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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커 스타일 - 카가미 키미히코에게 어울리는 살인
사토 유야 지음, 주진언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주인공 카가미 키미히코와 작가 사토 유야에게.
안녕, 카가미 씨 그리고 사토 씨? 난 바다 건너 한국에 사는 검은사슴이라고 해. 지금부터 난 당신네들의 책에 대해 불만 좀 늘어놓겠어. 하지만 불쾌해 하지마. 나는 그럴 권리가 있거든. 난, 2006년 9월 8일 금요일 00시 32분, 당신네들의 책을 정가에서 10% 할인된 가격, 8820원에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구입했어. 어때, 자격 조건 OK야?
그럼 우선 이야기 그 자체에 대해서 불만을 몇 마디 쏟아놓겠어.
이봐, 동생이 색정광 중년들한테 강간 당한 후 자살했다고 해서 그분들 딸한테 화풀이 하면 안되잖아? 참, 주인공, 카가미 씨. 당신도 그게 옳지 않다고 의문을 계속 던졌는데, 왜 자꾸 그 딸내미들을 감금하고 화장실도 못가게 하고, 줘패대고 그러는 거야? 왜 그러면서 피해자의 아픔은 묘사하지 않고, 왜 반드시 그런 짓을 해야 하는 이유는 서술하지 않는 거지?
물론 당신도 스스로를 미친 것 같다고 말하긴 했지만, 난 그러면서도 여자들을 계속 패대는 당신을 보면서 정말이지 괴로웠어. 혹시 괜히 '쿨'한 척 해보려고 "이 여자들이 죄가 없다는 건 알어."라는 소릴한 거야?(알면 패지마. 위선은 정말 보고 싶지 않거든.)
주인공이 아무리 나쁜놈이라도 동정의 여지는 있어야 하는 게 소설의 기본적인 자세 아니겠어? 그런데 이 소설은 그것마저도 상실해버렸다구. 당신의 행동은 주관적인 감상을 배제하더라도 용서될 수 있는 있는 게 아니야.
그리고 인물간의 모든 대화는 뭐 이리 현실감이 없는 거야(당신이 여자들을 납치한 지 얼마 안돼서 형에게 전화가 걸려왔었잖아? 다짜고짜 "너 인마, 여자 유괴했지?" 라며 모든 걸 꿰뚫는 형과의 대화는 나를 미치도록 황당하게 했어)? 또 비유는 왜 이렇게 유치하고 진부하고? '()' 역시 남발해대는데, 그건 너무 막돼먹은 사용법이라고 봐. 또한 앞에서도 주구장창 이야기 했지만 삶에 대한 성찰이 일절 묻어나지 않는 경박한 문체엔...하아....그냥, 경배를!(반어법일지라도 마지막으로 칭찬 한 번 해 주고 싶었어)
참 운도 없지. 어떻게 요즘 읽은 소설들은 하나 같이 이렇게 마음에 안드는지 모르겠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책 고르는 감이 현저하게 떨어져 버린 것 같은데, 당신 생각은 어때?
그럼 이만 줄이도록 할게. 물론, 나는 이제 당신네들의 책은 또 다시 구입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 '다음 번'만큼은 결코 없을 거야. 잘 있어.
- 2006. 9. 12. 한국에서, 당신네들 때문에 돈 아까워 죽는 검은사슴이 -