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운동 - 운동과학 전문가가 알기 쉽게 설명한 헬스·홈트·피트니스
고영정 지음 / 책과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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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을 다시 시작하면서 충격적인 경험을 하고 말았습니다. 8개월동안 놀면서 딱히 체중의 변화를 느끼지 못했는데 다시 출근하게 되면서 이전 직장을 다니며 입었던 옷이... 들어가지 않는 겁니다...
부랴부랴 사이즈에 맞는 옷을 울며 겨자 먹기로 구입했고 운동을 해야겠다 결심했습니다.
원래 체중 관리를 위해 꾸준히 운동을 하고 활동적인 편이었으나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더라구요.
20대 때는 하루에 태보 30분, 줄넘기 3천번, 헬스장이나 수영을 하면서 거뜬히 체중관리를 하곤 했는데 30대가 넘어가니 절반도 실천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나마 제대로 할 수 있는 건 수영뿐인데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 먹는다는 단점이 있죠. 그래서 전문가가 필요했습니다.

01 운동을 하면 생기는 몸의 변화
 무엇을 시작할 때 동기부여가 정말 중요합니다. 1장에서 운동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에 대해 여러 가지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평소 알고 있던 내용도 있고 걷기만 해도 뇌가 좋아진다는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주제별로 내용이 길지 않고 여느 운동 관련 책과 비교했을 때 전문용어가 나와 머리를 어지럽히는 일도 없습니다. 누구나 읽으면 쉽게 이해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한번 읽어보면 분명히 운동을 해야하는 동기부여가 될 것입니다.

02 운동을 잘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대학교 때 교양수업을 거의 건강과 운동에 관련된 수업을 들었고, 20대 후반에는 에어로빅 강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운동을 이론적으로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잊어버린 내용도 많아 다시 상기시키면서 효율적인 운동을 위한 공부가 되었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면 살이 찌는 이유 에 대해 팍팍 공감하며 오늘날 이렇게 되어 버린 저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죠. 운동을 할 때 이론적인 지식도 분명히 중요합니다. 무턱대고 열심히 운동만 할 것이 아니라 근육의 특성을 이해하고 정리운동의 필요성을 알고 한다면 더 효과적인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03 나에겐 어떤 운동이 맞을까?
 제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이 장에서는 연령별, 성별, 계절에 따라 필요한 운동을 제시하고 여러 운동 종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간단히 달리기가 빨라지고 싶다면? 점프력이 좋아지고 싶다면? 펀치력이 강해지고 싶다면? 등의 질문에 필요한 운동법을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의외로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이 많았습니다.
 홈트레이닝 방법도 저자가 직접 시범을 보인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습니다. 한번쯤 해봤을법한 스쿼트, 플랭크자세, 런지 등 익숙한 동작이 많이 보입니다.

04 몸에 익히면 좋은 똑똑한 운동습관
 저자는 평상시 바른 자세로 운동하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사실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실천이 정말 잘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특히 좌식 업무가 많은 직장인을 위한 운동습관에서 의자에 앉아서 팔걸이를 이용해 몸을 띄우는 것만으로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근육의 고착이 많은 엉덩이와 허리를 주무르고 두드리는 것도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니 이거라도 열심히 실천해봐야겠습니다.

05 운동을 방해하는 통증과 부상
 운동을 하면 부상까지는 아니여도 통증은 어쩔 수 없이 동반되는 것 같습니다. 이 장에서는 각종 통증에 대해 설명하고 다친 경우 상황 파악과 빠른 회복을 위한 응급처치의 법칙을 알려줍니다.

06 운동에 관한 오해와 진실
 은근히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가 많았던 장입니다. 운동중 물을 마시는 게 좋을지, 아침운동이 좋은지 저녁운동이 좋은지, 땀이 나야 진정한 운동인지, 운동을 많이 하면 좋은지 등등 주제마다 흥미를 자극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저는 살이 찌는 순서와 살이 빠지는 순서는 반대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네요. 플랭크 운동이 그렇게 좋은 운동인지 잘 몰랐는데 윗몸일으키기보다 권장되는 운동이라고 하니 버티기 한번 꾸준히 해보려고 합니다.

