아티아(트로기르, 두브로브니크, 자다르, 스플리트)
서유럽 - 네덜란드(암스테르담), 벨기에(브뤼셀), 영국(런던), 프랑스(파리), 독일(프랑크푸르트, 뮌헨, 로텐부르크), 스위스(체르마트, 뮈렌, 루체른, 취리히)
남유럽 - 그리스(아테네), 몰타(음디나, 고조섬, 몰타섬), 스페인(바르셀로나), 이탈리아(로마, 소렌토, 시칠리아_타오르미나, 체팔루, 팔레르모, 아그리젠토, 시라쿠사, 아말피, 카프리, 포시타노, 폼페이, 피렌체)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곳들이다. 처음 만난 체코부터 익숙했던 풍경이라 반가웠다. 가장 최근에 다녀온 곳이라 아직 기억이 남아있는 체코였다. 정확하진 않지만 왠지 사진 속에 나온 풍경이 한번쯤 본 것 같다. 풍부한 사진 자료 덕분에 여행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해주는 마법이 펼쳐진다. 분명 저자의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내 사진같은 착각도 불러일으킨다. 보고 있으니 그립고 또 그립다. 저자의 글을 읽으니 백번 공감되고 없던 감성도 되살아나는 듯 하다.
아마도 도시 한 곳을 둘러보는 것이 매우 간단하여 많은 독자가 놀라지 않을까싶다. 처음에는 '벌써 이 마을 끝난거야?'라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가 점점 익숙해진다. 아쉬운 만큼 직접 가보고 싶은 마음은 배가 된다.
가봤던 곳은 어렴풋이 남아있는 기억을 추억할 수 있게 해주고 몰타처럼 생소한 곳은 신비로운 세계처럼 다가온다.
책을 펼치면 어느새 유럽 어딘가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매일 저자와 함께 여행하면서 언젠가 꼭 가보겠다는 다짐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