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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이야기 2 - 민주주의의 빛과 그림자 ㅣ 그리스인 이야기 2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경덕 옮김 / 살림 / 2017년 10월
평점 :

제1부 민주정치의 황금시대
1부의 주인공은 페리클레스라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 하다. 세계사를 배울 때 달달 외우던 그 이름의 주인공의 업적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그리스인이야기1> 책을 통해 용어가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2권을 읽기는 한결 수월했다. 하지만 여전히 노트에 이름과 간단한 설명을 적어가며 읽어야지, 소설처럼 그냥 쭉쭉 읽었다간 진도가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명문 집안 출신의 페리클레스였지만 반대파 역시 귀족출신이라 그리 덕을 못봤던 그는 자신만의 무기를 고안해낸다. 그것은 바로 언어였다. 지금이야 각종 대화법, 대화기술, 소통방법이 넘쳐나지만 그 옛날에 다른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그런 능력을 생각해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페리클레스의 연설을 들은 사람이라면 늘 장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것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원고를 쓰고 여러 번 퇴고의 과정을 거쳐 나온 작품이라고 한다.
세계사를 배울 때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았던 탓에 펠로폰네소스동맹과 델로스동맹을 잘 구분하지 못했다. 아테네와 스파르타뿐만 아니라 그리스 도시국가의 이름이 익숙해지자 각 동맹의 설명도 더 잘 이해되었다. 이전 그리스인이야기 시리즈를 읽으면서도 두 동맹에 대해 읽었는데 그 새 잊어버린 모양이다. 이번에는 두 동맹을 지도로 구분하여 확실한 설명을 읽어 이해할 수 있었다.
페리클레스에 대한 평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형태는 민주정치였지만, 실제로는 혼자 통치했다."
제2부 우중정치 시대
페리클레스의 죽음 이후 상황은 우중정치로 이어진다. 2부는 다시 우중정치 시대 전기와 후기로 나누어진다. 우중정치와 중우정치의 차이가 있나 싶어 찾아봤으나 그게 그거인 듯하다. 민주정치와 우중정치가 극과 극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책을 읽고 나니 오히려 별차이 없이 느껴졌다. 그저 리더의 성향 차이라고나 할까. 이전에는 전적으로 국민의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선 지도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정답이 무엇이든 지도자를 뽑는 국민의 선택이 가장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2부에서 반가운 인물을 만났다. 2부의 주인공은 알키비아데스이지만 내가 반겼던 인물은 소크라테스이다. 개인적으로 소크라테스와 관련된 이야기에 흥미가 많다보니 이 부분은 참 재미있게 읽었다. 자꾸 알고 있는 이야기가 나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그리스인이야기1편과 3편을 먼저 읽고 마지막으로 2편을 읽어서 그런 것인지, 다른 책에서 읽었던 같은 이야기가 나온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나중에 그리스인이야기를 1편부터 차례대로 다시 읽어봐야 정리가 될 것 같다.
마치 정해져있는 것처럼 평화가 깨지고 전쟁이 발발하며 그 끝은 종말이다. 찬란했던 민주정치를 꽃피우던 시절이 무색하게 그리스의 패망은 순식간에 일어난 듯 하다. 거의 5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을 일일이 노트에 정리해가며 읽는게 진도가 더뎌 2부는 속독으로 마쳤더니 개운하지 않다. 눈에 익은 글이 많으나 역시 노트에 정리를 해야 내 것이 되는 느낌이다. 너무 허무하게 끝난 것이 마치 공들여 읽지 않은 나의 탓 같았다.
그리스, 역사, 세계사에 관심이 많다면 분명 유익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할 때 읽기를 시도하면 더 좋겠다. 나의 경우 노트 정리하면 읽은 부분은 이해가 잘 되는 반면 시간에 쫓겨 읽은 부분은 책을 덮고 나니 기억도 잘 안나는 듯하다. 조만간 억지로 시간을 빼어 그리스인이야기 정독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계속 읽고 싶어서 나도 모르게 자꾸 여지를 만드는 느낌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