 운동에 대해 쉽게 풀어놓은 책이라 금방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전문 용어나 영어가 어지럽게 깔려 있다면 보기 어려웠을 텐데 일상에서 쓰는 용어라 익숙하고 내용도 어려울 게 전혀 없습니다. 운동을 하기로 결심했다면 이 책을 통해 이론을 숙지하고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운동을 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이 책 한권으로 운동하는 방법까지 상세히 알 수는 없지만 이론 공부가 필요하다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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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산 : 소보로별 이야기 이야기 파이 시리즈
정옥 지음, 유영근 그림 / 샘터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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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산 - 소보로별이야기

가끔 일상에 지치고 피곤할 때 동화책을 읽는 것만으로 힐링이 될 때가 있다. 아직 동화책을 읽어줄 아이는 없지만 나 혼자 봐도 재미있고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동화책을 찾았다.

표지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멋진 꽁꽁산의 자태에 우와~ 탄성이 터진다.
사진으로 잘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꽁꽁산은 질감부터 다르다. 반짝반짝 빛나는 꽁꽁산을 보고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우주, 별, 모험, 용, 무지개 고드름, 반딧꽁이들...
익숙한 듯 신비한 소재들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마구마구 자극할 듯하다.
이야기의 전개 역시 동화책버전으로 시작하여 간간히 만화책형식으로 나와 재미를 더한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이라고 절대 시시한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어른이라서 그런가. 흐뭇하게 웃음지으며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그림체와 이야기가 잘 어우러져 주는 따뜻한 느낌이 정말 좋다. 겨울과 관련된 이야기라 지금 계절과 잘 맞기도 하고 뜨듯한 이불속에서 읽으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다만 60페이지로 어린이가 혼자 읽기에 다소 길지 않을까 싶다. 어른이 줄 글을 쭈욱 읽어주고 만화 버전은 어린이가 역할을 나누어 읽으면 지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어린이와 함께 한다면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등장인물의 표정이며 풍경이 멋지게 그려져 있어 아이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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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할 수 있을까?
김용주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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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왜 수학을 못하는가?
나역시 무척 궁금한 질문이다. 나름 공부를 한다고 열심히 하는데도 왜 수학을 못하는가?
저자는 수학교사로 근무하면서 있었던 사례를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다. 수학도 암기 과목이라는 말에 내가 수학공부를 아주 잘못한 것은 아닌 듯 하다. 수학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의 구체적인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수학 선생님이 가장 많이 연구를 한다"
이 말을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언젠가 조카의 초등 6학년 수학 문제를 풀어주다가 당황한 기억이 있다. 그래도 나름 공부 좀 했다는 이모였으나 암기식 수학공부를 한 탓에 서술형 수학문제에서 면이 서질 못했다. 기나긴 문제 지문을 읽으며 내가 지금 독서를 하는 건지 조카 수학 문제를 풀고 있는지 헷갈릴 정도였다. 단원을 확인하고 무얼 물으려는 건지 끼워맞춰가며 문제를 풀었던 기억이 난다. 수학은 변하지 않을지 몰라도 문제의 유형은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에 수학 선생님도 교재 연구가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 같다.

제2장 수학이란?
"수학이란 패턴의 과학"
이 장에서는 수학의 정의와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학잘알못인 나는 정의를 몇 번 읽어도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할 수 없다. 내겐 패턴이라는 용어 자체가 너무 생소하다.
학생의 입장에서 본 수학의 중요성이 많은 사람들에게 와닿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중학교, 고등학교 각각의 수학 교과 목표를 알려주고 정말 솔직하게 현실적인 수학의 중요성을 세 가지로 언급하고 있다. 공부하는 학생들이 내가 왜 수학을 공부하고 있는지 목표를 알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제3장 수학 공부 방법
"최하위권에 있는 학생의 수학 공부 방법 6가지"
"중위권 성적을 가진 학생의 수학 공부 방법"
"상위권 성적을 가진 학생의 수학 공부 방법"
실전서와 같이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알려주는 게 좋다. 본격적으로 수학 공부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을 차례대로 실천하면서 공부를 하면 무척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수준별로 공부 방법을 간단히 요약을 해주고 교과서에 나오는 문제를 예를 들어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다.

제4장 어떻게 풀어야 하나
내가 특히 어려워하는 서술형 수학문제를 풀이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여기는 문제 예시가 많이 나온다. 역사적으로 유명했던 수학 문제, 계산에서 실수하지 않는 방법 등 쏠쏠한 읽을 거리도 함께 보면 많은 도움이 된다. 중학교 수준 문제는 재미삼아 풀어보고 해설과 맞춰보았으나 고등학교 수준으로 넘어가면서 모든 문제를 풀지 못했다. (내가 이 나이에 미적분 문제를 풀어 무엇하리...) 나는 눈으로 읽고 넘어갔지만 분명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는 수학 공식의 배경을 알고 문제를 접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제5장 수학 잡설
"긴 문장으로 이루어진 문제"
유독 어려웠던 긴 문장의 수학 문제에 힌트가 많다니! 수학은 간략한 것을 좋아하며 긴 문장의 수학 문제는 그만큼 많은 정보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의외로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글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예시가 바로 나왔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래도 긴 문장 수학 문제에 대한 편견을 깼으니 그걸로 수학 잡설에서 얻은 것은 충분하다.

제6장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 문제 해결의 실제
 마지막으로 수능 수학영역 분석으로 책은 마무리된다. 나형이 먼저 나와 편집 순서가 잘못되었나 했지만 가형이 나형에 비해 어려워 나형이 먼저 실린 것이었다. 확실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수능 수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친절한 해설과 분석을 실어놓았다.


이 책을 읽고 갑자기 수학을 잘하게 되는 능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책을 읽는 대상도 일반인보다는 중, 고등학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어느 정도 수학 공부를 할 의지가 있는 학생이라면 한번 읽어보고 수학 공부에 대한 자신만의 계획을 짜는데 길잡이가 될 것이다.
무턱대고 수학 공식만 달달 외울 것이 아니라 이 공식이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인지 전후 사정을 알고 풀게 된다면 기억도 잘 나고 응용력도 좋아 질 것이라 생각된다. 어차피 같은 시간 앉아서 공부할 거라면 왕도를 알고 좀 더 효율적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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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이야기 2 - 민주주의의 빛과 그림자 그리스인 이야기 2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경덕 옮김 / 살림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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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민주정치의 황금시대
1부의 주인공은 페리클레스라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 하다. 세계사를 배울 때 달달 외우던 그 이름의 주인공의 업적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그리스인이야기1> 책을 통해 용어가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2권을 읽기는 한결 수월했다. 하지만 여전히 노트에 이름과 간단한 설명을 적어가며 읽어야지, 소설처럼 그냥 쭉쭉 읽었다간 진도가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명문 집안 출신의 페리클레스였지만 반대파 역시 귀족출신이라 그리 덕을 못봤던 그는 자신만의 무기를 고안해낸다. 그것은 바로 언어였다. 지금이야 각종 대화법, 대화기술, 소통방법이 넘쳐나지만 그 옛날에 다른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그런 능력을 생각해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페리클레스의 연설을 들은 사람이라면 늘 장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것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원고를 쓰고 여러 번 퇴고의 과정을 거쳐 나온 작품이라고 한다.

세계사를 배울 때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았던 탓에 펠로폰네소스동맹과 델로스동맹을 잘 구분하지 못했다. 아테네와 스파르타뿐만 아니라 그리스 도시국가의 이름이 익숙해지자 각 동맹의 설명도 더 잘 이해되었다. 이전 그리스인이야기 시리즈를 읽으면서도 두 동맹에 대해 읽었는데 그 새 잊어버린 모양이다. 이번에는 두 동맹을 지도로 구분하여 확실한 설명을 읽어 이해할 수 있었다.

페리클레스에 대한 평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형태는 민주정치였지만, 실제로는 혼자 통치했다."

 제2부 우중정치 시대
페리클레스의 죽음 이후 상황은 우중정치로 이어진다. 2부는 다시 우중정치 시대 전기와 후기로 나누어진다. 우중정치와 중우정치의 차이가 있나 싶어 찾아봤으나 그게 그거인 듯하다. 민주정치와 우중정치가 극과 극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책을 읽고 나니 오히려 별차이 없이 느껴졌다. 그저 리더의 성향 차이라고나 할까. 이전에는 전적으로 국민의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선 지도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정답이 무엇이든 지도자를 뽑는 국민의 선택이 가장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2부에서 반가운 인물을 만났다. 2부의 주인공은 알키비아데스이지만 내가 반겼던 인물은 소크라테스이다. 개인적으로 소크라테스와 관련된 이야기에 흥미가 많다보니 이 부분은 참 재미있게 읽었다. 자꾸 알고 있는 이야기가 나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그리스인이야기1편과 3편을 먼저 읽고 마지막으로 2편을 읽어서 그런 것인지, 다른 책에서 읽었던 같은 이야기가 나온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나중에 그리스인이야기를 1편부터 차례대로 다시 읽어봐야 정리가 될 것 같다.

마치 정해져있는 것처럼 평화가 깨지고 전쟁이 발발하며 그 끝은 종말이다. 찬란했던 민주정치를 꽃피우던 시절이 무색하게 그리스의 패망은 순식간에 일어난 듯 하다. 거의 5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을 일일이 노트에 정리해가며 읽는게 진도가 더뎌 2부는 속독으로 마쳤더니 개운하지 않다. 눈에 익은 글이 많으나 역시 노트에 정리를 해야 내 것이 되는 느낌이다. 너무 허무하게 끝난 것이 마치 공들여 읽지 않은 나의 탓 같았다.

그리스, 역사, 세계사에 관심이 많다면 분명 유익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할 때 읽기를 시도하면 더 좋겠다. 나의 경우 노트 정리하면 읽은 부분은 이해가 잘 되는 반면 시간에 쫓겨 읽은 부분은 책을 덮고 나니 기억도 잘 안나는 듯하다. 조만간 억지로 시간을 빼어 그리스인이야기 정독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계속 읽고 싶어서 나도 모르게 자꾸 여지를 만드는 느낌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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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운 날엔 쇼펜하우어 필로테라피 5
셀린 벨로크 지음, 류재화 옮김 / 자음과모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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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운 날엔 쇼펜하우어.jpg


아직(?) 그리 오래 살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괴로운 일이야 얼마든지 떠올릴 수 있으니 웃어야하나 울어야하나... <절망하는 날엔 키에르케고르>를 먼저 읽었던 터라 땐시리즈 읽는 요령이 생겼다. 가장 괴로운 날을 떠올려보았다. 떠올리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근 20년간 나를 괴롭혀온 기억.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신 그 날. 그 날의 기억은 다시 되돌릴 수 없기에 엄청난 후회와 큰 괴로움을 내게 안겨주었다. 손자보다 손녀를 더 예뻐하셨던 할머니지만 난 그런 할머니가 싫었다. 나의 엄마를 구박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대놓고 할머니에게 따지거나 대든적은 없지만 시종일관 차가운 얼굴과 행동으로 할머니를 대했던 것 같다. 그 날 역시 잠깐만 오라는 할머니의 부르심을 학교 늦는다며 짜증스런 말투를 내뱉고는 집을 나섰다. 그리고 이 날 이 때까지 그 날만 생각하면 더없이 괴롭고 또 괴롭다.

 내가 겪는 괴로움은 극히 개인적인 감정의 괴로움이다. 진단하기를 통해 얼마나 소소한 것에 괴로워 하는지 알게 된다.

 

"행복은 환상이다"

 

어떻게든 부인하고 싶었지만 쇼펜하우어의 말이 다 맞다. 행복은 만족을 모른다는 것, 그 순간 그게 행복이었는지 나중에 깨닫는 것, 기쁨의 총량보다 고통의 총량이 더 크다는 것 무엇하나 반박할 수가 없다. 괴로움을 없애줄줄 알았는데 오히려 행복에 대한 환상을 깨다니.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행복이 환상임을 인정하자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괴로움은 없을 것 같다. 어차피 행복 그 자체가 환상이니까 말이다.
사랑에 대한 쇼펜하우어의 얘기는 너무 사실적이라 웃음이 나올 정도이다. 어디 하나 틀린 말은 없다. 닮은 사람은 모이지 않는다는 말에 적극 공감하는 바이다. 

 

 


'이해하기'까지 봤을 때 가깝게는 부정적인 기운이 감싸고 도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짚고 넘어가기' 질문에 대해 생각할 수록 어쩌면 부정적인 느낌을 깨고 들어가면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적용하기'에서 내가 원하는 바를 찾았다. 그동안 내가 괴로웠던 것은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뜻하는 바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 괴로웠던 것이다. 이런 욕망과 욕심에서 떨어져야 괴로움도 덜한 것이다. 책 속에 이 표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배우가 되어 뭐라고 해보려고 기쓰지 말고 여유있는 관객이 되어 넓은 시야를 가져보기를.

 


이미 답은 알고 있었는데 내가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불교와 노자사상이 자꾸 떠올랐던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내려놓기. 잘 알면서도 내려놓기라는 게 잘 되지 않는다.
괴로움이란 나의 욕심에서 오는 것이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성자와 가까이 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소개된다. 어렵지 않게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듣는 것마저도 그 방법 중 하나이다. 


쇼펜하우어를 떠올리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 오히려 행복을 노래하는 사람들 보다 긍정적인 메세지를 주는 듯하다. 사실 책을 한번 읽고 이해하기 어려워 같은 페이지를 몇 번 반복해서 읽고 되뇌어보기도 했다. 그 결과 완벽하게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괴로움에 대해 어느 정도 통달한 느낌이랄까? 적어도 아주 괴로웠던 문제가 가벼워진 느낌은 든다. 정말 너무 괴로운 일이 있어 심적으로 힘들다면 차분한 마음으로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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